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 부대의 밧줄은 다시 한번 유용하게 쓰였다. 그레이 레이븐 소대는 마침내 이합생물체를 잡을 수 있었다.



라미아

...라미아는 아직 묶여있어 움직일 수 없는데.

 

리는 라미아의 팔을 묶고 있던 밧줄을 살짝 풀고 총구를 라미아의 머리에 겨누었다.

 

수작 부리지 마.

 

라미아

네 네 네.....

 

라미아는 아직 경련을 일으키고 있는 이합생물체의 앞으로 다가가 날카로운 손끝을 뇌에 찔렀다.

 

갑자기 고름이 터지는 것 같은 소리가 나더니, 휘젓는 듯한 끈적끈적한 소리가 난 뒤, 라미아가 이합생물의 뇌에서 기이한 형상의 기계를 꺼냈다.

 

라미아

...왜 그런 표정을 하고 있어? 이것은 적조 같은 거야. 나는 정보를 기록한 부분만 뽑아냈을 뿐이라고.

 

그렇게 말하면서 라미아는 손에 든 것을 리에게 던졌다.

 

라미아 

다음엔, 항상 하던 대로 정보를 읽고 이미지를 재생성하렴.

 

선택: 이걸로 된 거야? / 여기에서 이미지를 재생성하자.

 

리 

이것은... 이론적으로는 전자뇌를 읽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대상 데이터 분석 [>>>>>>>>]완료되었습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미지를 구성[>>>>>>>>>>>>>>>>>>]완료되었습니다.

재생을 시작합니다.


 

루나 

이게 네가 나에게 보여주고 싶은 거구나—결과는?

 

거인의 형상을 한 괴물이 똑바로 서서 이합생물체와 같은 기이한 붉은 빛을 발하고 있었다.


 

가브리엘 

이것은 인류의 악몽인 퍼니싱 바이러스의 의지의 발현입니다. 이것은 제게 가장 강한 모습을 가질 수 있게 해주었고, 저는 이것을 ‘집식체’라고 부릅니다.

보이는 모든 것을 삼키고, 자신의 몸으로 변형하고, 퍼니싱 적조를 방출하고, 지나가는 곳을 자신의 영토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승격자들은 이 영토의 통치자가 될 것입니다.

그 존재는 이 지구를 전복시킬 우리의 가장 강력한 힘이 될 것입니다...

 

루나는 눈을 감고 집식체를 향해 손을 뻗었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루나 

하지만 지금은... 조금 큰 껍데기에 불과해. 겉만 번지르르한.

 

가브리엘 

예, 가장 중요한 부품이 하나 더 필요합니다. ‘승격자’라는 부품입니다.

 

루나 

네가 이런 시시한 일에 내 시간을 낭비하려 한다면...

 

가브리엘 

루나 님, 당신은 집식체의 진정한 힘을 모릅니다...

 

가브리엘의 눈은 점점 광기로 물들고, 루나에게 한 글자 한 글자씩 계획을 늘어놓았다.

 

루나는 계획에서 알파의 이름이 들릴 때까지 묵묵히 듣고 있었다. 그녀의 눈동자가 갑자기 줄어들었고, 그녀가 손을 든 순간 퍼니싱의 이합체가 모여서 형성된 날카로운 칼날이 가브리엘을 쏜살같이 찔렀다.

 

루나 

너 방금 뭐라고 했어?

 

루나의 반응을 본 가브리엘의 눈에 더욱 광기가 더해져, 눈앞에 맴도는 날카로운 가시도 피하지 않고 고개를 들어 루나를 바라보았다.

 

가브리엘 

승격자 모두가 승격 네트워크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것은 마땅합니다. 우리의 대업을 위해 루나 님의 사적인 정을 잠시나마 버렸으면 하는군요.

 

루나 

이런 빈 껍데기는 전혀 답이라고 할 수 없고, 이런 보이지 않는 결과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겠어.

승격 네트워크를 대신해 승격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언니를 희생할 필요는 없어.

 

가브리엘

다른 길은 없습니다... 당신의 언니도 우리의 오랜 염원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루나 

언니를 다치게 하고 싶다면-

 

가브리엘은 말없는 루나의 눈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보이지 않는 힘에 억눌린 듯 무릎을 꿇었다.

 

루나 

승격 네트워크의 진정한 의미는 선별에 있어.

모든 것을 선별해냈을 때, 이 세상은 낙원이 될 수 있어.... 과거의 모든 것에서 벗어나 지구상에서 진정 영원한 존재가 될 수 있는 거야.

 

루나는 가브리엘에게 일어나라고 손짓했지만, 가브리엘은 여전히 반쯤 무릎을 꿇고 루나를 응시했다.

