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르베로스 소대의 임무가 임시 중지된 후 두번째 시간, 지구.

개과 동물은 항상 무리 지어 행동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일단 개체가 집단을 이탈하면 생존능력과 전투능력이 크게 떨어지게 된다.

지금 그들을 대하는 쿠로노의 태도는 마치 세 마리의 개를 다루는 것과 같았다.

세 사람이 함께 있으면 소란을 피울까 봐 그런 건지, 아니면 담합할까 봐 그런 건지 모르겠다. 쿠로노는 세 마리의 개를 각각 분리하여 심문했다.

베라는 두 손으로 팔을 껴안고 상대방이 아무리 캐물어도 그녀의 대답은 시종 하나였다.

베라

이미 말했지만 우리는 그것이 사람을 물어뜯는 정신병 환자인지 뭔지 모른다고.

베라

자칭 '무독' 신도들이 본 네거트라는 놈에게 선물을 준다는 등 중얼거렸고, 롤랑이라는 그 승격자를 공격한 뒤 곧바로 우리를 공격했어.

베라

이것이 전부야, 몇 번을 들어도 난 이것밖에 말할 수 없어... 어째서 당신들은 내가 그 신경병의 행동 패턴을 분석하고 설명하기를 원하지? 

귀신은 퍼니싱 바이러스가 뇌 회로를 어떤 이상한 모양으로 변형시킨거라고.

쿠로노 구조체

임무 기록에 따르면, 당신들은 임무 시작 후 한동안 원격 링크를 중단한 적이 있군.

쿠로노 구조체

이후 너희들의 행동 궤적은 예정된 계획에서 크게 벗어났다.

베라

허.

베라는 냉소를 지었다.

베라

예정? 그게 대체 뭔데? 우리가 받은 임무는 루나의 의식의 바다 활동으로 의심되는 신호를 조사하고 그 행방에 대해 수색하는 것 일텐데.

베라

처음부터 행동 궤적을 예약했다면 어떤 '수사'가 필요했을까?  

베라가 눈을 위험하게 깜빡이며 말했다.

베라

케르베로스는 총사령관의 명령을 받아 잠시 부름을 받지만 기한은 이번 임무가 끝나기 전으로 제한된다.

베라

당신들은 이미 우리의 임무를 중지했어. 임무도 끝났는데 규정에 따라 우리는 당신들에게 명령 받을 필요가 없고, 더욱이 이곳에서 심문 받을 이유도 없지, 안 그래?

베라

지금 이 자리에 서서 허세를 부리는 것은 우리가 '성깔'이 좋기 때문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 내가 너희들을 이해하는데, 너희들이 그 흰 토끼들을 대하는 그딴 수법으로 우리를 대할 생각은 하지도 마, 이해했니?

그녀의 말투에 쿠로노 병사들이 들고 있던 제식총기를 일제히 들어올렸다.

붉은 머리의 구조체는 그들의 중앙에 교만하게 서있을 뿐 마치 가시가 있는 붉은 장미 같았다. 그녀는 시종일관 어떤 엉뚱한 행동도 하지 않았다. 심지어 손끝은 허리춤의 긴 칼도 건드리지 않았다.

그래도 그녀에게서 넘쳐나는 살육의 뜻은 여전히 섬뜩하다.

붉은 머리의 사신.... 누군가 중얼거렸다.

옛날 호칭의 목소리를 향해 고개를 갸웃거리던 베라는 조롱에 가까운 웃음을 터트렸다.

베라

하, 그렇게 불린 지도 오래되었는데, 정말 사람을 "그리워하게 하는군"

베라가 손을 들자, 현장의 모든 병사들은 이런 간단한 동작에도 숨을 죽였다.

모두들 그녀가 무기를 뽑으려 한다고 생각했지만 그녀는 없었다. 그녀는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장난스럽게 손으로 자신의 목에 가로지르는 손짓을 했다.

베라

내가 너희를 베어버릴까?

표정과 달리 베라의 말투는 싸늘했다.

검문을 맡은 쿠로노 구조체들이 눈을 마주쳤다.

이런 대화는 아무 결과도 없이 양측을 옥죄게 할 뿐이다.

인솔하는 쿠로노 병사 한명이 앞으로 나섰다.

쿠로노 구조체

상황에 대해서는 우리도 이미 알고 있다. 다음에 수송기가 너희들을 회수할 거야. 상세한 것은 공중정원으로 돌아가서 보고를 진행하게.

베라

내 소대를 만나야겠어.

