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소식”


 

이 지역에서 수집된 데이터는 비교적 새롭기 때문에 급격한 적조 팽창의 기록을 관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휘관

한번 봐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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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콘크리트 숲에서 군중은 조용히 걸었다.

 

굶주림, 질병, 광기, 장애...

 

한 사람 한 사람을 멸망시키기에 충분하지만, 이 시대에는 아무리 무거운 고통이라도 더할 나위 없이 하찮아진다.



부랑자 A

얼마나 남았어?

 

그녀의 목소리는 쉬어있었고, 그녀의 눈은 거의 보이지 않았으며, 그녀는 동료들의 도움이 있어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부랑자 B 

곧이야, 곧.

 

노파는 이 문장을 듣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으나, 아무도 그 사람이 어떠한 질문에도 똑같은 대답만 한다는 것을 말해주지 않았다.



부랑자 C 

소문이 정말 사실인가요?

 

이 불안한 질문에 군중들은 속삭이듯 말하기 시작했다.

 


부랑자 D

다른 선택이 있습니까?

 

절망적인 현실을 생각하니 모두가 다시 조용해졌다.



부랑자 E

걱정하지 마세요. 신이 보내신 천사들이 반드시 우리가 살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며칠 전 이 일대 폐허에서 다량의 유물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누구에게서 들었는지는 모른다.

 

비록 소식을 전하는 사람들은 저마다 묘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자신과 친밀한 관계의 사람들에게도 이 소식을 알리지 않는다는 맹세와, 물자를 약탈하는 사람들이 더 이상 늘지 않게하겠다는 맹세를 하게 했다.

 

그러나 엄격한 예방 아래에도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폐허로 향했고, 앞의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느릿느릿 오후 내내 걸은 끝에, 달이 뜨기 전 옛 거리로 불리는 곳에 도착했다.

 

부랑자 A 

아, 보급품은 어디에 있어?

 

부랑자 B

곧이야, 곧.

 

부랑자 C

우리보다 먼저 온 사람이 있을 텐데 주변을 둘러보고 하룻밤 묵을 곳이 있는지 알아봅시다.

 

군중은 천천히 흩어지며 침식체를 조심히 피해, 주변의 폐허가 된 거리에서 사람의 흔적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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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한참이 지나서야 그들은 바람과 비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피난처를 찾았다.

 

그들이 서로 기대어 밤을 보낼 준비를 하고 있을 때, 군중 앞에 무기를 든 젊은 부랑자 몇 명이 나타났다.



무장한 부랑자

누가 너희들 여기에 있어도 된다고 했지?

 

부랑자 C 

여기 있는 데 당신들의 동의가 필요하나요?

 

무장한 부랑자 

흥, 감히 내게 말대꾸하다니.


 

그가 손을 흔들자 뒤에서 그와 같은 무장한 부랑자 네다섯 명이 나타났다.

 

무장한 부랑자 

그럼 먼저 상견례부터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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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유리창 사이로 새벽 햇살이 폐건물 안으로 비쳐들자 가해자는 구질구질한 이불 속에서 기지개를 켜고 일어났다.

 

상처투성이인 피해자들은 한쪽 구석에 웅크린 채 눈앞의 모든 것을 저주하고 있었다.

 

무장한 부랑자 

오늘은 쓸만한 물건을 찾으러 상가에 가야겠군...

 

멍하니 눈을 비비며 옆에 있는 동료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무장한 부랑자의 동생 

이봐, 일어나!

 

그는 손에 든 쇠파이프를 흔들며 구석에 있는 군중을 위협했다.



부랑자 E 

신이 당신을 벌하실 것입니다!

 

소녀의 굳은 표정은 가해자의 웃음을 자아내기만 했다.

 

무장한 부랑자 

그럼 그런 놈이 널 구하러 올 수 있게 기도해.

 

부랑자 E 

꼭 그럴 겁니다! 엄마 아빠는 어릴 때부터 말했습니다! 신은 존재한다고!

저는 봤습니다! 여기에 보급품이 있다고 말한 것은 신이 보낸 천사였습니다!

아!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했다는 것을 눈치챈 소녀는 황급히 입을 막았지만, 주위 사람들은 그것을 환상으로만 여기고 마음에 두지 않았다.

