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회한과 비극으로 막을 내리는 것이 이야기의 결말일까?



*주황색으로 칠한 부분은 해당 주차에서만 등장하는 파트임



Chapter 1. 어두운 숲



신의 어린 양에 대한 노래 한 곡을 연주하다.

그리고 나는 즐거운 피리 소리로 연주하였고,

연주자는 다시 그 노래를 연주하였다ㅡㅡㅡ

그리고 내가 연주하자, 그는 울면서 귀를 기울였다.

ㅡㅡ《순수의 노래》 서곡*


*《순수와 경험의 노래》 - 윌리엄 블레이크 中






...아.


아무니 좋으니, 살려줘...


우선 청각이었다.


하늘의 빛과 같은 휘파람 소리, 저주와도 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뒤이어 시각이었다.


경계가 없는 어둠이 눈 사이에 걷히고 원추 세포가 빛을 다시 받기 시작한다.


이후 지각이 살아나 몸에 대한 장악력이 다시 돌아왔다.


시큰거리는 눈 언저리, 막힌 코, 뺨을 문지르는 짧고 날카로운 풀더미, 흙과 미세한 모래의 감촉으로 덮인 손바닥.


ㅡㅡ그러자 당신은 무거운 팔다리를 지배하기 시작했고, 손바닥으로 땅을 짚고 무릎을 세워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당신의 오감은 점점 날카로워져 이곳이 새로운 장소임을 일깨워 주었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았을 때 모든 것이 막이 오른 것처럼 등장하였고, 신비스럽고, 길고, 투철한 어떤 선율에 따라 세상이 흐르기 시작한다.


숲은 어둡고, 사방엔 아무도 없다. 그러나 이질적인 불빛이 하늘 위에서 가물거리고, 긴 용 그림자는 구름에 떠다니며, 사람들을 두렵게 한다.


신비한 선율이 땅 위에 메아리쳐 마치 사냥개를 끄는 호루라기 소리처럼 당신의 영혼을 사로잡기도 했지만, 이것이 피리 소리임을 깨달았다.


하멜른*의 마술피리처럼 교묘한 트릭이었다. 악룡이 날개의 아치를 날렵하게 끌어당겨 방향을 잡고 땅을 향해 재앙의 소리를 퍼뜨린다.


*《하멜른의 피리부는 사나이》 - 그림 형제, 로버트 브라우닝


피리 소리가 당신의 귀에서 가늘게 울리더니 악룡이 날개를 펄럭이며 공기를 휘저어 더욱 우렁차게 만들었지만, 지금 그 피리 소리가 연기처럼 멀어지자 악룡도 흔적을 감추었다.


흰부리 까마귀들이 놀라 달아났다ㅡㅡ높은 나뭇가지에 있는 서식지로 돌아가자, 기류가 사방으로 흩어지고 모든 것이 고요로 돌아갔다.


그런데 당신은 왜 여기에 있지?


머리는 텅 비었고 몸에는 아무 물건도 없다. 함께할 사람도 없고 찾을 흔적도 없다.


또한 누가 종말의 피리 소리를 내면서 악룡을 끌고 재앙을 드러내 앞길을 가로막는가?


관자놀이가 울부짖고 희미한 기억 속 깊은 바닷고래가 머릿속에 떠오를수록 이내 빠르게 내려와 파도를 일으킨다. 심장이 요동칠 때마다 쓰라리고, 갑자기 변덕스러움을 느끼며, 거짓된 생각은 마치 누군가와 함께 하는 듯한 환각과 같다.


먼 길을 달려 긴 전투를 치른 뒤 시작점으로 돌아간 것처럼 갑자기 피곤함을 느꼈다.


그때 원초의 목적인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때까지, 몇 번이나 해가 저물고 별이 보이기 전에 당신은 이 숲을 빠져나가야 한다.


먼 산 위에는 궁궐의 은빛 지붕이 하늘에 우뚝 솟아있었다.



[불더미]




회백색 연기가 숲을 휘감고 있었고, 당신은 연기의 방향을 찾으려고 쫓고 있었다.


(앞으로 나아간다)


빈터에는 불더미를 태운 잔재와 잿더미만 남아 있을 뿐 사방은 아무도 없었고, 생명체의 기운도 없었다. 눈앞에서 꺼진 불더미를 바라보며, 당신은...




(1)

(잿더미를 뒤지기로 하다) ← 선택

(제자리에 남아 기다리다)

(앞으로 나아가다)


적당한 크기의 나뭇가지를 하나 주워 이미 꺼진 불더미를 뒤집어서 살펴보니, 본체의 뼈를 분간할 수 없는 잔존 흔적을 발견했고, 뼈의 반쪽을 떼어냈자 당신은 잿더미 아래에서 빛나고 있는 보석을 발견했다.


(2)

(잿더미를 뒤지기로 하다) 

(제자리에 남아 기다리다) ← 선택

(앞으로 나아가다)


당신은 이미 꺼진 불더미 옆에 앉아서, 누군가가 이곳으로 돌아올 것을 기대하고 있다. 시간은 숲의 가장자리를 스치고, 당신의 눈꺼풀을 향해 천천히 닫는 마법을 부렸다. 다시 눈을 떴을 때, 수많은 도깨비 불이 불더미 위로 높이 날아올랐다ㅡㅡ


전투 개시


(3)

(잿더미를 뒤지기로 하다) 

(제자리에 남아 기다리다) 

(앞으로 나아가다) ← 선택


당신은 온 길의 반대 방향으로 조심스럽게 앞으로 나아가 불더미에서 멀어졌지만, 누군가가 지나간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나 다행히도 당신은 열매가 맺힌 검은 가시 덩어리를 발견했다.





[안식처]    미스터리한 사건이 일어날 것 같다.




어둠이 깊어지고 습기가 땅에서 솟아오르고 추위가 공기에서 새어나와 숲의 빛이 거의 다 흡수되는 것 같았고, 괴상한 그림자가 몸을 일그러뜨리며 모양을 바꾸어 조용히 어둠 속으로 녹아들었다.

멀리서 늑대와 성난 곰의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다. 그리고 앞길이 아득히 멀기 때문에, 오늘 밤을 지새우고 아침 해가 뜨기를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쉴 곳을 찾다.)


잠시 생각한 끝에, 당신은 여기서 밤을 보내기로 결정했다.



(1)

(거미줄이 쳐진 거대한 교목에서) ← 선택

(올라가기 쉬운 낮은 교목 위에서)


당신은 깊은 잠에 빠졌고, 거미줄 위의 세 마리의 거미가 당신의 꿈을 엮어 놓았고, 당신은 불꽃과 외침, 끝없는 꽃의 바다, 선회하는 용, 높은 테라스의 소녀의 모습을 꿈꾸었다...그리고 이제 당신은 깨어났다. 아침 햇살, 앞길이 꿈처럼 겹쳐졌다.