쿠로노 구조체

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당신의 대원번호는 BPH-22다. 이번 작전 중 의식의 바다에 뚜렷한 이상반응은 없는 것으로 보이며, 이것은 적의 특수 능력과 관련 있을 수 있다.

쿠로노 구조체

그에 대한 단독 격리와 기체 검사를 시행할 예정이니 그녀의 상태가 안정될 때 까지는 혹시 모를 위험으로 인해 감시 격리를 해제할 수 없다.

쿠로노 구조체

세 사람 다 이번 작전 중 새로운 종류의 적과 맞닥뜨렸기 때문에 모두 잠재적인 위험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쿠로노 구조체

당신의 소대는 각각 회수 될 것이고, 우리가 당신들의 기체 데이터가 모두 정상인 것을 확인했을 때 행동의 자유를 약속하지.

말이 끝나기 무섭게 쇠를 진흙처럼 깎은 긴 칼이 이미 공간을 째서 그의 뺨에 대고 찔렀다.

모두가 제대로 반응하지 못했다. 그녀가 칼을 빼는 순간조차 포착하지 못했다. 그녀는 분명 보조형 구조체지만 공격형과 견줄만한 속도를 가지고 있다.

리더 뺨의 갈라진 부분에서 순환액이 어깨로 떨어지자 주변을 둘러싼 구조체가 꿈에서 깬 듯 베라를 겨냥했다.

그들의 검지는 이미 방아쇠에 있었고, 사격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베라의 칼날은 흔들리지 않았다.

베라

내가 말했듯이, 우리를 함부로 대하려 하지마. 나보다 너희를 더 잘 아는 사람은 없어. 

너희들의 이런 근거 없는 말로는 아마 까마귀 패거리들을 놀라게 할 수 있겠지만, 나를 속일 순 없지. 너희들이 뒤에서 부리는 그까짓 잔꾀로 말이야. 

쿠로노 구조체

BPN-13, 무기를 내려놔라. 반복한다 BPN-13, 무기를 내려놔라.

베라는 차가운 얼굴로 그를 응시했다.

같은 시각, 저 멀리 있는 분리대 너머로 21호의 위협적인 소리가 들려왔다.

21호

21호...이제 리더를 만나야 한다.

21호

싫어...21호 가까이 와.

21호의 소리가 간간히 들렸고, 이어서 더욱 큰 충돌음, 그리고 녹티의 고함소리가 이어졌다.

녹티

야! 너희들 무슨 알아먹지도 못할 허튼 소리를 하는거야! 내가 맏언니 얼굴을 보겠다고 했잖아!

녹티

하! 지금 날 막겠다는 거냐?

쿠로노 사람들이 두 사람에게도 같은 말을 한 것 같다.

베라의 미간이 펴졌다.

다른 두 사람에 비해 자신이 가장 '무뚝뚝한'사람이라는 것에 베라는 가볍게 웃었다.

하지만 다음 순간..

갑자기 귓가에 울려 퍼지는 소리에 웃음이 절로 났다.

그녀의 청각모듈로 듣는 소리가 아닌 시청각모듈에 탑재된 신호를 직접 전송 받았다.

"암호화된 채널 요청 링크는 인증, 작업 ID961211로 구조체 BPN-13의 데이터 베이스로 전송되었습니다."

O(자신 소재지)

X(목적지: 4.63km)

베라의 시각 모듈에는 두 개의 좌표 정보가 떠올랐는데 하나는 아무 멀리 있지만 하나는 현재 위치에서 불과 5km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바로 마을 교외에서 멀지 않은 황무지였다.

군총사령관 직속 부대의 대장으로서 베라는 자신과 니콜라만의 암호화된 통로를 갖고 있으며, 니콜라만이 이 통로를 연결하는 키를 가지고 있다.

사냥개는 사냥감을 잡는 것을 돕는 도구다. 생각할 필요 없이 임무 목표가 나타나기만 하면 그녀의 유일한 사명은 그곳으로 달려가 목표를 지정된 장소로 데리고 가는 것이다.

"나만이 들을 수 있는 명령이고, 나만 볼 수 있는 좌표다. 이것은 나의 '단독임무'다."

베라는 순간 모든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긴 칼을 거둬 깨끗이 칼집에 넣고, 이어서 엄지와 검지를 안쪽으로 둥글게 돌려 입술에 대고 관통력이 매우 강한 긴 휘파람을 불었다.

21호

대장...

