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 어째서인지 벤치에 쓰러져 있던 네네를 발견한 미즈키는 갑자기 쏟아진 비에 못 이겨 네네를 데리고 러브 호텔로 들어가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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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 조금 추운데."


최대한 서두르긴 했지만 비를 완전히 피하지는 못했다. 

어깨 쪽과 등을 따라 젖은 자국을 거울로 확인한 그녀가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대로 두면 감기에 걸릴지도 모를 상황이다. 그녀는 결국 먼저 씻을 필요가 있다 판단했다.


"으으...."


끙끙대는 소리가 들렸다. 다만 이건 미즈키가 아니라 침대에 쓰러진 네네가 낸 소리였다.

지금 정신을 차린 걸까? 그렇게 안도하며 다가가려던 순간.


미즈키는 지금 자신이 어떤 차림인지, 이 곳이 어디인지를 다시 깨닫고 식은땀을 흘렸다.


'에... 잠시만, 이거 위험하지 않아?'


일단 근처에 쉴 만한 곳이 마땅치 않아 오기는 했다만 여기는 분명 '그런 곳'이다.

그녀가 사심을 품지 않았다 한들 분명 오해할 거리가 충분한 장소란 뜻이다.


설명을 한다면 이해해 줄지도 모르지만 그 과정에서 분명 험난한 사고가 동반되리라, 그 사실을 자각하니 그녀의 표정이 창백해졌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할까."


멈칫.


머릿속을 부여잡고 고민하던 중, 주머니 속에 들어있는 병 하나가 잡혔다. 약병으로 보이는 그것은 분홍빛 색을 머금은 채 반짝이고 있었다.

이것이 어디에서 난 물건인지 떠올리는 건 어렵지 않았다. 입구에서 들어올 때 로비에 있던 사람에게서 건네받은 것이었으니까.


-일행분이 조금 피곤해 보이시는데... 만약에 경우에는 이걸 써 주세요~♪


장난스런 미소를 지은 직원에게서 건네받은 물건, 이게 무엇인지 잘 알 수는 없지만 분명 정상적인 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약간의 패닉이 겹쳐져 냉정했던 미즈키의 머릿속은 실이라도 붙잡고 싶을 정도로 금이 가 버렸다. 이 점이 그녀를 한순간이나마 냉정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럼 이걸..."


마개를 열고 냄새를 맡았다. 달짝지근한 향이 살짝 나는 것 말고는 별 특이한 점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그녀가 한 방울을 작게 입에 떨어뜨렸다. 다른 이에게 사용할 거라면 그 전에 자신이 먼저 사용하는 게 순리라 생각해서였다.


할짝.


혀에 떨어진 한 방울을 핥듯 입 속을 천천히 혀로 굴렸다. 약간의 단맛, 후에 신맛이 입가에 퍼지며 맴돌았다.


'...아무 일도 없는데?'


한 방울이라서 그런 건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별 효과는 없었다. 이번에는 그녀가 한 모금을 크게 삼켰다.


꿀꺽.


"흐음....흣!?"


찌릿한 감각이 전신에 전해졌다. 동시에 정신이 멍해지며 몸이 무거워졌다.

수 초 정도가 지난 뒤 그녀가 정신을 붙잡았다. 다만 그것도 잠시 다시 정신을 놓은 그녀의 눈동자는 이미 풀린 상태였다.


저벅.


미즈키가 쓰러진 네네에게 한 걸음 다가갔다. 그 손에는 약병이 들려 있었다.

그녀가 부드럽게, 누워 있던 그녀의 뒷덜미를 쓰다듬듯이 잡고 목을 일으켰다. 그리곤 약병을 네네의 입가에 가져다 댔다.


"후후...."


매혹적인 목소리가 입가에서 새어나왔다. 정작 그녀는 그 사실도 모른 채 병 안의 액체를 네네의 입가에 조금씩 흘려 삼키게 만들었다.


꿀꺽.

꿀꺽.

꿀꺽.


몇 번을 삼켰을까 병의 내용물은 절반 이상이 사라져 있었다.


네네가 천천히 눈을 떴다. 그 눈은 미즈키와 마찬가지로 풀려 있었다.


"으응~?"


뚜둑.


네네가 낸 신음소리, 그 소리를 들은 미즈키의 안에서 무언가가 뚜둑 하고 끊겼다.

결국 그녀는 네네의 상의로 손을 뻗어 보드란 살결 위에 감춰진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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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대체 뭘 쓴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