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역, 오역 다수



아시모프

그래서, 그게 귀의 찰과상이랑 임무를 중지하고 공중정원으로 돌아온 것에 대한 이유야?


그래서 리는 어떻게 된 거야? <-선택


아시모프

데이터 분석 길드는 입수했어.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문제는 새 기체에 이상 데이터가 넘쳐나기 때문이야.


아시모프

샘플 데이터는 있지만... 그 이상 데이터의 출처와 용도는 당분간 확인하기 어려워. 

유일하게 확인할 수 있는 건, 이런 이상 데이터들의 작용으로 리의 의식의 바다 내에서 특수한 의식 교란 현상이 일어난다는 거야. 


아시모프

이런 특이한 의식 소란 현상이 외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바로-


아시모프는 커피잔을 들고 침착한 척 하며 좌우를 살폈다. 


아시모프

어린 시절의 의식 샘플이 그의 기체를 잠시 차지한 현상이야. 구체적인 의식 연령은... 많아봤자 아홉 살?


이런 특이한 의식 교란 현상에 흥미를 느꼈는지 아시모프는 다시 옆에 있는 리를 훑어보았다.


당신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알았어요, 하지만 이건 불가능해요! 내가 분명히 여기 서 있는데. 고작 의식의 파편이라니... 


리는 눈살을 찌푸리며 아홉 살 반의 것이 아님이 분명한 몸을 바라보다가 말을 삼켰다. 


아시모프

사실이야, 아홉 살 반 선생. 

타임슬립도, 납치도 아니다. 네가 생활하던 시대엔 이런 기구가 있을 리 없겠지. 


아시모프는 방금 나온 분석 보고서에 흥미가 생겼는지 그것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해? <-선택


아시모프

딱히 좋은 해결책이 없어. 같은 특화기체지만 이전에 리브에게 나타났던 현상과는 전혀 달라. 


아시모프

그의 기체는 정상적으로 작동 중이야, 지금 가능한 모든 수단을 다 해보는 것보다는... 리가 스스로 소란스러운 의식해 속 파편을 빨리 인식할 수 있게 스스로 연습하면 사태가 정상화 될 거라고 생각해. 


아시모프

특화기체에 대한 연구는 시작에 불과해.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우리도 끊임없이 대응 방안을 업데이트 중이야.


...정말로? <-선택


아시모프

날 의심하는 건가?


아시모프는 한 쪽 보관함에서 무서울 정도로 두꺼운 자료를 꺼내 펼쳐보라고 손짓했다.


아시모프

힘을 얻으려면 대가가 필요하지. 사실 이런 사태가 일어날 거라고 일찍이 추측한 적이 있어.


아시모프

'의식해 교란에 대한 18가지 상황 예측'...


...이런 걸 누가..!! <-선택


아시모프

...어쨌든, 내가 해결할게.





분명 전에도 그는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루시아부터 리브까지,

특화기체가 가져다주는 의식의 바다 위험은 그림자처럼 그레이 레이븐에게 영원히 붙어있을 듯 했다. 

아시모프도 뭔가를 생각했는지, 실내에는 침묵이 흘렀다. 


아시모프

녀석한테는 아마 "자고 일어나니 여기에 와 있었다" 라는 느낌이겠지. 


아시모프

의식 파편 교란에는 불확실성이 있는데... 이 어린 시절의 의식이 꼬박 일주일 동안 나타날 수도 있고, 또 다른 의식이 나타날 수도 있어. 

이런 의식들은 나중에 서서히 융합되겠지만... 너와 그레이 레이븐에게 공격적인 의식이 나타난다면 위험할 수도 있어. 


아시모프

마침 너희들 요즘 휴식기라면서, 그 녀석을 나에게 남겨두고 연구에 협조하는 건 어때?


- 별로야. <-선택

- 고맙지만, 필요 없어.