(2)

(거미줄이 쳐진 거대한 교목에서) 

(올라가기 쉬운 낮은 교목 위에서) ← 선택


당신이 방금 교목의 가장 낮은 가지를 잡고 막 위로 올라가려는 찰나, 갑자기 나무 몸뚱이가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ㅡㅡ


전투 개시




[꽃과 깃털]




당신은 숲속을 헤매고, 바람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해가 뜰 때 걷고, 해질녘에 쉬고, 달콤한 시냇물로 입을 헹구고, 숲 속의 나무 열매로 배를 채웠다. 당신은 숲 속에서 살아가는 기교를 점차 익히면서도 방향을 잃어가고 있었다.




(1)

(깃털의 안내에 따르다) ← 선택

(해가 뜨는 방향을 따라가다)


당신은 어떤 회색 새가 떨어뜨린 깃털을 주워 들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점치려고 한다. 당신은 깃털의 안내에 따라 수원에 이르러 개울의 방향을 따라 길을 간다.


(2)

(깃털의 안내에 따르다) 

(해가 뜨는 방향을 따라가다) ← 선택


얄팍한 지식들이 머리에 떠올랐다. 먼저 방향을 잡고 일출의 방위를 따라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기로 한다.




Chapter 2. 바다 위 외로운 배



굽이굽이 흐르는 시냇물을 따라가자, 숲속의 동물들의 울음소리는 거친 물소리에 차츰 가라앉았고 물은 앞으로 돌진하여 바다로 모여들었다.


당신은 이리저리 날뛰는 늑대와 멧돼지, 빛나는 방랑자 사이를 오가며 쫓아다니던 숲속 사냥꾼의 꿈에서 깨어났다. 맞은편에는 짭짤한 바닷바람과 방금 돛을 내린 범선이 있었다.


배와 육지 사이에 드문드문하게 선원들이 화물을 나르고 있었고, 구릿빛 피부는 바다의 파도가 무섭다는 사실을 묵묵히 호소하고 있었다.


당신은 그 자리에 서 있었고, 선원은 물건을 훑어보는 것보다 빠른 속도로 당신을 훑어보고 있었다.


당신은 앞으로 나아가서 예의를 갖추어 지리적 위치, 시간, 돌아가는 길을 물었다. 당신은 희미한 기억 속에 있던 나폴리를 묘사하고, 그들로부터 귀중한 진실한 인솔을 얻기를 바랐다.


어떤 사람은 본 척도 하지 않았다. 어떤 선원은 당신에게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대화를 거절한다. 어떤 사람은 짧은 말을 남긴다. 어떤 사람은 말을 멈추고, 당신은 일일이 고맙다고 말한다.


당신은 현재 내륙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주변에 인가가 별로 없으며, 당신이 본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정보를 얻었다. 정박 중인 범선은 곧 다시 출항해 평화로운 왕국도시로 회항한다.


높디 높은 성벽이 시멘트 철근과 피로 축조되기 전, 악룡은 겹겹이 수비하는 군대의 수비를 뚫고 왕국의 보배를 빼앗아 왕국의 하늘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웠다.


ㅡㅡ악룡. 그것은 꿈속에서의 악마가 아니었다. 보이지 않는 죽음의 날개를 펄럭이며, 기묘한 안개와 함께 악룡은 배를 전복시키고, 바닷속에 뭇사람의 유골을 바쳤다. 


선원은 문득 소리를 멈추고 눈에 해무 같은 구름을 드리웠다.


전쟁에 나간 영웅, 옛 친구, 심지어는 일찍 죽은 막내딸을 떠올리는 것 같다.


그는 결국 말을 돌려 당신의 왕래를 묻기 시작했다.



[승선]




선원

이것은 무슨 해피 아일랜드로 향하는 장난감 배같은 게 아니야.


이야기를 나눈 뒤 당신은 배를 타고 먼 왕국으로 떠나고 싶다는 마음을 표했다. 기억 속의 나폴리는 선원이 설명한 도시와 같았지만, 온몸을 뒤져보니 무일푼이었다.




(1)

(보석을 건네주다) ← 선택

(배에서 품팔이 노릇을 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

(도움을 얻기를 바란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다.)


선원

너...


선원은 당신을 보고 말을 꺼내려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당신의 승선 요청에 응했지만, 그 보석은 받지 않았다.


선원

이건 어디서 구한 건가?


선원

보라색 눈의 여행자에 대해 알고 있는가?


선원

아니...아무 것도 아니다.


(2)

(보석을 건네주다) 

(배에서 품팔이 노릇을 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 ← 선택

(도움을 얻기를 바란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다.) 


선원은 당신을 보고는 웃어보이는 듯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당신의 승선 요청에 응했지만, 일손의 내용은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3)

(보석을 건네주다) 

(배에서 품팔이 노릇을 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

(도움을 얻기를 바란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다.) ← 선택


선원은 당신을 바라보며 오래 전의 기억을 떠올린 듯했다. 그는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당신의 승선 요청에 응했다.




선원

용을 본 적 있나?


선원

우린 오래 전부터 용을 본 적이 없었다네.


선원

'피리 소리와 함께 용이 온다.'


선원

그러나 처음 악룡이 등장했을 땐 전혀 징후가 없었어.


선원

유일한 법칙이라고는 악룡이 종종 사람들을 찾아 나선다는 것이었다.


선원

바다의 허리케인처럼 육지의 군중을 떠 올려 하늘에서 떨어뜨렸지. 그것은 마을과 사람들을 습격하여 파괴할 수 있는 모든 사물들은 닥치는대로 파괴했어.



[배 위]




배에 오르자 길을 안내한 선원이 당신이 어디로 가느냐고 물었다.




(1)

(선실로 향한다고 한다) ← 선택

(갑판 위를 마음대로 거닌다고 한다)

(아무렇게나 걸어보고 싶다는 뜻을 표한다)


당신은 길을 안내하는 선원을 따라 선실로 향했다.


자신은 선미 위로 우뚝 솟은 배의 등불을 바라보았다. 메인 돛대 옆에 있는 선실의 벽에는 키가 크고 길쭉한 노와 적지 않은 수의 나무통이 놓여 있었다.




(2)

(선실로 향한다고 한다) 

(갑판 위를 마음대로 거닌다고 한다) ← 선택

(아무렇게나 걸어보고 싶다는 뜻을 표한다)


당신은 갑판 위에서 걸어다닌다.


놀랍게도 이 배에는 의외로 많은 아이들이 타고 있었다.


삼삼오오 큰 아이들이 호를 따라 뛰어다녔다. 선원들에게 심하게 질책받거나 제지되지 않았고, 다만 바람처럼 비틀거리며 어른의 옆을 스칠 때 어깨를 움켜쥐고 덤덤하게 조심하라고 당부하였다.


어린아이의 웃음소리는 우렁차고 마치 젊은 바다새처럼 갑판 위를 자유롭게 선회한다. 바닷물에 씻겨 반짝이는 갑판 위에 그들의 활동적인 모습이 비쳤고, 작은 발바닥이 바닥을 잽싸게 치며, 그들은 잔잔한 웅덩이를 뚫고 작은 물보라를 튀긴다.


