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막 출발하려고 할 때, 갑자기 출구의 어둠 속에서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회언

엄마한테 무슨 짓을 할 셈이야?


불완전한 날개를 가진 한 소녀가 계단에서 한 손에는 원형을 알 수 없는 커다란 잔해를 안고, 한 손에는 가늘고 긴 수정뿔 하나를 쥐고 있어, 그 여윈 몸이 조금은 감당하기 힘들어 보였다.


회언

내 앞에서 사라져!


표정에서 확연히 달라진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소녀는 가슴에 잔해를 꼭 껴안았다.



루시아

이 특징, 그녀가 바로 카무이가 보고할 때 말했던 회언인가?


회언

보고.... 또 공중정원의 손님인거야?


회언

아무리 손님이라도, 열지 말아야 할 방도 있어. 여긴 너희들이 들어와선 안되는 곳이야.


소녀의 뒤에 달린 불완전한 날개가 순식간에 펼쳐지고, 퍼니싱이 뭉쳐진 칼날의 깃이 순식간에 많은 사람들을 향해 날아왔다!


루시아

조심하세요!


많은 사람들의 수비에 의해 소녀의 날개가 땅에 떨어졌다.


회언

....


상대의 실력을 눈치챈 회언은 품에 안고 있던 잔해를 보호하면서 끊임없이 날개를 모아 자장가를 불렀다.


지휘관

저걸 멈춰야 돼!


루시아

네!


두 소대의 대장은 그 순간 함께 앞으로 돌진했다. 크롬의 총탄에 담긴 차가운 얼음이 예리한 날을 얼어붙게 했고, 루시아는 이 얼음벽을 발판으로 번쩍 뛰어 모든 응결을 칼날에 모아 회언을 향해 일격을 가했다.


소녀의 손에 들려 있던 수정뿔들이 그 충격으로 발치에 떨어지자 가늘던 노랫소리가 뚝 그치고, 실전 경험이 많이 부족한 회언은 차가운 얼음의 충격으로 꽁꽁 얼어붙어 의식을 잃었다.



카무이

의외로 약한데?!


반즈

...지난번과는 상황이 달라.


크롬

그때는 수많은 이합생명체 속에 서 있었지만 지금은 그녀 혼자다.


루시아

그녀의 주요 수단은 이합생명체를 통제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루시아

아직 어린 아이지만...


루시아가 무기를 들어 마지막 일격을 가하려고 할 때, 붉은 빛이 터지면서 퍼니싱 농도가 일순간 높아졌다.



회언

…원래는…엄마를 놀라게 하고 싶지 않았는데…


그녀는 품에 안고 있던 잔해를 내려놓고 바닥에 있는 수정뿔을 주워 자신의 몸을 지탱하며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크롬

?!


크롬은 어떤 위험을 알아차리고 그녀의 움직임을 막으려 하자, 회언은 수정뿔을 자신의 가슴에 찔렀다.


순간 소녀의 발치에서 기류가 몰려와 사람들을 몇 걸음씩 밀어냈고, 투명하던 수정뿔도 가슴에서 붉은 빛을 띠었다.


크롬

그 수정뿔 자체가 고농도의 퍼니싱 응집체인가!


가슴팍을 파고드는 곳에서 붉은 빛이 조금씩 그녀의 몸을 찢고, 아픈 소녀의 표정에서 그녀의 발밑에 짙은 붉은 마름모꼴이 생겼다.


반즈는 소녀를 향해 연거푸 총을 쏘았지만 총알은 명중하기 전에 방어역장에 의해 튕겨져 나왔다.



크롬

방어역장? 본 네거트의 전투방식과 비슷해!


루시아

어쩌면 그 수정뿔이 문제인지도 모릅니다.


회언

맞아, 이건 본 네거트씨가 나에게 물려준 보물이야.


회언

이것은... 어머니를 지키기 위해서야!


루시아

보물이라고? 능력 이상의 것을 감수하는 데는 반드시 대가가 따라.


루시아

몸의 상처를 봐!


회언

그래도 상관없어...!


소녀의 표정은 여전히 침착했지만 눈에는 광기의 불길이 떠올랐다.


회언

나도 여기에 모든 것을 바칠 거야ㅡㅡ!


