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렉 

.................

 

적조의 환영 

.................

 

슈렉 

그날 내가 얼마나 당신을 찾기 위해 애썼는지 하소연하고 싶었지만, 이제 됐네요.

당신은 지금 기분이 어때요?

 

적조의 환영

...추워...

... 같이 가자... 슈렉...

 

슈렉 

이게 바로 흙탕물에 빠진 비스킷인가요? 벨라링.

 

적조의 환영

..............

 

슈렉 

...나는 내가 나에게 반박하는 벨라를 이렇게 그리워할지 몰랐어요.

당신은 이미, 더 이상 당신이 아닙니다.

작별입니다. 적조가 흉내 낸 환상.

 

그는 손을 흔들고 벨라가 보낸 책을 보급품의 틈새에 조심스럽게 올려놓고 떠날 준비를 했다.

 

적조의 환영 

...슈렉... 넌 반드시 살아갈 수 있을 거야.

알 수 없는 일은.... 나한테 맡겨.

 

슈렉 

? !

 

적조의 환영

안녕.

 

슈렉

……이봐요.

 

슈렉은 몇 걸음 떨면서 앞으로 걸어가더니 벨라를 닮은 환영을 만지려고 손을 뻗었다.

 

완전한 보호 장치를 갖추고 있어도 침식 증상은 여전히 슈렉의 손끝에서 빠르게 퍼졌다.

 

슈렉

...안녕, 벨라.

 

그는 멍하니 손을 거두고 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

 

슈렉 

……안녕.

 

슈렉은 이 말을 조용히 되풀이하고, 조금 뒤로 비틀거리며 물러 서서 적조의 환영을 바라보았다.

 

슈렉

...안녕, 안녕...

 

자신을 납득시키려는 듯 이 말을 계속 되풀이했다. 또다시 밤이 되었고, 적조의 환영도 썰물과 함께 땅으로 돌아왔다.


 

슈렉 

...벨라...

 

슈렉은 텅 빈 거리를 바라보며 적조가 물러가는 방향으로 손을 내밀었다가 다시 떨어뜨렸다.

 

슈렉 

...............

 

그는 비틀거리며 몇 걸음 앞으로 걸어간 다음 고개를 돌렸지만, 벽에 남겨진 벨라의 말을 보게 될 뿐이었다.

 

‘우리가 속한 지구는 수많은 재난을 겪었습니다. 많은 시간이 지나면 어떤 재앙도 언젠가는 사라질 것이므로 우리는 인내하고 희망을 품고 내일을 기다려야 합니다’

 

슈렉

...네...재앙이 무엇이든 지나갈 겁니다.

 

슈렉은 자조 섞인 웃음을 지으며, 손을 들고 그 반듯한 표어 아래 다른 글을 적었다.


 

——‘물론입니다, 하지만 그때, 당신은 어디에 있나요?’

 

이 행성에 견딜 수 없는 겨울은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눈이 녹는 날, 당신은 따뜻한 봄날에 있지 않다.



 

이 문장을 쓰고 한참을 그 자리에 멈춰 서있다, 마침내 단검을 들어 ‘물론입니다’ 뒤의 단어를 모두 긁어냈다.

 

슈렉 

... 이 말은 그대로 두자. 이게 단지 플라시보일지라도, 언젠가는 분명히 누군가의 힘이 될 것이니까.

 

슈렉은 자신에게 혈청을 주사하고 무거운 꾸러미를 집어들고 그대로... 혼자 여행을 시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