 

무장한 부랑자 

오? 그럼 그 신이 네 부모를 구하러 왔었나?

 

소녀는 슬픈 발걸음을 내디뎠고 가해자들은 다시 웃었다.

 

무장한 부랑자 

좋아요, 그들이 찾도록 하자. 감히 훔쳐가려 한다면--

 

무장한 부랑자는 그의 목에 손짓을 했고, 그의 동료는 미소로 고개를 끄덕이고 쇠파이프를 흔들었고, 가난한 부랑자들을 목자처럼 건물 밖으로 몰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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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랑자들이 비틀거리며 호텔로 돌아온 것은 밤이 다 되어서였다.


무장한 부랑자 

결과는 어떻지?

 

부랑자들이 가져온 물건들을 순찰했지만 대부분 쓸모없는 쓰레기였다.

 

쓰레기통에는 쥐덫에 걸린 치즈처럼 눈에 띄는 새 보급품 꾸러미만 돌연 쌓여 있었다.

 

그러자 가해자는 무관심하게 새 보급픔 꾸러미를 집어 들고 캔과 압축 비스킷 몇 꾸러미를 꺼내 동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무장한 부랑자

나머지는 저장해둬.

 

부랑자 C 

우리의 몫은 어디에 있습니까??

 

무장한 부랑자 

하? 너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요만한 물건을 주워 와놓고, 나누고 싶냐? 

먹을 것은 없지만, 죽빵이라면 아직 남아 있는데, 먹을래?

 

부랑자 B 

곧이야, 곧.

 

무장한 부랑자

아?

 

부랑자 D 

이 사람은 두뇌가 좋지 않으니 신경쓰지 마세요...

 

무장한 부랑자 

두뇌가 좋지 않다라. 맞다. 셋째. 네가 치료해줄 수 있겠다. 어차피 남겨두는 것도 쓸모가 없으니까.

 

부랑자 E 

뭐하시려는 거에요? !

 

소녀가 그들을 막으려고 돌진하려 했을 때, 한 쌍의 약한 손이 그녀를 껴안았다.

 

부랑자 D 

유락... 더 이상 말하지...

 

유락 

하지만...하지만...

 

부랑자 D 

이제 자신을 먼저 돌봅시다.

 

유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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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피해자들은 배고픔과 피로 속에 다시 아침 해를 맞았다.

 

부랑자 A 

어젯밤에 집 뒤에서 파도 소리가 들리는 것처럼 잠을 잘 못 잤어.

 

부랑자 C

저도 들어본 것 같아요.

 

어젯밤 알 수 없는 파도 소리를 모두가 생각하고 있을 때 무장한 부랑자가 들어왔다.

 

무장한 부랑자 동생 

뇌가 비정상인 저 멍청이는 어쩌지?

 

유락 

그는 당신에 의해... 당신에 의해...

 

무장한 부랑자 동생 

우리가 수리했는데 무슨 일이야?

 

그는 '수리'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듯 자신 있게 모두를 바라보았다.

 

모두 주위를 둘러보니 동료들이 쪼그려 앉았던 벽 한구석이 비어 있었다.

 

유락 

그는 돌아오지 않았어요.

 

무장한 부랑자 동생 

야, 보급품 찾을 때 찾아봐, 난 못 찾아도 상관없어.

 

그는 더러운 머리를 긁적이며 쇠 파이프를 들고 모두에게 방을 나가라고 지시했다.

 

무장한 부랑자 동생 

가라! 일해라!

 

하지만 해가 질 때까지 아무도 그를 찾지 못했다.

 

많은 사람들이 찾은 물자는 한 개의 눈에 띄는 보급품 보따리 뿐이었다.

 

아무것도 얻지 못한 후, 모두는 다시 모퉁이로 돌아가서 따뜻하게 유지하기 위해 서로 기대면서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부랑자 A 

콜록 콜록... 침식 증상이 악화되고 있어.

 

부랑자 D 

그는 어디로 갔을까요?

 

부랑자 C

오늘 밤 또 파도소리가 들릴지 모르겠네요?가보고 싶은데...

 

아무리 이야기를 나누지만 다들 자기 자신을 돌볼 겨를이 없어 자신의 고통만 이야기할 뿐 남을 배려할 여유는 전혀 없다.