아이A

하하!


아이B

이얍ㅡㅡ!


그들은 손에 있는 온갖 간단한 소품을 사용하여 웃고 떠들었다. 가지는 칼날이었고, 펄럭이는 시트는 응축된 연무였으며, 피어오르는 연기는 용의 숨결이었다.


아이들은 장난을 치며 모험의 전설을 풍성하게 만들었고, 침대 옆에서 달콤한 동화를 들었다. 오랜 재난은 이 아이들의 눈 속에까지 번지지 않는다.




마지막 남은 해가 해수면에 빠지자 선장이 명령을 내리고, 조타수가 방향을 잡자 선원들은 돛을 올려 닻을 갑판 위로 끌어올렸다.


디오파트라*의 안내를 따라간 배는 신중하게 해안선을 따라갔다.


*그리스 신화에서 포세이돈이 사랑했던 요정




며칠째 좋은 날씨가 이어졌고 바다 위에는 풍랑이 잔잔했다.


요즈음 당신은 줄곧 배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무거운 물건을 나르고, 숙직을 서고, 또한 아이를 재우고 있다.


어둠이 내렸을 때, 어린아이들은 잇달아 선실로 불려갔다. '용사'는 장검을 거두었고, 스스로 이불자락을 여미었다. '악룡'도 둥지로 돌아갔고, 오랫동안 잠들지 않고 어른들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잠들기 전 달콤한 이야기를 부탁한다.


배에서 들려주는 잠자리 이야기는 언제나 비슷하지만 요람의 침대 벨처럼 꿈속에서는 아름다운 패턴으로 바뀔 것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모든 것을 파괴하는 사악한 용, 재앙이 닥치고 뿔뿔이 흩어진 사람들, 자욱한 연기와 뜨거운 눈물이다.'


아이

그럼 나도 엄마 아빠랑 헤어지게 될까?


반복되는 이야기도 백 가지 이유를 낳는다. 맑고 순수하게 답을 갈구하는 눈망울을 바라보고 있을 때, 처음으로 당신은 거절하기 어려움을 느꼈다.


가끔은 아이가 이렇게 조심스럽게 물어볼 때가 있다.




(1)

(엄마 아빠는 널 꼭 지켜줄 거야) ← 선택

(헤어지지 않을 거야)

(많은 사람들이 헤어지겠지)


아이

나도 엄마 아빠를 잘 지켜줄 거야!


꼬마 용자는 침대 옆에 있는 보검을 손에 넣으려고 더듬었다.


(2)

(엄마 아빠는 널 꼭 지켜줄 거야) 

(헤어지지 않을 거야) ← 선택

(많은 사람들이 헤어지겠지)


아이

그럼 난 크루루랑 헤어지게 될까?


아이의 눈꼬리가 파르르 떨리더니 조그마한 목소리로 재확인했다.


(3)

(엄마 아빠는 널 꼭 지켜줄 거야) 

(헤어지지 않을 거야)

(많은 사람들이 헤어지겠지) ← 선택


아이

헤어지지 않으면 안 돼?





당신은 더 이상 대답하지 않았다.


아이의 엄마가, 아이의 베개로, 잠들기 전에 들려준 이야기의 끝은 ㅡㅡ 시냇물은 언제나 다시 흐르고, 꽃은 따뜻한 봄에 피고, 고향을 그리는 향수는 결국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것이었다.


용사는 수많은 어려움을 겪고 반드시 악룡을 이기고 공주를 구한다.


당신은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보았지만 별다른 설명은 하지 않고, 다만 희망을 서서히 입가에 털어놓았다.


'용사는 악룡 토벌의 길에 올랐고, 용자는 다양한 사람들을 도와주면서 온갖 고생을 겪었다.'


아이

용사 혼자서?




(1)

(마녀가 용사에게 도움을 주었어) ← 선택

(동료가 있었어)

(용사는 혼자였어)


아이

마녀는 뭐야?


(요술을 부리는 사람이야)

(마법을 부리는 사람이야)


'용사는 결코 무모하게 행동하지 않아'



(2)

(마녀가 용사에게 도움을 주었어)

(동료가 있었어) ← 선택

(용사는 혼자였어)


아이

몇 명? 세 명? 나랑 크루루랑 사크랑 같이 있는 것처럼?


(응, 마치 하나의 소대처럼)

(같이 지내면서 많은 경험을 했지)


'용자 일행은 산을 넘고 물을 건너 악룡의 소굴에 도착했다.'



(3)

(마녀가 용사에게 도움을 주었어)

(동료가 있었어)

(용사는 혼자였어) ← 선택


아이

그럼 너무 지루하지 않을까...?


(여정은 길고 재미가 없었어)


'용자는 산을 넘고 물을 건너 마침내 악룡의 은신처를 찾아냈다.'





어둠이 짙어지자 선실 밖은 더욱 조용해졌고, 바람소리와 졸졸 흐르는 물소리만 여전했다.


노래가 갑판 위에서 바람이 잘 통하는 선장실에서 흘러나왔고, 조타수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짧은 노래를 불렀다.


~바다 품속 깊은 곳에 우리 고향이 누워있다네. 떠돌이 배들이 그녀의 존재를 알고 그들은 노래를 부르며 이곳을 떠나 돌아올때도 해변에서 읊조렸다네~


~그녀는 평민에게 사랑받았고, 그녀의 품에 안겨 죽은 자들도 여전히 그녀를 사랑했다네. 유랑객들이 바다를 거닐고 있으되 몽혼이 그녀의 경계를 어슬렁거리고 있으니 누가 그녀를 잊으리? 우리의 고향이여~


~여로에서 태어난 아이는 얼굴도 못 보고도 해안선을 쫓는구나. 이별이 싫은 그녀는 바닷바람을 안고, 아이를 어루만지네~


파도에 맞서 싸우는 바다의 노래가 아니라, 부드럽고 여운이 남는 그리움의 노래다. 우리가 어디에 있든, 별 사이에 있든, 바다 위에 있든, 발 아래의 두꺼운 흙을 그리워한다.


숙직 선원들은 말없이 등줄기를 꼿꼿이 폈다. 먼저 한 사람, 이어서 두 사람, 세 사람이 함께 가볍게 흥얼거렸다.


노래 소리가 갑판에 떠 있고 선실이 이를 차단해 놓는 동안, 어머니들의 자장가가 마지막 음절에 떨어지기 무섭게 끝나지 않았던 잠자리 이야기가 마침내 마지막 대목까지 이어졌다.


....


'악룡은 둥지에서 깨어나 용사를 향해 몸을 돌려 포효했고, 그 소리는 귀청을 찢을 듯했다.'


'용사는 등뒤의 집을 지키는 악룡을 향해 정의와 용기를 상징하는 용사의 칼을 높이 쳐들었다.'


