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분 전에 수송기 옆으로 걸어가자 대기 중이던 루시아 외에도 리, 리브가 서 있었다.



리브

지휘관...!


지휘관

너희들 어떻게 온거야?


리브

저랑 리 씨도 지휘관님이 걱정되서요...


....


리브

비록 함께 임무를 수행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지휘관님의 모습을 보아야 마음이 놓일 것 같았거든요.


그녀는 근심을 품고 자세히 자신을 훑어보았다.


리브

안색이 역시 안좋으시네요.


루시아

...지휘관.


...


지휘관

(적어도 지금은 자유로워.)

(이 임무가 끝나면 푹 쉬어.)


대화를 나눈 지 얼마 되지 않아 크롬은 차징 팔콘 소대원들을 데리고 이쪽으로 다가왔다.


그는 간단한 인사를 하고 정리한 데이터를 자신의 단말기로 보냈다.




크롬

하산 의장님이 방금 발표한 추가 임무에 대해 저희가 수색 구조해야 할 21명의 목표 인원 자료와 가상 지도를 정리하였습니다.


크롬

구조된 사람들이 빠른 시일 내에 공중정원으로 귀환할 수 있도록, 연락관에게 부탁하여 약속된 시간에 그들이 075번 도시의 잊혀진 옛거리에 집결할 수 있게 조치해놨습니다.


크롬

다른 문제가 없다면 지금 바로 출발합시다.


지휘관

알았어.



반즈

.......


지휘관

왜?


반즈

하여간, 당신은 무사했으면 좋겠어.


여전히 담소를 나누기 불편한 장소임을 감안하여 반즈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수송기에 오르기 직전, 뒤에서 누군가가 주시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아무렇지도 않게 고개를 돌려보니 근처에 몇 명의 일꾼들이 이따금씩 일에서 눈을 떼고 이쪽을 쳐다보는 것 같았다.



크롬

...


크롬도 그런 시선을 눈치채고 자신의 뒤를 곁눈질했다.


군중 속에서 흰 가운을 입은 남자가 그의 주의를 끌었다.


구부정한 몸으로 비틀거리며 걸어다니는 상대의 모습은 외롭고 쇠약해보이는 중년의 그것이었다.


오직 그 엷은 황금빛 눈동자만이 크롬에게 비로소 그가 예전에 만났던 사람이었음을 어렴풋이 떠올리게 했다.



일꾼

쿠로노 쿠루카와(黑野苦川)님, 서두르셔야 합니다. 곧 있으면 보고 회의 시간입니다.


지휘관

쿠로노?



...쿠로노 쿠루카와.


지휘관

저 사람 쿠로노와 관계가 있는건가?


예전에 쿠로노 그룹에 있을 때 그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때도 그 사람의 이름을 듣고, 본의 아니게 그의 자료를 봐서 고위층과 관련이 있을거라 생각했었지만, 우연의 일치에 불과했습니다.


지휘관

어떤 사람이지?


평범한 의사이고, 지금도 여전히 생명의 별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번만은 당신의 검사보고서가 '공교롭게도' 그의 손을 거쳤습니다.


갑시다, 시간이 얼마 없습니다.


지휘관

알았어.


뒤숭숭한 시선을 무시한 채 뭇사람들은 돌아서 수송기에 올랐다.



오후의 찬바람과 함께 수송기 2대가 075번 도시의 버려진 폐허 속에 내려앉았다.


사전연락을 거친 덕분에 이미 많은 체류자들이 대기하고 있었고, 땅에 착지하자마자 지하수도로 달려간 카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우선 이곳을 찾았다.



반즈

...응급처치를 해야 할 부상자가 있습니까?



여성구조체

네, 제가 임시로 그 건물의 맨 아래층에 모셔 놓았습니다. 빨리 따라오세요.


반즈는 짧게 대답한 뒤, 재빨리 그를 달려갔다.



크롬

다른 소대도 도착했습니다.


크롬은 단말기 안의 알림을 보며 이쪽으로 소식을 전했다.


지휘관

(다른 소대?)

(아, 하산이 말했었지...)


크롬

네, 이전 계획에 따르면 케르베로스 소대도 적조 처리 임무에 참여했지만 저희와 함께 움직이지 않습니다.



루시아

케르베로스 소대...



구조체A

난 너희들이 일을 다 끝내서 우리를 찾아오는 줄 알았는데...



카무이

원래는 그럴려고 했는데 대장이 사람 살리는 일을 더 미뤄선 안 된다고 했어!


루시아

저기 부상자까지 합하면 여기 모두 몇 명이 집결했습니까?



구조체 대장

모두 19명이고, 또 두 명이 실종되었습니다.


구조체 대장

....


구조체 대장

실종된 사람들은… 모두 제 대원들입니다.


크롬

혹시 그들이 마지막으로 어느 쪽에 갔는지 알고 계십니까?


구조체 대장

그들은 앞서 임시로 경고했던 고위험 지역으로 갔었습니다.


구조체 대장

그러나 이 경고를 받기 전에 그들은 그곳으로 떠났었습니다.


구조체 대장

송신을 받아 그들에게 다시 연락하려고 했지만 이미 두절된 상태였습니다.