21호는 야수처럼 등을 구부리고 몸을 조여 목구멍에서 낮은 고함소리를 내며 주변 쿠로노 병사들을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휘파람 소리를 들은 후, 그녀는 말없이 양쪽을 감싸고 있던 두 손을 내려 마치 호통을 맞은 짐승처럼 얌전하게 고개를 떨구었다.

21호

21호, 순순히 말 들을게.

이것은 케르베로스 소대에서 보기 드문 행동 암호인데, 전쟁터에서 이런 요란한 소리로 '암호'를 사용하는 사람은 드물다.

사실 그것의 역할은 어떤 전술적 지령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케르베로스 구성원도 전술과 모략을 생각하지 않는다....

이 구호는 단순히 두 사람에게 한 가지 일을 알려주는 것 뿐이다.

"얌전한 강아지, 앉아."

세 마리 개들은 늘 조심하지 않으면 전쟁터에서 눈에 핏발이 선다. 미치광이처럼 멈추지도 못하고, 심지어는 최후의 사태를 장악에서 벗어나게 된다.

그래서 베라는 모든 동작을 멈추도록 그들에게 명령했는데, 그것은 행동의 암호라기 보다는 광견을 잡아당기는 마지막 '목줄'이였다.

한편 녹티도 휘파람 소리를 들었다.

이미 한 손으로 쿠로노 구조체를 들어올린 그는 짜증 섞인 채로 혀를 내두르며 손에 있던 구조체를 던져버렸다.

녹티

왜 우리는 행동하지 못하는거야! 베라는 도대체 무슨일을 꾸미는 거야.

21호와 녹티를 실은 수송기가 출발했다.

베라는 수송기 두 대를 떠나보내며 여유롭게 나머지 병사를 바라보았다.


인접한 병사가 총구로 그녀의 등을 떠받치며 빨리 기내로 들어가라고 표시하였다.

베라가 순간 몸을 비틀자 제식총이 공중분해 되었다.

베라

순서에 맞게 일을 하다보면 얼마나 많은 시간을 허비하는지 원, 기왕 이 일을 나에게 맡긴 이상, 

실행 방식은 내가 정해.

흰 바탕의 미풍이 뺨을 스치고 지나갔고, 새로 흙을 뒤엎는 비린내가 났다.

코 끝이 살짝 들썩거려 착각일 수도 있지만, 그 하얀 짐승 소녀와 연결되면서 자신의 후각이 조금 더 예민해진 것 같다.

토양이 물에 자극된 뒤 특유의 악취다.

철벽으로 이뤄진 공중정원에서 이런 냄새가 나면 안된다.

곤혹스러워 하던 찰나, 갑자기 방목 창밖의 모든 구조체가 무기를 들고 나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분명 자신들도 엉뚱하게 행동하지 않았고, 그들도 자신의 방향이 아니라...

먼저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이어 아주 날카롭고 귀를 찌르는 "짜르륵"소리가 마치 철벽의 뼈와 살점이 찢어질 때 나는 비명과 같았다.

자신을 가뒀던 '블랙 박스'가 소리와 함께 갈라지면서 순간적으로 햇빛이 쏟아져 들어왔다.

아찔한 햇빛에, 한 번 떠벌리고 맹렬해진 붉은 빛이 그 안에 섞여 있었다.

오랜 시간 어둠으로 동공이 커진 상태였고, 시추세포와 시대세포는 미처 교대하지 못하고 

갑작스러운 엄청난 빛에 시야와 생각에 공백이 생겼다.

그 짧은 공백 사이 그 화려한 붉은색은 이미 질풍처럼 빠르게 옆으로 달려왔다.

그녀는 유어 같기도 하고, 천둥이 치는 것 같기도 하다. 차가운 빛이 그녀의 칼날 위를 흐르고, 또 그녀가 휘두르는 모든 움직임에 따라 허공에서 활짝 피어나는 검 꽃이 되었다.

한 가지 예봉이 사라지지도 않았는데, 또 다른 예봉이 그 위를 따라붙어  빠른 속도로 사람의 홍채 위에 잔상만 남겼다.

경뢰가 지나는 곳에 모든 쿠로노 구조체가 쓰려졌지만, 그것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그 차가운 빛이 마침내 공간 전체를 베어버렸다.

칼끝이 향하는 곳이 의자에 앉아 금지된 자신뿐이다.

검기가 칼날보다 먼저 자신에게로 온다.


하의식은 두 눈을 감았지만 통증은 좀처럼 오지않고, 

대신 공척에 가까운 철과 강이 충돌할 때 리튬봉의 소리가 났다.

