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만지(1995)

게임을 끝낸 주인공이 시간을 되돌려서 아버지와도 화해하고 여주와도 결혼해서 아이를 갖는 무난한 해피엔딩.

스플라이스(2010)

부부 과학자가 인공생명체를 만들어내서 딸처럼 키우지만 어느 순간 남편을 유혹하다가 성관계까지 맺고, 아내는 이걸 질투해서 학대하다가 결국 죽어버리는데 알고 보니 죽은 게 아니라 일종의 가사상태에 빠진 거였음. 게다가 얘를 만들 때 들어간 유전자 중에 성전환을 가능하게 해주는 게 있어서 남성으로 ts된 뒤 남편을 죽이고 아내를 강간함.

결국 임신하고 아내는 자기들을 지원해주던 제약회사에게 아이를 낳고 넘기기로 계약하는 걸로 끝남. 정상적인 태아가 아니니 출산할 때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니까 회사 측에서도 낙태하고 없던 일로 해도 된다고 예의상 권유를 해보지만 체념한 표정으로 배를 쓰다듬으며 더 이상 뭐가 더 나빠지겠냐고 말하는 장면이 인상적임. 게다가 인공생명체를 만들 때 사용된 난자가 아내의 것이라는 암시가 나오는데, ts+근친상간+임신이라는 어지간한 떡인지는 명함도 못 내밀 하드한 태그가 붙은 영화가 되버림.

더 플라이 2(1989)

1편은 파리와 융합된 과학자와 썸을 타던 여기자가 임신한 상태로 끝나는데, 2편은 이 때 임신한 아이를 출산하는 걸로 시작함. 이 장면을 보면 배가 마구 요동치면서 꿀럭거리는 소리도 남. 출산하는 곳은 평범한 산부인과가 아니라 과학자를 후원하던 기업의 연구실인데 산모가 회장을 원망하면서 하는 말을 들어보면 아이가 정상적일 거라고 뻥을 치고 반쯤 강제로 낳게 한 듯. 몸이 이형의 출산을 버티지 못한 건지 태어난 게 아기가 아니라 꿈틀 거리는 번데기인 걸 보고 쇼크가 온 건지는 모르겠지만 출산 직후 사망함. 이런 모습이라도 10달 동안 자궁에서 길러냈다는 걸 보여주듯이 탯줄을 잘라내는 장면도 있음. 그리고 번데기를 뜯어내자 그 안에서 평범한 아기가 나오는데, 이 아이도 파리 유전자를 물려받아서 점점 변해가는 게 영화 주 내용임.

에일리언 vs 프레데터 2(2007)

프레데터를 숙주로 삼아 태어난 에일리언인 프레데일리언이 나오는데, 보통 에일리언은 남녀 안 가리고 페이스 허거로 알을 주입한 뒤 가슴 부근을 찢고 나오는데, 얘는 대체 기획자가 무슨 생각이었는지 임산부에게 알을 주입하고 뱃속에서 태아를 먹어치운 뒤 배를 찢고 나온다는 설정임. 산부인과에서 근무하던 의사가 갑자기 바이탈이 죄다 일직선이 떠서 달려가보니 병실이 해처리가 된 상태로 산모들 배가 죄다 찢겨져 있고, 그나마 살아있던 위 임산부도 흐느끼면서 배가 심상치 않게 움직이더니 이내 유생이 배에서 튀어나오는 걸 보고 경악하다 뒤에서 다가온 프레데일리언에게 끔살. 임산부는 어지간해서는 안 죽인다는 미국 영화 법칙을 좆까라 시전한 유명한 장면인데, 산부인과가 유명해서 그렇지 사실 앞부분에 먼저 나온 임산부가 있음. 식당을 경영하는 웨이트리스인데, 배가 약간 나와 있고 연신 쓰다듬는 걸 보면 알 수 있음. 근데 이분도 퇴근 직전에 침입한 프레데일리언을 마주쳐서 아기와 함께 가차없이 죽음.

기생수 파트1(2014)

만화 기생수 실사영화임. 대체로 원작을 따라가니 애니나 만화도 같은 내용이 들어간다고 보면 됨. 타미야 료코라는 여성의 몸을 빼앗은 기생생물이 임산부로 나오는데, 탐구심이 강한 성격이라 '내가 아이를 가지면 그 아이는 괴물일까 인간일까'라는 의문을 해결하려고 다른 기생생물과 아이를 가짐. 기생 당한 인간이 온갖 신체변형을 하는 걸 보면 당연히 괴물이 태어날 것 같지만 놀랍게도 평범한 인간 아기가 태어남. 이건 번식을 못 하는 생물에게 의미가 있을까 라는 주제와도 연결되는 부분이고.

다만 애초에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해서 그런지 아기에 대한 애정은 거의 안 보여줌. 말하는 걸 보면 자기 몸을 무슨 생체 인큐베이터 쯤으로 취급하는 것 같더라. 낳고 나서도 우는 아이를 달랜답시고 닥치라고 한다던가. 그래도 아이를 키우며 점점 모성애가 생기다가 마지막에는 아이를 지키고 죽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여줌.

