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포켓몬의 능력치는 체력/공격/방어/특수공격/특수방어/스피드로 나뉜다

체력, 스피드는 그렇다 치고, 왜 공격/방어와 특수공격/특수방어가 따로 있느냐면, 이 게임의 공격은 크게 물리와 특수로 나뉘기 때문이다. 우선 '종족값'에 대해 알아보자.


1. 종족값

극단적인 예시를 들기 위해, 모셔왔다. 이 둘 중에 딱 봐도 주먹이 안 들어갈 것처럼 생긴 애와 얍실한게 꼭 마법만 써댈 것 같은 애가 있다. 당연히 내가 발로 차면 왼쪽 친구는 별로 안 아파할 것 같지만, 오른쪽 애는 아파서 바닥을 구를 것으로 보인다. 이유는 당연하다. 한 놈은 태생이 튼튼한 놈이고, 다른 한 놈은 태생이 얍실한 놈이기 때문이다. 이건 얘네 엄마들(포켓몬의 종족은 무조건 암컷을 따라감)도, 외할머니들도 그래왔다. 그냥 종족 자체가 그렇다.

이렇듯, 포켓몬의 종족에 따라 정해지는 기본적인 능력치를 종족값이라고 한다. 왼쪽의 강철톤은 방어 종족값이 200에 달하지만, 오른쪽의 후딘은 방어 종족값이 45밖에 되지 않는다. 내가 철벽의 탱커를 키우겠다고 아무리 날뛰어도 후딘에게 방어를 투자하는 것보다 강철톤에게 방어를 투자하는 것의 효율이 훨씬 높다.


정리: 종족값 = 그 종족 기본 능력치


2. 성격


이상한 말처럼 들릴 수 있지만, 얘네들을 키울 때 이 '성격'이라는 것도 능력치에 영향을 준다. 이해가 안된다면, 다음 상황을 생각해보자.


사막횡단 여행을 해야하는데, 한 친구는 성급하고, 다른 한 친구는 무사태평하다. 당연히 성급한 친구가 빨리빨리 움직이고, 무사태평한 친구는 아까 걔가 한참 가고 있는데 이제서야 "준비 끝!"이라는 거다. 대신 성급한 친구는 집에 두고 온 물건이 꽤 많아서 준비가 부실한데, 무사태평한 친구는 느려터졌지만, 준비 하나는 든든하게 해왔다.


아무튼 성격은 종족값 가운데 체력을 제외한 나머지 다섯 가지 가운데 하나를 10% 올리고, 하나는 10% 내린다.



딱 봐도 느려터졌지만, 튼튼하게 생긴 얘를 키우려고 한다면, 당연히 방어 버리고 속도 올리기보다 속도 버리고 방어 챙기는 게 유리할 것이다. 애매할 때는 종족값을 보고 판단하면 편하다. 물론 경우에 따라, 애매한 스피드/공격 가운데 하나를 살리려고 어정쩡한 능력치를 높일 수도 있다.


정리: 성격 = 체력 제외 종족값 ± 10%. 


3. 노력치

노력치. 그렇다. 노오력이 필요하다. 시리즈마다 한 명씩 NPC는 '이상한 사탕을 먹이는 것보다 직접 키우는 게 더 강하다'라고 말하는데, 그게 노력치와 관련이 있다. 현실에서도 내가 국어 점수를 높여야 하는데 스쿼트를 많이 한다고 국어 점수가 올라가겠는가? 그 스쿼트 할 시간에 공부나 해야지.


마찬가지로, 포켓몬이 상대 포켓몬을 쓰러트리면, 쓰러트린 상대 포켓몬에 따라 능력치가 서서히 강화된다. 빨라지고 싶어요? 빠른 애들과 싸우세요. 튼튼해지고 싶어요? 튼튼한 애들과 싸우세요. 대체로 포켓몬의 종족값 가운데 가장 높은 능력을 노력치로 준다.


"우왕 그럼 모든 능력에 노력치 다 올리면 안되나요?"


사람에게 하루가 24시간으로 정해져있듯이, 노력치의 합계에도 상한선이 있다. 그리고 각 능력마다 노력치 상한선도 있어서, 모든 노력치를 몰아서 투자한다 해도, 두 가지 능력에 상한선까지 넣고도 아주 약간 남는다. 당연히 성격과 마찬가지로, 정배는 종족값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얘처럼 딱히 엄청 빠르지도 않고, 가냘픈 애들은 어떻게 하냐고? 죽기 전에 한 대라도 더 때려야 하니까, 보통은 화력 + 스피드로 투자한다. 마지막 조금 남은 건 체력에 투자해서 조금이라도 오래 살게 하려고 하고.


정리: 노력치 = 쓰러트린 상대의 제일 높은 능력만큼 능력치 강화. 단, 상한선이 있어서 몰빵해도 2가지에 몰빵하게 됨


4. 개체값

우리도 성격이 비슷하고, 똑같은 방향으로 투자를 했는데, 나보다 더 잘난 놈을 보게 된다. 걔는 재능이 있어서 그렇다. 재능충은 대개 부모님도 재능충이다. 포켓몬도 마찬가지다. 똑같은 종족에 똑같은 성격인 두 포켓몬에게 똑같은 노력치로 투자해서 똑같은 레벨로 올렸음에도, 둘의 능력치는 미미하게나마 차이가 있다. 그게 이 개체값이다. 개체값은 능력치마다 존재하며, 포켓몬은 각각 0~31 사이의 수를 무작위로 가진 채 태어난다. 단, 부모에게서 무작위로 3개(빨간실을 사용하면 5개)를 물려받는다.


당연히 31이 가장 높고, 모든 능력치가 31인 포켓몬이면 동일 조건 하에 최고의 능력치를 보이게 된다. 얘네를 사람들은 6V라고 한다. 재능충이 있다면 그 반대도 있듯이, 능력치가 0인 포켓몬도 있기 마련이다. 모든 능력치가 0인 포켓몬은 따로 키우지 않지만, 특수한 조건 때문에 능력치를 최저로 맞추려는 사람들도 있다.


이 가장 낮은 가장 낮은 개체값을 Z라고 표현한다. 이 Z를 찾는 경우는 보통 공격 Z(특수 공격만 하면 공격은 필요 없음 + 상대 공격에 따라 위력이 결정되는 '속임수'라는 기술의 피해 경감), 스피드 Z(스피드가 느린 포켓몬부터 공격하게 되는 '트릭룸' 기술을 주로 사용할 경우)이다. 근데 사실 앞의 성격과 노력치만 맞춰놔도 평타는 치니까, 굳이 겜창으로 살진 않겠다면 몰라도 됨


정리: 개체값 = 재능. 6V = 모든 능력치 제일 센 거. 부모 능력치에서 일부 랜덤으로 물려받고, 나머지는 완전 랜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