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랜드의 세카이.


"응! 그런 느낌이야, 좀 더 크게 팔을 펼치면서!"


"이... 이렇게?"


네네가 엉거주춤하게 미쿠의 동작을 따라했다.


"으음~. 그보다 좀 더 크게! 자신을 담아서 소리치는 거야!"


"워, 원더호이...!"


"좀 더 크게!"


"워, 원더호이!"


"응! 그 기세라구!"


그녀는 어째선지 원더호이를 연습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1시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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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네네는 방에서 고민을 하고 있었다. 


"내일은 분명... 호시노씨와 만나기로 했는데."


분명 노래 연습을 봐주기로 한 날이 내일이었지.

하지만 내일은 연습만 있는 게 아니었다.


-사실 조금 상담하고 싶은 게 있어서요. 혹시 조금 들어주실 수 있나요?


쇼가 끝났을 때쯤 온 연락을 떠올리며 그녀가 다시 고민에 빠졌다.


"호시노씨의 고민...이라. 무슨 일일까."


자신에게 상담할 고민이라는 게 뭔지 궁금했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잘 상담해줄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도 생겨났다.

그렇게 속으로만 끙끙대던 중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네짱? 무슨 고민을 그렇게 하는 거야?"

"아, 미쿠?"

"응. 미쿠다요? 무슨 고민을 그렇게 하고 있는 거야?"

"...사실은."


그녀는 결국 고민을 털어놓았다.

네네의 설명을 다 들은 미쿠가 밝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럴때는 좋은 방법이 있어!"

"! 정말?"


미쿠의 말에 네네의 표정이 펴졌다.


"응! 우선 세카이로 와 줄 수 있을까?"

"아, 알겠어!"


그 말이 끝나자마자 네네는 곧바로 세카이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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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랜드의 세카이에 있는 빅 스테이지.

그 위에 두 사람이 올라섰다.


"그래서... 그 좋은 방법이란 건 뭐야?"


스테이지 위에 선 네네가 미쿠를 응시했다.

한 마디로 흘려듣지 않겠다는 그 집념은 미쿠에게 뜨거운 열정으로 비춰졌다.


"응! 그건 바로...원더호이!"

"원더호이?"


네네가 고개를 갸웃했다.


"응! 네네짱에게는 원더호이가 부족해!"


쿠쿵.


알다모를 미쿠의 말에 네네의 얼굴이 굳었다.


"좀 더 힘차게 원더호이를 외치면 만사 해결! 즉 그런 거야!"


분명 아무런 근거 없는 말이다.

하지만 미쿠의 표정에 가득 찬 자신감이 그 근거를 대신했다.


"으... 그래도 그건.."


다시 머리속이 냉정해진 네네가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

이건 분명 이상하다. 이상한 게 맞는데...


"네네짱, 준비 됐어?"


어디선가 빨간 모자를 꺼내 쓴 미쿠가 호루라기를 입에 물었다.


"원더호이!"


"워, 원더호이!"


"좀 더 크게!"


"워, 원더호이!!"


"목소리가 작아!!"


"워, 원더호이!!!!"


"좋아 그 느낌이야. 한 번 더!"


"원더호이!!!"


빨간 모자에 호루라기 소리가 더해지자 본능적으로 몸이 반응했다.


"원더호이!"


"좀 더 목소리에 힘을 줘!"


"원더호이!!"


그렇게 수 시간이 지난 후.


"네네짱 수고했어! 이제 내가 가르칠 건 더 이상 없어!"


"응. 고마워."


그렇게 대답하는 네네의 눈은 굉장히 듬직했다.

지금이라면 전교생 앞에서도 원더호이를 외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그렇게 '원더호이 특훈'이 끝난 다음 날.


네네는 비장한 눈빛으로 이치카를 만나러 갔다.

한 손에 빨간 모자를, 다른 한 손에 호루라기를 든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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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이지만 그 날 놀이터에는 원더호이 소리가 가득했다고 전해진다.

원더호이에 세뇌당한 이치카가 밴드에도 원더호이를 전파하기 시작했지만 이건 또 다른 이야기.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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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대체 뭘 쓴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