'용사는 말했다'


'대륙의 꽃은 다시 피어나고 공주는 왕국으로 돌아가고, 그대, 악룡은 나의 검 아래 죽는다.'


...


어린 고양이가 잠든 것처럼 흐뭇해하며 아이들은 영웅과 꽃들의 꿈길에 무사히 빠졌다.



[선원]




태양이 해수면에 잠겨 배의 밤은 흐릿했다. 오늘 밤 근무하는 선원 중 한 명은 키가 크고 창백한 피부를 하고 있으며 걸음걸이가 다소 부자연스러웠다. 그는 낮에는 항상 침묵하고 밤에 마음을 연다.




(1)

(고개를 끄덕이며 의사를 표시하다.) ← 선택

(선실로 돌아가 휴식하다.)


선실에서 멀리 떨어진 갑판 위에 선 채 선실 쪽을 바라보며 그는 당신에게 손짓을 했고, 당신이 다가오자 나직하게 입을 열었다.


(1-1)

(악룡 이야기를 나누다.) ← 선택

(선원 이야기를 나누다.)


선원

다들 자고 있나?


(끄덕이다)


그는 마음이 놓이는 듯 눈길을 돌렸다.


사향의 가락은 말미에 이르러 소리의 나팔을 누른 듯 조용해지자 야수꾼들의 마음과 정신을 고양시켰다.


그런 평온함이 예사롭지 않은 듯 고요한 바다를 바라보던 옛 기억이 되살아나 선원이 말문을 열었다.



악룡은 재난 자체는 아닐지 몰라도 재난의 대표였다.


비단 악룡만이 아니라…마물, 전쟁, 질병, 굶주림…. 이들이 한데 뒤섞여 고난의 맛을 내었다. 세상은 모든 사람의 목을 조이고 생명을 삼키려고 한다.


이것은 전혀 이치에 맞지 않다.



선원

사람들은 살고 싶어해.


많은 사람들이 집을 버리고 고향을 떠나 사람들과 헤어져 생의 끝까지 홀로 살았다.


선원

나중에 사람들은 악룡에 대한 두 번째 법칙을 찾아냈어. 악룡의 공격을 받을 확률은 바닷길이 육지보다 훨씬 낮고 마물도 육상보다 훨씬 적었지.


선원

많은 이들이 건조를 시작했고, 심지어 배를 빼앗기 시작했어.


선원

배가 하나씩 하나씩 미지의 바다로 떠나자 사람들은 앞을 다투어 탈출하는 배표를 움켜쥐고 서로 밀고 당기며 발바닥을 밟으면서 붙잡을 수 있는 모든 것 하나 하나 손으로 집으려 했지.


선원

그때의 나는 아직 젊어서 그런대로 힘이 좀 있었지만, 사람이 많아도 정말 너무 많았어. 모두가 한데 모여서 밀쳐 올라가려는 것인지, 아니면 이미 올라간 사람을 끌어내려는 것인지 분간할 수 없었어.


사람들은 서로 밀고 당기며, 배를 움켜쥐고 숨을 들이쉬었다. 마치 남들이 보기 전에 폐를 몸에서 밀어내 선상 공간을 아끼려는 것 같았다.


선원

승선구의 널빤지는 오래 전에 짓밟혀 너덜너덜해졌고, 내 힘도 점차 몸에서 사라져갔기 때문에 결국 나는 둔한 방법을 썼었지.


선원은 조금 찢어진 자신의 다리를 두드리고는 눈을 내리깔고 무언가 웃을 만한 일이 생각난 듯 조그만 미소를 지었다.


선원

비록 서투른 방법이긴 하지만, 그것은 아주 효과적이었다네ㅡㅡ나는 널빤지에 몰래 발을 끼웠어.


선원

처음에는 너무 아팠어. 살갗에 나무 가시가 박혀서 뼈 사이로 천천히 밀려 들어가자ㅡㅡ내 발목은 뱃구멍에 단단히 박혀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지.


선원

너무 아팠어. 발도 아팠고, 배도 아팠어. 숨 쉬는 것조차 쓰라릴 정도였어. 난 어렴풋이 주의력을 돌리려고 했었는데 생각해보니 단지 귀에만 온 집중을 돌릴 수 있었을 뿐이었다네.


선원

참 이상하게도 나는 아무 말도 들을 수 없었어. 모든 사람들이 분노하고 소리치고 울고 있는 것 같았지만 아무 말도 들을 수 없었어. 나는 입을 벌리고 있었지만 나도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아니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지는 몰라도, 아무 말도 들을 수 없었다.


ㅡㅡ하지만 상관없다. 결국 그 당시 모든 사람들은 하나의 생각만 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ㅡㅡ반드시 배에 남아야 한다.



선원은 웃음을 터뜨렸고, 그 웃음으로 인해 얼굴이 한결 평화로워졌다.


선원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빙빙 돌면서 대수롭지 않은 자질구레한 이야기들을 늘어놓기 시작했구먼. 네가 듣고 싶은 건 그게 아니지?


선원

밤도 깊었으니 오늘 밤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지.




(1-2)

(악룡 이야기를 나누다.) 

(선원 이야기를 나누다.) ← 선택


이 해역을 통과하기만 하면 이 여행의 종착지에 도달한다.


선원

암초, 폭풍우...아니면 용만 만나지 않는다면 단 하루도 안돼 항구에 도착할 수 있을 거야.


몸집이 큰 선원이 뱃전 위에 서서 먼 곳을 바라보았다.


(1-2-1)

(육지가 아닌 바닷길에서 용을 만날 수 있나요?) ← 선택

(당신...낮에 입을 연 적 있나요?)


선원

물론, 육지보다는 확률이 훨씬 낮지.


선원이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선원은 당신을 보고 잠시 멈추었다가 다른 말을 꺼냈다.



(1-2-2)

(육지가 아닌 바닷길에서 용을 만날 수 있나요?) 

(당신...낮에 입을 연 적 있나요?) ← 선택


선원

하하하.


선원

관찰하고 규칙을 찾아 머릿속에 기억해 두었구만. 당신...


선원은 당신을 보고 잠시 멈추었다가 다른 말을 꺼냈다.



선원

처음에 나는 결코 선원이 아니었어. 나는 앞서 말했듯이 수많은 피난민 중 한 명일 뿐이었지.


선원

처음에는 악룡이 들판에 나타났다가 변두리 마을을 부숴 버리기 시작했고, 많은 사람들이 소문을 듣고 도망쳤었어.


선원

나는 사람들을 따라 마을에서 성도까지 도망쳤는데, 이미 무엇이 우리를 쫓고 있는지 알 수 없었어. 그것은 용일 수도, 마물일 수도, 굶주림일 수도, 지친 몸일 수도, 사라진 희망일 수도 있지만…. 이런 것들은 마치 물결처럼 사람들을 자갈마냥 걸러냈어.