 

부랑자 D 

여기를 떠나야 할까요?

 

질문하는 순간 그의 눈은 군중을 훑어보았다. 모두가 지금의 상태라면 긴 여정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었다.

 

내일의 물자 수색도 장담할 수 없었다.


유락 

내일은 모두가 먹을 수 있도록 더 많은 물자를 구하겠습니다.

 

그 소녀는 다른 사람들처럼 약했지만, 그녀의 어조는 여전히 내일의 결과를 예견한 것처럼 매우 확고했다.

 

유락 

신은 반드시 우리에게 행복을 주실 것입니다.

 

그녀의 환상을 마주한 눈앞의 사람은 힘없이 미소 지으며 거친 큰 손으로 유락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부랑자 D 

글쎄, 그건... 오늘은 자러 가세요.

 

연약한 사람들이 한데 모여 몸을 떨며 잠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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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짧은 밤, 어디선가 욕설이 들려왔다.

 

유락 

... 너무 시끄러워...

 

무장한 부랑자 

거기 서! 물건을 훔쳐 도망가려고! 쫒아라!!

 

부랑자 C 

이것은 내가 찾은 것입니다! !

 

여러 사람의 발자국 소리가 건물 밖으로 나가버렸고, 곧 파도 소리가 들리고 모든 것이 평온으로 돌아갔다.

 

한낮의 햇살이 따사롭게 유락의 몸을 비추며 그녀는 고단한 잠에서 깨어나서야 가해자가 올 시간이 지났음을 깨달았다.

 

유락 

사람들은?

 

가해자들 말고도 또 다른 부랑자가 없어진 것은 어젯밤의 그 싸움과 관련이 있는 것일까.

 

부랑자 A 

나는 그들을 봤어.

 

노파는 혀를 깨물기 직전까지 몸을 떨며 말하고 있었다.

 

부랑자 A 

어젯밤에도 잠을 잘 못 자서 파도 소리를 들으며 밖을 보러 갔는데...

뒷문과 뒷문 뒤의 내리막길이 변해 붉게 물들어 있었어.

그, 그들은 빨간 물건에서 나와 나에게 말을 걸었어.


 

부랑자 C의 적조의 환영

…이 맛있어요...

죽지 않았어요……

 

부랑자 B의 적조의 환영

곧이요, 곧.

 

부랑자 A 

오, 그들은 그 빨간 물건에 살고 있었어.

 

모두가 생각에 잠겼을 때, 그것을 본 적이 없는 부랑자 무리가 비틀거리며 방으로 들어왔다.

 

새로운 부랑자

안녕하세요, 여기가 당신들의 영역입니까?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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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의 찬가


 

생소한 부랑자들에게 이곳 사정을 알려주니, 의아해하면서도 몇몇은 파도 소리가 울린 뒤 가보기로 했다.

 

그 사람들이 돌아왔을 때, 그들은 적조에서 본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생생하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 소문은 들불처럼 퍼졌고, 이 폐허에도 전해졌다. 폐허에 자리 잡은 부랑자들도 이 문제에 대해 서서히 논의하기 시작했다.


소문과 함께 퍼진 것은 퍼니싱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처음에 누가 침식 증상을 군중 속에 가져왔는지 기억하지 못했고, 혈청이 없는 부랑자들이 한 명씩 쓰러지는 것만 보았다.

 

길의 끝에서 이 침식된 사람들은 적조의 소문을 믿는 쪽을 선택했다.

 

거센 파도가 거리를 휩쓸며 막다른 골목에 몰린 부랑자들을 집어삼킬 때, 새로운 환영은 그 속에 나타날 것이다.

 

적조와 함께 퍼진 새로운 소문과 퍼니싱으로 절망 또는 희망이 다시 한번 부랑자들의 귀와 입술에 맴돌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이 보이지 않는 사슬에 묶여 있었고 적조는 일종의 믿음이 되었다.

 

부랑자들은 이것이 인류의 마지막 구원이자 귀환처라고 믿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녀는 여전히 자신이 믿는 신에게 기도했다.



부랑자 F 

당신 말이 맞아, 적조는 여기에 상륙한 천국이다!

 

부랑자 G 

뛰어들기만 하면 반드시 영생을 얻는 것이 사실이야.

