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우주정거장

궤도 고도 25,000km


가이더

이 개조 방안은 안 돼요!

생태 돔이 꼭 필요하다고 몇 번을 말해야 합니까? 설마 모든 유기 자원을 우주공항에서 생산할 셈인가요?


책임자

지금 농담해? 네가 말한대로 하면 에덴Ⅱ를 새로 짓는 거나 다름없어. 공사기간이 늦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가이더

부실공사는 모든 계획을 무의미하게 만들 거예요. 마감일만 맞춰봐야 무슨 의미입니까?


필립

그...우선 테이블에서 내려오지 않을래?


가이더

넌 도대체 어느 편이야!


격렬한 말다툼 소리가 칸막이 문을 통해 키다리가 있는 방에 들려왔다.



키다리는 평소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하는 온유한 여성에게 이런 고함소리가 터져나올 줄은 미처 몰랐다.


책임자

이럴 때일수록 그냥 굴러갈 수 있으면 장땡이지, 어떻게 완전무결함을 바랄 수 있겠어?


쿵!


가이더

아오...아파. 당신 그러고도 엔지니어야!


굉음과 함께 우주정거장 전체가 흔들리는 듯했다.


'(° ─°〃)


꼭 "그것"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또 한바탕 심하게 흔들렸고, 키다리도 하마터면 땅에 넘어질 뻔했다.


가이더

아이고야...


필립

앓는 소리 내야될 사람은 나야! 책상 위에 있지 말라고 했잖아. 빨리 일어나.


책임자

코롤료프, 상황을 보고해.


아무도 응답하지 않았고, 굉음과 함께 경보음이 울렸다.


방송

경고, 우주정거장 미확인 침입 발생, 각 정비요원 제자리에……


책임자

미확인 침입? 여긴 지상에서 25000km 떨어진 궤도에 있다고!


가이더

문이 안 열려?!


w(?Д?)w


안에서 들리는 소리를 들은 키다리는 곧바로 문틈에 두 손을 얹었고, 외골격의 유압 레버가 탁탁 소리를 내면서 문이 천천히 열렸다.



놀란 얼굴을 한 셋이 키다리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필립

조심해요!


키다리가 등뒤에서 들려오는 바람소리를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늦었다.

거대한 힘이 그를 밀어내어 회의실 벽에 세게 부딪쳤다.


가이더

키다리!



범인은 그 모습을 드러냈다. 공 모양의 거대한 기계가 앞에 선 세 사람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사냥감을 지켜보는 것이다.


코룔료프

얘들아 잘 보렴...


붉은색 잔해에 달린 합금 촉수 발톱을 들어올렸고, 그저 그림자를 드리우는 것만으로도 세 사람을 공포에 휩싸이게 만들기 충분했다.


코룔료프

다음으로 보여줄 것은 가장 오래된 사냥 방법이야!


맨주먹인 세 사람은 절망에 빠져 눈을 감았지만 예상했던 통증은 오지 않았다.


코롤료프

가장 오래된....끼릭끼릭...포식방법...끼릭끼릭....시연...


구형 기계는 마치 카세트테이프처럼 끊어졌다 이어졌다 하며 이전 말을 반복한다.

두툼한 손바닥이 그들을 일으켜 세웠다.


필립

전자기 구속 장치? 당신이 만든 건가요, 키다리?


코롤료프의 발밑에 있는 장치가 강력한 전류를 밖으로 내보내고 있었고, 바로 이 전류가 더 이상의 살육을 방해하고 있었다. 키다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책임자

우...우리 빨리 여길 떠나자...아니지, 빨리 우주정거장을 떠나!


상대방이 이미 한 곳을 향해 황급히 도망치기 시작했다.


책임자

멍때리고 뭐해, 어서 뛰지 않고!


나머지 세 사람이 아직도 멍하니 있자 그는 다소 성난 얼굴로 말했다.


필립

가..갑니다!


가이더

키다리, 괜찮아요?


그는 대답하지 않고 다리가 약한 두 사람을 손바닥으로 밀어서 앞으로 나아가게 했다.



가이더

방금 구해줘서 고마워요.


두 연구원은 마침내 다리에 힘을 주고 빠른 걸음으로 앞서가는 책임자를 따라갔다.

그들이 몸을 돌리는 순간, 키다리는 갑옷에서 새어나온 피를 슬며시 닦아냈다.


(´・_・`)



전투개시




가이더

키다리, 당신도 조심하세요...


필립

우리는 여기에 있을게요...


