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씁쓸한 진실


쓴소리 속의 진실, 누가 알겠는가.



구조체

도와줘... 누구든... 나 좀... 도와줘...


???

아직 살아있는 사람이 있잖아?


구조체

긴 빨간 머리...


구조체

넌 '사신'이잖아... 날 죽이러 왔구나!


베라를 본 순간, 그 병사는 운명이 그를 기다리는 것을 알고는, 모든 투쟁을 포기하자,

퍼니싱은 감염의 한계를 쉽게 깨뜨려, 그를 완전한 감염체로 만들었다.



베라

흠, 네 말이 맞아... 그러니, 지옥에나 가버려.


타치(검)가 감염체의 가슴을 관통했다. 온기가 있는 소량의 순환액이 베라의 몸을 오염시켰다.

그녀는 눈을 감고는 씁쓸한 미소를 보였다.


베라

정말 극혐이네...


하지만 혹시나... 만약에 '그'라면, 적어도...



21호

대장... 다음 임무는 뭐야?


베라

오늘은 계획이 없어, 이만 해산하고, 너희 둘이 해야 할 일을 해.


21호

흠, "하지만 나쁜 짓을 할 때는 들키지 않도록 명심해"


녹티

도망치지 마 21호, 아까 자재를 옮기는 걸 돕겠다고 약속했었잖아. 고장난 로봇에 실험 무기를 설치할 거야.


21호

녹티, 잘난 척하는 건 추한 짓이야, 꼬맹아, 네가 커서도 저렇게 되면 안 돼.


녹티

뭐? 나 같은 섹시한 남자가 되는게 뭐가 나쁘다고..


베라

됐어, 너희 둘, 저리 가.



둘을 보내고 난 후, 베라는 그녀의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들은 전부 집행 부대의 구조체들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들은 차츰 같은 곳으로 모여들었다.


군중에게 혐오감을 느낀 베라는, 구조체 팀이 지나가면서 주변 동료들과 신나게 이야기하는 것을 듣기 전까지는, 이 재미에 동참할 생각이 없었다.


구조체

로이드야! "불멸의 로이드"가 돌아왔어!


베라가 병사들이 모여있는 곳의 중앙을 보았다

그녀는 그녀와 같이 임무를 나갔던 "영웅"이 보였다.



로이드

퍼니싱으로 인해 황폐해진 지구는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가득 차 있습니다,

끝없는 감염체들로 인해, 지구를 버리고 바빌로니아로 탈출했습니다.


로이드

하지만 계속해서 도망칠 수 있겠습니까? 만약 우리가 달로 탈출을 하던, 화성으로 탈출을 한들...

모든 것을 버리면서까지 맹목적으로 도망친 우리를 인간이라고 부를 수 있겠습니까?


로이드

어쩌면 우리들은 과거에는 아무런 희망을 보지 못했을지 언정,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베라가 군중의 구석으로 천천히 걸어왔다, 군인들은 로이드의 말을 진지하게 듣는 것 같았고, 

아무도 그녀가 다가오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로이드

지구를 되찾을 희망이 눈앞에 있습니다, 본부, 지원 부대, 과학위원회,

그리고 집행 부대로서의 우리들이 인류에 있어 가장 큰 힘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로이드

반격은 시작되었고, 전선은 계속 진격하고 있으며, 감염체 무리들을 소탕하여, 보호 지역을 되찾았습니다.

언젠간 우리는 지상으로 돌아가 고향을 탈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로이드

의식 회귀가 우리로 하여금 더 이상 죽음과 부상의 공포를 느끼게 하지 않으며,

모든 사람들이 살아서 우리가 성공적으로 지구를 되찾는 순간을 목격할 것입니다.


병사들의 환호와 토론은 베라를 즐겁게 했다.



베라

오호라... 재미있는걸...


구경거리를 충분히 본 베라는, 군중들로부터 나갈 계획을 세웠지만,

필사적으로 밀고 들어온 한 병사에게 밀렸다.


그 병사는 로이드에게 가는 길의 모든 사람들을 밀쳤는데,

그의 열의를 보아하니, 그가 쇼를 보는 평범한 사람이 아닌거 같았다.


???

로이드! 정말 당신이 로이드인가요... 정말로 의식을 통해 공중 화원으로 돌아왔군요.


갑작스러운 일이었지만, 로이드의 미소는 여전히 한결같았다.


로이드

실례지만... 저를 아십니까?



???

해크 입니다, 혹시 저를 기억 못 하시나요... 아니면 야나에 대한 거는요??

당연히 그녀를 기억하시겠죠? 저는 그녀와 같은 팀이었습니다.