선원

우리는 왕의 도성 아래에 이르렀고 도성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선원

우리는 성벽 발치에서 며칠을 지켰는데, 이미 건조된 양식이 얼마 남지 않았었어. 근위병은 길가에 널려 있는 돌멩이처럼 우리를 바라보았고, 어떤 이는 다른 곳으로, 또 어떤 이는 악룡의 메시지를 담아 황송히 성 아래로 내려갔지만 역시 문전박대를 당했다네.


선원

악룡은 허리케인처럼 마을을 휩쓸고 서서히 이곳으로 다가왔다.


선원

그 후 적은 수의 군인들이 소대를 이뤄 성을 나섰는데, 나는 그들이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었어.


선원

이후 군대가 대거 포진해 어떤 사람이나 물건을 호송하는 듯해 난 더 이상 신경을 쓰지 않았다네.


선원

왜냐하면 그 당시 나는 성난 경비병을 틈타 인솔자에게 허리를 굽혀 도시로 몰래 들어가고 있었기 때문이었지.


선원

대부분의 사람들이 집안에 웅크리고 앉아 가끔 길가에서 드문드문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하늘을 흘끔거리며 무언가가 나타나기를 기다렸어.


선원

그 후, 어떤 사람들은 바다에서 용의 공격을 받을 확률이 육지에서보다 훨씬 낮고, 마물도 육지에서보다 훨씬 적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


선원

사람들이 종말의 방주를 짓기 시작하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 바다 위를 떠돌기 시작했는데, 나는 그 중의 하나였어.


선원은 웃음을 터뜨렸고, 그 웃음으로 인해 얼굴이 한결 평화로워졌다.


선원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빙빙 돌면서 대수롭지 않은 자질구레한 이야기들을 늘어놓기 시작했구먼. 네가 듣고 싶은 건 그게 아니지?


선원

밤도 깊었으니 오늘 밤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지.



(2)

(고개를 끄덕이며 의사를 표시하다.) 

(선실로 돌아가 휴식하다.) ← 선택


당신은 선원에게 인사를 했다. 취기오른 바닷바람은 당신이 선실로 돌아가 옷과 함께 잠들게 하고, 기나긴 꿈을 꾸었다.





선원

암초, 폭풍우...아니면 용만 만나지 않는다면 단 하루도 안돼 항구에 도착할 수 있을 거야.


몸집이 큰 선원이 밤새도록 지켜봤지만, 그의 누런 피부에는 별로 위축된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그는 뱃전 위에 서서 먼 곳을 바라보았다.


(바다에서 용을 만나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습니까?)


선원

단지 육상보다 확률은 훨씬 낮을 뿐이다.


선원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바다새는 낮게 날아가 갑판을 지나쳤고, 새벽 안개가 채 가시기도 전에 아이들은 여전히 꿈나라에 잠겨 있었다.


선장은 제이콥의 낚싯대를 만지작거리며 조타수에게 항해 방향을 조정하도록 안내했다.


선원들도 저마다 정신을 가다듬고 경각심을 더하기 시작했다.


이 해역을 통과하기만 하면 이 여행의 종착지이다.




바다의 변덕스러운 모습은 단 한순간이었다. 첫번째로 떨어지는 소리, 과연 용의 포효일까, 천둥일까?


미처 분별할 겨를이 없었다.


처음엔 남쪽 바다에서 치솟은 허리케인이 몰아쳤다.


물결은 겨울잠에서 깨어난 거대한 짐승처럼 정신을 가다듬고 몸을 일으켰고, 온 힘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육상에서 평온한 시간을 보내던 모든 사람들을 당황하게 하는 폭풍의 소리였다. 모든 호령과 울부짖음을 휘파람처럼 불렀다.


회색빛 물결이 마치 외로운 구렁이처럼 넘실거리며 끝없이 치명적인 사랑을 안고 튀어오른다ㅡㅡ


우리는 이야기의 소용돌이 속에 있고, 그 누구도 피해갈 수 없다.



왜 용이 바다 위에 나타났을까?


왜 피리 소리를 듣지 못했을까, 물결 소리에 가려져서?


미처 답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닻줄은 이미 폭풍우에 견딜 수 없었고, 악룡의 모습이 구름 사이를 떠돌아다니며 무언가를 찾는 듯, 또 무언가를 피하는 듯 고개를 들고 꼬리를 흔들며 포효했다.


선원의 외침은 천둥과 용의 포효에 가려져 빗물이 연이어 내리는 틈새를 통해서만 입 모양을 짐작할 수 있고, 귀에는 띄엄띄엄 글자를 포착할 수 있다.


'용' '선실' '나무' '끌어내'!


이 조각 같은 단어들은 어떤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명령어로도 짜맞출 수 없다.


물결이 넘실대며 선체가 몸을 기대고 설 수 없을 정도로 흔들리고, 당신은 어렴풋이 작은 울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선실 쪽을 바라보았다.


갑판보다 훨씬 안전한 선실의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선원은 선실 옆의 뱃전에 서서 한 손으로 나무통을 안고 한 손으로 몸을 평온하게 유지하며 나무통을 하나씩 바다에 던졌다.


주위를 둘러보면 선원들이 한곳에 모인 게 아니라 갑판 곳곳에 드문드문 흩어져 있었지만 선실에서 멀어지고 말단 뱃전에 가까워질수록 마치 깃발이 펄럭이는 듯한 자태를 보였다.


'끌어내?'


전광석화처럼 생각이 떠올라 글자를 이어 붙였다.


당신은 두 다리를 움직여 뱃전 끝을 향해 달려갔다. 젖은 바닥이 당신의 몸의 균형을 잡을 수 없게 했고, 선체가 흔들려서 당신은 관성에 기대어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었다.


악룡은 이제야 표적을 고정시킨 듯 몸을 숙이고, 당신이 뛰는 방향으로 꼬리를 흔들며 급강하해 왔다ㅡㅡ


거센 파도가 하늘 높이 치솟으며 밀려왔다.



무인도를 떠돌아 다니다



눈을 뜨자 맑은 하늘이 보이고, 공기 중에 비린내가 섞여 있었다. 당신은 높은 파도에 의해 당신이 떠 있는 것을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었다. 당신은 외치고 있었다. 시야의 마지막은 용의 높은 머리와 거대한 두 발톱이었다. 당신은 비켜섰고, 그리고 작은 배를 확실하게 장악하고 있었다. 이것은 당신이 표류중에 가라앉지 않게 만들었다.


(여긴 어디지?)

아래는 가늘고 부드러운 모래알이 있었다. 당신은 천천히 상반신을 곧추세웠고, 시야에는 해수면이 있었다. 물결은 더 이상 사나워지지 않았으며, 땅에 닿자마자 조수가 두 발을 긁었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당신은 사방을 한 바퀴 둘러보았다. 비록 상황을 완전히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당신은 자신이 어떤 섬 위에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무인도일까?




(1)

(모래사장에 누워 햇볕을 쬐다.) ← 선택

(생명체의 흔적을 찾다.)


