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제교부, 금의화복. 옷차림이 제격인 인류가 영식과 꽃을 늘어놓은 원탁 사이를 누비며 작은 소리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메마른 웃음소리와 사연들이 곳곳에서 전해져와 청각 계통에서 맴돌고 있다.

옛날의 성경이 다시 현실을 비추듯 이곳의 모든 것은 황금시대의 연회와 다를 바 없다.

병사들이 피를 흘리며 전선에 있을 때, 이렇게 한 무리의 사람들이 에덴의 꼭대기 층에서 편안히 지내는 호화로운인생이 있었다. 그들은 지구상과 비슷하게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어떤 사람은 지옥에 처했고, 어떤 사람은 이것으로 천당에 올랐다.

엄청난 절개감에 소년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가 여기 있지 말았어야 했다.

탄약이 총을 뚫고 들어갈때의 숨결은, 진흙탕이 된 전쟁터와 같다, 심지어 병과 날이 맞닿은 작용력으로 갈라진 피부가 지금의 그에게는 일상처럼 친숙하다.

지금처럼 으리으리한 호텔 연회장에 서서 신분에 맞지 않는 옷을 입는게 아니고, 와인 한 잔이 손에 쥐어진 구조체는 음식을 먹지 않아도 된다.

???: "랭스턴"

크롬: 미안합니다, 스미스씨.

존: 따라와라.

존은 크롬이 방금 정신을 차린거 같았기 때문에 입 밖으로 질책하지 않고 군중 속으로 곧장 걸어갔다.

크롬은 존의 뒷모습을 주시하며 와인을 식탁 위에 올려놓고 따라갔다.

존: 이 사람은 궁중 회원의 사무관이고, 또 의회의 의원인데, 그들은 줄곧 너를 매우 보고싶어 한다.

양복 차림의 두 중년들의 존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했다, 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옆에 서 있는 크롬을 훑어보았다.

사무관: 랭스턴 스미스 ------ 존함은 익히 들었습니다.

사무관: 엘리트 소대를 거느리고 23개의 감염체 집결 지역을 파괴하는데 협조했으며, 5개의 중요한 거점을 탈환한 정도로 무공도 컸고, 파오스 군사지휘 학교 학생수석으로 1위를 차지했지 역시 존 스미스의 공자야.

사무관: 이런 휼륭한 후계자가 있으면 스미스 씨도 안심할 수 있겠죠.

크롬: .......과찬이십니다. 아직 제가 배워야 할 것이 많습니다.

사무관: 겸손함도 일종의 미덕이지만 이전의 스미스에게는 흔치않은 일이지.

사무관은 크게 웃으며 크롬의 어깨를 툭툭쳤지만,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다소 유동적이였다.

의원: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스미스의 공자가 어떤 사람일 줄 알았는데, 정말 소문처럼 도망가서 구조체가 될 줄이야.

의원: 구조체가 되면..... 아마도 실권을 잡기 어려울 것이다.

의원: 스미스는 이미 운이 다한 것 같다. 설마 그가 구조체에 희망을 걸려고 하겠는가?

의원: 인간이 없었더라면, 이 구조체들은 주인없는 불우에 지나지 않는다.

크롬: ......

존: 보았나?

존: 구조체로서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가졌다고 해도 당신이 얻을 수 있는것은 한계가 있다.

존: 너는 줄곧 총명했기 때문에 내가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존: 전쟁은 언젠간 끝난다.

존: 사명을 다한 구조체, 그들을 기다리는 것이 어떤 결말인지 생각해 봤나?

존: 나는 줄곧 너에게 현재를 주시하고 미래를 내다보라고 가르치고 있다.

존: 너가 고려해야 할 것은 그 후의 일이다.

존: '스미스'는 누구보다 멀리 생각할 수 있는데, 이것이야말로 '스미스'가 재난 속에서 지금까지 이어온 이유이다.

존: 우리는 혈연이 아니라 이름의 대물림을 중시한다, 그래서.... 구조체든 인간이든 나 존 스미스가 선택한 상속자라는 점은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이다.

존: 너는 단지 전진해서 모든 것을 완벽하게 완성하면 내가 너의답을 보게 할 것이다.

존: 구조체가 되는 길을 택한 이상 구조체가 되는 길을 택해야한다.

존: 넌 그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해, 넌 더욱 많은 곤란과 선택에 직면할 것이다.

존: 니콜라의 말을 들었는데, 075번 도시 외곽 전투는 네가 매우 휼륭하게 끝냈는데, 너의 지휘 하에 그 지역의 구조체 사상자 수가 가장 적고, 위험 배제율이 가장 높으며, 또한 신호가 교란되는 청정한 상황 하에서 매우 제때에 홍조의 정보를 궁중정원에 전달하였다.

크롬: ........

존: 그리고 이 이전의 모든 임무를 너는 모두 아주 뛰어나서 나무랄 데가 없다.

존: 그러나 단지 보잘것없는 승리를 얻었을뿐, 너를 만족시켰느냐?

크롬: 구조체로서의 제 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저의 동료들과 함께요.

존: 그 구조체들과 접촉한 후에 너도 순진하게 변했니?

존은 먼 곳의 번화한 연회장을 보면서 말을 계속했다.

존: 크롬,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세계다. 예나 지금이나 권세는 항상 가장 중요한것이다.

존: 대퇴수기에는 귀중한 보급함과 최정예 병사들이 무의미한 물건을 운반하는 데까지 사용되었다.

존: 단순히, 그것들은 '큰' 인물에 속한다.

존: 너는 황당하다고 생각하나? 그러나 만약 이러한 '큰 인물'의 지원이 없었다면, 구조체 계획은 순조롭게 추진되지 못했을 것이다.

존: 어느 세대건 권력이 가져다주는 이익을 무시할수 없다.

존: 무엇이 버려야 할 물건인지 알아야 하고, 본래 이행해야 할 책무를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존: 무의미한 소꿉놀이는 이제 끝났으니 본궤도로 돌아가라.

존은 마지막 말을 마친 뒤 크롬의곁을 떠났다.

과거의 모든 것을 버리는 것에 의하면, 나는 더 이상 그것들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때 아버지가 물려준 것은 같은 뒷모습으로 그에게 주었다.


승리 이후의 일은? 확실히, 여태까지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누군가 비슷한 질문을 한 적이 있는 것 같다, 그는 그때 이렇게 대답했다.

카무이라면, 정말 그의 말대로 흥미 있는 게임을 마음껏 하고 심지어 그것을 직업으로 삼는다 했다.

반즈라면, 그가 어떤 미래 계획을 가지고 있을지는 차치하고, 적어도 한 번은 제대로 휴가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그는 아마도 두 번이나 이전 부서로 돌아가서 전쟁 수행에 관여하는 일을 계속할 것이다.

그가 보기엔 모든 사람이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승리 후의 미래는 과연 그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밝을까?

파티의 권력자 얼굴이 다시 크롬의 의식의 바다에 떠올랐다.

크롬: '진짜 세계' 라고?

그가 보기엔 오히려 흔들리는 환영이었다.

크롬: 내가 속한 것은 이런 세상이 아니다.

크롬은 연회장을 휙 둘러본 뒤 사람들 속에서 뭔가 신경 쓰이는 이상을 발견했다.

----------------

저런말들어도 무덤덤한거 좀 오지는거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