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넌? 수녀와 마녀, 어느 쪽이 진짜 너지?




ㅡㅡ무너진 해양박물관은 희생자들의 몸과 함께 가라앉았다.


사람을 먼저 구하는 것이 잘못된 선택이었나?


좀 더 결단력 있게 행동했더라면 그녀는 구조되었을까?


그녀와 함께 바닷속에 묻힌 동료들, 탈출하지 못한 사람들이 구조될 수 있었을까?


비앙카

...


그녀는 답을 찾지 못했고, 쓸쓸한 바다 밑바닥엔 혼돈의 물소리만 흘렀다.


저 멀리 솟구치는 붉은 빛 아래 수많은 침식체 적조 속을 이동하며 물 위를 뚫고 도살장으로 만들어버리기 일보 직전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비앙카도 붉은 빛깔에 녹아들어 수많은 침식체, 숙성체, 적조 환영의 일부로 변할 것이다.


그 전에…. 손에 든 무기로 자신의 몸을 찢어야 할까?



비앙카

조금만 더 버티면 구조대가 올 거야.



치코

그들은 이미 가망없어. 오더라도 이런 더러운 일이나 거들어 줄 뿐이야.



그것은 침식으로 인한 혼란인가, 아니면 죽기 직전의 주마등인가?


어수선한 노이즈가 퍼니싱 침식과 함께 뇌리에 침투했다.



치코

이것은 정화부대의 사명이다.



비앙카

옛 동료를 향해 무기를 들었어.



치코

살아 있는 생명을 지키기 위해.



비앙카

얼마 남지 않은 감정을 지키기 위해서...친한 친구를 죽이는 건 누구에게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비앙카

집행부대 사람들은 항상 서로를 존중하고 서로 돕고 깊은 감정을 쌓기 쉬웠지.

.


정화부대원

비루한 감정이 손발을 얽매는 게 뭐가 그리 부러운거지?



비앙카

감정을 버리면 부러워할 수 있을까...



정화부대원

그건 쓸데없는 물건일 뿐. 침식체를 처리해 주지도 않고 나약한 겁쟁이로 만들 뿐이라고.



비앙카

...이들은 침식체가 아니야...하물며 동료인데...



정화부대원

모두의 태도를 봐. 우리가 동료라고 할 수 있을까?



비앙카

물론 아니야. 정화부대는 결코 사람과 엮이는 곳이 아니니까.



정화부대원1

누가 그들과 좋은 관계를 맺으려 할까? 내일이 되면 누가 침식체로 변할지 아무도 몰라.


정화부대원2

작전을 수행할 때마다 울부짖고 의식의 바다가 불안정해져 남에게 골칫거리가 되는 건...이런 건 이미 질리도록 봤어.



???

...우리는 죽을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해...그렇기 때문에 차라리 모이지 않는 편이 나아...


바닷속 어딘가 익숙한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 그것은 추억인가?



치코

그래, 다들 그렇게 생각하니까 너한테도 그런 태도지.


치코

마녀니, 반푼이니...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마. 아...아니, 그래도 마음에 담아둬. 우리를 미워하라고.


치코는 끝없이 펼쳐진 설원을 통해 자신의 미래를 바라보았다.



치코

왜냐하면…내가 죽을 때 우리 대장이 우는 꼴은 전혀 보고 싶지 않기 때문이야.



치코

언젠가 내가 침식체가 된다면, 큰소리로 마음껏 비웃어줘.



비앙카

치코...



정화부대원

정화부대의 대장이 되어야 할 사람은 너가 아니라 치코였어. 그녀야말로 진정한 결단 그 자체야. 결코 우유부단하지 않다고!



비앙카

...



니콜라

치코가 새로운 리더가 되길 바라는 소원이 들어왔지만, 내가 기각했다.


니콜라

정화부대에겐 칼날을 가다듬고 인성을 유지할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며, 너는 이 자리의 적임자다.


니콜라

설령 남의 눈에 너의 이 균형이ㅡㅡ



정화부대원

반푼이!



비앙카

저는 팔루마가 정화부대를 떠나도록 결정했습니다.


비앙카

이런 일이 계속된다면, 그녀는 결국 선을 넘어서게 될 것입니다.


니콜라

자네의 판단을 존중하마.



정화부대원

팔루마의 전력이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는 있는 거야??? 어떻게 감히 그녀를 전근시킬 수 있는 거야??!


비앙카

그녀의 칼날은 아직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 향했습니다!


정화부대원

살아있는? 얼마 안있으면 완전히 침식되었겠지!!


정화부대원

그때가 되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런 '살아있는' 침식체에 의해 공격받았을까?!


정화부대원

차라리 그들이 살아있을 때, 또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을 때 착수하는 게 옳아!!