(??_?)?



???

우주정거장 보안 군인



키다리, 화이팅.

우리 모두 당신을 지켜보고 있어요

빌어먹을...다른 사람들은...


(??_?)?



책임자

원거리 부품이군, 의외로 파손되지 않았어.


(o?v?)ノ



(??_?)?

키다리, 괜찮아요?

안에 싸움이 치열한데...…

제발 버텨야 하는데……



└│*`0´*│┘

왜 아직도 안 끝나...…

키다리? 키다리? 젠장...내가 가서 도와줄게요!

죽고 싶어 환장했어?!



(?Д?*)?

인기척이...없는 것 같은데?

전투가 끝났나?

잠깐만...등신아 너 뭐하는 거야!




Episode-11

무명의 전사



전투 종료




코롤료프의 에너지 빔을 아슬아슬하게 피했고, 키다리는 자신의 왼팔에 감각이 사라진 것을 느꼈다.

단백질이 타는 듯한 악취가 그의 비강에 전해졌고, 그의 목소리와 얼굴을 앗아갔던 화재를 떠올리게 했다.


코롤료프

우주정거장 관리 규정에 따르면 우주정거장 구성원은 코롤료프의 시연에 협조할 의무가 있어.

어린이들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도록 협조 부탁할게.


그것은 손에 달린 촉수로 인체의 구체적인 구조를 보여주려고 한다.


코롤료프

다음으로, 이 모델의 해체를 시작할게.


소화기가 금속 껍데기와 부딪쳐 날카로운 소리를 냈다.


책임자

뭐 하는 거냐고!


가이더

그에게서 떨어져!


코롤료프는 몸을 돌렸고, 그의 커다란 눈알에는...일말의 혼란스러운 기색이 비쳤다.


코롤료프

우주 정거장 방문 시 관련 관리 규정을 준수하고 지침을 따르기 바라.

코롤료프는 터치, 낙서행위는 허용되며, 도난, 파괴행위는 금지되어 있으며, 위반자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게 돼.


그것은 옆으로 떨어진 소화기를 들어올리고 던지는 동작을 취했다.


코롤료프

규정 위반에 상응하는 처벌을 부과할게.


소화기가 터지고 하얀 가루가 순식간에 시야를 가렸다.


코롤료프

위반행위! 위반행위!


침식체는 무작위로 촉수 발톱을 마구 휘두르며 주변에 깊이 긁힌 자국을 계속 남겼다.


책임자

젠장, 아무것도 안 보여...


코롤료프

하, 찾았다!

코롤료프의 수업 시간이야. 21°C의 주변 온도에서 인체 열량의 60%는 방사선에 의해 발산되지.

그래서 열 감지 카메라를 이용하면 볼 수 있어...

똑!똑!히!


촉수 발톱이 화약 안개를 뚫고 연구원을 공격했으나 공중에서 멈췄다.

전기가 흐르는 로프 하나가 그것을 단단히 묶었고, 로프 반대편에서는 키 큰 군인이 온몸의 무게를 싣고 있었다.


책임자

지금이야!


가이더

키다리가 아직...


책임자

보고도 모르겠어? 저 밧줄은 그의 무기에서 나온 거고, 반드시 쥐고 있어야 해.

지금 안 가면 우리 모두 여기서 죽을 거야!

젠장, 아직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녹색 드론이 그들의 시야에 들어왔다.



책임자

방향을 안내해 주시는 건가? 다행이다.


가이더

...


필립

가자. 키다리를 구하기 위해서라도 탈출구를 찾아야 해.


그녀는 이를 악물고 드론과 두 사람을 따라갔다.



책임자

빌어먹을, 탈출 포트가 모두 파괴되었어!


필립

방송장치도 있어요!

비밀번호, 비밀번호가 어떻게 되더라?


가이더

비켜봐!


벌벌 떨던 필립은 밀쳐내고 버튼 소리가 있은 후, 방송장치의 표시등은 녹색으로 바뀌었다.


가이더

우주정거장 구조 바람! 우주정거장 구조 바람! 우리는 공격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함전단도, 우주공항도 응답이 없었다.


가이더

우주정거장 구조 바람! 우주정거장 구조 바람! 우리는 공격받고 있습니다!


대답은 없었다.


가이더

제발 아무나 좋으니까 살려주세요...…


절망이 이성을 압도할 때 도움을 청하는 부르짖음은 오열이 된다.

안전문 밖에서 격렬하게 부딪치는 소리는 임종을 알리는 카운트다운이었을까?


