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기온 워가 끝난 늦은 새벽,
길드 하우스에 모두가 잠든 사이
셰피는 키시쿤에게 다가간다)
키시쿤: zzzzz......
셰피: .................
(2부 5장 시점
키시쿤: 기억할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모르게... 보고 말았어.
콧코로: 저도 자세히는 모릅니다. 주인님이 셰피 님과 머리를 부딪혔을 때 주인님이 본의 아니게 셰피 님의 기억을 엿보게 되었던 건데...
셰피: 머리를 부딪히면... 내 기억을 보게 된다고...?
키시쿤: 그래.
셰피: 부탁이야.... 더 이상 내 기억을 보지 말아줘...
키시쿤: .......
셰피: 내 기억을 몇 번 봤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건 알 것 같아.
머리를 부딪히면 부딪힐수록... 그 기억이 생생해져서... 하루하루가 고통스러워질 것 같아...
적어도... 키시쿤, 콧코로... 상 그리고 모두가 나를 사이좋게 대해주고...
잔뜩 신세를 지고, 도움을 받아 온 것은... 기억하고 있고...
이제서야 좋은 기억들을 쌓아갈 수 있다는 유일한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어.
은혜는 언제든지 갚아 줄게...! 그러니까!!
키시쿤: ......
2부 10장 시점
셰피: 있잖아. 나 좀 신경 쓰이는 게 있어...
유우키: ....?
셰피: 젠이라는 사람... 어쩌면... 나하고...
유우키: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심연에서 본 그 두 사람... 확실히...)
셰피: 그 장소는 확실히... 랜드솔하고 전혀 달랐어.
마치... 이세계 같은 곳이었어.
하지만 어쩐지... 난 본적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그 장소는... 그런 기분이 든다는 것 뿐이야.
넌 어때? 그 장소, 본 적이 있어?
유우키: 조금씩은.
셰피: 정말로? 만약 그렇다면, 너랑 나는 같은 장소에서 왔다... 그런 가능성도 있는 건가?
그치만 그러면, 미소라도 그렇다는 게 되어 버리겠고...
그 기억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싶기는 한데,
자세하게 볼려면... 너하고 머리를 부딪혀야 하고...
그 끔찍한 기억을 다시 보고 싶지는 않아.
유우키: 지금은 전투에 집중하자. 끝나고 나서 한번 더 들여다보는 건 어떨까?)
(다시 현재)
셰피: (솔직히.... 아직도 고통스러워...
내가 누구인지...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내가 왜 이렇게 하고 있었는지...
이제서야 알았는데...
그리고 무엇보다도, 오빠를 다시 만날 수 있었는데...
그러한 나에게도...
페코린느 상... 콧코로 상... 캬루 상... 그리고 키시쿤.
서로가 아픈 마음이 있어 보였기에 오히려 이해했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어.
그리고 누구보다도, 키시쿤이 나를 위로했었지...
언젠간 내가 다시 한번 기억을 되새길 때가 올 거라고...
이럴 때가 올거라 확신한 키시쿤. 난 너를 절대로 잊지 않아.)
(결심한 듯 다가서는 셰피)
셰피: 그렇기에... 키시쿤... 너의 머리를 잠깐 빌릴게.
(빛이 강렬하게 일어난다)
셰피: ....!
키시쿤... 많이 당황했었구나. 이렇게나 빛이 갑자기 새어나올 줄은...
좋아... 내 기억... 조금 더 들여다보겠어.
(심연 속)
셰피: ...........여기는
셰피의 모습을 한 소녀(시후나): .......
셰피: .....!! 저건.... 나하고...!
아니야... 닮은 게 아니야...
나하고... 완전히... 똑같아...
기분 나쁜 회사원A: 칫... 재수 없게...
기분 나쁜 회사원B: 저 여자 때문에 우리 재산의 반이나 날렸어.
기분 나쁜 회사원A: 이제서야 우리 회사에 돈벌이가 될 줄 알았더만. 기대한 게 망정이었지.