눈부신 붉은 빛은 물결처럼 순식간에 많은 사람들을 삼켜버렸고, 고농도 퍼니싱 세례를 받으며 뭇사람들의 뒤에 있던 거대한 물건들이 깨어나기 시작했다.


???

아ㅡㅡㅡㅡㅡ


귀청을 찢는 노랫소리가 꼭대기에서 들려왔다. 그것이 노래한 것은 뜻밖에도 회언이 불렀던 것과 똑같은 자장가였다.


반즈

...이 소리는!


크롬

청각 모듈의 수신도를 낮추세요!


지휘관

(필사적으로 귀를 막다)

(인체는 이럴 때 참 불편한 물건이라니까!)



루시아

지휘관!


루시아는 고체 젤 덩어리 두 개를 건네며 재빨리 자신의 귀에 밀어넣었다.


지휘관

(너 왜 이걸 가지고 다녀?)

(리브가 준 비축물이야?)


그러나 소음의 위기를 수습하는 순간 수많은 이합생명체가 마치 소환이라도 받은 듯 출구로 쏟아져 나왔다.


이들의 충돌로 공간 전체가 심하게 흔들렸고 좁은 통로 입구가 점점 찢어져 붕괴되기 시작했다.


카무이

이놈들을 해결해야 돼! 그렇지 않으면 여기가 무너질 거야!


반즈

말이야 쉽지... 그녀를 해결하지 않고는 다 못죽여.


광폭화에 가까운 이합생명체를 막으면서 다음 행보를 의논하고 있었다.


카무이

아직 다가갈 수 없어!


크롬

외부 자극에 의한 전투는 결코 오래가지 않는다. 버텨라!


반즈

무너지지 않았다면…버틸 수 있었을 텐데.


카무이

여기 건축물의 수준은 이미 카무가 알려줬어. 가능하면 빨리 해결해야 돼!


반즈

......


그 순간 많은 사람들의 희망을 끄기라도 하듯 뒤쪽에 있던 거대한 물체가 자신의 노래를 멈추고 위쪽에서 기괴한 지체를 쭉 뻗으며 달려들었다.


루시아

협공입니다!


크롬

전 저것에 대처할 테니 여러분들은 이합생명체와 회언에 전념하세요! 원천을 차단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총검을 조합한 크롬은 모든 것이 응결된 냉기를 머금은 채 '모체'가 뻗어 나온 팔다리를 얼렸다. 그것은 쉰 목소리로 비명을 지르며 아직 얼어붙지 않은 몸을 빼내 크롬을 공격했다.


회언

엄마를 해치지 못하게 할거야...


회언은 손을 들어 팔에 감싼 전류를 지면에 흘려보냈고, 깨졌던 이합생명체는 빛에 봉합된 듯 다시 제 모습을 되찾았다.


회언

저것들을 죽여!


회언의 고통스러운 외침에 이합생명체들은 마치 자갈 사이의 모래처럼 펄쩍펄쩍 뛰며 이 방을 가득 메웠다.


루시아

지휘관!


루시아는 재빨리 뒤로 물러나 자신의 곁을 지키며 다가오는 이합생명체를 물리치면서 깊숙한 곳에 있는 회언에게 눈길을 보냈다.


루시아

그녀의 가슴은 거의 찢어졌어요.


반즈

이렇게 된 이상...


반즈는 공중으로 뛰어올라 위쪽에서 회언을 향해 격발했다.


이번에는 그녀의 앞에 깔린 역장에 의해 세 발만 튕겨나갔다.



반즈

이걸로 끝이다.


총알은 넋을 잃고 있는 소녀를 정확하게 명중시켜 이미 수정뿔에 찢겨진 그녀의 가슴을 관통했다.


회언

아아아아아...


회언의 힘이 빠르게 사그라들면서 사방이 그녀에게 '봉합'됐던 이합생명체들도 잔해로 다시 변했다.


회언

엄마...!


그녀는 악을 쓰며 싸우고 있는 크롬에게 손을 뻗쳤고, 그의 움직임을 막으려 했으나, 앞길조차 가기가 버거웠다.


지휘관

(지금이야!)

(최후의 목표물이다!)



