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억수로 내리면서 전 세계의 물이 이곳으로 모여드는 것 같다.

 

베라가 천대 위로 뛰어올랐다. 그 물고기 꼬리를 가진 승격자도 멀지 않은 곳에 있다. 그녀는 하늘을 향해 약간 고개를 젖히고, 빗물이 그녀의 얼굴에 흐르도록 내버려두었다.

 

베라가 상대방과 교감할 수 있다는 것에 희망을 걸지는 않았지만 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깃창을 라미아에게 겨누며 위협했다.

베라

야, 썩은 물고기!

 

도대체 니가 이도시와 무슨 관계인지 모르겠네.

 

그러니 어서 도시의 침수를 막아. 아니면 내가 니 몸에 구멍을 내도 탓하지 말라고.

그녀가 창 끝으로 겨눈 인어는 천천히 고개를 옆으로 떨궜고, 비에 젖은 머리카락 한 가닥이 그녀의 동작과 함께 한쪽으로 늘어져 공허한 두 눈을 드러냈다.

 

그 순간 베라는 제자리에 멍하니 서있었다.

 

베라는 그 눈빛, 그 절망에 물든 눈빛을 알고 있다.

 

그 비 오는 날, 자신의 모든 동료가 다 죽은 후에, 그녀도 이와 같이 비 오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빗물이 눈에 떨어지고 그것이 눈물이 되도록 내버려 두었다.

라미아

아무에게도 넘기지 않겠다.

 

그녀는 자신의 양칼을 빼 들었고, 구부러진 칼의 예봉은 별똥별이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것과 같았다.

 

라미아

모든 것은 라미아의 것이니, 방해하지 말고…침몰하라. 침몰하라.


전투 시작

침몰하라, 이 바다 밑에 가라앉아라.

라미아…라미아는 이미 돌아갈 수 없다!

전투 종료

 

쌍칼과 깃창이 부딪히며 귀를 찌르는 듯한 소리가 났다.

 

공기도 그에 따라 진동하는 것 같다. 무형의 잔잔한 물결이 매번 부딪치면서 또 비의 장막속에 메아리 친다.

 

격자 하나를 사이에 두고 깃창이 라미아의 가슴과 나비위의 곧 떨어지는 빗방울을 찌르는 찰나, 창끝이 라미아를 뚫을 즈음에 거대한 파도가 두사람을 덮쳤다.

물보라로 인해 중심이 흐트러졌지만, 라미아의 팔을 찔렀다. 그녀가 찔릴 때는 매우 강한 힘에 의해 정확하지 않았더라도 금속 뼈가 보일 정도의 깊은 상처를 남겼을 것이다.

라미아는 소리를 지르며 팔을 감싸고 뒤로 물러섰고, 눈에는 분노와 두려움이 가득찼다.



많이 늦었네오...알바한다고 요즘 할 시간이 없었다... 내일 쉬니까 노말은 마무리 가능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