(기분 나쁜 회사원들을 보는 셰피의 모습을 한 소녀)
기분 나쁜 회사원B: .....!! 어이, 빨리 가자고. 우리가 한 말 들리겠어...!
기분 나쁜 회사원A: 하... 내가 다시 국가대표 마케팅 하겠냐!
셰피의 모습을 한 소녀(시후나): 어째서.... 난...
사람들이... 조언한 대로...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인데...
대체..... 왜.........
(눈물이 멈추지 않는 셰피의 모습을 한 소녀
그 모습은 치료가 끝나가는데도 후유증이 사라지지 않는 참혹한 신체에 절망으로 가득 찬 표정이었다)
셰피: ............
하루하루가..... 고통스럽다는 건.....
이런.... 것이었나....
(이 때, 셰피의 뒤에서 청년이 나타난다)
청년: 시후나....
셰피: .....!!!
젠.... 상....?
셰피의 모습을 한 소녀(시후나): 오..........빠....
청년: 치료도 슬슬 막바지에 들어섰는데, 목발도 필요없지 않아?
셰피의 모습을 한 소녀(시후나): 그래도... 발목이... 아파...
청년: 잠깐만... 상처를 볼게...
(청년은 셰피의 모습을 한 소녀의 바지를 들춘다
그리고 충격을 감추지 못한다)
청년: 상처가.... 더 깊어졌어...?? 대체.... 왜....??
셰피의 모습을 한 소녀(시후나): .................
청년: 설마.... 일부러 말 안한 거야...??
시후나... 왜 그래....
셰피의 모습을 한 소녀(시후나): ..........아무것도 아니야.....
청년: 설마.... 누군가가 널 때렸다거나 다치게 했다거나... 그런 거야...?
시후나... 대체 누구야...? 누가 이런 짓을??!
셰피의 모습을 한 소녀(시후나): 아니야... 오빠... 그 사람한테 복수하지 말아줘...
오빠는 복수에 맞지 않아... 그냥... 나한테서만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어...
청년: 시후나....
셰피의 모습을 한 소녀(시후나): 괜찮아. 난.....
괜찮아.
(셰피의 모습을 한 소녀를 끌어안는 청년)
청년: 시후나. 부디 아프지 말아줘. 네가 남들보다 돋보였으니까. 그렇기에 남들이 너를 더 크게 기대할 수밖에 없었어.
어떻게든 너를 이 세상을 빛내려고 하기 위해서...
셰피의 모습을 한 소녀(시후나): (절망이 깊어진다)그래서... 그 결과가... 이 모양이라는 거야...?
청년: 그래... 처음엔 나도, 부모님도, 그리고 무엇보다도 네가 가장 기대했었으니까.
이것만큼은 잊지 말아줘. 아무리 절망해도... 얼마나 고통스럽다 해도... 내가 전부 다 떠맡아줄게.
그게... 오빠로서... 가족으로서의 사명이니까.
셰피의 모습을 한 소녀(시후나): 너무 무리하지 마. 나 때문에 오히려 오빠가 고생하는 것 같아.
괜히 나 때문에... 오빠가 다치는 건... 보고 싶지 않아.
셰피: 그래 맞아... 젠 상이...
오빠는.... 기억을 잃어버린 나를... 만나기 위해서...
여기까지 온 것이었어.
본의아니게 '레기온 워'에 우리 둘 다 휘말려 버리기도 했고.
(두 사람으로부터 멀리 있는 어떤 어두운 복장의 집단이 감시하고 있다)
???: 여긴 그루누이. 아가토 시후나를 찾았습니다.
로랜드하고 함께 잠입 수사 도중, 발견한 것에 대하여 보고드리겠습니다.
셰피: 뭐.......? 저 사람들은.... 대체.....
로랜드: 최근, 청문회에 참가했어야 할 아가토 시후나가 갑자기 빠져나갔다고 들었습니다만.
저 청년의 짓이었습니다.
누군가의 통신: 잘 해주었다. 이걸로 모든 것이 이어졌다. 저 자들의 눈에 띄지 않게 물러나라.
로랜드&그루누이: 예!
(물러나는 두 사람)
셰피: 뭐....지....? 어째서 저 사람들이 두 사람을...?
