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가 울고 태양볕이 살가죽을 태우는 여름이였다.

일요일이였기에 나는 오후 1시쯤에 프리코네를 켜서 아레나를 확인해봤다.

순위는 57위.

하루 5타 꾸준히 하는 프붕이라고 보면 된다.

오늘따라 3시 싸움을 통해 쥬얼을 더 얻고 싶어져 일단 2타 정도 치고, 남은 3타는 2시 30분쯤에 하기로 했다.

첫번째 상대는 49위였다.

유저 이름은 "여름아레나01"


[방덱은 뉴이미, 유카리, 이오, 카스미, 카린]


꽤 까다로운 조합이지만 나는 침착하게 아레나 족보를 켜서 덱을 찾아보았다. 

이럴수가! 있는 덱이라곤 [ 이노리, 지타, 수사렌, 오캬루. 이오]뿐이지 않는가.

한국섭에선 오캬루 가챠는 아직 멀었기 때문이다.


나는 선택할 수 있었다. 리셋을 눌러 다른 사람의 방덱을 때리는 판단도 있었을 거였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이 방덱을 때려야 한다는 사명감이 등으로 밀쳐진 느낌이였다.

일단 아레나를 벗어나서 나와의 전투 모드에 들어가 똑같은 방덱을 설정해 공략을 찾아나갔다.

20분정도 지나 결국 뚫는 공덱을 완성하였다.


[시즈루, 프레이, 모니카, 요리. 수사렌]


나는 기쁜 마음을 간직하고 배틀 아레나에 들어와 아까 49위의 유저 방덱을 찾았었다.

20초 정도 리셋을 하니 그 유저를 발견할 수 있었다.

순위도, 방덱도 똑같았다.


공덱을 들고 아레나를 맞이하여 결국 순위가 올라갔다.

내 자신이 만든 공덱으로 공략을 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기쁜 나머지 4타는 2시 30분쯤에 몰아서 

3시 싸움에 1위를 하겠다는 포부를 다짐하고 잠시 프리코네를 종료했다.


그 사이에 간식을 먹고 유튜브에서 재미난거 없나 찾아보고 더운 공기를 아이스크림으로 달랬다.

그렇게 시계를 보니 2시 25분을 달리고 있었다.


나는 프리코네를 접속했다.

3시 싸움에서 1위를 차지해 300쥬얼을 먹겠다는 염원은 나의 염원의 고속도로가 열정적으로 치닫고 있었다.

그렇게 부푼 꿈을 안고 아레나를 접속해 보니 점수 상황에 내 동공은 커져있었다

순위가 떨어져 있었던 것이다.


100위권 아레나에서 순위 떨어지는게 밥먹듯이 일어나는건 누구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나의 순위는 차원이 달랐다.


"57위" 


1시쯤에 아레나를 치기전의 순위랑 같았던 것이였다.

설마 내가 친 방덱의 유저가 때린건가 싶어서 순위표를 보았다.

1위부터 쭉 드레그를 하여 49위의 유저 닉네임을 보았다.


[뉴이미, 유카리, 이오, 카스미, 카린] 


같은 방덱, 같은 닉네임이였다.

방어기록도 확인해보니 내가 치고 3분 뒤에 날 치고 간 것이였다.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가.

보통 아레나 싸움은 보통 2시10분에서 20분쯤 아레나를 준비하는걸로 알고 있다.

순위가 떨어지는 시간도 보통 2시에서 3시쯤이 평균적이다.


하지만 이 유저는 1시 20분쯤에 내가 친 사실을 알고 바로 맞대응을 한 것이다.

남은 4타로 이 유저 방덱을 건드려도 괜찮을까 

그래. 꼭 이 유저만 공격하란 법은 없었다.


그렇게 나는 남은 4타를 다른 유저의 방덱을 칠려고 했었다.

하지만 문제가 생겨버렸다.

아무리 리셋을 해 방덱을 조사해봐도 6성 이오가 있어야 뚫린다는걸 알게 되었다.

내 수중에 6성 미후유, 6성 요리, 수츠네, 맛스미가 있으면 뭐하나

정작 6성 이오가 없어서 공덱 편섭하는것이 국한적인게 나의 현실이다.


이러면 곤란하다. 아주 큰 곤란이다.

칠만한 상대는 아까 그 유저의 방덱 뿐이였다.

저 유저의 것만 공격한다면 1위부터 40위까지의 방덱은 어찌저찌 공략이 가능하다.

1위의 지름길로 가기 위해선 저 유저의 방덱이 유일무이한 방법인 것였다.

어쩔 수 없이 나는 그 유저의 방덱을 또 치게 되었다.


그렇게 또 한 번 나의 순위는 49위가 되었다.


남은건 3타.


저 유저로부터 도망치기 위해서 5분의 기다림은 사치일 뿐이다.

나는 서둘러 10쥬얼을 지불하고 다른 방덱을 깨 순위를 올리고 싶었다.


상대방의 방덱은 [노조미, 유카리, 이오, 맛스미, 유이]


공략법은 아주 쉬웠다. 

공덱을 카스미, 크레짓타, 카린, 유키 유니로 편성한다면 쉽게 뚫리는게 가능했다.

그렇게 나는 허겁지겁 공덱을 편성하고 아레나에 입성하였다.

30초도 못 지나 나의 공덱은 상대방의 방덱을 떡실신시켜버렸다.


이 유저의 순위는 40위였기에 나는 더 높은 순위로 올라간다는 뿌듯한 마음에 '다음' 버튼을 눌렀다.

순위를 보았다.

어라?

내 눈이 이상한건가? 아니면 이건 꿈인건가?

순위가 어째서.... 139위?


나의 온 몸에서 땀이 나고있었다.

이건 더운 여름에 의한 땀이 아니라 공포에 휩싸인 식은 땀이였다.


분명 프리코네에선 갈고리라는 시스템이 있다.

유저가 승리를 하더라도 누군가 내 방덱을 치고 존버를 하면 순위는 떨어질 수 있다.

기껏 해봤자 30위, 40위 떨어지는게 일반적이다.

근데 49위에서 139위로 떨어지는게 말이 되는건가.


나는 얼른 핸드폰을 붙잡고 일단 100위 이내로 들어가는걸 목표로 잡았다.

최대한 높은 순위로, 최대한 쉬운 방덱으로 

그렇게 3시가 되기 전까지 리셋을 계속 하여 방덱을 찾고 입장을 했다.

물론 이겼다.

하지만 순위가 오른게 아니였다.


"235위"가 되어 있었다.


이제 뭐가 뭔지 모르겠는 상황속에서 난 방어기록을 열어보는게 전부였다.

.

..

...

....

.....

아 그렇구나.

나는 그저 미끼를 물어버린 것이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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