조용히 눈을 떴더니 이번에 시야가 비로소 익숙해졌다.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날카로운 칼에 두 동강 난 쇠사슬이였고, 이를 끊은 긴 칼은 여전히 자신의 몸에 박혀 있었다.

집도자의 마지막 일격의 힘은 매우 크다. 긴 칼의 끝은 이미 지면에 3분 박혔고, 칼은 여전히 웅웅거리며 공기 중에 약간 진동하고 있다.

눈길이 긴 칼을 타고 올라가는데.. 낮 익은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한 이름이 불쑥 나왔다.

(지휘관)

베라.

(지휘관)

이곳은 어디야?(선택)/왜 여기 있어?

베라는 빛을 거스르며 자기 앞에 서서 입가에 조롱의 웃음을 머금고 있었다.

베라

요, 오랜만이네요, 까마귀 소대의 지휘관.

그녀의 말투는 마치 정든 오후의 우연히 만난 것 같이 평온했다. 그러나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게 인사를 했을 뿐이다.

그녀의 발에 밟힌 의식불명의 쿠로노 구조체를 무시한다면.

말투도 금세 익숙했던 악랄함으로 돌아갔다.

베라

왜? 까마귀 소대 지휘관은 이런 작은 장면에 놀라 오줌이라도 쌌을까나?

대답하기도 전에 그녀는 경멸하듯 웃고는 이미 기절한 구조체들을 그녀의 돌진 틈새를 하나씩 던졌다.

임무 수행중인 사냥개는 임무를 완수하기 전 까지는 결고 헤이해지지 않는다.

(지휘관)

여기는 대체?

"방금 방 전체를 '비워'버렸죠.

자신의 질문에 답하려는 듯 그녀는 고개를 살짝 돌렸다.

하지만 다음 순간, 멀리서 울려 퍼지는 굉음에 그녀의 얼굴색이 일변하고 입술이 일직선이 되었다.

베라

당신, 너무 둔감한 거 아냐?

그녀는 한편으로는 말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을 향해 걸어와 땅에 박혀있는 긴 칼을 쏜살같이 뽑아 든 후, 한 칼에 검은 집의 다른 철벽을 쪼갰다.

철벽 뒤편에 수송기 조종석이 나타났다.

(지휘관)

여기는...

뒤돌아보니 '벽'밖은 달빛 아래 무성한 침엽수림으로 울창한 나뭇가지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었다.

공중정원은 이런 넓은 녹식대를 육성하기 위해 자원을 낭비하지 않을 것이며, 시뮬레이션처럼 아주 생동감 있는 자연풍은 말할 것도 없다.

눈앞에 보이는 게 있다.

지구상에 있다.

그런데 왜?

자신이 원격 연결되기 전에는 분명 공중정원에 있었는데, 어떻게 눈 깜빡할 사이에 자신이 

지구상의 수송기 안에 있는 것인가.

한순간 자신이 의도치않게 무시해온 그 위화감이 연결됐다.

기존보다 길고 혼돈스러운 원격링크.

처음엔 얼굴을 마주봤지만 링크 이후엔 연락기만 주고받던 레베카였다.

그때 종종 발밑에서 들려오는 떨림도 있었다.

자신이 문득 깨닫는 모습을 보이자 베라는 싫은 표정을 지었다.

베라

이제야 모든게 이해됐나봐? 까마귀 소대의 지휘관?

자신은 이미 장거리 링크 때 쿠로노에 의해 공중정원에서 지구로 옮겨졌다.

그들은 처음 자신을 가뒀던 밀폐된 검은 집을 수송기로 바로 이동시켜 계속 같은 공간에 있다는 착각을 일으키게 한 것이다.

베라

길에서 만난 쿠로노 구조체들은 다 처리했지만 곧 증원이 올 거 같네.

베라 

가서 뒷문 닫아, 내가 이 밀실을 깨뜨렸지만, 비행기의 외부 구조는 파괴하지 않았어.

베라

비행기 시동을 걸러 갈꺼야.

말이 끝나자 그녀는 조종석 안으로 들어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붉은 머리의 구조체는 칼처럼 날카롭게 다가왔지만 예봉을 거두자 비로소 어깨에서 병고의 향기를 맡았다.

서재 문이 열리고 누군가 들어왔다.

그린스는 눈꺼풀만 치켜올렸다.