뇌를 먹힌 시점에서 원래 몸 주인인 타미야 료코는 죽었지만, 차라리 의식이 없는 게 낫겠더라. 이 사람 입장에서는 몸을 뺏긴데다가 일면식도 없는 남자의 아기를 가지고, 그것 때문에 원래는 본인이 일했어야 했을 학교에서도 쫓겨나 미혼모가 되고 소식을 듣고 찾아온 부모마저 자기 손으로 죽인 게 되버림.

독(2008)

공포영화. 새로 집에 이사 온 가족이 주인공임. 딸 한 명이 있고 엄마가 임신 중인데, 영화 분위기 내내 딸한테 배를 밀쳐지고 하혈도 하고 불안불안 하다가 결국 후반부에 유산함. 초음파 진단 받을 때 유산 경험이 있다는 떡밥이 나오는데 사실 지금 임신 이전에 둘째를 가졌었음. 그런데 치매 걸린 시어머니가 날뛰다가 엄마를 밀쳐버리는 바람에 유산한 거임. 아마 그게 결정적인 원인이 됐는지 아빠는 어머니를 몰래 고려장 해버림. 작중 일어나는 기묘한 일들도 아마 이 할머니 귀신이 원인인 것 같음. 유산할 때는 아예 대놓고 나와서 며느리 배를 움켜잡더라. 개인적으로 캐릭터 참 별로다 싶었음. 그래도 자기 손주를 어떻게 둘이나 죽여버릴 수가 있냐. 여튼 할머니의 저주 때문에 이런저런 억까가 겹쳐서 기대에 차서 상경한 가족은 결국 상처만 갖고 쓸쓸하게 이사를 떠나면서 끝남.

내가 살인범이다(2012)

이건 넣을까 말까 하다가 그냥 올려봄

대충 공소시효가 지난 연쇄살인마가 나타나서 자기 범죄를 고백하며 유명세를 끌고 예전 그 사람을 쫓던 형사가 대결하는 내용인데, 사실 처음부터 나오던 사람은 진범이 아닌, 피해자 중 한 명의 아들이었음. 마침 형사와 친한 형동생 관계였고, 서로 짜고치는 고스톱으로 가짜 범인을 만들어내 진짜를 끌어내는 계획이었던 거임. 진범이 관종새끼라 일부러 틀린 말 하는 거 보고 '아 그렇게 하는 거 아닌데' 하면서 방송에 나왔고, 결국 공소시효가 안 끝났다는 게 뽀록나서 체포당할 상황에 놓임.

이 부분이 형사의 개인사와 연관이 깊음. 마지막 피해자는 형사의 연인이었음. 거의 결혼까지 생각할 정도로 각별한 사이였었는데, 제법 잘 사는 집안이었는지 어머니는 형사 사위 들이는 걸 못마땅해하는 모습을 보임. 이것 때문에 하루는 평소처럼 집까지 바래다 주지 못했는데, 이 때 범인한테 납치를 당함. 잔인하게도 범인은 피해자를 바로 죽인 게 아니라, 2년 동안 감금해놓고 성폭행했음. 나름 피임한다고 생리주기 맞춰서 했다는데 결국 임신해버림.

임테기를 준 것도 아닐테니 아마 생리가 멈춘 것도 가혹한 환경 때문이라고 생각하다가, 입덧이 시작되고 젖이 차오르기 시작할 때 쯤에야 눈치챘겠지. 처음에는 저런 미치광이와 자신이 섞인 생명이 뿌리내렸다는 사실에 절망하지만 이내 이걸 협상거리로 삼아 살아나갈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졌을 거임. 그렇게 된다면 자신의 배가 더러운 씨로 부풀어 오를 거라는 사실을 애써 외면하면서 말이야.  

위 장면에서 죽기 직전에 살인범에게 도발하는 대사가 "넌 날 죽일 수 없어. 내 뱃속에 네 애가 있어." 이 때 연기가 참 볼만한데, 웃는 듯 우는 듯 도저히 자기 자식이라고 인정하기 싫은 씨앗을 잉태했다는 역겨움에 씹어 뱉듯이 말하더라. 그런데 이놈도 보통 미친 새끼가 아니라 '애새끼가 싫다'면서 임신 사실을 알자마자 형사의 연인을 죽여버림. 진범은 이걸 형사 앞에서 조롱하면서 그대로 재현하고.

연인이 살해당한 것도 빡치는데 이런 NTR 티배깅까지 당해버린 형사는 꼭지가 돌아서 체포하지 않고 그냥 이 새낄 죽여버리기로 함. 중간에 일이 꼬여서 잠깐 탈주하긴 하지만, 결국 추격전 끝에 잡혀서 형사 손에 죽음. 어쨌든 살인은 살인이니, 형사는 살인죄로 5년 동안 감옥에 있다 유가족들의 환영을 받으며 출소하면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