 

가브리엘

승격자의 몸은 우리의 숙원을 이루기 위한 도구에 불과합니다. 우리보다 높은 존재인 루나 님은... 안타깝게도 그런 것에 집착하는군요.

 

루나 

거기 집착한다라... 그렇다면 순수한 퍼니싱으로 구성된 이 존재들이 우리를 대신할 수 있다고 생각해?

 

루나의 어조는 느렸고, 미소 지으며 말했지만, 보이지 않는 압박감이 담겨 있었다.

 

루나 

심지어... 대행자인 나를 대신해서?

 

그러나 가브리엘은 굴복하지 않고 몸을 곧게 세웠다. 가브리엘의 눈빛에서는 있지 말았어야 할 웃음마저 그의 눈빛에서 감지됐다.

 

가브리엘 

루나 님, 이렇게 성급하게 결론을 내릴 필요는 없습니다...


 

집식체의 머리를 바라본 루나는, 그곳에서 순백의 형체가 천천히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발견했다. 가브리엘의 설명이 없어도 루나는 그 특별하고 강력한 힘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가브리엘

적조가 잉태한 퍼니싱의 생물학적 변화의 결과로, 집식체의 끝자락으로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대행자에게 지지 않는 힘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을 정복하는 한, 집식체를 제어하는 것과 동일하죠.

 

순백의 이형체는 가브리엘의 움직임을 흉내내며 루나의 앞에 내려앉아 루나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루나는 그것이 보여준 행동이 항복인지, 위협인지, 아니면 둘 다인지, 구별할 수 없었다. 그것은 단지 앵무새일 뿐이었다.

그렇구나. 그래서 그런 자신감이 있었구나. 내가 테스트해볼게, 네가 말하는 최강의 이합생물을.

 

가브리엘

네, 루나 님이 직접 상대해보면, 겉만 번지르르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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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 개시)



루나

네 눈에 비친 강함이 뭔지 보여줘, 가브리엘.


가브리엘

당신의 절대적인 힘을 다시 볼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가브리엘

루나 님. 이건 시작일 뿐입니다.........



(전투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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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백의 두 인물은 공중에서 서로 싸웠고, 그들의 공격은 육안으로는 거의 볼 수 없는 속도로 서로 충돌했다.

 

다만 튀는 에너지가 주변의 거대한 암벽에 끔찍한 균열을 일으켰다.

 

하지만 루나는 계속해서 우세한 것으로 보였고, 접전에서 높은 위치를 차지해 상대를 공중에서 떨어뜨려 지면에 거대한 함몰을 일으켰다.

 

루나 

...하...아....

 

순백의 이합생물체를 물리쳤지만, 루나는 분명 여유롭지 않았다.

 

가브리엘

루나 님.... 예상대로... 멋졌습니다.


루나 

...

 

루나는 말없이 자신의 두 손을 바라보았다. 최선을 다하지는 않았지만, 적의 힘은 상상을 초월했고, 또...

 

루나 

(승격 네트워크의 위력이 약해지고 있어...)

 

가브리엘

하지만 루나 님. 전투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먼지 속에서 다시 나타난 새하얀 이합생물체는 날개를 완전히 펼치고 루나 못지않은 억압감을 발산했다. 몸에는 상처의 흔적조차 없는 것 같았다.

 

루나

...괜찮은 근성이네.

 

이합생물의 손에서 눈 부신 붉은 빛이 응축되고, 루나도 손을 들어 선홍빛을 방사선을 발산했다.

 

빛은 서로 부딪치고 뒤틀리고 퍼져 갈라진 협곡의 깊숙한 곳을 거의 초토화 시켰다.

 

그러나 곧 빛과 빛이 서로 섞이고, 루나는 간신히 우위를 점했고, 에너지에 삼켜진 이합생물체는 완전히 바닥에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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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미아

설마... 가브리엘 녀석이 루나 씨까지...

 

루시아

삼켜진 루나에게 무슨 일이!

 

라미아

나, 모르겠어...

 

지휘관

먼저 집식체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자.

 

인어, 너는 집식체가 있는 곳까지 가는 길을 알고 있지. 우리를 그곳으로 데려가줘.

 

라미아

라미아가 이렇게 묶인 상태에서 어떻게 빨리 걸을 수 있을까... 적어도 꼬리라도...

 

지휘관 

리……

 

리는 한숨을 쉬며 라미아가 하체의 강철 밧줄을 푸는 것을 도왔다.

 

라미아

최고야! 지휘관, 넌 역시 좋은 사람이야.

 

선택: ... / 그녀를 다시 묶는 게 낫겠어.

 

지휘관

...

 

헛소리하지 말고 빨리 가.

 

라미아는 힘없이 한숨을 쉬며 무언가를 기억했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라미아 

헤헤.. 라미아를 따라와.. 바로 이 앞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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