햇빛이 마침 좋아 꿈에서 깨어났다. 당신의 옷가지가 바짝 말라 있었다.



(2)

(모래사장에 누워 햇볕을 쬐다.)

(생명체의 흔적을 찾다.) ← 선택


당신은 움직이는 무언가를 보고 그것을 쫓았다. 칼리반*일까, 아니면 프라이데이**일까? 당신은 알아보기로 결정했다.


*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 중 무인도의 유일한 원주민

** 다니엘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 중 로빈슨에 의해 구출된 야만인 죄수


전투 개시




더 이상 해변에는 배의 잔해나 부목, 혹은 사용할 수 있는 그 어떤 물건도 날아오지 않았다.


당신은 물결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시간과 거리를 어림잡고 있었다.


악룡이 끌려간 뒤 배가 뒤집힐 가능성은 극히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 아마도 폭풍우가 지나간 뒤 인근 바다에서 자신들이 찾지 못한 배를 찾아 헤매던 사람들은 현실을 받아들이고 잠시나마 포기해야 할 것이다.


당신은 이 현실을 빨리 받아들였고,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살아서 떠날 방법을 찾는 것이다. 갑판 위를 달리는 아이들을 떠올리는 순간, 당신은 또 다시 행운을 느낀다.


당신은 영웅전설에서 보잘것없지만 없어서는 안 될 것 같은 모험담의 용사를 떠올렸다.


극복할 수 없는 것은 없다. 세상은 광대하고, 나무 그림자는 소용돌이치고, 파도는 낭만적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훨씬 더 건설적이다.



연극의 줄거리는 늘 파란만장하며, 그것은 평온한 생활을 좋아하지 않는다. 주인공은 늘 팔자가 사나우면서도 기지가 예민하고 악한 악역에겐 충성스런 추종자처럼 각자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다.


치명적인 독사는 때마침 나타나 마술사의 모자 속에 영원히 파닥거리는 비둘기처럼 흉악스럽게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극 중 인간의 운명의 목구멍을 꾹꾹 누르며 모든 관객의 눈에는 두려움이 배어 나오게 하고 눈물을 흘리며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지도록 유도한다.



당신의 머릿속에 이런 터무니없는 생각이 떠오르자 쓴웃음을 지으며 손에 묶인 뗏목을 내려놓고 소리가 들려오는 쪽을 바라보았다.


ㅡㅡ이것은 용사의 숙명이다.


당신은 알 수 없는 위화감을 느꼈다.


귀에서 포착되는 미세한 차이는 피리 소리보다 용의 포효가 먼저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내 피리 소리는 '견인'이 되었다.



전투 개시



전투 종료






죽음을 알리는 피리 소리는 부서지는 만가처럼 구슬프게 들렸다.


당신의 생각은 멀어졌지만 몸은 한없이 무거웠다.


용이 몸을 비틀으며 보이지 않는 속박에서 벗어나려는 듯 위태롭게, 날카롭게, 광적으로 낮은 소리로 울부짖자, 연주의 리듬이 점점 난잡해지기 시작했고, 피리 소리는 점차 약해지며 힘을 다한 인간이 간신히 이어나가는 듯한 비틀린 가락은 쉰 목소리처럼 처절한 최후의 흐느낌이었다.


피리 소리가 뚝 그쳤다.



순간 모든 것이 고요해졌다.


뚝뚝.


뚝뚝, 뚝뚝, 뚝뚝.


끈적끈적한 피가 모래밭에 떨어져 빠르게 흡수되고 이성이 조금씩 잠식되어 생명력이 천천히 빠져나간다.


용의 발톱은 차갑고 날카로웠고, 자신은 고통이라는 이름으로 그 자리에 단단히 박힌 인간형 살덩이나 기다란 해골에 불과하다고 느꼈다.


고통과 해방은 자궁 속의 쌍둥이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며, 환상과 현실은 얽혀 있다.


어떤 상황에서 이런 끝없는 아픔을 스스로 짐작했을까? 아니면 언제 이와 비슷한 느낌을 경험했을까?


꿈속인가? 머릿속에 차츰 떠오르는 형체가 하나 있었다.



삼키고, 토막내고, 융합되는 소녀의 찢겨진 몸과, 죽음으로 응집된 그녀의 영혼은 기억 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고통의 조각이다.


거대한 괴물의 가슴속에 갇혀 부서진 그 소녀가 맛보는 고통은 지금 자신보다 백 배, 천 배였을 것이다.



자수정 같은 눈동자가 자신이 겪은 모든 것을 말해준다.


이것은...나를 살리는 것인가? 아니면...죽이는 것인가?


…이미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성이 풀리기 시작하자 무거운 죄책감이 조석처럼 밀려왔다.


길게 울려퍼지는 피리소리, 기묘한 마법, 조종은 악룡을 이끌고 이 세상에 짙은 재앙과 죽음의 그림자를 드리운다.


그것은 소녀의 복수일까? 아니면 누구의 죄가 불러온 나쁜 결과일까?


마지막 기력을 다하여 무거운 머리를 피리소리가 들릴 때 지나간 쪽으로 살짝 돌렸다.


시야가 흐려졌다.


피리를 부는 소녀와 지리멸렬한 형상의 영상이 점점 교차하고 있다.


이것은 환상인가? 자기 위안인가?


멀리서 바라본 소녀가 어깨를 살짝 치켜든 채 더 이상 불지 않는 플루트를 움켜쥐고 이마를 푹 숙인 채 얼굴을 가리며 오랫동안 유배된 외딴 섬처럼 서 있었다.


끝없는 외로움과 슬픔으로 둘러싸인 외딴 섬에서 상상 속의 행복과 안도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모든 감각이 흐려지고 질척거리며, 의식이 헛되히 가벼워지고, 귓가에 비단 같은 수다들이 들려왔다.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난 널 구하지 못했어...널 죽인건...바로 나야.


누가 말하는 거지? ...나인가? ...너인가?


ㅡㅡ나는 마법도 없고 나를 위해 뛰어다니는 요정도 없다.


ㅡㅡ나의 결말은 불행한 절망으로 변한다.*


*셰익스피어 - 템페스트 中




소녀의 눈은 얼어붙은 벽 너머로 다른 세계를 바라보고 있는 것처럼 깜박였고, 정신을 가다듬었지만 목소리는 서서히 낮아져 알아차릴 수 없는 떨림으로 변했다.


긴 머리 소녀

…그는 하늘을 향해 물에 빠졌고, 거대한 하늘은 몸을 굽혔다.


짧은 머리 소녀

그 후에는? 별일 없어? 용은? 용은?


긴 머리 소녀

그 후에는...



...


이것이 이야기의 결말인가?


끝없는 회한과 비극으로 종막을 내렸다.


??

...【지휘관 이름】, 【지휘관 이름】.


익사한 것 마냥 몸의 모든 장기가 물에 잠기고 부어 올라 신맛이 나는 것 같은 느낌이 늘었다. 현기증, 무중력, 마치 꿈으로부터 깨어난 듯 시작과 끝을 구분하지 못하고 숨을 몰아쉬었다.


