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된 길을 따라 모두 어수선한 폐허 속을 조심스럽게 걸었다.


 


리브 

이곳은 내가 기억하는 모습과는 많이 달라졌는데, 도대체 얼마나 지났을까요?

 

루시아 

응? 나는 낯설지만 낯익은 감정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어.

 

리브 

아마도 루시아는 이전에 이곳에 와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나만큼 오래되지 않았을 거에요.

 

루시아 

이게 내 숨겨진 기억과 관련이 있을까?

 

루시아는 그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며 고개를 숙였다.

 

리브

조심해요!

 

루시아가 느슨한 석판을 밟으려 했을 때 리브가 그녀를 멈춰세웠다.

 

여기에도 그런 함정이 있습니다.

 

리는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돌판을 밟았고, 바위는 부서지고 구덩이에 떨어졌다. 모두가 아래를 내려다보니 구덩이 속 바닥이 붉은 가시로 덮여 있었다.

 

누군가 실수로 느슨한 석판을 밟으면 필연적으로 그 석판에 떨어져 칼에 찔릴 것이다.

 

리브

붕괴로 앞이 막혔습니다...임시 다리를 건설할 수 있는 재료를 찾죠.

 

지휘관

좋아.

 

루시아

이 길에는 아직 많은 함정이 있는 것 같고, 앞으로 더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리브

음, 함정을 통과할 수 있는 재료에 주목하면서 진행해요. 지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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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격자의 정보 데이터베이스는 파오스의 창 시스템에 입력되었고, 이번에 필터링된 환영은 알파와 루나였다.

 


리브

그들이 왜 여기에 있을까요?

 

리 

승격자의 거점에 접근하고 있기때문에 그들의 환영을 만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다음은 아마도 환영이 아니라 실체일 것입니다.

 

루시아

.....................

 

지휘관 

가서 보자.

어쩌면 무슨 정보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몰라.

 

넷은 재빨리 루나와 알파의 환영에게 다가갔다. 두 사람은 나란히 서 있었다.


 

루나

드디어 다시 내 곁에 있을 수 있게 됐어, 언니.

 

소녀는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지만 상대방은 묵묵부답이었다.

 

알파 

..............

 

루나 

내가 승격자가 된 이유를 묻고 싶어?

 

알파 

그래.

 

루나

처음에는 그냥 살고 싶었어.

언니를 다시 만나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어.

그런 다음에는 반드시 없애야 할 위협으로 여겨졌어.

일단 처분되어야 하는 물건이 되면 살아가기란 그리 간단치 않아. 그만큼 대가가 필요 없는 일이야. 언니도 마찬가지 아니야?

 

이 질문을 들은 알파는 자신이 역겨운 듯 손바닥을 바라보며 주먹을 꽉 쥐었다.

 

루시아도 자주 이런 동작을 하긴 하지만 뭔가 소중한 것을 잡으려는 듯이 표정과 움직임이 훨씬 부드러워졌다.

 

루나

돌아가고 싶어?

 

알파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나는 아마도 여전히 어리석은 희망을 가졌을 거야.

 

루나 

무슨 일?

 

알파 

바로 여기에서...그들은...

 

루시아

.........

 

알파가 증오의 표정을 지으며 저 멀리 태양을 향해 손을 내미는 장면은 다시 옆에 있는 루시아의 모습과 겹쳐 익숙하지만 근본적으로 달랐다.

 

알파

......

 

그녀는 그 기억을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듯 인상을 찌푸리며 여기를 떠나 루나의 환영과 함께 먼 곳으로 사라졌다.


 

네 사람은 그들을 따라 짧은 거리를 가다가 수많은 환영들 사이에서 루시아 홍련 기체의 환영을 발견했다.

 

루시아 

정말 여기 왔었구나... 저도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여기 와봤네요.

 

시간과 전란의 수습을 거치며 예전 같지 않은 지역이지만 익숙한 분위기가 세 사람의 의식에 그리움을 더했다.

