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 아니고요.


앞에 적었던 글에 낸 인터뷰 문제(https://arca.live/b/programmers/752297?p=1)를 가지고 뭘 평가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까지 적으면 좋겠다 싶어서 적어봅니다.


이 문제를 통해서 저는 주로 두 부류의 엔지니어를 찾아내려고 노력합니다.


첫째로, 웹 기술의 기반이 되는 컴퓨터 구조 일반, 네트워크, 알고리즘, 웹 서버, 보안... 다양한 요소에 대해 폭넓게 알고 있고, 각 요소가 어떤 일을 하며, 다른 요소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를 최대한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죠. 이 과정에서 경력자라면 자신의 도메인 지식도 자연스럽게 드러나게 되고, 그에 대해서 추가 질문을 하면서 경험을 가늠해 봅니다. 이런 사람들은 시스템의 전체 맥락을 빠르게 파악하는데 강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scoping을 하는데 능합니다.


두 번째 부류는, 특정 영역에 대해서 매우 상세하게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제가 설명을 따라가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생기는데, 제가 잘 모르는 분야일 경우에는 설명을 부탁하기도 합니다. (이 경우 제가 기억한 내용을 인터뷰 후에 다시 찾아보기도 합니다.) 보통은 인터뷰이기 때문에 특정 요소를 강박적으로 자세히 설명하려 드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가끔은 이런 사람이 있거든요. 자신이 흥미를 느낀 분야에 대해서 남이 딱히 시키지 않았어도 혼자서 알아서 찾아볼 정도의 호기심이 있다고 말할 수 있겠고요. 제 개인적으로는 이런 유형의 엔지니어들과 같이 일하면서 이런저런거 줏어듣는 걸 좋아합니다.


물론 엔지니어가 이런 두 부류만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이러한 부류의 엔지니어가 있다고 하더라도 수준 차이 또한 존재하긴 합니다. 경계가 명확하지도 않고요. 하지만 어디까지나 저런 엔지니어를 가려내기 위해서 이런 문제를 활용한다는 것이고요. 이 문제 자체는 웹 개발에 국한되어 있어서, 웹 개발과 전혀 상관없는 분야의 개발을 하는 사람을 평가할 때는 사용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