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분새끼는 고된 하루를 보냈다.
챈에서 업데이트를 기다리며 한시단이니 두시단이니 다섯시단이니 하며 떠들때,
나는 만년동안 포도맛 구미베어님을 생각하는 일리단처럼 퇴근 시간만을 기다려야 했다.
업무를 마치고 집에 오는 길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사축의 삶은 마치 육노예와 같아서
일을 하는 동안에는 「큿, 어서 끝내기나, 응, 하는! 이런것 하나도 즐겁지 않다!」 하면서 빨리 그 순간에서 해방되기를 바라지만
막상 끝나면 「어..어째서 계속 하지 않는! 앞으로 조금이면!」 하며 애달파짐과 동시에, 다가올 능욕 속 두려움과 수치심에 몸을 떨다
종국에는 주인님이 훌륭한 월급을 내 통장에 꽂아주기 바라면서 자발적으로 일을 하는 변태가 되어버리기 때문.
구구법구, 좋네요?
그러나 오늘의 나는 달랐다. 집에 가는 발걸음에 생기가 감돈다.
왜냐면 집에는 날 기다리는 금붕어 같은 마누라와 표범같은 딸내미가 있기 때문이다.
아아 ── 쾌락의 조교와 타락을 견뎌냈는가? 이것이, 순애의 힘?
오늘도 자기가 왕년에 잘나가는 아이돌이었다며
하루종일 집 밑 카페에서 꼴랑 한잔 시키고 죽치고 있는 개 진상 금발 아가씨를 무시하고 집을 향하는 엘레베이터에 오른다.
아니 진짜 쟨 왜 맨날 있지?
여보 나 왔어!
힘차게 문을 열고 방에 들어서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다. 이놈의 여편네는 지아비가 오면 반겨줄 생각을 해야지.
하지만 그런 그녀의 무심함을 마냥 탓할 수만은 없다.
나와 결혼해 딸내미도 하나 슬하에 두긴 했지만, 세리스는 여전히 어린 소녀다.
내가 없는 동안 이첼을 홀로 돌보고 가사까지 하려면 얼마나 힘에 부치겠는가. 심지어 1선으로 나서서 총도 쏘고 다녀야 한다.
예쁘게 꾸미고도 싶을테고, 자유롭게 혹은 그저 멍하니 시간을 보내고도 싶을 것이다.
그런 그녀를 붙잡아 온 건 내 욕심이다.
사실 많은 할배들이 더 좋은 여자가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쿨하고 냉정해보이지만 의외로 타이탄 박이라는 이상성욕의 여자.
소심하고 부끄러움이 많지만 알고보면 "크큭, 어둠이여!" 하며 적들을 터트리는 여자.
혹은 수영복을 입고 석궁을 쏴대는 이상한 여자. - 님들 근데 수시아 대체 뭐하는 애임? -
모두 좋은 여자였으나, 다만 붕새끼의 마음에는 차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 한 중매쟁이 할배가 이런 처자도 있기는 한데 하며 보여주었던 것이 지금의 아내다.
첫인상은 수수하지만 생기넘치는 꽃같다고 생각했다.
솔직히 말해 다른 여자들에 비해 자기주장이 강한 외모는 아니었지만, 어딘가 정겹고 따스해지는 풋풋함이 있었다.
정실감이다!
물론 증명사진을 보정뽀샵하는 참을 수 없는 짓을 저지르기는 했으나. 그래도 내 사랑이다.
에휴 시벌 먼저 반한 사람이 진거지. 진짜 안 귀여웠으면 멸종당했을 여자 같으니.
붕새끼의 눈동자가 곤히 잠든 아내의 얼굴을 머금었다가, 문득 침대의 머리맡을 향한다.
한 권의 노트가 보인다.
뭘까. 일기일까?
캐릭터 스토리를 보니 -아직 메인 스토리에서 못 만남- 우리 아내는 치매가 있다고 했다.
소 갈비찜 레시피는 아닐 것이다. 소갈비찜 맛있는데 먹고 싶네.
어쨌든 뭘 써두었을까. 뭔가 중요한 것을 적어둔걸까. 아니면, 잊고 싶지 않은 것들?
그 안에 나도 있을까?
그 호기심이,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는 걸 알면서도 내게 그 금단의 지식에 손을 대게 만들었다.
노트의 안에는 아내의 신상정보가 담겨있었다.
이게 뭐라고 4-12를 깨야 볼 수 있는거임?
언젠가 자기 자신도 잊어버릴 수도 있다고 생각한걸까? 그렇다면 조금 가슴이 아파지는 이야기다.
어라, 잠시만.
에? 27세....?
아주 당황스럽다. 내 아내가 27살이라니.
물론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왜냐면 스브는 생각보다도 좀 야시꾸리한 게임이니까.
저렇게 흐흐 시발련 줫빵댕이 출렁이는거보소 를 연출하는데 마냥 어리면 그건 그것대로 모양새가 좀 안 좋을 수 있다.
