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정원의 오락적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기지는 10명에서 20명이 쉴 수 있는 라운지를 설계하였고, 평소 식당으로 쓰거나 돈을 내고 작은 회식을 할 수 있다.

리브

지휘관님, 이쪽이에요!

지휘관

물건은 모두 준비됐어?

리브

전에 상의했던대로 준비했어요.

리브

단지 리 씨가 아직 오지 않았지만요.

리브

혹시 무슨 일이 마음에 걸려서 그러는 걸까요? 일반적으로 말하면, 리 씨는 늦지 않을 거에요.

리브

터미널을 보니 벌써 6시 50분이네요.

인공 생태계 시스템이 소리 없이 작동하며 어둠이 황혼을 서서히 대체하고, 오늘 밤의 하늘은 바람도 구름도 없이 부서진 별들이 검푸른 비단에 장식되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천천히 움직였다.

날씨가 이렇게 좋은데, 이왕이면 돌아가면서 리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 연락해야겠어. <-선택

아무렇게나 핑계를 대며 휴게실 문을 밀고 까마귀 휴게실 쪽으로 가다가 멀지 않은 모퉁이에서 검은 그림자를 발견하게 되었다...

휴게실의 불빛은 따스했고, 작은 그림자는 문틈으로 부서져 별빛과 함께 복도 끝에 쏟아졌다.

리는 주머니 속의 물건을 만지작거리고 있었고, 

눈은 머리카락으로 가려져 그의 감정을 짐작해낼 수 없었다.

의식의 바다 정리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그의 모든 의식 파편들의 융합이 끝나가고 있다.

이런 의식 파편들의 융합은 지휘관이 상황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할 경우, 그가 지휘관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깨닫게 한다.

포장상자 모서리에 구조체의 온기가 없는 피부가 달라붙어, 그는 갑자기 손을 뗐고, 목구멍이 무언가에 막힌 것처럼 약간 쉰 듯한 통증을 느꼈다.

비록 그는 내심 지휘관이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는 강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지만….

동시에 지휘관을 이런 위험에 빠뜨린 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다.

시간은 벌써 6시 55분. 지휘관이 예약한 휴게실로 가야 할 때라는 안내음이 띵띵 들려왔다.

비록 지휘관이 휴게실에서 그가 회색 까마귀에서 제명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선언한 것을 알고 있지만, 리의 발걸음은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갈 수 없을 정도로 땅에 박혀 있었다.

휴게실의 문이 열리고, 한 사람의 그림자가 이 쪽으로 걸어왔다.

리

지휘관..?

자신의 갑작스러운 출현에 당황한 듯, 구조체의 눈동자에는 막연한 빛이 서려 있었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한 발짝 앞으로 다가가, 자신의 바깥쪽을 보호했다.

지상작전 때마다 그러했듯이.

- 이렇게 공교롭다니. <-선택

- 왜 안 와?

리

그러게요...

방금 메시지를 보내려고 했는데 여기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네요.

리는 자신을 향해 인터페이스가 자신과의 채팅창에 머물고 있는 손목 단말기를 보여주었다.

리

이것은 당신이 전에 원했던 것입니다….

어둠이 옅어지고, 그는 자그마한 크기의 상자를 주머니에서 꺼냈다.

투명한 상자 안에는 오후에 책상에서 본 공책이 들어 있었는데, 공책에는 표지를 씌우고 그 위에 '의식장애 연구기록'이라는 큰 글자가 단정하게 적혀 있었다.

리

크흠...

기침 소리가 자신도 모르게 시선을 케이스에서 떼어놓았고, 리는 새어나오는 미안함을 감추려는 듯 눈을 내리깔았다.

리

아시모프에게는 보여주지 마세요.

지휘관

그럼 리브랑 루시아에게는 보여줘도 돼?

리

.....

리

당신도 보지 마세요.

그는 거의 공책을 거두어들일 태세였다.

리

농담입니다.

이 노트에는 의식이 전환될 때 다른 의식의 파편에 대한 생각을 기록했어요.

...귀중한 연구자료인 셈인데, 결코 이런 상황은 흔치 않거든요.