루시아

응급처치가 완료되면 당신들은 먼저 공중정원으로 돌아가세요. 실종된 두 명은 우리가 찾겠습니다.


구조체 대장

실종된 두 사람은 저의 대원들입니다. 우리들도 당신과 함께 가게 해주세요.


루시아

그 구역은 너무 위험합니다. 먼저 돌아갈 것을 권합니다.


구조체 대장

하지만 제 소대원입니다. 저 혼자 돌아가도 상관을 안할 수 없잖아요!


구조체 대원

지휘관은 이미 가버렸습니다... 전 더 이상 그들을 내버려 둘 수 없습니다. 부탁드립니다!




(1)

지휘관

(같이 갑시다.) ← 선택

(너무 위험합니다. 안 돼요.)


크롬

지휘관님, 그 구역은 저희도 대처하기 어려우니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더 많은 편이 낫습니다.


크롬

전 한 사람을 더 데려가는 선택을 권하지 않겠습니다.



(2)

지휘관

(같이 갑시다.) 

(너무 위험합니다. 안 돼요.) ← 선택


크롬

저 또한 지휘관님의 의견과 같습니다.

.

크롬

그 구역은 저희도 대처하기 어려우니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더 많은 편이 낫습니다.




구조체 대장

당신이 바로 크롬이었군요... 전에 당신에 대해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구조체 대장

제 안전을 걱정해줘서 감사하나, 당신도 소대의 리더니까 제가 느끼는 바를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구조체 대장

만약 당신의 대원이 위험에 빠진다면 자신의 안위를 염려해서 그들을 찾지 않을 것입니까?


구조체 대장의 말은 크롬의 가슴속에 조금 더 오래된 기억을 불러일으켰다.


구조체 대장

만약 그들과 이렇게 다시는 만나지 못한다면, 전 평생 후회 속에서 살 것입니다!


크롬

...후회요?


구조체 대장

저는 병사이고, 공중정원의 재산이 아닙니다.


구조체 대장

적어도…내가 어떻게 죽을지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주세요…!


크롬

....


크롬은 잠시 망설였다.


크롬

당신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병사이기에, 임무 명령을 어길 수 없습니다.


크롬

만약 여기서 당신이 이 구조작전에 협조할 방법이 딱 하나 있다면, 그것은 공중정원으로 무사귀환하는 것입니다.


크롬

당신의 동행을 허락하는 것은 저희로서도 당신이 군령을 어기도록 협조하는 셈입니다.


그간의 감시를 생각하며 크롬은 뒤쪽에 있는 수송기를 곁눈질로 바라보며 난감한 방식으로 적의 존재를 암시했다.


구조체 대장

임무...? 맞다! 또 하나 더 있었습니다!


그는 흥분하여 단말기를 열었는데, 그 중 또 하나의 임무가 미완성으로 표시되었다.


구조체 대장

우리에게 주어진 마지막 임무는 지휘관 수색이었습니다… 아직 그를 만나지 못했지만.


구조체 대장

저와 제 대원들도 원래 그를 찾기 위해 따로 행동했었습니다.


구조체 대장

하지만 실종 위치와 연결 단절 시간으로 봐서는…. 그는 이미….


크롬

그럼 계속 이 임무를 수행하도록 합시다.


구조체 대장

네! 감사합니다!




(1)

지휘관

(당신의 이름은?) ← 선택

(고개를 숙이고 단말기 안의 인적 자료를 보자)


구조체 대장

저는 퍼시라고 합니다. 실종된 두 대원의 이름은 이사와 레이너입니다.



(2)

지휘관

(당신의 이름은?) 

(고개를 숙이고 단말기 안의 인적 자료를 보자) ← 선택


크롬이 정리한 인원 자료에는 이 대장과 소대원들의 정보가 자세히 적혀 있었다.


대장의 이름은 퍼시, 복무기간 4년, 세 번의 소대 변경이 있었음, 현 소대에 가장 오래 근속중.


실종된 대원의 이름은 이사로, 집행부대에 입대할 때부터 현재의 지휘관을 따라다니며 2년 7개월 동안 복무했다.


다른 한 명의 이름은 레이너, 1년이 채 안된 신인이다.




지휘관

좋아, 그럼 퍼시를 제외하고...


지휘관

나머지는 수송기에 태울 수 있겠어.


루시아

지휘관은 여기서 잠시 쉬세요. 전 부상자를 운반하러 가겠습니다.


지휘관

(나도 가서 도와줄 수 있어.) ← 선택

(알았어.)


루시아

가뜩이나 오랫동안 감호를 받으셨는데 다음 임무도 꽤 힘든 임무니까 지금이라도 잠깐 휴식을 취하세요.


지휘관

루시아...


루시아는 영양보충제 한 병과 압축합성 과자 한 조각을 꺼냈다.



루시아

사람들이 지휘관님의 상태를 물어보았을 때 감호실의 음식이 푸짐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전 걱정이 돼서… 그래서 보급에서 조금 가져왔습니다.


지휘관

(고마워.)

(보충제와 과자를 받으러 간다)

(어떤 의미에서 푸짐하긴 했지.)


