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각오빠 굿즈 풀매입


어쨌든 고등학교 때 제2외국어로 중국어 선택한 거랑 HSK 3급 문제집 구매 경력만 있어서 구글이랑 과과고의 힘좀 빌린 허접깔개 번역 보느라 스토리 좋아하는 퍼붕이들 다시 한번 수고햇음.. 다음 버전에도 설마 내가 하겠어??


암튼 멘스 번역하면서 초각 테마곡이라던가 이것저것 다양한 거 손대봤는데 초각 테마곡 가사는 각명나선 보기 전이랑 후랑 의미 체감이 확 다르니까 꼭 각명나선 보고 가사 한번 더보셈 진짜 스토리 보기 전에는 이게 무슨 비문학인지 뭔지 감도 안오지만 읽으면 또 이만큼 스토리를 직관적으로 요약한 글이 없음. 

초각 테마곡 가사 번역은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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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는 헛소리니까 안봐도 됨 걍 가사 뇌피셜 해설글임




밀려드는 페이지 속에서 한 무더기의 희망을 찾아

불연속적인 변화 사이에서 운명의 흐름을 관찰해

탄알이 허공을 뚫고 갈라지는 걸 지켜봐

세계의 좌표에 얽힌 미지의 심장 박동을 들어봐


'밀려드는 페이지'랑 '불연속적인 변화'는 모두 각명나선에서 스토리를 풀어나갈 때 직접적으로 언급했음. 탑 속에서 미래를 위해 자비로운 자랑 마주하는 리를 나타내는 거겠지




특이점으로 퍼진 지류의 한숨은 운명의 소용돌이에 빠지고

우주의 거미줄은 고차원에 비친 새장을 연결하니

수렴하는 미래를 향해 기록된 데이터의 자백이

낯선 파도를 만나네


여기는 리가 특이점에 진입해서 과거로 돌아가 단서를 찾는 걸 말하는 것 같음. 다른 세계선의 리들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단서를 찾아 초각 기체의 리에게 전달하는 게 세 번째 줄이고, 첫째 줄은 과거를 개변하려 했던 리의 상황 아닐까 싶음. 실제로 의식의 바다에서 리가 모였을 때 '과거를 개변하려고 했던 자신을 죽이는 것도 우리의 일이다.'고 했고, 또 '과거를 바꿀 수 없다는 걸 받아들이지 못하겠다'고 한탄한 리도 있었으니.. 그런 곳에서 오는 방황을 말하는 거 같고, 낯선 파도를 만난다는 건 리들이 모아온 단서들을 한번에 보지 못하게 막은 걸 표현한 것 같음.




과거의 나였던 희미한 빛으로 돌아가

언제쯤에 생명의 가치를 천칭에 올릴 수 있을까

맹세로 신을 몰아내고 관습이 상식을 뛰어넘게 해 

흐름 속에 감춰진 신념이 전해지니

깨달은 이 마음을 다시는 잊을 수 없어

시공간이 무너지더라도


여기서 리가 왜 자신을 '희미한 빛'이라고 칭하는지에 대해서는 아마 자신이 머레이의 상태 호전을 위해서라면 암살 등의 일도 마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함. 각명나선에서 쿠로노 킬러 시절의 리가 나왔을 때도 자신도 결국 머레이를 위한 '돈'을 벌 수 있다면 뭐든 해도 상관없다고 하기도 했고. 또한 각명나선에서는 유난히 '흐릿한 등불'이나 '성화'라는 표현으로 지휘관이나 리를 표현했는데, 희미한 빛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단서라고 생각하면 결국 첫 번째 문장도 미래를 위한 단서를 찾는 과거의 자신을 나타냄. 