리

위의 데이터는 제가 정리해서 따로 보고서를 쓸 테니, 이 공책은 당신이 잘 보관해주세요.

너 얼굴이... <-선택

리

...기체 열량 자동순환 고장에 대해서는 점검해 보았습니다만, 분명 이 기체가 아직 제 특성에 맞게 개조되지 않았기 때문일 겁니다...

리

그리고… 여기.

박스 측면에 있는 메모리 칩을 꺼내 단말기에 접속하니, 화면에 무언가 나타났다.

지휘관

리의 어린 모습?

리

단지 얼굴의 복원을 통해 데이터로 시뮬레이션된 투영 효과입니다... 그동안 보살펴주신 것에 대한 사례에요.

'리'

우유 고마웠어요... [그레이레이븐 지휘관].

'리'

미래의 저는 정말 운이 좋게도 이런 훌륭한 지휘관을 만났습니다.

영상이 전환되고, 다시 나타난 것은 쿠로노 재직 시절의 리였다.

여태껏 본 적 없는 모습 같은데…. <-선택

'리'

쯧…괜찮다니까…

'리'

귀찮아.

'리'

...다시 한 번 사과드립니다, [name] 지휘관님.

저는...

그는 뭔가 설명하려고 하는 것 같았지만,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리'

아이스크림 맛있었어요.

도망치듯 프로젝터가 깜박이며 꺼졌다.

'리'

당신은 많이 성장했습니다.

제 기억 속에서 당신은 아직 초보 지휘관이지만, 지금은 아주 우수해요.

일반적인 생물의 기준에 따라 평가한다면, 당신은 중상급이어야 한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비록 앞길이 어두울지라도, 당신 같은 별과 함께 같은 밤하늘에 있을 수 있다면, 등불이 앞으로의 길을 밝히는 것도 별 일이 아닐 겁니다.

'리'

변함없이 앞으로 나아가세요. 그리고...

비춰진 그림자가 사라지고 모든 리가 하나로 합쳐져 그림자의 뒤에서 자신에게 손을 내밀었다.

리

저는 그레이레이븐 소대에서, 영원히 당신의 곁에 있을 겁니다.

눈빛이 확고해지며, 리는 그 상자를 다시 앞으로 내밀어 내게 받으라는 몸짓을 했다.

리

이건, 그 황당한 기억의 기념이라고 생각하세요.

- 고마워, 리. <-선택

- 너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야.

우연의 일치로, 원래 접할 기회가 없었던, 리의 과거를 스스로 접하게 되었다.

한 구름은 다른 구름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아무리 변해도 그는 결국 가장 자랑스러운 존재가 될 것이다.

앞에 있던 구조체는 눈을 뜨고 상자를 자신의 손바닥에 갖다 댔다.

리

어쨌든, 당신은 제 뜻을 이해하실 겁니다.

지휘관

(미소를 짓는다)

리

...그런 이상한 웃음 짓지 마세요.

마침내 컨디션을 가다듬은 듯 리는 팽팽하던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의식해 청소는 다 됐어? <-선택

리

네, 청소가 끝났으니 내일 아시모프를 찾아가서 다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함께 조사하겠습니다.

참, 미처 말하지 못했는데- <-선택

돌아온 걸 환영해, 리.

고개를 들어보니 앞에는 따스한 노란색 연회장이 펼쳐져 있었고, 루시아와 리브는 창가에 옹기종기 모여 걱정스러운 듯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몇 개의 눈부신 별들이 달빛 못지않은 기세로 검푸른 하늘 속에서 반짝이고 있다.

구조체는 살짝 미소지으며, 그 앞의 확고한 뒷모습을 따라 등불의 바다에 녹아든다.

구름, 바다, 망각, 모두가 잃어버린 그 자신이다.

그가 아무리 변할지라도, 그는 마침내 자신을 인도하는 빛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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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땃해지는 호감도 스토리 드디어 끝났다...

이번 장은 속담 때문에 의역, 오역이 다수 있을 수 있음

리 앞으로는 좀 행복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