그의 주소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고 들어올 수 있는 사람은 더더욱 적다. 그렇기에 그린스는 걱정하지 않는다.

순조롭게 그의 문 앞에 도달할 수 있는 사람은 단지 '자기 사람'일 뿐이다.

아니나 다를까, 입구에 나타난 사람은 레베카였다.

그녀의 가슴은 심하게 출렁이고 있었고, 늘 정교하던 화장도 약간 어수선했는데, 분명 서둘러서 자신의 의용을 볼 겨를이 없었을 것이다.

이건 레베카의 일반적인 모습이 아니다. 

그녀 같은 여자는 여유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무언가 사태가 일어나지 않았으면 그런 자세를 유지할 수 없다.

그린스는 몸을 바로 잡았다. 레베카는 그녀의 하이힐을 밝고 그린스 앞으로 걸어갔다.

레베카

당신이 총사령관과 거래하는 건 무슨 파격적인 일이죠? 까마귀 소대의 지휘관은 케르베로스의 대장에게 빼앗겼습니다. 

당신이 은연중에 이득을 노리던 농간은 

그들을 잘도 만족시켰더군요.

그린스는 경악하더니 배를 움켜잡고 웃기 시작했다.

그린스

하하하하하하하하! 리틀 닉, 진짜 손을 쓰다니...

레베카는 숨이 막힐 정도로 웃는 이 남자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린스

우리 사교꽃 아가씨는 아무래도 중립적인 척하지 않고 계속 이야기를 하는군.

레베카는 상대방이 양쪽을 돌아다니는 자신의 처지를 비꼬는 것임을 깨달았다.

그녀는 심호흡하면 말을 이어갔다.

레베카

우리에게 케르베로스 대원 2명을 통제했다는 것은 유일한 희소식이였죠. 한명은 까마귀 소대 지휘관과 너무 오래 연결돼 있었고, 

임무에서도 이상한 행동 궤적을 보였습니다.

레베카

그녀를 회수하고 이번 행동에 대한 그녀의 의식의 바다 데이터를 분석한다면, 이번 행동은 성공이나 다름없는 것 이였는데... 당신은 어째서 조금도 긴장하지 않는거죠?

그린스는 답하지 않았다.

그린스

우리가 이번 행동을 한 목적이 뭐라고 생각하지?

레베카가 말했다.

레베카

이번 행동의 목적이요? 표면적으로는 까마귀 소대 지휘관을 이용해 루나의 의식의 바다 활동으로 추정되는 신호를 탐지해 행방을 수색하는거 아닌가요?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다.

그린스는 작전이 끝난 뒤 까마귀 소대의 지휘관을 의회에 넘기겠다고 약속하면서 뒤로는 그 지휘관을 놓아줄 생각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쿠로노의 태도는 원래 강경했고, 레베카는 심지어 그린스가 임무를 마친 후 더 많은 도적들이 생각하는 이름으로 의회에 임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까마귀 소대의 지휘관이 원격 링크에서 뜻하지 않게 사망했을 수도 있고, 새로운 이유일 수도 있는데... 그가 생각하기만 하면, 그가 꾸밀 수 없는 이유가 있다면, 앞서 까마귀 소대를 감시 통제하던 그 때와 같다.

의회는 당연히 그를 믿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정리하니 레베카는 이번 작전을 그저 까마귀 소대의 지휘관을 테스트하고 획득하기 위해 벌인 짓이라고 의심할 정도였다.

"이번 작전은 대행자인 루나의 행방을 찾기 위한 것이다."

말이 끝나자 묘한 위화감이 그녀의 마음을 술렁이게 했다.

그린스에게 있어 시종일관 가장 중요한 것은 대행자뿐이라는 것을 그녀는 잘 알고 있다.

그가 이렇게 까마귀 지휘관을 중시하는 건 그 지휘관이 대행자를 연결하고도 의식 오염에 저항하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레베카는 문득 깨달았다.

우선순위가 틀렸다.

그 지휘관이 아무리 중요해도 그린스의 눈에 비친 우선의 정도는 대행자에게 크게 미치지 못하였는데, 그는 지금 오히려 한 지휘관을 완전히 자기 손에 넣으려 한다...

물론 문제가 없다. 그들 입장에서는 번호판이 많을수록 조지만, 만약 이 두 물건이 병렬되어 있다면, 가장 우선적인 것은 영원히 그 '대행자'여야 한다.

그러나 그린스는 지금 루나라는 이름의 대행자를 찾는 게 급한 것이 아니다.

