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뭔이쥐슈ㅖ마오쟈오 이츼 먀오먀오먀오먀오먀오~'

아이폰이 요란하게 울리며 주인을깨운다.

펑티모의 고양이송. 분명좋아서 알람으로 설정하였지만 달콤한 잠을 깨우는 소리는 뭐든 듣기가 싫다.

"하암.."

'네시간 정도 잤나.. 또 일이구만' 

늘어진 하품을 하며 컴퓨터 책상에 앉은 그는 히어로 엔터테이먼트의 직원 'GM세리카'이다.


재택근무 조건으로 시작한 일이지만 출근과 퇴근이 없다.

'근무시간 항시' 이 말도 안되는 업무에 이력서를 넣은 이유는 단 하나, 집밖을 안나가도 된다는 점.


그렇다 그는 히키코모리다.

근무기간 3개월차에 접어든 세리카는 요즘 고민이 많다.

일이 힘들다.


카페관리, 고객센터의 고객응대, 아카 및 갤 눈팅 등

일손이 필요없어보이는 일이지만 사람상대라는게 보통일이 아니다.

관두고 싶다는 생각만 5천번은 했을듯하다.

허나 뒤편 책장에 수놓인 피규어들과 각종 굿즈들을 보면 그 생각을 바로 접을수 밖에 없다.

'모레 또 신상굿즈가 나오는데 관둘수 없지 힘내자'

지갑을 채워야 자신의 마음과 배를 채운다. 너무나도 당연한 세상 이치를 삼키며 세리카는 업무를 시작한다.


먼저 네이버 카페를 들어가 병신이 있나 없나 살피는 그가 발견한 똥덩이하나,

'무과금유저 무시하십니까?, 계속 이대로 운영한다면 우리 무과금 유저들이 불매운동해서 매출에 지장을줄겁니다.'


'뭔 개소리야 병신'

똥글을 지우고 싶지만 자신의 글이 갑자기 삭제되어 날뛰는 비틱새끼들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 내버려둔다.


다음은 아카퍼챈을 살펴 한섭의 불편사항이라던지 민심을 확인한다.

'싸이 나눔합니노'

'권재덕의 유물 블카단위 3 8이면 개추'

'미안하지만 난 재덕이아니야 그 새낀 아마 하얼빈에서 동냥중이겠지'

언제나 평화로운 챈은 걱정이 없다 관리자도 아니고 제일 수월한 업무중 하나이다.


그 다음 일, 올것이 왔다 가장 하기 싫은 일

고객센터로 온 메일의 응대.. 온갖 잡다한 요구사항이 넘쳐흐르는 심연을 모니터가 비춘다.

사람들이 요구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뭐가 잘못되었는지 너무나도 잘안다. 3개월간의 업무 속에서 이런것들을 캐치하지 못하면 사람새끼가 아니겠지.


내용들을 잘 정리해서 진심으로 고쳐지길바라며 위에 보고를 한다.


히어로의 잘못된점들은 세뇌를하듯 머리에 못이 박혔다.
너무 힘들다 지쳣다.  자신이 살기위해선 이점들이 고쳐져야한다.
하지만 그는 아무것도 할수 없다.

어제도 센터담당자의 연락으로 엄청나게 깨졌다.
"이 꾸중물같은 월루새끼야 이딴 보고서를 왜 올리냐? 니가 개발자냐? 시발새끼야 적당히 타이르고 적당히 살살 똥꼬 긁어줘란 말이야 어휴 그리고 임마 전화할때 헐떡거리지마 존나 역겨우니까"
'탈칵'

아직도 생생하다 사람을 찔러 죽이려는 듯한 말투.
너무 무섭다. 두렵다. 위에 앉아있는 그 들이 퍼니싱채널을 봐야한다 그들은 게임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옳바른 길로 갈 지름길을 잘아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난 아무거도 아닌 쓰레기인걸..
무능한 인간 월급루팡...'

최선을 다해도 결과는 항상 같았다.
결과물이 없는 그의 노력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다.
그저 메일로 쏟아지는 불평불만요구건의사항들을 담아내는 쓰레기통 같은 모습만 남았다.

눈시울이 붉어진 그는 마지막 건의 메일을 들춰본다

'헬적화 어떻게 됐냐? 너넨 회의만 하다 퇴근하냐? 결과물이 없노 존나 너네 고객센터  존재 의미가 뭐냐 ㅅㅂ'

....
'흑..흑..'
'으아앙...'
결국 눈물샘이 터지고 말았다 이젠 일이고 뭐고 마우스도 잡기가 싫어졌다.

세리카는 오늘도 얼굴을 묻은 베개를 적시며 잠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