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다다다닥.
키보드를 두들기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퍼졌다.
"아오야기군"
"알겠어. 지금 패스할게."
짧게 나눈 말 한 마디로 상황을 이해해가며 두 사람은 지금 게임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수분 후.
"후우. 수고했어 쿠사나기."
"응..."
하얗게 불태운 둘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웬만한 건 다 해본 거 같은데..."
그녀가 중얼거렸다. 동시에 시선이 한 곳으로 향했다.
토우야 역시 마찬가지로 같은 곳을 보고 있었다.
"....."
"....."
높게 걸쳐져 있는 농구대.
둘이 그 위를 빤히 쳐다봤다.
"...해볼까."
"그렇네."
두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제아무리 자신들이 어렵다고 한들 계속 하다 보면 못할 것을 없다, 그런 마인드를 가지면서.
"어라? 선객이 있는 모양이야."
"그러네... 어째선지 주변에 사람도 좀 있는 거 같고."
주변이 조금씩 시끌벅적해졌다.
그 이유를 둘이 알아내는 건 어렵지 않았다.
"흐...읍!"
기합찬 소리와 함께 날아가는 농구공.
다만 어째선지 공은 골대에 다가가지도 못했다.
"...저 게임 기계 고장난 거 아니야?"
"그러네. 일단 가서 물어보자."
두 사람이 농구 게임 앞으로 다가섰다.
거기에 서 있던 여성이 둘을 알아차리더니 고개를 돌렸다.
"어라...쿠사나기씨? 그리고..."
"아오야기 토우야입니다. 안녕하세요 히노모리 시즈쿠씨."
놀랍게도 그곳에 있던 건 히노모리 시즈쿠였다.
어째서 그녀가 이곳에 있는 건지 의문이 든 네네가 질문했다.
"저기... 여기에는 무슨 일로? 방송의 일환이라던가?"
"아... 그건 아니고."
시즈쿠가 작게 웃었다.
"추천받은 카페가 있어서 가보려고 한 건 좋았는데 어째선지 길을 잃어버려서..."
"....."
"깨닫고 보니 여기까지 와 버렸어!"
해맑게 말하고 있지만 굉장히 뭔가 잘못된 것 같은 말에 네네의 표정이 굳었다.
"카페요? 만약 알려주신다면 제가 알려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정말? 음... 그래도 모처럼 여기에 왔으니 게임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해보고 싶은데..."
시즈쿠가 아쉬운 듯 게임 기계를 쳐다봤다.
"그런데 기계가 고장난 건가요? 판이 그대로인거 같은데요..."
"응. 몇 차례 도우미분이 와서 보고 가셨는데 그 때마다 다시 문제가 생기더라고."
"그건 이상하네요."
토우야가 게임 기계를 살펴봤다.
뭔가 고장난 것 같은 부분은 없었다. 도우미분까지 봐주셨다면 이상한 게 없어야 정상인데...
"...저기 일단 다른 게임부터 해 보지 않을래?"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네네가 입을 열었다.
두 사람이 그녀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다른 게임도 많으니까 일단 먼저 둘러보자. 잠깐 있다가 돌아오면 고쳐질지도 모르잖아."
"음... 그런가?"
"그렇네요. 만약 계속 이대로라면 그냥 시간만 지날 뿐이니까요."
"응, 알겠어!"
세 사람이 자리를 떴다.
하지만 그 때가 시작점이라는 걸 그들은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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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직.
전류가 흐르는 소리.
동시에 주변의 게임 기계들이 하나둘씩 꺼졌다.
"....."
"....."
"...어라?"
시즈쿠만이 이상하다는 듯 말하더니 아차 하며 입을 열었다.
"그러고보니 매번 내가 전자기기를 쓰려고 하면 먹통이 되는 일이 있었어."
사아악.
'...그 정도면 뭔가 저주에 걸린 게 아닌가?'
이건 아무리 봐도 이상하다. 뭔가 초현상에 가까운 무언가라고 봐야 했다.
치지직.
다시 한 번 전류 흐르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게임 센터의 불이 나갔다.
""""꺄아아악!?""""
"뭐, 뭐야 이거!?"
손님들 내에서 비명소리가 들렸다.
"아악!!! 어떤 #$%&@$$#@!"
태고의 달인 신기록을 세우고 있던 남자가 험한 말을 내뱉었다.
그런 그에게 모두가 애도를 보냈다.
"직원 어디 있어? 불이 나갔다고?"
"갑자기 정전이라도 난 건가?"
모두가 아직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듯 웅성거리고 있을 떄.
게임 센터 중앙의 라이트 하나가 켜졌다.
"오, 복구됐나 봐."
모두의 시선이 라이트를 향했다.
"? 아오야기군?"
토우야가 갑자기 그 라이트를 향해 다가갔다.
불빛 아래에 선 그가 입을 열었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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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이상한 걸 써버리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