정화부대원1

저 반푼이년...!


정화부대원2

반푼이? 흥, 처음부터 위선적인 인의도덕을 설교하던 수녀였잖아. 네 교회로 돌아가서 벌이나 잔뜩 주는 신에게 기도나 하라고!


정화부대원3

'마녀'라고 불렸을 때, 네가 사나운 사람이 될 거라고 기대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웃기지도 않는군!


정화부대원4

치코는 결코 너처럼 되지 않을 거야!



잔존하는 의식 속에서 그녀는 쓸쓸한 바닷물에서 추적장치가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녀만의 것이 아닌 수많은 추억과 메시지가 그녀의 의식 속으로 파고드는 것 같았다.


???

왜 아직도 괴로워하는 거야?


수많은 사람들의 목소리가 모여 공허한 메아리를 만들었다.


???

우리에게 와...너의 연약함과 결핍, 고통과 막막함을 모두 버리는 거야.


비앙카

...누구지?


???

치코, 혹은 한때 치코라 불렸던 개체지.


비앙카

아니, 넌 그녀가 아니야. 이것은 적조 시뮬레이션의 환상에 불과해.


비앙카

그녀는 이미...


???

죽었다고? 아니, 그녀는 살아있어. 바로 여기, 네 옆에.


???

그녀가 너를 지켜줬기 때문에 네가 지금까지 살아남은 거 아니었어?


비앙카

나는 아직 살아있어.


???

치코가 바다 속 퍼니싱을 흡수하고 있으니까.


???

이 바다는 원래 그녀의 영양액이었어.


추적장치의 희미한 빛으로 바닷물 속 '치코'의 모습을 보였고, '그녀'는 빠르게 팽창하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것을 파괴하는 거인이 될 것이다.


???

그 안에 담긴 의식이 그레이스나 크틸라였다면 분명 지금보다 더 순조로웠을 거야.


희미한 목소리는 한 소녀의 탄식으로 대체됐다.


???

하지만 괜찮아…. 선생께선 "실험일 뿐"이라며 더 많은 가능성을 보고 인류의 비축량을 약화시키고 싶다고 말하셨으니까.


비앙카

어째서 이런 짓을...


???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 괴물이 된다면, 그녀도 두려워하지 않을 거야.



치코

맞아, 내가 듣기로는 집행부대의 그 녀석들이 날 이런 식으로 부르는 걸 들었어.


치코

정화부대에 계속 머무른다면, 언젠가는 명실상부한 괴물이 되겠지.


치코

그럼 뭐 어때?


치코

괴물과 마녀, 참 어울리지 않아?



비앙카

나는 정말로 마녀인 걸까?



치코

그들이 널 반푼이라고 불러서 그래?


치코

너는 그런 말 따위 신경쓰지 않는 사람처럼 보이는데...라고 말하고 싶지만, 아무리 강인한 사람일지라도, 그런 말을 너무 많이 들으면 흔들릴 수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어.


치코

흔들리지 않을 것 같은 녀석들도 그저 마음의 문을 닫고 있을 뿐, 더 이상 자신의 본 모습이라고 할 수 없지.


치코

가장 중요한 점은,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치코

너의 인자함은 무엇을 위해서였지?



비앙카

살아 있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치코

너가 신부를 죽인 것은 무엇을 위해서였지?



비앙카

살아 있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치코

너의 냉혹함은 무엇을 위해서지?



비앙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치코

그럼, 문제는 해결되었니?



비앙카

...아마도...



치코

해결됐니?



비앙카

해결됐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은 부분도 있어.


???

이렇게 동료를 죽이는 행위가 좋니?


비앙카

아니야...


???

그럼 여기서 도망치자.


비앙카

아니.


비앙카

내가 도망가면 그들은 자신의 손으로 동료를 죽여야 해. 그날 내가 신부를 죽였던 것처럼 그 고통을 직접 견뎌야 하겠지.



메시지 수신 거부 >>>

다시 시도중 >>>>



비앙카

...추적 장치가 역으로 침입하고 있어...


비앙카

...나는 지금 ...통제할 방법이...!



기괴한 빛이 추적 장치를 통해 화면이 눈앞에서 반짝이고 있다.



가장 먼저 포착된 정보 파편은 적조 속의 의식과 기억 조각이다.


추적 장치는 끊임없이 영상을 해석해 그녀의 눈앞에 전달한다.


이어 침식과 함께 이해할 수 없는 내용들이 모여들면서 마치….



아시모프

이것은 리브의 백야 기체에 기록된 내용이다.


비앙카

승격 네트워크가 추론한...미래?



뒤죽박죽이 된 화면들이 모여 신에게 바치는 기도와 저주하는 소리로 바뀌었다.