여러 사람이 양쪽으로 나뉘어 회언과 뒤에 있는 모체를 각각 마주보고 있을 때, 갑자기 보이지 않는 힘이 여러 사람을 멀리 가두었다.


루시아

보이지 않는 벽? 아니, 이게 그 방어역장인가?



본 네거트

여기까지 찾아 오셨으니, 당신들의 능력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갈라진 통로에서 덩치가 큰 청년 남성이 나왔고, 그는 의식을 잃은 회언을 끌어안고 가슴의 수정뿔을 뽑아내어 손에 쥐어 깨뜨렸다.


본 네거트

내가 돌아올 때까지 버텼구나, 잘했다.


본 네거트가 손가락 끝으로 찢어진 가슴을 치자 소녀의 기체는 퍼니싱이 영향으로 서서히 복원되기 시작했다.


그는 회언을 이합생명체의 잔해로 이뤄진 요람에 올려놓고 방어역장에 격리된 사람들을 향해 몸을 돌렸다.


본 네거트

당신들은 회언과 '어머니'에 관심이 있으신지요?


본 네거트

이 '모체'는 아직 하나의 시험품에 불과하지만 제가 여기에 머무는 이유기도 합니다.


본 네거트

이것은 이제 여러분들의 눈에 의해 들켜버렸고, 그 다음, 여러분은 이것을 마치 파리보듯 쳐다보고 있죠.


본 네거트

차라리 거래를 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제가 이 시험품을 여러분에게 줄 테니 저와 함께 게임을 하나 해보겠습니까?


그의 눈길은 그 자리에 고정된 사람들을 훑고 결국 크롬에게 돌아갔다.


본 네거트

당신.


본 네거트

이렇게 빠른 시간 안에 이곳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기체가 바뀌어서 그런건가.


그는 크롬에게 다가가 방어역장 뒤에 서서 그를 훑어보았다.


본 네거트

역시, 공중정원의 과학 기술은 확실히 진보하고 있었군요.


본 네거트

어렵게 얻은 기회인 만큼, 이 시험품을 당신에게 드리죠. 만약 당신이 그녀의 손에서 살아남는다면, 전 당신이 했던 말을 인정하고 이 사람들에게 살아날 기회를 주겠습니다.


본 네거트

어떻습니까?



크롬

어째서? 이게 당신에게 무슨 의미가 있죠?


본 네거트

앞서 말했듯이 선별을 통해 승격네트워크에 충성을 다할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었습니다.


크롬

하지만 저 또한 거절했습니다.


본 네거트

조급해하지 마시죠. 사람의 마음은 여러 가지 요소로 변합니다. 어떤 것은 우연의 일치를 필요로 하고 어떤 것은 만들어낼 수 있죠.


본 네거트

어느 정도까지 만들어 낼지는 제가 당신에게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본 네거트

그리고 저는 당신들의 전투에서 지금까지 관측하지 못했던 두 가지 자료를 얻을 수 있습니다.


본 네거트

만약 그런 이유조차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본 네거트가 웃으며 손을 들어 손가락을 튕기자 위쪽에서 희미한 비명이 들려왔다.


레이너

이사!!


대장 퍼시

무슨 짓을 한거냐??


옆사람의 슬픔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품을 벌린 본 네거트는 마치 많은 사람들을 반기는 듯했다.


본 네거트

그렇게 화를 낼 필요 없습니다. 그는 방금 전의 전투에서 진작부터 몰려든 이합생명체에게 공격당했으니까요.


본 네거트

방금 그 일은 감염에 걸린 그에게 해탈을 준 것입니다.


본 네거트

그러나 이 다음에 찾아오는 것은, 바로 진정한 살육입니다.


본 네거트

어떻습니까? 당신의 대답은요?


크롬

…그 제안을 받아들이죠.


카무이

대장!


본 네거트

아주 좋습니다. 그러면 다른 사람들은 저와 함께 여기를 떠나죠.


그는 몸을 돌려 '요람' 안에 있는 회언을 광막 보호벽으로 감싼 뒤 성큼성큼 이곳을 떠났다.


지휘관

크롬.


소리를 듣고 크롬이 자신에게 다가왔다.



지휘관

(미안해)

(혼자라도 문제 없어?)


크롬이 머뭇거리는 표정을 지으면 어떻게든 다른 해결책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한결같은 단호함을 갖고 무기를 움켜쥐었다.


