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본 문학은 매우 비참합니다.


고통과 절망에 내성이 없으면

이 문학으로 기르시기 바랍니다.




내성이 생길 정도로 순한맛은 아니지만
















.....콜록



기침 소리와 함께 캬루는 오늘도 눈을 떠요.


정말 뜨기 싫지만, 어쩔 수 없어요.


한 번만 더 늦잠을 자면 눈을 뽑아버린댔거든요.



늦잠을 잔 게 아니라
눈을 뜨면 또 현실이 펼쳐지니까 뜨기 싫은 것뿐인데.



발에 감긴 차가운 쇠사슬이 바닥에 쓸리며 기분 나쁜 소리를 만들어내고, 버즈럭거리며 일어난 캬루는 어쩔 수 없이 오늘을 살아가요.



작은 방 안에서 캬루는 기나긴 시간을 보냈어요.

낮일까 밤일까, 시간도 알 수 없고

얼마나 지났는지 추측이 가능한 어떤 단서도 없고

자신의 모습이 어떤지 확인할 거울도 없어요.



캬루는 이 방 안에서 살고 있어요.

그녀가 알 수 있는 건, 절대 나갈 수 없다는 것 뿐이에요.


....죽을 때까지.










패동황제가 감옥에 갇히고, 당연히 캬루도 갇혔죠.

재판에서 패동황제는 단두대형을, 캬루는 산 채로 포가 떠지는 형벌을 받았어요.


기둥에 묶여서 자신을 저며낼 칼날이 서서히 다가오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공포에 사로잡혀 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 페코린느가 형 집행을 중지했어요.


다른 데 필요하대요.




그래서 캬루는 이 방에 갇혔어요.

여기서 뭘 하냐고요?


처음엔 머뭇머뭇거렸어요.

칼날의 공포를 잊지 않았거든요.


좀 있다가는 소리를 질렀어요.

꺼내 달라고 빌었죠.


다음엔 누워 있었어요.

배고프고 힘도 없어서, 뭘 할 기력도 없었거든요.



그리고 유우키가 들어왔어요.

캬루를 살려놓은 유일한 이유래요.


왜?



그야 캬루는



소중한 ■■니까요.


■■과 ■■■, 계속되는 이빨 ■■.

■■와 손가락 ■■■■■.

절단은 되지 않았지만, 부서진 뼛조각 때문에 매우 고통스러워요.


하지만 고작 이걸로 끝날 리 없죠.

귀를 ■■■ 다리에 ■■■ ■■ 다음 꼬리를 ■■어요.

눈에 ■■■ ■■■ 입 안에 ■■ ■■■ 넣었어요.


죽기 직전까지 갔지만,

회복 마법이 있답니다.



몸이 멀쩡해졌어요!

이제 처음부터 해야죠?



그렇게 계속....계속....계속.....


유우키가 나가고 쉬는 시간도 있지만, 이 시간이 얼마나 길지는 몰라요.


눈 감았다 뜨자마자일 수도 있고, 몇 번 정도 자고 난 다음에 올 수도 있죠.


되도록이면 깨어 있으려 해요.


잘 때 오면 끓는 물로 깨워지거든요.


하지만 계속 깨 있는건 너무 피곤해요.


운이 나쁘지 않기만을 바라며....



운....





운이 좋다는 건 뭘까요?


뒷골목 고아로 태어나서,

쓰레기통을 뒤지며 겨우 연명했어요.


패동 덕에 목숨을 건지고, 계속 따랐어요.

그야 그것밖에 길이 없었으니까요.


하라는 대로 하고, 말도 잘 들었어요.


마지막에서야 진실을 알고 대들었지만,

그 단 한 번의 배신이, 캬루가 인생에서 선택할 수 있었던 유일한 선택지였어요.




동료를 선택했고

죽음보다 못한 삶을 얻었어요.


부모를 선택했으면

일회용품으로 소모되어 죽었을 거에요.



이런 캬루가, 운을 바라는 건 너무 과하지 않을까요?


캬루 따위가?



거기까지 생각한 캬루는 눈물이 나오려 해요.

하지만 저 멀리서 작게 울리는 발소리는 슬픈 감정을 지워줘요.



각인된 공포를 되새겨주죠.


고통이 다가와요.



하지만...저 발소리가 없으면 캬루는 살지 못해요.



물과 음식은 매끼 그녀에게 주어지지 않거든요.





유우키가 와서 무심한듯 툭툭 던져주는 애완용 사료와 물 조금.


그게 캬루가 먹을 수 있는 유일한 음식이죠.


한창 먹을 나이라 배가 고프지만, 더 달라고 허락 없이 말을 꺼냈다간 혀가 잘릴지도 몰라요.


처음엔 왜 가축용 사료를 주냐고 반항했지만, 일주일을 굶어본 뒤로는 얌전히 먹어요.



하지만 모든 것에는 대가가 있죠.


음식과 물에는 고통이 따라와요.



오늘도 캬루는 ■■ ■■■ ■■■ 뽑혀서

바닥을 기어다니다 얻어맞아요.

너무너무 아프지만, 어쩔 수 없어요.



...어쩔 수 없어요.







1초가 1년같은 기나긴 시간이 지나고,

유우키는 문을 닫고 떠나요.


회복마법으로 다시 멀쩡해진 캬루는 너덜너덜한 옷을 벗고 사방에 튄 자신의 피를 닦아요.


청소를 안 하면 다음에 왔을 때 깨끗하지 않다고 또 맞거든요.



캬루는 굳게 닫힌 문을 보며, 하루에도 수십번씩 생각해요.


누군가 자신을 구하러 올 것이라고.


다시 한번 태양 아래에서, 즐겁게 웃으며 떠들 수 있다고.

푹신한 침대와 따뜻한 음식을 가질 수 있다고.

사람답게 살 수 있다고.


언젠가는 캬루를 구하러 올 거라고.






동화 속 기사님은 캬루를 고문하죠.

동화 속 공주님은 캬루를 이 방에 가뒀죠.

낳아준 부모님은 생사도 모르고.

그나마 가장 오래 알고 지냈던 사람은 오래전에 죽었죠.

그리고 그 사람은 캬루를 사람으로 보지도 않았어요.

캬루는 일회용 나무젓가락과 비슷한 위치였죠.


그보다 더 하찮았을거고요.




캬루를 구하러 올 사람은 누가 있을까요?


캬루가 아무리 비명을 질러도, 누가 도와줄까요?


캬루가 위험에 처해 있을때, 누가 구해줄까요?


누가 캬루를 이 방에서 꺼내줄까요?








아무도 없어요.


이 넓은 세상에, 캬루의 편은 아무도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