아니야, 이젠 두 사람도 아니지... 오빠하고... 나 자신이지...
(안개가 짙어지더니 이내 장소가 바뀌는 것처럼 안개가 걷힌다)
셰피: .......! 여긴...
(셰피의 모습을 한 소녀와 청년의 집)
청년: 일단 상처를 아물 방법을 찾아야겠어. 시후나. 무리하지 말고 기다려줘.
셰피의 모습을 한 소녀(시후나): 그래.
(집에 먼저 들어가는 청년)
청년: 어머니!! 아버지!! 큰일났습니다. 시후나의 상처가 더 깊어져ㄱ......
....!!
누군가의 목소리(남자): 사교 댄스 클럽??! 제정신이야?! 시후나가 안 좋은 쪽으로 퍼졌는데 이 와중에 그런 말이 나와??!
누군가의 목소리(여자): 시후나가 엄청 외로워 하고 있단 말이야!! 그 아이, 어떻게든 안 좋은 쪽에서 벗어나야 하지 않겠어??
누군가의 목소리(남자): 어디서 그런 말도 안되는 방법을 구한 거야??! 당신, 진짜로 시후나를 위해서 이렇게 하는 거야??
누군가의 목소리(여자): 나도 이게 최선이라고!! 아무것도 못할 바에야 차라리 밑바닥에서 시작하는 게 더 나으니까!!
청년: 어머니.... 아버지.....
누군가의 목소리(남자): 아아아.... 젠.........
청년: 아버지... 왜 그러세요.....?
누군가의 목소리(여자): 방금... 뉴스를 봤는데....
셰피의 모습을 한 소녀(시후나): .......?
누군가의 목소리(여자): 시후나가... 도핑 의혹이 있다고 하던데....
사실이니...?
청년: 그게 대체 무슨.... 소리에요.... 처음 들어본단 말이에요...
시후나도 모를 거에요... 이런 건.....
누군가의 목소리(남자): 나도 믿기지가 않아... 하지만.....
시후나가 지금까지 훈련한 과정이 뉴스에 나왔는데.... 그 중간에.... 금지물약이 투약되었다고 하더구나...
청년: 아니요!! 저도 시후나도 이런 것에 대해서 자세히 모릅니다!!!
누군가의 목소리(남자): 이런 것에 대해선 청문회가 열려야 하는데...
청년: 그게 무슨....?
누군가의 목소리(남자): 청문회란 건 말이다... 증인을 출석시키면서 판단의 기초가 되는 정보나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서 하는 건데...
청년: ........!!!!!!!!!!!!!!
(2부 4장 막간 시점
청년: 가자. 여기 있으면 오히려 더 안좋아질거야.
셰피의 모습을 한 소녀: 으.......응.........
사람들: 저기, 아직 회의가 진행중이라 아가토도 참여해야 하는데...
청년: ........
청년: (째려보며)치우시지?
(쫄아버린 문 뒤의 사람들)
청년: 가자.)
청년: 흐어억...........
(그 때... 나는... 시후나가 매우 슬퍼 보여서...
어떻게 해서라도.... 위로시킬려고.......
시후나하고 같이..... 나가게 했어......)
누군가의 목소리(여자): 젠, 시후나. 혹시... 청문회, 했니...?
청년: 그게..... 청문회였어.....?
난..........
나는..............
시후나가 슬퍼 보였길래......
청문회 도중에...... 시후나하고....... 같이........
누군가의 목소리(남자): 젠...... 너 제정신이냐...!!!!!
누군가의 목소리(여자): 그렇다는 건... 청문회를 무사히 끝냈으면, 이런 최악의 사태를 피했다는 게 아니더냐....
청년: 나는......
시후나를.......
위해서.....
누군가의 목소리(남자): 이런 건, 여동생을 위해서 한 짓이 아니야!!!
넌 여동생을 구하려고 어떻게든 애를 썼겠지...! 하지만 너의 그 이기심이 오히려 사회를 악화시켰다는 거야, 알아?!
셰피의 모습을 한 소녀(시후나): 오.....빠........