 

유락

이렇지 않아요... 진짜 천국은 이렇지 않아요!

 

부랑자 F 

이 어린 소녀를 봐. 어린 나이에도 그녀는 여전히 올드스쿨을 믿네.

 

부랑자 G 

그렇다면 네가 말한 진짜 천국을, 벌떡 일어나서 우리에게 보여줄래?

 

유락 

그날 본 천사는 우리가 기도하는 한 모두가 행복할 수 있으니 지금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부랑자 F 

나는 이제 행복하다고 생각했고, 행복은 우리 앞에 놓여 있고, 흥청망청 땅바닥에 펼쳐져 있고, 큰 바다라고 생각한다.


부랑자 G 

넌 이 사실을 받아들여야해. 천국도 시대와 함께 나아가는 거야. 천국이 인테리어를 좀 바꿨다고 해서, 네가 알지 못한다는 건, 네 신앙심이 경건하지 못해서가 아닐까.

 

부랑자 F

가자 형제여. 오늘 우리 사방으로 살펴보자.

 

부랑자 G

좋지. 알려줘서 고맙군.

 

두 사람은 연약한 얼굴에서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서로를 도우며 거리 끝까지 사라졌다.

 

유락 

…………진짜야?

아빠, 엄마...가 믿었던 모든 것은 이미 존재하지 않는 거야?

 

소녀의 중얼거림은 비웃음에 의해 중단되었다.

 

부랑자 H 

이거 정말로 살아있는 화석이네. 이런 걸 기꺼이 믿는 어린 소녀가 여전히 있다니.

아무도 천국과 지옥을 본 적이 없는데, 당연히 눈앞의 것들을 더 믿고 싶은 거지. 

 

유락 

하지만 그건... 그건 틀렸어요...

 

부랑자 H 

뭐가 잘못됐어? 나든 너든 계속 이런 식이라면, 무슨 살길이 있겠냐?

그것이 흰색 하늘이든 붉은 하늘이든, 냄비든 프라이팬 속이든, 무덤이든 성당이든 간에, 구원을 해주기만 한다면 어떤 것이라도 믿을 수 있어.

 

그는 손을 흔들며 적조를 찾는 사람과 합류하기 위해 몸을 돌렸다.

 

그 후로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얼마나 많은 부랑자가 적조를 쫓는 사람이 되었는지 모른다.

 

적조를 뒤로하고 폐허를 떠나는 단호한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소녀에게는 굶주림으로 인해 다른 사람의 일을 분별할 수 없게 되었다.

 

유락의 의식이 사라지려던 날, 그녀는 나무 막대기에 기대어 폐허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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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락 

신이시여, 도와주세요.

 

먹구름이 하늘을 덮고 비가 많이 내렸고, 파도를 따라가던 부랑자들은 사라진 지 오래였다. 적조의 파도 소리만이 메아리쳤다.

 

유락 

칭송합니다... 신의 이름을... 제발... 제발... 하...

 

그녀의 입술에 있던 기도는 점차 무너졌고, 마침내 자조와 함께 울음소리로 바뀌었다.

 

유락 

신이시여! 당신은 대체 어디에 있나요?!

 

소녀는 마지막 힘을 다해 흐릿한 하늘을 향해 울부짖었지만, 달빛은 비바람과 먹구름에 가려진 지 오래였고 신은 침묵을 지켰다.

 

유락 

... 속았어...

 

그녀는 더 이상 스스로를 지탱할 힘이 없어 무릎을 꿇었다.

 

유락의 울음소리는 점차 쉰 목소리가 되었고 눈물은 이미 말라버렸지만, 창백한 뺨을 타고 계속 쏟아지는 폭우가 소녀의 눈물처럼 보였다.



그녀가 무너진 절망에 짓눌려 더이상 움직일 수 없었을 때, 수많은 부랑자에게 '희망'을 주는 파도 소리가 점점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녀는 바닥에 주저앉아 절망적인 미소를 지으며 밀려오는 적조에 손을 뻗었다.

 

유락

...신이시여, 제가 정말 기도한 건, 단지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는데...

 

소녀는 폭풍우로부터 자신을 지켜주는 거대한 파도를 올려다보며 마지막 말과 함께 파도의 품에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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