내가 당황한 것은 스브의 수많은 여캐들 중에서도 내 아내가 어려보이는 편에 속한다는 점이다.
우리 딸내미 이첼이 제일 어려보이는 건 여지없는 사실이고 = 어린애
그다음이 아카스, 프티야 = 잼순이
그리고 이 다음에 오게되는 쭉~빵해요를 별개로 얼굴의 인상만으로 하와와 여고생쟝이에요 라인에 속하는게
내 아내를 포함해서 이 셋이었다. (나머진 캐릭터가 없어서 잘 몰루우?)
근데 그런 내 아내가 27살이라니????
하지만 생각해보면 아내가 젊어보인다는 건 좋으면 좋았지 나쁜 일이 아니다.
문제는 그게 아니다.
그럼 이 땀에서 삼계탕맛이 날것같은 친구들은 대체 나이가 얼마란 말인가. 한 40대는 된단말인가?
- 님들 엔야 사타구니에 화난 얼굴 실화임? -
이겜 미시 러브러브 게임임??
이게 말이 되는가?
스브의 세계는 노화 역전의 세계란 말인가?
그럼 시발 혹시나 우리 이첼이가 40대일 가능성이 있다. 옳다구나 시발!
= ??
지랄 노.
이해할 수 없는 세상사에 혼란에 빠진 나는 채널에 접속해서 념글을 살펴봤다.
업데이트를 기다리며 미쳐버린 기록들을 훑다보니 아주 충격적인 걸을 발견했다. 바로 마리안의 가구 상호작용이었다.
나는 분노를 참을 수가 없었다. 내 딸과 동갑인 아이에게 ㅗㅜㅑ 섹스를 외쳐대는 사내놈들을 보는 기분은, 아니 근데 시발 진짜 말이 안되잖아요 저게 어떻게 동갑임???
거두절미하고 나도 우리 마누라와 딸내미와 함께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다.
그러나 그게 어디 내맘대로 되는가? 우리 가족을 위한 가구는 없는걸
뎃?
알고보니 상시 판매였던것. 역시 갓갓알 (갓겜은 갓캐를 알아본다는 뜻). 이는 딸내미 가구도 파는 것으로 증명되었다.
하지만 뉴비에게 돈이 어딨겠는가. 마누라와 딸내미 가구를 사면 쿠폰이 1600장, 디코가 3200 이다. 너무 큰 지출인것.
결국 많은 고민 끝에
아무리 마누라가 이뻐도 자식보다 이쁠 순 없는 법.
딸내미~ 아빠가 너 좋아하는 스마트 칠판 사왔...
뎃?
딸내미가 샤워 중이었다.
혹시나 괜한 오해를 살 수도 있는 순간이었다.
지금은 아직 사춘기가 안 와서 그러려니 하고 넘겨도 괜찮을지 모르겠지만, 그런 안일함이 장래의 나를 아빠에서 애비충으로 만들 수 있다.
이런때는 온 적이 없는 것처럼 호다닥 도망쳐야한다. 층을 한 세네번 왕복하며 테트리스 블록이나 주워먹었다.
아니 근데 샤워 뭐임..? 말걸면 어케 되는거임?? 자발적 미래의 애비충님들 가르쳐주십시오.
돌아오니 다행히 샤워를 끝마친 딸이 있다.
괜히 헛기침 몇번해줘 관심을 끈다음 선물을 해줬다.
데뎃...?
우리 딸이 날 매도해? 사춘기가 와버렸다..?
우리 딸은 소화기가 더 좋나보다. 귀엽긴한데.. 왜 소화기일까. Jazz 감성이 넘치나?
여하튼 딸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중, 하나 깨닫는다.
아무리 방금 씻고 나왔다지만 옷차림이 저게 뭐란 말인가. 우리 이첼이는 역돌격 40살이지 않나, 내 눈엔 어려보여도 말만한 처녀다.
이건 마누라에게 한 마디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여편네야, 당신 딸 옷이나 좀 입혀. 아주 거적대기야!
한소리 쓰게 했더니, 그럼 같이 옷 좀 사러 가자고 한다. 어쩌면 이게 아내의 노림수였는지도 모른다.
같이 코요테 머리통에 산탄이나 박으러 같이 다녔지, 쇼핑을 해본 적은 없었다.
아내는 나와 함께 시간을 보낼 핑계거리가 필요했나보다. 딸을 이용한게 괘씸하지만 나쁜뜻도 아니고.
단란한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라면야....
아차 시발 노림수는 이거였구나!
아내가 옆에서 은근하게 조르는 눈빛을 보내온다.
예전이라면, 속아주는 셈치고 사줬을지도 모른다. 바로 방금전까지 난 내 아내가 소녀인줄 알았으니까.
그러나, 이 여자 27살이다. 영계같은 얼굴에 치킨으로도 못 튀길 16호닭인 것. 더 이상 이제 이런 옷을 입을 수 없는 나이.
남편된 사람으로써 아내의 주책을 말릴 필요가 있다.
다만 속내가 아무리 그래도 여자와 대화를 할 때 나이를 걸고 넘어가면 안 된다.