해크

얼마 전 전투에서... 우리 팀은 감염체에 둘러싸여 있었습니다. 

저와 다른 팀원들은 일찌감치 대피에 성공했지만, 

야나를 엄호하기 위해 우리 둘은 본대에서 이탈했죠.


로이드의 미소가 얼어붙었다, 비록 야나라는 병사는 기억했지만, 

그녀의 죽음에 대한 기억은 없었다.


과거 '로이드'의 모든 행동 기록은 규정에 따라 본부에 보고해야 했다,

그러므로, 로이드에게는 과거에 대한 거의 모든 기억 자료와 전투 정보가 있었다.


하지만 그는 야나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었다, 

유감스럽게도 단 한 가지 가능성밖에 없었는데.

과거 "로이드"는 그 당시의 기억을 저장할 기회가 없었다.


해크

당신도 의식 회귀를 사용해서 바빌로니아로 돌아갔으니,

야나도 지금쯤이면 이미 돌아왔겠죠? 혹시 그녀를 보셨습니까?


하지만 그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줘야 했다,

비록 그것이 거짓된 희망일지라도 그는 "로이드"라는 이름의 좋은 영웅 역할을 해야 했다. 

그는 오랫동안 거짓말을 하였고, 남을 속이고, 자신을 속이는 데 익숙해져 있다.


로이드

음, 물론입니다... 그녀는...



베라

야나...? 어머나, 나한테 조금 익숙한 이름인데...


해크를 따라, 베라는 로이드를 방해하면서 천천히 군중 밖으로 나왔다.


로이드

베라 아가씨? 당신이 어떻게 여기에...


해크

베라... 당신은 "사신"이잖아? 야나를 안다고... 안돼, 어째서 야나를 알고 있냐고!


베라

간단해, 난 여전히 그 임무의 목표를 기억하고 있거든.


베라

그리고 도망만 간 쓰레기와 달리, 나는 그 일을 잘 완수했지.


해크

무슨 뜻이지...! 야나는 어디 있어!?



베라

야나 라는 구조체는 의식 회귀를 실행하기 전에,

의식의 바다가 이미 임계점을 훨씬 넘어섰어,

그게 길어지니 완전한 감염체가 되어버렸지... 그래서,


해크

그래서 그녀를 죽였다고!?


베라

우리의 임무는 감염체를 죽이는거 아니었어?

아니면 내가 변해 버려도 못 하겠다는 거야?


베라

만약 그렇다면, 나는 네가 군인을 그만둘 것을 제안할게, 

어쩌면 당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죽게 될 테니깐.



극도로 화가 난 해크는 베라를 향해 돌진했지만, 준비가 돼있던 베라는 순간적으로 지탱하고 있던 발을 겨냥해 발로 찼고,

순식간에 중심을 잃은 해크는 반응하지 못하여, 베라의 주먹을 가슴에 맞고 무릎을 꿇었다.


해크

너...! 이 냉혈한... 괴물!


해크의 앙심을 품은 시선을 본 베라는 차가운 칼날을 해크의 목을 겨누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눈에는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없는 그녀의 활짝 웃는 모습이 있었다.


베라

잘 들어, 의식 회귀를 하면 언제든지 목숨을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

너 같은 쓰레기는 전장에서 언제든지 죽을 수 있잖아?


베라는 손에 들고 있던 검을 천천히 들어 모든 사람들에게 겨누었다.



베라

감염체 손에 죽어 새로운 감염체가 되는 것보다,

지금 여기서 죽는게 낫잖아, 적어도 행복하게 해줄게.


베라의 말에 사람들은 화가 나서 베라를 꾸짖었지만,

누구도 감히 나서지 않았고, 누구도 '사신'과 관련되고 싶어 하지 않았다.


로이드

그만하세요! 베라 아가씨... 그만하세요.



베라

그래서 "영웅"으로 불렸던 거야? 정말 위풍당당 했는걸... 내 손에 죽지 않기를 바랄게.


군중들은 다시 소란을 일으켰고, 전부 베라에 대한 비난이었지만, 베라는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다.


베라

비켜...


그녀는 참석한 모든 사람들을 힐끗 쳐다보고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칼을 칼집에 꽂았다.

그리고 스스로 물러난 사람들 사이로 곧장 들어갔다. 당연하게도, 아무도 그녀를 막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


로이드

베라 아가씨...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로이드는 베라의 모습이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았다,

어둠 속으로 사라져가는 진홍빛은 여전히 그녀의 말처럼 남아 있었다.


오직 로이드만이 베라의 말을 이해했으며.

그녀의 말 뒤에는 진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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