 

루시아 

내 기억에 없는 일이 여기서 일어났다면...

 

지휘관 

가서 살펴볼래?

 

루시아

............

 

 

알파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나는 아마도 여전히 어리석은 희망을 가졌을 거야.

 

 

알파의 말을 떠올리며 루시아는 잠시 침묵했다.


 

루시아 

저는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이런 행복도 또 다른 나는, 진실을 알지 못하는 어리석음이라고 하겠죠.

하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무엇을 위해 태어났든, 여러분의 굳건함, 여러분의 부드러움에 다시 이끌리게 될거에요.

...그래요. 지금의 나는.

 

그녀는 아주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 말을 다시 반복했다.

 

루시아

나는 기억의 공백 이전에 예전 레이븐 소대의 일원이었어요. 그곳에는 지휘관과 리브도 리도 없는 그레이 레이븐 소대였어요.

그때도 지금처럼 루나가 내 곁에 없었어도, 공중정원과 인류, 동료를 지키기 위해 싸울 수 있었어요.

하지만 그 기억의 단층 속에 뭔가가 있었고, 이로 인해 또 다른 나는 경로를 이탈했어요.

그래서... 나는 약속할 자신이 없어요. 모든 기억을 되찾았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엄두가 나지 않아요.

 

지휘관 

하지만 내가 아는 루시아는 도피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닌걸.

 

루시아 

……네.

 

지휘관

그리고 나는 말했어.

 

루시아

음?

 

지휘관

무슨 일이 있어도 루시아의 선택을 존중하겠다고.


 

루시아

……지휘관.

 

그녀는 고개를 들었고, 입가에는 미소가 돌아왔다.

 

루시아

그럼 그때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보러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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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 개시)

 


무롤

적들은 모두 이끌려 사라졌는데, 그러면 이 폭동만 남은 거죠?

 

루시아(홍련)

음, 의무병이 돌아오기 전에 폭동을 물리치고, 모든 감염체를 소탕하죠.

 

폭동은 다들 전문가이니, 한 번에 가죠. 무롤!

 

무롤

제가 오른쪽, 당신이 왼쪽!


 

잡으세요! 이 폭동은 작지만 까다롭네요.

 

무롤

루시아, 빨리 처리해요.

이놈을 견제하기 위해선, 우리도 움직일 수 없어서 표적이 되기 쉬워요! 루시아, 빨리 처리해요.

 

예전 그레이 레이븐 지휘관

루시아, 폭동에게 최후의 일격을 가해라.

 

루시아

알겠습니다.

 

폭동

ㅡㅡ!!!

 

무롤

이런, 왜 이놈이 움직이는 거지!

 

퍼니싱 바이러스가 뭔 짓을 한 것일까요.

이전에도 퍼니싱 바이러스가 숙주를 회복시킨 사례가 있었어요.

 

루시아

그래도 조금 전의 공격은 유효했어요.

계속 견제해주세요.

.........내가 널 소멸시키겠다. 침식체!

 

(무롤과 슌이 알 수 없는 공격을 당한다.)

 

루시아

누구야?! 무롤! 슌!

 

역원 장치가.... 파괴되어... 옴짝달짝 할 수 없어요....

 

무롤

혼자서... 폭동에... 맞서는 건... 조심...


 

루시아(아우)

그렇구나... 기억났어요. 어느샌가 폭동을 속박하던 전기 그물이 사라졌다는걸.

그때까지도 저는 혼자서 폭동을 상대하게 될지 몰랐어요.

괜찮아. 이번에도 난 과거처럼, 혼자서 폭동을 격파할 수 있어요!



리브

혼자가 아니에요, 루시아. 이번에는 우리가 있어요!

 

동료가 있는데 혼자 가서 싸우다니. 그건 정말 비효율적입니다.

 

루시아

고마워...다들...


 

루시아

나는 이제 혼자 싸울 필요가 없어.

지금의 그레이 레이븐은 절대로 흩어지지 않을 거야!

 

(전투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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