크롬

(사과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문제 없습니다.)


크롬

조금 전에는 갇힌 상황에서 그가 누군가를 죽이는 일은 그에게 있어 손바닥 뒤집듯 쉬웠습니다.


크롬

이것만이 가장 합리적인 방안입니다. 제가 무사히 돌아올 것이라고 믿어주세요.


지휘관

알았어...!


루시아

네, 가봅시다, 지휘관님.


지휘관

잠깐만.


지휘관

퍼시.



대장 퍼시

...네!


지휘관

그 대행자는 우리가 견제할게.


지휘관

적조를 정리하는 임무를 대신 수행해.


대장 퍼시

네! 맡겨만 주십쇼!


대장 퍼시

참, 이거 드리겠습니다.


지휘관

이건 뭐지?


대장 퍼시

위치추적기, 저희 지휘관님이 남겨둔 물건입니다. 예전에…편리하게 모이라고 저희에게 주신 것입니다.


대장 퍼시

그것을 가지고 있으면 이후에 이것이 당신을 찾아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지휘관

응.


대장 퍼시

저희는 반드시 살아 돌아오겠습니다. 여러분도 반드시 몸조심하셔야 합니다.


그는 먼저 통로로 들어가 위층 온실로 돌아가서 이사의 기체 앞에 가서 명판을 떼어냈다.


대장 퍼시

이사... 우리가 널 데려가마.


그는 명패를 손에 쥔 채 일어나 대원들과 함께 재빨리 방에서 빠져나갔다.


지휘관

우리도 이제 가자.


지휘관

최우선 목표는 전원 생환이다.


루시아

네!



본 네거트의 뒤를 따라 사람들은 비교적 넓은 장소로 이동했다.



본 네거트

환영합니다. 제가 다음에 무엇을 할지 여러분은 꼭 걱정하고 있겠지요?


본 네거트

사실 저의 목적은 항상 명확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대량 선별'의 추진이었습니다.


본 네거트

그래서 저는 언제나 신선한 피를 환영합니다.


본 네거트

하지만 지금 당신들에게 요청해도 얻을 수 있는 답은 하나밖에 없겠지요.


루시아

...


본 네거트

여러분에게 우리의 숙원과 이상을 전하고, 승격 네트워크, 그리고 선별의 위대함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만.


본 네거트

그러나 사람들은 일단 무리 속에 있으면 이겨낼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죠.


본 네거트

지금 무슨 말을 해도 여러분의 귀에 들어오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본 네거트는 검지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총기를 겨누는 자세로 여러 사람을 겨냥했다.


본 네거트

Bang!


그가 성의없이 날린 의성어로부터 육안으로 분간하기 어려운 광선이 여러 사람의 뒤에서 날아왔다.


루시아

지휘관!


뒤에서 빛을 감지한 루시아는 자신을 먼저 피하지 않고 자신을 향해 달려가 칼로 다른 이들의 공격을 막았다.


지휘관

?!


루시아의 보호 아래 한 발도 흔들리지 않았지만 마지막 한 방은 막지 못했다.


지휘관

루시아!


그녀는 상처를 움켜쥐고 뒤로 한 걸음 물러섰는데 붉은 순환액이 오른쪽 어깨에서 새어나와 뼈대는 다치지 않았지만 깊이는 있었다.


위를 올려다보고 주위를 둘러보니 예상치 못한 공격에 모두가 다소 다친 상황이었다.


지휘관

반즈! 부탁해!


루시아

괜찮아요, 전 아직 싸울 수 있습니다.


반즈가 빠른 걸음으로 와서 루시아의 상처를 고쳐주었다.


반즈

...통각 모듈을 꺼야 하나?


루시아

이 정도의 고통만으로 의식의 바다의 이탈을 야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본 네거트

얼마든지 시도해도 좋습니다. 전 아직도 당신들을 놀라게 할 많은 장난거리들을 가지고 있거든요. 순순히 복종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카무이

너는 크롬 대장과 한 약속을 어길 셈이냐!


본 네거트

아닙니다. 죽이지 않겠다고만 했을 뿐, 다른 약속은 한 적 없습니다.


본 네거트

저쪽 지휘관도 파리 두 마리를 내보내지 않았습니까?