아시모프는 아무렇지도 않게 커피를 들이키더니 갑자기 무언가 생각해낸 듯 했다. 


아시모프

주 의식이 몸을 차지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자신이 겪은 일이고... 의식의 바다 정리가 끝나면 이 기억을 동시에 획득할 수 있을 거야. 


아시모프

다른 질문은 없어?


이 상태가 얼마나 갈까? <-선택


아시모프

비슷한 사례가 없어서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지금 속도로 봐서는 의식의 바다 정리에 일주일 정도 걸릴 거야.


아시모프

하지만 일주일 후에 이런 상태가 끝날 거라 보장할 수는 없어. 일주일 후에 다시 데려와서 검사를 받아야 해. 


휴식기는 당분간 더 지속될 것이므로 일주일 동안은 큰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하는 동안 리 쪽을 보자, 리는 이미 그 기계 주변을 두 바퀴째 돌다가 아시모프에게 호기심 가득한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저기요... 다크서클이 잔뜩 있으신 분, 이 기계 좀 만져봐도 되나요?


그는 조금 어색하게 뒷짐을 지고 분석 기기 옆에 서 있었는데, 보아하니 기계에 대한 애착은 이 단계부터 형성된 것 같았다. 


아시모프

안 돼. 


아시모프는 뒤로 두 걸음 물러나 커피잔을 다시 책상 위에 놓았다. 

아마 이렇게 단칼에 거절당할 줄은 몰랐을 것이다. 리는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기 싫다는 듯 계속 말했다. 


저는 데이터 분석기기를 분해하고 조립한 적 있기 때문에 그것의 내부 작동 원리를 잘 알고 있어요. 망가뜨리지 않을 겁니다. 


그냥 이쪽 인터페이스 모델과 제가 만든 게 얼마나 다른 지 보고 싶어서... 


아시모프

안 돼.


한 쪽 손으로 커피를 들고 있던 아시모프는 책상 위의 기구와 자료들을 멀리 밀어 두었다. 

두 차례나 거절당하는 충격을 받은 리는 고개를 돌려 벽을 쳐다보며, 침묵으로 분노를 표출했다. 


아시모프

감정 파동 쪽도, 의식해 파편의 영향을 철저하게 받는 것 같아. 저 시점 이후의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해. 


나 진짜 할 수 있는데....


리는 체념하지 않았는지, 고개를 돌려 아시모프를 노려보았다. 


아시모프

현재 상황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해서 상부에 이 상황을 알리고, 후속 조치를 용이하게 만들 생각이야. 


아시모프

또 무슨 일이 있는 거야? 별 일 없으면 가봐, 나는 그 데이터 출처를 계속 조사해야 하니까...


아시모프는 뭔가를 피하듯 걸어가 내부 실험실의 문을 닫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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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히 리를 데리고 눈에 띄지 않게 휴게실로 돌아와 문을 여니, 리브와 루시아가 문 옆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리브

지휘관님... 리 씨는 어떻게 되었나요?


의식해 교란이야. <-선택


리브와 루시아에게 이 상황을 간단히 설명하자 리브는 걱정스러운 듯 옆의 리를 바라보았다.


리브

그러니까... 지금 리 씨는 아홉살밖에 안 된다는 소리인가요? 


아홉 살 반. 


리브

아... 다른 뜻은 없었어요. 다만... 아직 어린애인 리 씨는... 


루시아

조금 무서워하는 건가?


리가 지휘관의 곁으로 움직이는 것을 보던 루시아는 리브를 잡고 두 걸음 물러섰다. 


리브

아홉 살 반의 어린아이가 낯선 몸과 낯선 환경에 처하면... 무서웠겠죠.


리브

지휘관님을 더 신뢰하는 것 같던데... 아마 처음 깨어나자마자 만난 사람이 지휘관이기 때문인 것 같네요. 


리브

그러면 지휘관님. 리 씨를 보살펴 주세요.