청년: 아.......버.....지.......
누군가의 목소리(남자): 넌 동생을 지킨다고 했으나, 결국엔 우리 가정을 무너뜨리는 최악의 결과를 불러왔다...
이게... 얼마나 비겁하고 잔악무도한 사람들이나 할 짓이라는 것을.... 넌 절대 알지 못하겠지.
청년: ...........
누군가의 목소리(여자): 머지않아 그 사람들이 올 거다.
청년: 무슨..... 소리야.....
누군가의 목소리(여자): 경찰처럼 보이긴 했는데... 검은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더라고...
한번 사건이 터지면 그것에 대해서 강압적으로 수사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더라고....
셰피의 모습을 한 소녀(시후나): .......!!!
(집에서 뛰쳐나가는 청년)
청년: 크윽......!
누군가의 목소리(남자): 젠!!! 어디 가는 거냐!!
누군가의 목소리(여자): 가지 마렴!! 이대로 도망쳤다간 우리 모두 다....!!
청년: 시후나... 여기서 나가자...
셰피의 모습을 한 소녀(시후나): 에....?
청년: 빨리!!! 늦기 전에!!!
(청년과 함께 집에서 벗어나는 셰피의 모습을 한 소녀)
셰피의 모습을 한 소녀(시후나): .............
(나..... 때문에......
모두가..... 행복했던 그 때가........)
(집에서 멀리 떨어진 장소)
청년: 헥....... 헥............
셰피의 모습을 한 소녀(시후나): 오빠....... 그만........하자........
더 이상은.......
나도....... 오빠도.......
용서받지 못할 거야.....
청년: 시후나..... 떠나자....
용서받을 수 있는 곳으로...
셰피의 모습을 한 소녀(시후나): 그게......... 대체 어딘데.....
여기, 이 세상에는.......... 어디에도 없다고....!
오빠까지 휘말리게 하고 싶지 않아.....!!!!
청년: 이 세상에 없다면....
찾으러 가자..... 둘이서........ 함께.........
시후나... 난 무슨 일이 있더라도........ 널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
너의 웃고 있는 얼굴을... 어떻게 해서라도....... 보고 싶으니까...
셰피의 모습을 한 소녀(시후나): 오빠..........
굳이........ 그렇게..........
해야......... 해........?
청년: 그게............
내 소원이니까.
셰피의 모습을 한 소녀(시후나): ...............
(진심이 보이는데...
왜....... 왜....... 이렇게 바보 같은 거야........)
...그게 진짜로 있다면.......
날 데려가 줘......
우리가 행복해질 수 있는 세계로..........
청년: 그래.....
(청년한테서 젠의 얼굴이 겹쳐보이는 채로....)
셰피: ....................
(셰피는 심연에서 벗어난다)
(아스트룸으로 돌아온 것을 깨달은 셰피
기억을 들여다본 탓에 키시쿤의 의식은 꺼진 상태다)
셰피: 오빠.........
(길드 하우스에서 나오고 달이 저무는 하늘을 보는 셰피)
셰피: .................
(나를 이렇게까지 생각했구나....
하지만 더 이상 무리하지 말아줘......
이제 나를 신경써주는 건 그만했으면 좋겠어...
난... 이제 혼자가 아니야....
미식전 모두가 있어....
그리고.... 고마워....
나를 생각해 줘서....
(셰피의 검과 날개가 점점 얼려져가고... 이내 젠이 썼던 무기와 완전히 닮아져 간다)
그 때까지만 해도.... 오빠가 나를 구해주었었지.
하지만 이젠... 내가 오빠를 구할 차례야.
부디....
무리하지..... 말아줘.........
오빠....)
글쓴이의 한마디: 본인이 셰피를 좋아하는 이유는,
인게임 스토리에서 다른 캐릭터들 중에서도 셰피의 스토리가 남들보다 가혹하기에
이 점을 극복해나가는 점이 더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기에, 다른 사람들을 공감시켜 줄 수 있는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근데 제작진들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셰피를 병풍으로 만든 건지, 도저히 이해를 못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