공기마저 맛이 변한 듯했지만 엄청난 상실감이 자신의 심장을 꽉 채웠다.


영혼은 한순간에 이끌려 몸뚱이로 되돌아가듯 눈앞의 핏기가 빠르게 빠지고 심장박동이 가슴으로 돌아왔다.


지휘관

난...


한 손이 자신의 어깨에 살짝 내려앉았고, 다른 한 손은 머리 뒤로 돌려 자신이 착용하고 있던 링크 장치를 떼어냈다.



자신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근처에 있는 아이라의 얼굴이었다. 그녀는 살짝 몸을 기울여 어깨에 손을 얹고 자신의 상황을 확인하듯 빛나는 눈동자로 자신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지휘관

(난 괜찮아)

(나 왜 이러지?)


말을 마치자마자 자신의 기억이 점차 되살아났다.



적조 작전이 있은 뒤 그레이 레이븐 소대는 대규모 부대와 함께 한스의 안내로 공중정원까지 되돌아갔다.


지상의 보고를 마친 뒤 곧바로 아이라에게 연락해 셀레나에 대한 정보를 모두 사실대로 알려주었다.


사정을 알게 된 아이라는 수차례 의회에 현지조사 신청을 했지만 당시 지상의 여러 가지 복잡한 사정 때문에 모두 기각됐다.



앨런

이번 상황은 매우 특수해. 미안하지만, 아무리 나라도 기각 결과에 이의를 표명할 수 없었어.


작전 후 지상수색을 담당하는 구조체 부대도 신속하게 투입돼 모든 현장 상황을 스캔해 기록하고, 수거한 샘플은 공중정원으로 수거해 분석했다.


앨런

셀레나에 대해서라면...


앨런은 그 이름을 생각하다가 잠시 말을 멈췄다. 그 이름은 예술 협회 전체가 다 알고 있었고, 상대적으로 덜 유명한 예술가였다.


앨런

...예술협회는 어떤 단서가 되었든 동원 가능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 끝까지 추적한다. 조사와 샘플 분석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어.



아이라는 이 제안을 받아들였고, 분석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리던 어느 날 아이라는 자신을 찾아왔다.


그녀는 자신에게 초청장을 보냈다.


아이라

당신은 셀레나를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이예요.


아이라

전 당신이 할 수 있길 바랍니다ㅡㅡ



아이라의 목소리가 당신을 추억에서 끌어당겼다.


아이라

방금 전 '연극'을 한 번 체험했었죠.


아이라는 팔을 내리고 몸을 꼿꼿이 세웠다. 당신은 방금 아이라가 그녀의 손에 작은 홀로그램 장치 링커를 들고 있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 그것의 스타일은 아름다웠고, 기술 제품이라기보다는 일종의 복고풍 장식이나 지위 상징, 일종의 왕관과 같았다.


아이라

이 몰입형 홀로그램 극장 기술은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아직 성숙하지 않은 것 같아요.




(1)

(원격 링크의 후유증보다 더 심각한데.) ← 선택

(개선이 필요해 보여)

(기분이 별로 안 좋아보여, 아이라.)


아이라

지휘관과 구조체가 공감할 수 있는 원격링크 기술과 본질적으로 유사하다고 생각해요.


아이라

연극 체험은 사실 감정적인 연결이기도 하고, 심지어 대상적인 측면에서도 훨씬 더 넓은 차원의 연결이기도 합니다. 연극의 링크는 배역과 배역뿐 아니라 배역과 관객, 관객과 창작자, 배우와 연결하는 것이니까요.


아이라

뒷부분은 셀레나가 저한테 했던 말이에요.



(2)

(원격 링크의 후유증보다 더 심각한데.)

(개선이 필요해 보여) ← 선택

(기분이 별로 안 좋아보여, 아이라.)


아이라

돌이켜보면 아마도 분명 이런 경험이었을 거예요ㅡㅡ왜냐하면 당신이 연극에 있기 때문입니다.



(3)

(원격 링크의 후유증보다 더 심각한데.)

(개선이 필요해 보여)

(기분이 별로 안 좋아보여, 아이라.) ← 선택


아이라

지휘관님의 통찰력인가요?




익숙하고 코믹한 미소가 아이라의 얼굴에 떠올랐고, 그녀는 웃고 있지만 눈은 진지했다.


굳이 임무 과정에서가 아니더라도 주변 사물을 살피고, 총결산하고, 분석하고, 활용한다.


아이라

좋은 습관입니다. 많은 훌륭한 창작자들이 그런 특성을 가지고 있거든요.


아이라는 행방이 묘연한 단짝을 떠올리는 듯 잠시 침묵했다.


아이라

저에게 알려주실 수 있나요?


그녀는 자세를 고쳐앉았다. 등줄기가 약간 꼿꼿해져서, 마치 오래된 선고를 받을 준비가 되어 있거나, 형 집행 전의 판결을 받는 것 같았다.


아이라

당신은 방금 이 '연극'에서 무엇을 보았나요?


지휘관

'악룡'에 대한 이야기였어.


아이라는 전혀 놀라는 기색이 없었다.


아이라

당신은 용사였나요? 혹은 그 속에서 용사 역할을 하고 있었나요?


지휘관

(확실하지 않아)

(어쩌면 그럴지도)

(이야기에 용사는 없었어)


아이라

...


지휘관

마지막에, 용은 "나"를 죽였어.


아이라

제가 기억하고 있는 이야기의 결말과


아이라

...전혀 다르네요.


지휘관

이건 셀레나의 이야기?


아이라

《아카디아 대퇴각》이라는 연극을 들어본 적이 있습니까?


지휘관

(들어 봤어)

(아니)

(...)



젊은 천재 오페라 예술가에 의해 쓰여진 오페라 작품이었다. 완벽하고 훌륭한 공연예술로, 웅장하고 단아한 공중정원 대극장에서 처음 상연되자마자 객석을 가득 메웠고, 한 표도 얻기 힘든 대성황을 이루었었다.


아이라

셀레나의 첫 번째 공식 무대 오페라 작품으로 널리 알려진 작품이에요.


아이라

저와 셀레나는 연극 《템페스트》를 통해 알게 되었죠.



작은 전시회에서 소녀는 초라한 홀로그램 기계를 이용해 자신이 각색하여, 이미 트렌드에 버림받은 황금시대의 명극을 연출하였다.


ㅡㅡ프로스페로 공작은 안토니오를 용서했다.


ㅡㅡ나폴리 사람들은 평소대로 아름답고 깨끗한 땅 위에서 살아간다.


ㅡㅡ쟁탈과 충돌이 있었음에도 나폴리는 희망찬 길을 걷게 된다.


기다리던 이야기의 결말은 원작과 같은 해피엔딩이었다.


아이라는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며 생각했다. 같은 길을 밟은 후 그녀는 점차 깨달았다.