두 번째 문장은 미래를 위해 치러야 할 생명의 대가가 감당할 수 없게 크다는 소리 아닐까 함. 자비로운 자도 남은 생명은 헛된 죽음과 희생에 지나지 않아. 탑 정상에 도달하려면 자신의 몸으로 이 길을 채울 수밖에 없어.  라고 리가 처음 탑으로 들어왔을 때 말했고, 리의 의식의 바다에서는 인류의 죽음으로……열리지 않은 문에 닿는 순간을……이라고 했음. 이건 PV에서도 나오는 문장임.

세 번째 문장은 자비로운 자의 미원 투영체를 처치하는 걸 말함. 이로 인해 리는 절대적인 권력을 얻어 '관측자'가 되는 상식을 선택할 수도 있었지만, 지휘관 곁으로 돌아가는 '관습'을 선택했고, 그레이 레이븐 소대의 곁으로 돌아가겠다는 최초의 사명, '맹세'로 자비로운 자와 맞섬. 

나머지 세 문장은 여러 세계선의 리를 보면서, 결국 그들도 자신과 같은 하나의 신념을 위해 싸웠다는 걸 깨달은 리임.




거꾸로 선 모래시계는 폭포와도 같아서

탑을 오르는 사람들은

자업자득의 윤회 속에서 테이프를 되감기로 결심했어 

달빛이 너의 슬픔을 비추는 때로 돌아가

절대 잊지 않을 거야


얘는 탑을 오르며 과거를 보는 리의 후회라고 할 수 있음. 초각 기체의 리이든, 다른 세계선의 리이든 과거를 바꾸고 싶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과거를 바꾼 리는 다른 리에게 죽었음. 하지만 초각 기체의 리는 후회하는 과거까지 수긍하며 그 때를 절대 잊지 않겠다고 표현한 거겠지? 

그리고 모래시계하니까 생각난 건데, 리의 모션이랑 보이스에도 모래시계에 관한 게 있음. 또 아예 스테이지 제목이 타임 슬롯의 모래시계인데, 타임슬롯은 대충 복수의 접속점에 하나의 전송 매체가 공유될 때 여러 접속점 사이에서 충돌 없이 공유된 전송 매체를 사용할 수 있도록 각 접속점에 대해 채널을 시간적으로 분할하여 고정, 할당하는 방식이라고 한대. 이 스테이지의 스토리에서는 리가 다른 세계선의 리가 남긴 가능성으로 코어 파괴를 시도함. 어떻게 보면 모래시계가 상징적인 셈임.




거짓과 진실 사이에는 미지의 가능성이 너무 많아

시련의 신은 과거에 빠진 사람을 소리 없이 응시해 

눈을 감고 문을 열어

총명하든 바보 같든 상관없어

모든 이의 새로운 삶을 포착해


두 번째 문장은 13 스테이지임. 눈을 감고 문을 열라는 건 탑에서 상식에 의존하지 말고, 보이는 걸 그대로 믿지 않으며 직감에 의지하라는 자비로운 자의 말임. 총명하든 바보 같든, 자신의 행동이 상식을 따르지 않아도 상관없으니 모든 이의 새로운 삶을 위해 나아가라는...그런...암튼 그런 거.




회색 까마귀의 두 날개가 다시 치솟는 날을 기다려

잡음을 떨치고 익숙한 시간으로 날아가

무질서한 운명을 해체하고 마음의 청사진을 재설정해

결말로 증명할 필요 없어

다시 한번 너를 볼 수 있을까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여기는 당연하게도 탑을 정화하고 그레이 레이븐의 곁으로 돌아온 리임. 익숙한 시간이라고 표현한 걸 보면 그레이 레이븐에 대한 리의 유대감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알 수 있음. 미래가 어떻든 간에, 결국 자신은 그레이 레이븐의 대원이라는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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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명나선 스토리가 코스믹 호러가 섞여서 진짜 재밌긴 했는데, 개인적으로 중간에 나왔던 혹사의 노안 언급이나 이중합 탑 사건이 끝난 후 리-머레이 형제의 근황 등이 안 나와서 진짜 아쉽긴 하드라

뭐 솔론이 어떻게든 해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