그 대행자를 찾아낸 것 자체는 상관없지만, 지휘관이 자질을 갖고 대행자의 자취를 맡을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행동이였다.

아니,아니, 그 대행자를 찾는 것 자체가 최우선 사항이여야지, 중요하지 않을 수는 없다.

갑자기 실마리 하나가 떠올랐다.

레베카는 겁에 질린 채 그녀를 향해 웃고있는 그린스를 바라보았다. 그는 전과 같이 익살스럽게 웃었지만, 그녀는 그 웃음 속에서 수리를 느꼈다.

그린스

알아차렸나? 사교꽃 아가씨?

레베카의 목구멍이 움직이고 나서야 메말라 있던 말문이 트였다.

그린스

내가 전에 말하려 했지만, 난 개인적으로 자네를 신임한다네.

그린스

그러나 난 네가 의회에 밀고하지 않는다는 것을 믿는 게 아니라, 내가 너를 믿어도 계획에는 상관이 없지.

그린스는 그동안 주고 받은 말을 되풀이했다.

그린스

그외에 일은 생각하지 말고 평소 같은 자세를 유지해. 네가 '의회와 쿠로노 사이를 맴도는 스파이'라는 이미지를 잘 연기하는 것은 우리 둘에게 큰 도움이 될 걸세.

레베카는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린스는 한숨을 쉬었다.

그린스

리틀 닉에게 속셈이 있다는 건 알았지만, 나의 배후를 완전히 끊어버려서라도 자신의 목표를 달성할 줄은 몰랐군.

그린스

오히려 더 흥미로워. 기왕 이런 짓을 벌인 이상 그들은 이미 더 중요한 것을 발견했다는 말이겠지. 중요한 것은 그들이 쿠로노와 맞서 싸울 수 있을거라 생각하는 것인데..

그린스

도대체 뭘까...리틀 닉? 그 자료와 관련이 있는건가?

그린스는 혼잣말 같기도 한, 시공간을 초월해 니콜라와 대화하는 것 같기도 했다.

레베카는 마침내 자신의 목소리를 되찾고 그린스에게 물었다.

레베카

그럼...우리의 다음 단계는 뭐죠?

그린스

수송기의 좌표를 추적해서 요격할 수 있으면 요격하고, 아니면 그냥 보내.

레베카

그렇게 쉽게 놓아준다고요?

그린스

너의 손에 열쇠가 하나 있지만 보물상자는 어디 있는지 모를 때, 아는 사람이 나와 그 보물의 위치를 안다고 말한다. 하지만 너는 그 열쇠만 있어도 막대한 부를 가질 수 있지.

왜 그것을 보물상자를 가진 사람에게 주지 않는지 아나?

그린스는 옷깃을 여미고 떠나려는 자세를 취했다.

떠나기 전에 다시 한번 레베카를 돌아보았다.

"그들이 보물상자를 열고 보물을 가져오면 그 보물을 빼앗아오면 되기 때문이지."

세리카

댓글은 이미 통제가 끝났고, 물자와 함께 공중정원 정기 공중보급 궤도로 투하 될 예정입니다.

다만 그곳에는 우리 전선 전투의 거점이 없습니다. 새로운 좌표에 대한 추가 투입은 '일부 사람들'의 주의를 끌 수 있습니다.

하산

수고했네, 세리카.

세리카는 이례적으로 '야근수당'같은 말을 관리하지 않아 피곤해 보였다.

회의실 전체가 피곤한 분위기다..

하산

가서 쉬게나, 세리카.

세리카는 괜찮다고 말하려고 했으나

하산이 쳐다보는 사이 그녀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회의실에서 나와 니콜라와 하산 둘만의 공간을 남겨주었다.

니콜라

케르베로스를 전출시키는 것은 이미 모리의 의심을 샀어. 잊지마, 우린 그를 통해 상반부의 자료를 회수했어. 내가 아는 그라면 이미 백업을 해 놓았겠지. 그것이 쿠로노에 넘어가는게 두렵지 않나?

하산

그는 똑똑한 아이야. 어떤 일을 해야 할지, 하지말아야 할지를 잘 알지.

이득이 없는 이런 주동적인 모험을 하지 않아. 그는 평가객이지 결코 원칙이 없는 배신자는 아닐세.

니콜라가 눈살을 찌푸렸다.

니콜라

그렇게 되길 바라지.



오역,의역 많음

휴 핫산이란게 빨리 하고 싶은데 생각보다 속도가 안나네...그래도 계속 달려는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