창작자의 진의는 작품 속에서 언제나 드러난다.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경험하고, 무엇을 진정으로 전하고 싶은지를.


창백한 억측, 원망, 오만, 순진함, 독선, 비천함, 욕망, 그리고 말할 수 없는 것... 이 모든 것을 남에게 말할 수 있거나 말할 수 없는 의미의 모음이다.


그렇다면 이 이야기는 왜 이런 결말을 맺었을까?



앨런

《아카디아 대퇴각》이 성사된 뒤 셀레나는 인터뷰와 공로 축하 요청을 모두 사양하고 휴가를 신청했고 저는 허락했었습니다.


앨런

어떤 창작자는 자신이 작품 이외의 부화된 세계에서 잃어버릴까봐 두려워하죠. 그때도 《아카디아 대퇴각》은 셀레나의 극작가 인생의 보잘것없는 시작일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앨런

그 기간 동안 저는 단 한 번 셀레나를 본 적이 있었습니다.



여러 매체를 통해 꽃과 박수로 둘러싸인 채 의기양양한 차세대 예술가의 모습과는 달리 앨런이 바라본 셀레나는 칭찬에 조금도 탐닉하지 않은 채 헝클어진 모습으로 걸음을 옮겼고, 걸작을 완성한 후의 여유나 일말의 표정조차 뽐내지 않았다.


그녀는 여전히 어떤 적과 영원한 대결을 하고 있는 것 같았고, 돌아서거나 숨을 쉴 틈도 없었다.


앨런

그녀는 저에게 협회 내 연극 기기인 '햄릿'의 장기 사용 및 자료 제출 권한을 신청했었습니다.


앨런 측은 셀레나가 처음 예술협회에 가입할 때 사용했던 노트북을 포함해 원본 자료와 소프트웨어를 갖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매우 원시적인 창작 수단과 기록 매체였다.


그는 셀레나에게 노트에 담긴 내용에 대해 궁금한 마음에 물어본 적이 있다.



셀레나

판타지 스토리예요.


셀레나의 표정에 희미한 화답 있었지만 이내 이 표정을 없애고 옅은 미소를 띠었고, 보랏빛 눈동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순수한 광채로 가득 차 있었다.


셀레나

제가 오페라라는 장르를 접하기 전에 썼던 미완성의 판타지 스토리인데, 굉장히 미성숙하고 비구조적이랍니다.


앨런

처음으로 창작한 스토리였나? 아직 미완성 상태고?


셀레나

네...처음으로 창작한 스토리였습니다. 예정됐던 결말은 아직 적지 못했는데 최근 친구들과의 교감을 통해 이야기에 대한 새로운 생각과 이해가 생겼습니다.


앨런

원작에 변화가 있을까?


셀레나는 잠시 말이 없다가 이내 웃었다.


셀레나

그럴 수도 있고 그러지 않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전 이 이야기를 완성하고 싶어요. 괜찮으시다면 협회의 최신 연극 기계를 빌려 이 이야기에 대한 리허설을 하고 싶습니다.


앨런

물론이야. '햄릿'은 이를 위해 존재하는 거니까.


셀레나

정말 감사합니다. 회장님.



나중에 앨런이 만난 셀레나는 이미 확고한 고고학 소대원, 구조체 셀레나였다.



아이라

당신이 방금 체험에 잠긴 것은 셀레나의 최초의 창작물이었어요.


지휘관

'햄릿'은?


아이라

'햄릿'은 예술협회 소유의 홀로그램 AI 연극 기기 이름입니다.


아이라

최신형 연극공연기술을 적용하였으며, 전통연극공연과 달리 완전몰입식 체험이었으나 제작비와 기술이 완전히 성숙되지 않은 점 등으로 인해 상업적으로 사용되지는 않았어요.


아이라

당신이 지금 체험해서 사용하는 기계는 공중정원에서 현존하는 유일한 것입니다. 정기점검은 감사원의 검사승인까지 거쳐야 할 만큼 과학이사회 1부가 직접 담당하고 있답니다.


아이라

햄릿이라는 이름은 앨런 회장님이 직접 지으셨어요.


지휘관

아이라, 내가 무엇을 했으면 좋겠어?


아이라는 우주정거장에서 들려오는 우주의 속삭임이나 붉게 물든 황무지의 고래노래를 비롯한 모든 단서를 통해 셀레나의 자취를 쫓았다.


그러나 늘 한 발짝, 너무나 멀리 떨어져있었다.


아이라

많은 사람들은 한때 셀레나가 오페라를 포기하고 예술을 포기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라

하지만 그렇지 않아요. 바로 예술에 대한 욕구, 진실의 묘사에 대한 갈망 때문에 셀레나는 구조체가 되었습니다.


아이라

많은 사람들은 이미 우주정거장 임무 때부터 셀레나가 삶의 희망을 잃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라

하지만 그렇지 않아요.



죽음과 대면하는 의식을 치렀을 때, 이합생명체 속에 묻혀 있는 부서진 인간 형상과 멀리 마주보는 모습이 뇌리에 깊이 각인돼 있었다.


마음이 들끓었다.



아이라

셀레나는 포기하지 않았어요.


너무 섣부른 결말이 아닐까? 또한 너무나도 슬픈?


아이라

'햄릿'의 데이터 정보 중 셀레나가 게시한 기록은 모두 세 가지입니다.


아이라

모든 데이터 자료를 동일한 소프트웨어 패키지에 올렸었고 간단한 암호화도 해놨어요.


아이라

1차 업로드는 셀레나가 예술협회에 가입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2차 업로드는 《아카디아 대퇴각》 공연이 끝난 뒤, 3차 업로드는 마지막 우주정거장 임무 직전이었습니다.


이 이야기에는 하나 이상의 결말이 있으며, 아마도 셀레나는 이야기를 계속해서 수정했을 것이다.


셀레나는 이 이야기를 수없이 리허설했다.


이것은 셀레나가 이메일에서 잠깐이나마 몇 마디 언급한 부분이며, '햄릿'의 백그라운드 소프트웨어의 실행 데이터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극작가로서, 출연자로서, 시청자로서, 당신은 무엇을 전달하고 싶고, 무엇을 경험했으며, 무엇을 느꼈을까?


아이라는 생각을 금할 수 없었다.


'햄릿'의 소프트웨어를 폭력을 동원해 풀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그녀는 꽃을 찢으려 하지 않는 것처럼 셀레나가 남긴 정보를 연극 속 사람, 관객, 경험자로서 기꺼이 경험하고, 듣고, 인식한다.


소위 지각과 영감에 의존하여 미묘한 공감을 추구한다.


자기 위안과 같은 행동일 수도 있고, 그런 버티기가 무의미할 수도 있다. 서로 다른 결말이라는 것도 존재하지 않으며, 마음과 상황이 영원히 연결되지 않을 수도 있다.


정말로 그런 거야, 셀레나?



아이라

【지휘관 이름】은 이 연극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싶나요?







살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