힘든 일을 마치고 길을 걷는다.
오후의 햇빛이 멀리서 내려온다
피다 만 벚꽃, 아직 푸른 개나리
나는 꽃 속을 걷는다.
매일 지나쳐도 한결같은 하굣길
다만 계절이 지나감과 함께
옷을 바꿔 입기만 할 뿐이다.
집에 다와갔을 때, 이게 왠걸.
초등학교때 잠깐 보았던 전여친이다.
수 년은 지났지만 서로를 알아보았다.
불편한 얼굴 겨우 마스크 뒤로 감추었다.
오후가 지나면 곧 해가 진다.
이 부끄러움도 밤이 되면 사라지겠지.
옛 기억을 들추는 얄미운 오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