씬 (Warez Scene) 이야기 - Pilot


※ 이 글을 읽기 시작하기 전에 씬의 대한 간략한 이해를 위해 국내 대표 게임웹진인 게임메카가 이에 대해 흥미롭게 다룬 기사가 있으니 먼저 보길 권한다.


https://www.gamemeca.com/view.php?gid=124733


지하 세계 네트워크


당신이 늘 다운받았던 다양한 불법복제 게임들과 영화 그리고 소프트웨어 등 이런 자료들은 인터넷 발달로 이를 어렵지 않게 구할 수가 있다. 그러면 이런 생각을 문득 하게 된다. 이 자료는 다 어디서 오는걸까? 단순히 누군가 공유를 하고 주고 받기야 하지만 이를 전문적으로 조직화 하여 공유하는 팀이 있고 당신이 모르는 또 다른 세상의 지하 세계가 있다면? 우스게 소리지만 이는 사실을 말한다. 그것도 아주 오랜 역사를 함께한 와레즈의 총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씬의 대해 소개를 하고자 한다.


와레즈(Warez) 라는 말을 들어본적이 있지만 당신은 씬 (Scene) 의 대해 들어본적이 있는가? 대부분 모른다고 하거나 옛날에 레이스(Race) 좀 달려봤다 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씬은 상당히 조직적이고 효율성을 지향하는 불법 공유 네트워크 커뮤니티를 통칭한다.


디지털 불법공유의 시작은 당신이 생각했던 시기 보다 더 오래전부터 시작이 되었다. WWW 탄생 그 이전부터 말이다.




BBS (Bulletin Board System)


씬의 대해 이해를 위해서는 좀 지루한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어 미리 양해를 구하겠다. 잠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1970년대에  BBS(Bulletin Board System)라는 이름의 전자 게시판이 탄생하였다. 천리안이나 하이텔 나우누리와 같은 그 전자 게시판을 말한다.



지금은 상상조차 하기 싫은 속도와 대역폭을 가진 전화선과 터미널 시스템을 사용하여 전 세계 사용자들과 메시지를 교환하거나 자료 공유 또한 이루어졌다. 이때부터 소프트웨어 불법복제 시도를 하는 사람이 이루어졌고 전문적으로 크래킹을 시도하는 그룹이 결성됬다. 익히 우리가 아는 유명 릴그룹들이 이때 탄생을 하였다. 


그렇다. 대 해적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후 WWW가 탄생하면서 빠른 인터넷 회선과 집집마다 개인 PC 보급이 되면서 답답한 BBS 시스템을 탈피하고 훨씬 더 빠르고 다른 공유 시스템을 모색하게 된다. 이 지하세계 주민들은 IRC (Internet Relay Chat) 으로 거처를 옮기고 파일 전송에 최적화된 FTP(File Transfer Protocol)을 이용하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현행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Scene 과 P2P는 결이 다르다



이 지하 네트워크에 소속된 구성원들 대부분은 P2P와 동일선상에서 취급하는걸 매우 싫어한다. 이는 전통성을 내세우면서 씬을 제외한 모든 공유 커뮤니티는 P2P 하나로 묶어서 취급을 해버리는데 자료의 대한 품질과 신뢰성이 떨어지고 각종 애드웨어와 바이러스 감염의 대한 리스크를 가지고 있기에 불신한다. 좀 도가 지나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있으니 하나씩 설명을 하겠다.


FTP/FXP


앞서 씬은 FTP을 통해서 자료를 주고 받는다고 말을 하였는데 정확하게는 FTP <-> FTP 서버간(Server to Server) 통신이 이루어진다. 작은 소규모 서버의 중앙 집중 방식은 트래픽은 감당 할 수 없고 이는 매우 비효율적이다. 누군가 해당 파일을 받고 있으면 다른 사람이 달라붙어서 받을 수 없다. 그리고 받고자 하는 사람은 대기열에 시달린다. 당시 시대의 인터넷 회선 속도를 생각하면 정말 끔찍하다. 






하지만 이 똑똑한 지하세계 주민들은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서 적용을 한 것이다. 자료를 하나로 묶지 않고 소분해서 분할 시키도록 하고 FXP 방식을 따라서 배포 지향적으로 움직이자고 말이다. 이 기가막힌 아이디어는 5분도 안되서 전 세계에 흩어져있는 여러 네트워크 FTP 서버로 끊임 없이 복사가 이루어지는 마법을 부린다. 이렇게 퍼진 자료들은 다시 P2P 으로 빼내서 공유를 시작하고 결국 우리 손에 쥐어지는 것이다.


Rules 은 그 누구도 예외는 없다


그만큼 엄격한 규칙이 적용되어 하나부터 세세하게 가이드를 준수해야 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 불이익이 따르기 때문이다. 심각하게 사고를 치는 경우 구성원 자격으로 박탈되거나 불명예를 껴안게 된다. 이 바닥은 좁다는 말이 있지만 이 곳은 더욱 더 좁다.


모두의 감사기구 - 누크(Nuke)/누크넷(NukeNET)


엄격한 규칙을 내세워도 지키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배포된 자료들을 면밀히 검토하여 규칙에 위배되는게 없는지 모니터링이 이루어진다. 물론 합당하면 누구나 이의를 제기할 수 있으며 당사자는 그에 따른 패널티를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