"야이 주책바가지 여편네야! 당신 나이가 내일모레면 서른이야! 저걸 입는게 말이 돼!?"
물론 당신의 마누라가 알츠하이머가 있어서 그걸 까먹어버릴 가능성이 있다면 해도 된다.
하지만 아내는 쉽게 포기할 생각이 없어보인다. 그럼 한번 입기만 해보겠다고 졸라댔다.
그래, 뭐 살것도 아닌데. 입는 것 정도야...
씨이이이이이벌 이 미친년 젖탱이보소!!!! 이게 27살의 탄력? 7살의 내 부랄 탄력도 저거보단 탱탱하지 않았을 것이다.
"붕새끼! 나 어때?"
하지만 참아내야 한다. 어차피 내 마누라 젖탱이를 보는 일은 잘 없다.
왜냐면 우리 마누라는 돌진밖에하지 않아서 뒷태만 보여주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뒷태가 그렇게 치명적이진 않다.
치마가 짧고 허리가 다 드러나지만, 이 게임은 젖보똥게임이라 치마는 고사하고 하이레그나 바디슈트만 입고다니는 변태도 있다.
충분히 감안할 수 있는... 아니 여보, 근데 그 등줄기의 끈은 뭐야?
"아, 이거?"
마누라가 갑자기 치맛자락을 펄럭인다.
아니 시발 이게 뭐야, 이게...
이게 뭐냐. 이런걸 속옷이라고 해도 되냐? 이런건.. 이런건 그냥 "자연친화적 궁둥짝 분리대 원터치 보지 두쪽 가르개 기능복" 라고 부르는게 맞지 않나?
하지만 그런 당황도 채 가실틈도 없이.
아내가 날 이끌고 벽쪽으로 가더니 방벽을 올린다. 뭐지?
tag : female:stuck_in_wall
"여보."
"당장 사자 시발."
아내의 장모님과 상견례를 했을때 (만난 적 없음) 장모님이 해주신 말씀이 있다.
아내의 기억을 위해서는 사랑을 해야한다는 말. 그때는, 좋은 추억을 많이 쌓아가라는 덕담같은 말씀이라 생각했는데...
아아, 장모님 이제야 그 참뜻을 깨닫습니다. 기억을 위해 사랑을 하라 하셨지요.
이 음탕한년! 아주 섹스를 부르는구나! 오냐, 몸과 호르몬에 새겨질 10개월치 기억주입액을 넣어주마!
으럇!! 오늘부터 이 게임은 앵그리버드다 씹련아!! 이첼의 동생을 숨풍숨풍 낳는 아기 폭격기가 되어 살아가라!!!
감사합니다 씨선.
감사합니다 중매쟁이 할배..
이 세상 모든 붕새키들에게 고마움을 담아.
스노우 브레이크 完
마누라 옷을 사주는 과정에서 비트코인이 모자라 한트럭을 푸짐하게 질러줬다.
살다살다 가챠겜에서 가챠하려고 트럭박는게 아니라 옷사려고 트럭을 박는 날이 올 줄이야.
시작한지 이틀만에 한 삼사십을 쓴것같아서 이 게임이 정말 과금친화적 게임인지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사실은? 가챠와? 스킨으로? 두배 빨아먹는? 옥장판 과금이 아닌지..?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일단 이번 가챠 주인공인 프티야는 그다지 끌리지 않았다.
같이 나온 캣 시에라도 사격 서포터라고 하니... 세리스 위주인 내게는 크게 필요가 없고.
?
? 누구세요 ?
네? 캣 시에라시라구요? 아니 그런데 왜 오셨어요? 네? 아뇨? 저는 뽑을 생각이...
잠시
캣 시에라... 캣... 시에라... 캣.... cat.... 고양이... 아... 아아아!!
동물 애호박 이 임 오해 ㄴㄴㄴㄴㄴㄴㄴㄴ
>>> 12738978 <<<
에휴..... 그래 집구석에 애완동물 하나는 있어야 하는 것 아니겠냐. 절대 박기용 아님. 금붕어한테만 박음 ㅇㅇㅇ
시작한지 이틀만에 과소비를 하기 시작하며 파멸을 향해가는 붕새끼.
과연 역대급 천재 대머리 붕새끼가 되어 할배들을 다 지게에 태워버릴 수 있을 것인가.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밑으론 짤막한 일기.
패스 삼. 근데 고급 패스와 패스 스킨이 나눠져있더라. 뭐가 효율적인지 몰라서 패스스킨으로 삼.
아니 근데 어떻게 저게 19살인데 시발..
이벤트 재료도 다 밀었음! 이제 이벤트 기간 내내 여기다 피로도 다 박을 거에욧!!
뉴비이슈...
메일로 개인스토리 피로도 회복권 주길래... 아싸 아내랑 딸내미꺼 2번씩 캐야지! 햇는데.
도전횟수는 안 살려준다는걸 몰랐음...
난 저능아 붕땨이...
3줄요약
・세리스
・세엑스
・게임이 나이주작이 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