지휘관

레이너와 퍼시?


본 네거트는 침묵 속에서 자신을 바라보면서도 가타부타 말을 하지 않았다.


본 네거트

괜찮습니다. 저는 그런 무능한 놈들은 신경 쓰지 않습니다. 그래서 구태어 그들에게 무슨 짓을 하진 않을 것입니다.


본 네거트

하지만 당신들에게...


루시아는 미지의 힘 앞에서 섣불리 공격하거나 후퇴를 시도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크기에 고개를 돌려 자신에게 명령을 구했다.


앞에 있는 이 대행자는 분명히 풍부한 전투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단지 카무이와 반즈의 묘사와 아까의 일격을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이것은 현재 대응할 수 있는 적이 아니다.


갑자기 모퉁이의 그늘에서 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리더니 예기치 못한 어떤 모습이 여러 사람 앞에 나타났다.


본 네거트

잘 됐군, 널 찾는 수고를 덜게 될 줄이야.


루시아

...넌 여기에 뭘 하려 온거지?


상대는 대답하지 않고 칼을 집어 넣은 뒤 곧장 여러 사람 앞으로 나가 본 네거트를 향했다.


본 네거트

허? 이 사람들을 두둔할 생각인가?


그는 우스갯소리를 읽는 듯한 눈빛으로 앞에 있는 사람을 바라보고 있었다.



본 네거트

가브리엘은 네가 승격 네트워크를 배반했다고 말했지만, 내가 보기에 너의 행동은 처음부터 승격 네트워크를 위한 게 아니었던 것 같군.


본 네거트

왜 네가 그렇게 증오하는 사람들을 도우려 하는지 묻지 않겠다. 그 이유는 분명 길고, 나에게 설명하지 않겠지.


본 네거트

마침 온 김에 너도 저들과 함께하게 해주마.




전투 개시




"의식에 오염될 확률이 높지만, 난 카무이와 반즈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



경고음

차징 팔콘 소대 카무이, 반즈와의 모든 연결이 끊겼습니다.



"대행자를 상대하는 사람들도 지휘관의 전폭적인 지원을 필요로 한다."



경고음

그레이 레이븐 소대 지휘관과의 모든 연결이 끊겼습니다.



중합모체

...자장...자장...우리 아가...


크롬

저게 노래를 한다고?



중합모체

...카나(加奈)...엄마가 사랑하는 카나...


중합모체

엄마는 영원히... 영원히 널 사랑한단다...


크롬

이건 도대체….




의식의 바다 이탈지수 42.18%

곧 기체가 통제 불능 상태에 돌입합니다 지휘관과의 링크를 요합니다




크롬

아니야, 나보다 대행자를 상대하는 셋이 더 지휘관이 필요하고 지금도….



크롬

...버텨야 한다.



크롬

나는 통제할 수 있다...




회언

…엄마에게 상처를 주지마…


크롬

저게 정말로 너의 어머니라고?


회언

맞아... 그녀에겐 엄마의 인격 데이터가 있어.


회언

완전하진 않지만...


크롬

인격 데이터? 그것은 황금시대의 기술이라고 기억하고 있었는데.


회언

그렇지, 그것은 한 사람의 언행기록에서 생성된 AI야.


회언

사람들은 그것으로…죽은 사람을 기렸어.


크롬

왜 이런 짓을 한거야? 넌 이것이 정말로 엄마를 부활시킬 수 있다고 믿는거야?


크롬

너한테 이렇게 '만들어'져도 원래 너의 어머니가 아니잖아.


회언

하지만 그것으로 충분해.


회언

나는 줄곧…엄마의 모습을 찾고 있었어….


크롬

너가 찾는 것은 '어머니'라는 개념의 집합체에 불과해.


회언

그것으로 충분하니까... 부탁이야... 엄마를 데려가지 말아줘...


크롬

...미안.


크롬

나도 반드시 견지해야 할 입장이 있어.




의식.....이탈.....**4*44444444

경고문은 이미 이해하기 어렵게 변했다.




크롬

...그들은... 아직도 나를 기다리고 있어.


크롬

...의식의 바다 이탈... 증상...


크롬

...반드시... 여러분에게... 돌아가야...







회언 불쌍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