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드디어 시작합니다 오늘의 이벤트 매치! 사회를 맡은 아키야마 미즈키입니다!"


"...히노모리 시호입니다."


심사위원석에 앉은 두 사람이 모니터를 보며 인사했다.


들뜬 미즈키에 비해 시호는 왠지 내키지 않다는 분위기였지만.


'하아... 어쩌다가 이런 일이.'


시호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이 일의 전말은 일주일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


일주일 전 모모점의 세카이.


그 곳에서는 뜨거운 열기로 이뤄진 논의가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니까...! 절대로 이 쪽이 어울릴 거라고!"


"하지만 이 쪽도..."


아이리와 미노리가 목소리를 높였다. 그 내용을 옆에서 듣고 있던 하루카가 쓰게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이거 정말 괜찮은 거 맞아?"


그녀들의 손에 들려 있는 건 드레스의 모델링이었다.


하늘하늘한 원피스풍부터 고딕 느낌 가능한 서양풍 의상.


레트로 느낌 가득한 의상에 어째선지 하카마까지.


수십 장은 될 것 같은 스케치가 주변에 널브러져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다 못한 이들이 새롭게 대화에 끼어들었다.


"전부 예뻐 보이는데... 와, 이것도 예뻐!"


"으응! 나도 입어보고 싶을 정도야."


""그치!?"


그 말에 두 사람이 동시에 대답했다.


"분명 이 쪽이 시호짱에게 더 어울릴 거라니까?"


"으으... 그래도 이 쪽도 귀여운걸! 그치 시즈쿠짱?"


두 사람이 물었지만 시즈쿠는 대답이 없었다.


"시즈쿠?"


하루카가 그녀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성불한 듯한 표정을 짓는 시즈쿠가 있었다.


"시이짱이 하나... 시이짱이 둘.... 시이짱이 셋..."


"틀렸어. 시즈쿠가 승천하려고 해!"


"정신차려 시즈쿠짱!"


미노리가 시즈쿠의 어깨를 잡고 흔들었다.


한순간이지만 둘 사이에 흔들리는 부분의 크기가 눈에 띄었던 건 기분 탓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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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응... 어느 쪽도 귀여운데..."


정신이 돌아온 시즈쿠가 스케치를 한가득 안고는 천천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니 이대로라면 하루 종일로도 모자라 언제까지 고민할지 알 수 없을 것만 같았다.


그러자 카이토가 새로운 제안을 꺼냈다.


"정 어느 게 좋을 지 모르겠다면 게임을 해서 정하는 건 어떄?"


""""게임?""""


모모점 전원이 고개를 갸웃했다.


"응. 하나 이벤트를 계획해서 승자가 어느 디자인으로 할지 정할 수 있게 하는 거야."


현실적이면서도 합리적인 제안에 모두가 승낙했다.


"좋아. 그럼 종목이랑 규칙을 정해 볼까!"


""""오!!!!!""""


모모점에 버싱 멤버 전원까지 투기를 불태우기 시작했다.


"근데... 시호짱이 입는 건 확정된 사실인 거야?"


안타깝게도 그 말은 함성 속에 묻혀버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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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이후 일은 예상외로 커져갔다.


-시호짱의 드레스를 정하는 게임? 응! 나도 도와줄게!


에무는 온천 수영장 하나를 통째로 빌려왔고.


-에에? 귀여운 드레스? 미노리짱도 참전!? 그럼 가만히 있을 수 없지!


미즈키는 미노리가 참가하는 이벤트라고 하자 그 응원을 위해 참석했다.


-응? 내 드레스를 정하는 시합? 금시초문인데? ...언니가!?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간다는 걸 뒤늦게 깨달은 시호가 말리려 들었지만 이미 일은 저질러진 뒤였다.


그로부터 시간이 지나 오늘. 드디어 그 게임이 개최되려 하고 있었다.


"시호짱! 같이 열심히 응원하자! 미즈키씨도 오늘은 잘 부탁해요!"


"응! 같이 열심히 응원하는 거야!"


""오오!!""


"......"


어찌저찌 되어 심사위원석에 앉게 된 시호가 머리를 부여잡았다.


'어쩌다가 이런 일이...!'


누가 말려줬음 싶었지만 옆에 앉아 있는 두 사람은 이미 슈퍼스타(SUPER STAR) 상태였다.


자포자기한 상태로 주변을 살피는데 곳곳에 있는 카메라가 눈에 띄었다.


"...저기 에무."


"응? 왜 그래 시호짱?"


"저 카메라들은 뭐야...?"


싸늘한 감각이 감돌았다. 설마 자신이 생각하는 그건 아니겠지...?


그런 그녀의 기대에 부응하듯 에무가 선고했다.


"모모점에서 얘기가 나왔어! 좋은 방송 소재로 쓸 수 있을 것 같다며 생방송으로 내보내시겠데!"


시호가 손을 덜덜 떨었다. 잠시만 그럼 설마...!?


때마침 휴대전화에 알림음이 들려 왔다. 그녀가 덜덜 떨리는 손으로 메시지를 확인했다.


-시호짱! 같이 열심히 언니를 응원하자!


사키에게서 온 메시지에 어질어질해진 시호가 정신줄을 놓았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지금 반 얘들이랑 같이 보는 중이야! 선생님이 이건 못참지라고 하시더니 같이 보자며 틀어주셨어!


아, 공개 고로시 확정이다. 이젠 학교 못 간다.


울먹일 것만 같은 시호의 기분을 아는지 모르는지 옆의 두 사람이 분위기를 띄우듯 사회를 마무리했다.


마침내 특별 심사위원석에 앉은 에무가 마이크를 고쳐 잡더니 게임의 시작을 선언했다.


"그럼... '시호짱의 드레스 결정권 쟁탈전'을 시작~~~~~합니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아아아아아아아앙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아아아아아아앙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아아아앙아ㅏ앙아ㅏ아아아아아앙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ㅏ아아아아아아아ㅏㅇ아아ㅏ아아아아아ㅏ아아아아아아ㅏ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ㅏ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ㅏ아아아아아ㅏ아아아아아ㅏ아아아아아아ㅏ아앙아아ㅏ아앙아아앙아아앙아아아아아앙아아앙아아아!!!!!!!!!!









































<FIN>


내가 대체 뭘 쓴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