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출근했더니 이런 찌라시가 문에 걸려있더군요. 버리려고 했는데 문득 '주일은 종교활동 관계로 쉽니다.' 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습니다. 쉽게 기독교인 타이틀은 달 수 있으나 어떻게 이 땅 가운데 그리스도인으로 살 것인지 몸부림치는 처절함 없이, 오로지 잘되고 잘먹고 잘사는 기복신앙만을 추구하게 되어버린 조국교회의 민낯을 다시 보게 되어 우울했습니다.


십자가는 수직선과 수평선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저는 이것으로 '하나님 사랑, 이웃사랑'을 설명하는 알레고리를 자주 사용합니다. 십자가의 수직선은 나와 하나님과의 관계, 십자가의 수평선은 나와 이웃과의 관계로 풀이하는 알레고리를 좋아합니다만, 조국교회의 현실을 보다보면 우리의 십자가에는 수직선은 존재하는 듯 보이지만 수평선은 보이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높은 이자의 사채를 통해 이웃의 재산을 강탈하여도, 부동산 투기를 통해 모두가 누려야 할 사회적 자산을 사유화 하면서도 ,어느 청년들의 전 재산과도 다름없는 전세금을 횡령하여도, 그 외에 기타 부도덕하고 정의롭지 않게 벌어들인 재산에 대해 하나님의 축복이라 말하는 참담한 현실을 보아오면서 과연 우리의 십자가에 수평선은 존재하는가 반성을 하게 됩니다. 


십자가에 수평선이 존재하지 않고, 우리들의 욕망과 하나님께로 요구만이 가득한 수직선은 그리면 그건 '남근상'이 되어버립니다. 민간 기복 신앙에서 자주 사용하는 그 낯부끄러운 조각상이 되어버리고 마는 겁니다. 물질적 풍요와 사회적 성공, 개인의 보신만을 하나님께 요구하고, 우리의 이웃을 외면하고 그들을 내팽겨치는 부끄러운 조국 교회의 현실은 십자가가 아닌 남근상을 세우는 무속 신앙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나 자신만큼은,우리만큼은 그러지 않기를 기도하는 토요일 아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