가이더

제발, 제발...…


신앙을 가져본 적이 없는 그녀는 처음으로 신에게 기도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

저는...



코롤료프

개인 사유지에 침입...

문도 안 열어주고...

그치만 엄한 벌을 받아야 하겠지.


키다리는 낚싯줄에 걸린 미끼와 같았다. 충격을 받을 때마다 바닥에 끔찍한 핏자국이 남겨졌다.


키다리

...


또 다른 방법은 없는 것인가...

그는 원래 그렇게 똑똑한 사람이 아닌데, 다른 사람이었다면 더 좋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을까?

늘 불평만 늘어놓고 하루 종일 퇴직만을 생각하는 안전 책임자라면 어떻게 했을까?

그러나 그는 이미 벽에 못박혀 죽었고, 그의 곁에는 수십 개의 침식체의 잔해가 있었다.

말을 못한다고 자주 비웃는 동료라면 어땠을까?

그런데 으스러진 머리로 어떻게 다시 소리를 낼 수 있을까.

혈액이 빠지면서 키다리 자신의 의식도 점점 멀어지는 느낌이다.

그럼… 연구원이라면?

이 똑똑한 사람들은 어떻게 했을까?



가이더

키다리, 제가 알려줄게요.

저쪽에 있는 저 버튼은 에어 브레이크라고 하고, 절대 임의로 열 수 없어요.


(´・_・`)


필립

외부의 진공 환경은 기압차를 발생시키게 되니까……아니다, 그냥 결과만 말할게요.

코롤료프 아시죠? 그렇게 큰 기계라도 버튼을 누르면 우주 진공 속으로 확 빨려 들어갈 수 있습니다.

우리 같은 사람들은 더 말할 것도 없지만, 때로는 퇴적물을 빠르게 처리하는 방법이기도 하죠……


가이더

그러니까, 키다리...


그는 불현듯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깨달았다.


가이더

여기서 절대로 하면 안 되는 것은...


남은 오른팔로 힘겹게 그 에어 브레이크 버튼 옆으로 기어갔다.


가이더

버튼을 누르는 거예요.


그 버튼을 세게 눌렀다.



엄청난 기압차가 순식간에 그와 코롤료프를 우주 공간으로 빨아들였고, 코롤료프는 즉시 자신의 촉수로 금속 칸막이를 잡았지만 간신히 유지할 뿐이었다.

처음엔 텅 빈 우주가 추위를 느끼게 할 줄 알았던 키다리에게 피가 끓어오르는 정반대의 따뜻함이 느껴졌다.

그는 처음 우주정거장에 왔던 그날로 되돌아간 듯했다.



필립

당신이 바로 새로 온 보안 요원이군요. 이름이 어떻게 되나요?



안전 책임자

도통 얘기하질 않아요...


필립

아...죄송합니다.


가이더

음...혹시 괜찮으시다면 키다리라고 불러도 될까요?


(⊙_⊙)


가이더

반대하는 거 아니면 그렇게 정할게요.

모두 함께 식사를 하며 서로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봐요.


(°д°*)ノ


필립

걱정되는 거 있나요? 아니면 혼밥이 더 익숙하다던가?


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헬멧을 벗었고, 화재로 인해 사람들로 하여금 깜짝 놀래킬 얼굴이 드러났다.


가이더

...


필립

...


가이더

에이 뭐, 이런 걸로 안 무서워해요.


필립

다만 그 말대로 특별 대우할 일도 없을 거란 소리죠.


가이더

가요...


그녀는 손을 흔들었다.


가이더

다들 당신을 기다리고 있잖아요.



때로는 작은 선행과 평등한 대우만으로도 누군가의 하늘을 밝게 비춰줄 때가 있다.

이 재앙에서 선의는 가장 사치스러운 보답이 될 것이다.

응고된 피가 서서히 그의 두 눈을 덮었고, 그의 세계는 따뜻한 어둠 속으로 빠져들었다.



가이더

다행이야...


상대방과의 통화가 종료되자 모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상대방은 최대한 빨리 오겠다고 약속했고, 게다가 가장 중요한 것은...…


필립

군용 구조체 키다리도 구조할 수 있겠어.


책임자

잠깐만...부딪히는 소리가 왜 멈췄지?


알 수 없는 예감이 들자 사람들은 바닥에 멈춰선 드론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어느새 작동을 멈추었고, 마지막 메시지만이 남겨져 있었다.



(^∀^●)ノ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