루시아

...


루시아는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무언가를 말하려다가도 그 시선을 의식해 영양보충제와 과자를 자신의 손에 살짝 갖다 댔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카무이

자, 그럼 우리도 가서 도와주자. 반즈도 지금 응급처치를 거의 마무리하기 직전인 것 같아!


크롬

그래, 가자.


이렇게 18명을 태운 수송기가 예정대로 지상으로 날아갈 때까지 많은 이들의 분주함 속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루시아

우리도 출발합시다. 지휘관.



이와 동시에 케르베로스 소대는 방금 폭파시킨 구멍을 통해 지하수도로로 뛰어들었다.


녹티

그 소형 레코더가 가득 기어다니는 수송기는 진짜 생각만 해도 구역질이 난다니까! 썩은 시체 같다고!


녹티

우리 저거 그냥 터뜨리면 안 될까?



베라

터뜨린 다음엔? 널 타고 공중정원으로 돌아갈까?


녹티

하하하! 농담이라니까. 그냥 돌아가서 터뜨리는게 더 낫겠어.


베라

누군가 너무 경계한 나머지 이 더러운 물건들을 우리에게 밀어넣은 것 같거든.


21호

녹티, 몸에도 있어.


녹티

하?!


녹티는 이를 악물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녹티

이따가 이 물건들 내가 다 부숴줄게!


베라

폭약만 가득 채운 네 머리로 곰곰히 생각해봐. 잠깐의 틈을 타서 지원 장비에 이걸 집어넣을 수 있는 사람은 몇 명뿐인데 '그분'의 수하일 가능성이 높아.


녹티

쳇, 그러니까 버리면 안 된다는 뜻이지?


베라

그 사람이 감시하고 싶은 주요 목표는 우리가 아니야.


베라는 고개를 돌려 녹티의 옷자락에 걸린 카메라를 향해 몸을 숙여 유쾌한 미소를 지었다.



베라

그렇지?


녹티

그럼 죽을 만큼 귀찮은 그 임무를 하러 가자고.


21호

임무는 세 가지.


베라

흙 접시로 적조를 치우고 목표물의 행방을 쫓는다.


베라

그 다음 각자 따로 행동하여 속전속결로 처리하라.


21호

그레이 레이븐 지휘관의 임무를 가능한 한 추적해 보는 건 어떡해?


베라

'가능한 한'이라고 했으니 재량껏 해보자고.



전투 개시




베라

적조를 막고, 그녀의 행방을 찾아라, 목표는 이 두 가지야.


녹티

보아하니 너가 있는 쪽이 제어실에서 제일 가까운 것 같은데!


녹티

실마리를 찾고 싶으면 저기 있는 구형 콘솔을 두드려 봐.


21호

적조부터 처리하는 것을 추천해.


21호

하지만 밸브를 잠그면 이합생명체들이 화낼 거야.



피스톤 영역의 밸브는 먼저 열 수 있다. 어떻게 할까?


적조를 먼저 처리한다 ← 선택    제어실을 먼저 찾아간다


베라

밸브가 여기 있으니 일단 먼저 처리하자고.



베라

새어나온 적조가 또 있네? 막히지 않은 다른 곳에서 온 건가?


베라

역원장치를 강화했지만 여전히 맞으면 치명적일거야.


베라

무언가로 저걸 막아야 해.




베라

일단 이렇게 통과하자.


베라

그런데... 또 무슨 소리가 난 것 같은데...



베라

딱히 놀랍지도 않아.






21호

어떤 이합생명체가 베라쪽으로 지나갔어.


베라

진짜 귀찮네.


21호

...저기, 살아있어?


베라

?


??

아아아악!


베라

너네 쪽 도대체 무슨 상황인거야?


21호

이합생명체에 얽매인 구조체를 발견했어.


21호

아직 살아 있는 것으로 보여.


베라

그래, 이왕 구한 김에 거기에 놔둬.




베라

처리할 수 있지만 일단 총괄상황실로 가는 게 우선이겠지.



베라

제어실에 도착했어.



녹티

그 녹슨 기계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길 바랄게, 하하!


베라

닥쳐.



베라

...진짜 짜증이 끊이질 않네.



21호

적조가 새어나오는 파이프를 막은 뒤 중합 고엔탈피 증로를 설치하는 걸 시도하고 있어.


베라

잘했어, 곧 돌아가서 그 밸브들을 조일게.




21호

유속이 느려졌어. 대장, 다음 밸브를 조작해.







베라

보아하니 여기에는 짜증나는 거 외에는 아무런 정보도 없는 것 같은데.


베라

너희들은 어때?


녹티

똑같아! 한 바퀴 더 탐색하고 돌아가자. 괜히 귀찮은 일에 넘어가기 싫거든.


베라

여기에 더 깊은 구역이 있는데 다 찾아봐야 갈 수 있을걸?


녹티

뭐?? 아니 왜!


베라

21호는?


21호

적조가 새는 파이프를 막은 뒤 중합 고엔탈피 증로를 설치했어.


베라

우리가 할당받은 구역을 신속하게 해결한 후 출구에 집합해.



전투 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