수녀 생활을 하면서 수없이 많은 기도를 들었기 때문에 인식할 수 있던 걸까?



너의 소원은 무엇이니?



나는 자유를 얻고 싶어.


하지만 내 다리는 걸을 수 없었어.


새장 속의 작은 새가 나를 대신해 자유를 얻었으면 좋겠어.



두려워하지 마. 너희들과 함께 있을게.



오로지 적조 속에서만, 그것의 날개는 너와 함께 짜여질 거야.


너의 소원은 무엇이니?



나는 그녀와 함께 있고 싶어.



그러나 한 번의 헤어짐으로 다시는 만날 수 없게 되었지.



그녀를 다시 봤을 땐 나는 이미 적조의 일부였어…



나는 그녀를 붙들고 그녀를 죽여버렸어.



우리는 영원히 함께 할 거야.


너의 소원은 무엇이니?



너희들의 소원은 무엇이니?



살고 싶어, 버려지고 싶지 않아.



몸은 불구지만…. 왜 이 세상은 괴물만 살아남을 수 있게 된 걸까?



그럼 괴물이 되자.



쭈욱...



???

네가 원하는 것을 말해 봐.


혹사

모두를 구하고 싶어요.



혹사

...


혹사

그게 언제의 기억이더라...?


혹사

아마 오래전의 일이었겠지.


혹사

내가 왜... 아직도 여기에 있지?


혹사

그들은 이미...



???

네가 원하는 것을 말해 봐.


혹사

저를 죽여주세요. 제가 저지른 잘못을 바로잡아 주세요, 선생님.



혹사

지금 몇 번째지? 기억이 나지 않아.


혹사

왜...꼭 이래야만 하는 걸까?



???

네가 원하는 것을 말해 봐.


혹사

이젠 괜찮아요...


혹사

당신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할 수 있다면...그럼, 가능하다면...새로운 승격자를 찾지 않는 건 어떨까요?


혹사

승격 네트워크에 얽매인 사람은 적을수록 좋으니까...저는...사람들이 저와 같은 처지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아요...


혹사

...고맙습니다...



지독한 눈바람이 몰아쳤다.



치코

왜 여기에 오려고 한 거야?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비앙카가 가져온 젤로 손의 상처를 치료했다. 10분 전 비앙카의 화살이 그녀의 손에 맞았고, 원래 자살에 사용되었던 그녀의 손에 든 단검이 떨어졌다.



비앙카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


치코

우리 소대는 원래 생환이 불가능해. 네가 길을 돌아 이곳에 오는 것은 너마저 위험에 빠뜨릴 뿐이야.


비앙카

하지만 넌 살아남았고, 다른 사람들은...


치코

그들은 나에게 살해당했어.


치코

...모두 침식체가 되어버렸지.


치코

...


치코

주변 사람을 보호하는 게 습관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설원을 가로질러 혼자 올 줄은 몰랐어.


치코

침식체가 도사리는 이곳에선 별로 현명한 행동은 아니야.


비앙카

당연히 알고 있어...다만, 이 설원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으니까.


비앙카

...이곳은 나의 고향이었어.


치코

...


치코

여기에 갇혀버린 김에 얘기나 좀 할까.


치코

정화부대에 들어온 지 이렇게 오래됐는데, 난 아직 널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거든.


비앙카

좋아.


치코

눈 좋아해?


비앙카

응.


치코

고향은 너에게 있어서 따스한 곳이었니?



스노우

...영광이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께 처음과 같이 오늘도 영원토록 있을지어다.


스노우

비앙카...나의 아이...



비앙카

나는 자애로운 신부에게 입양되었었어. 바로 저기….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그 교회에서.


치코

그 사람은 어떻게 되었어?



비앙카

...


비앙카

...내가 죽였어.


치코

그 사람과 다시 만나고 싶어?


비앙카

뭐?



???

그 사람과 다시 만나고 싶어?


비앙카

...그 사람과...?


???

적조 속에 있다면...모든 게...



소녀의 목소리

안 돼!!


소녀의 목소리

어서 일어나!! 비앙카!!!


소녀의 목소리

추적장치와 너는 미래를 향한 유일한 희망이라고!!



비앙카

미래?



적조 속 미래.


진정한 미래.


왜 이런 모습을 보여주었을까?



???

그 아이도 결국 죽었어.



???

이건 그레이 레이븐 소대 지휘관의 인식표야.



???

눈이 녹았어...지휘관, 땅에는 배꽃이 피어올랐네.



이것이...미래?


누구도 피할 수 없는 파멸.


많은 희생을 치렀으니 허황된 결과만 얻을 수 있을 뿐이었다.


추적 장치 속의 정경은 그녀에게 고통스러운 결론을 야기시켰다.