방금 세리카가 찾아와서 이번 임무에 대해 물었는데... 그건 저와 루시아한테 맡겨두시고요.


문이 가볍게 열리면서 휴식실 안은 가벼운 침묵에 잠겼다. 


'리'

...죄송합니다. 


리는 문 옆에 서서, 시선을 문 밑의 틈새로 향한 채 자신도 모르게 손가락을 움츠리고 있었다. 목소리는 모기 목소리처럼 가늘었다. 


응? <-선택


'리'

방금 방에서 세계 정부의 구조체 파일 기록을 봤어요. 당신의 말이 사실인 것 같아요...


'리'

제가 왜 구조체가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당신이 다친 일은 저 때문에 일어난 거잖아요.

정말 죄송해요. 


리는 정중하게 사과했고, 다시 방 안에는 그가 '미안해요' 라고 말한 소리만 남았다. 


괜찮아. 용서해 줄게. <-선택


이렇게 쉽게 용서받을 줄 몰랐다는 듯, 리는 고개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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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부엌에 들어가니, 전에 커피를 타려고 산 우유가 조금 남았다는 것이 기억났다. 

'띵-' 하는 소리와 함께 진한 우유 향기가 작은 부엌을 가득 채웠다. 

구조체는 음식을 섭취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려는 듯 졸졸 따라다니며 자신이 잘하는 일을 늘어놓는 작은 리를 보고 참지 못했다. 


'리'

저는 굉장히 많은 것을 할 수 있어요. 아까 같은 분석기도 분해할 수 있고, 가전 제품도 수리할 수 있고, 그리고 또...


어린 리는 지지 않겠다는 모습으로 완강하게 고개를 들고 자신을 바라보았는데, 성인이 된 리의 얼굴에서는 보기 어려운 표정이었다. 

생각해 보면, 정말로 리의 어릴 적 사진이나 어릴 적에 관한 이야기도 듣지 못했었다. 

단말기를 꺼내서 기념 촬영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참으며 알맞게 데워진 우유 한 잔을 꺼냈다. 

아마 잘 쉬면 그가 더 빨리 의식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리'

저희 부모님의 유전자 분석에 따르면, 저는 이런 복합 콜로이드 용액 없이도 키가 잘 자랄 수 있어요. 


'리'

그래도... 감사합니다. 


리는 찻상 앞에 앉아서 두 손을 무릎 위에 얌전히 올려 두었는데, 마치 얌전한 대형 동물처럼 보였다. 


그럼 서류 처리하고 올 테니까. 무슨 일 있으면 불러. <-선택


'리'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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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점점 어두워지고, 밖에서 들려오는 떠들썩하게 떠드는 소리가 식사 시간임을 알려주었다. 

열심히 서류를 정리하다보니 한 나절쯤 지난 것 같았다. 


뻣뻣한 목을 움츠리며 사무실을 나서자 소파에 비스듬히 기대 잠든 리가 보였다. 순간 습격을 당한 줄 알았지만, 다행히도 비상벨을 누르지는 않았다.

리는 아직도 '어린 시절'에 머물러 있을 것이다. ...생각해보니, 자신은 리가 휴면에 든 모습을 거의 본 적이 없었다. 

전투할 때든 휴식할 때든 침착하고 믿음직한 리는 모든 예기치 못한 상황을 경계하고 있었다. 

구조체가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참지 못하고 소파의 담요로 그의 몸을 덮어주었다. 옆 테이블로 시선을 옮기자 우유가 담겨있던 컵은 비어 있었고, 약간의 우유 거품만 남아있는 상태였다.


불빛이 부드럽게 내리쬐어 이 조용한 공간을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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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살 반 리 존나 귀엽네 ㅋㅋㅋㅋㅋ 근데 말하는 게 계속 필사적으로 자기 가치를 증명하려는 느낌이어서 좀 짠하기도 했음.


다음장에는 또 다른 새로운 인격이 등장하니까 기대해도 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