???

나는 단지 무언가를 남기고 싶어.


???

완전히 파괴하는 것보다…. 그들을 적조로부터 다시 태어나게 할 거야.


비앙카

이건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길이 아니야.


비앙카

재단하고 봉합해…. 짜맞춘 의식으로 살아 있는 사람을 해치는 것은 그들의 염원이 아니라 승격자가 만든 재앙이야.


???

너는 직접 치코를 죽일 수 있어?


???

...그녀는 아직 살아있는데.


???

적조 안의 모든 사람들은 여전히 살아있어. 네가 친밀감을 느끼는 사람들처럼…행복하게 혹은 바로 여기, 적조가 짠 세계에 살고 있지.


???

너의 대원들이 남긴 기억 속의 넌 아직 살아 있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 기꺼이 모험을 떠나는 좋은 사람이야.


???

그런데 지금...살아있는 의식을 잔인하게 뿌리 뽑을 셈이야?


비앙카

그들은...이미 살아있다고 할 수 없어!


???

...너는 늘 이렇구나. 마음속으로 자신을 위로하고 상대방이 죽었다고 믿으면 무자비하게 공격할 수 있는 그런 사람...



치코?

너를 찾고 있었어.


치코?

비앙카, 너를 찾고 있었어.


비앙카

치코?


치코?

살려줘.


치코?

죽여줘.


치코?

나의 친구...


치코?

나를 이해하는 유일한 사람...


치코?

나의 나약한 모습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사람...


치코?

우리는 함께 서 있을 거야...


치코?

이 구제불능의 세계를 파괴해!


치코?

이 엉망진창인 세계를 복구해...


적조 속에 울려 퍼지는 모순된 말, 산산조각 난 사고.


과연 어느 쪽이 진짜 치코일까?


비앙카

어느 쪽이든 모두 그녀야...아무리 강인한 사람이라도 연약한 면이 있어. 울고 싶고, 포기하고 싶고. 도움을 청하고 싶을 때가 있어...


그럼 넌? 수녀와 마녀, 어느 쪽이 진짜 너지?


너의 아픔, 너의 후회.


너의 행복, 너가 지키고 싶은 것.


균형, 반푼이, 선량함, 연약함, 끈기, 결심, 마녀.


수많은 단편들, 특징들이 '나'로 엮여 있다.


비앙카

이 모든 것은 모두 나의 것이야.


비앙카

우리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은 종종 동일해.


비앙카

우리는 모순되고 탐욕스러우며 쉽게 싫증을 내기도 해.


왜 그럴까?


비앙카

완벽하지 않으니까.


모든 사람은, 모든 것이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완벽할 수 없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뭉칠 때, 우리는 완전해질 수 있다.


비앙카

...그런데, 왜 꼭 완벽해야 하는 거지?


비앙카

만약 이 모든 것이 전부 나라면, 나는 그것들을 저버리고 적조의 조물에게 맡기고 싶지 않아.



치코

난 항상 널 동경해, 비앙카.


치코

언젠가 헤어질 줄 알면서도 너는 다른 사람에게 다가갈 용기가 있어.


비앙카

감정을 내려놓는 것도 용기가 필요해.


치코

너도 내가 부럽다는 거야?


비앙카

응.


치코

나의 냉혹함은 집행부대의 눈에는 늘 공포스러운 결점으로 비쳐왔지만 너는 늘 집행부대의 존경을 받아왔어.


비앙카

...마찬가지로, 나의 결단력은 정화부대에게 치명적인 결점이었고, 너는 항상 그들의 존경을 받았었어.


비앙카

누구도 완벽한 모습이 될 수 없어.


비앙카

빛에겐 그림자의 성질이 없고, 그림자도 마찬가지지만, 빛과 그림자는...항상 공존하고 있지.


치코

우리가 완벽할 필요는 없어.


치코

어둠 속을 걸을 수 있는 것도 일종의 힘이라고 할 수 있지.


치코

반푼이라는 것도 나쁠 건 없어. 수녀가 될 힘도 있고, 마녀가 될 힘도 있다는 증거잖아.



비앙카

장점, 단점, 수녀, 마녀…빛과 그림자…이 모든 것은 공존하고 있어. 그게 완벽하지 않다면 완벽하지 않게 내버려 둬, 이건 나에게 있어…. 무엇보다도 아름다우니까.


...결정한 거야?


살아 있는 사람들과 함께 적조 속에 머무르는 것을 거절할 셈이야?


비앙카

맞아.


도움을 청하는 사람을 죽이더라도?


비앙카

그래.


???

...그러면, 나의 마녀 아가씨.


???

내가 통제력을 잃고 너와 다른 사람들을 다치게 하기 전에…


???

부탁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