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하아.

이런 건 틀림없이 네 생각이라는 걸 알았어. 카무이와 나의 기동일은 같은 날이지만, 그놈도 의외로 그 날짜에 그렇게 신경 쓰지 않더라. 비록 그가 무언가를 기대하고 있을 것 같긴 하지만. 하, 네가 이 이벤트를 위해 특별히 음식을 준비할 줄은 몰랐어……바보 같지만 맛은 나쁘지 않아. 크롬이나 카무이, 반즈가 한 것보다 훨씬 낫네. 한동안 이렇게 모인 적이 없었는데, 어쩌다 한번 모이니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그렇게 짜증나지는 않아. 이곳에 너무 오래 머물러 약해진 탓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 세상이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하다니. 쯧, 원래 내가 저녁을 주문했는데, 너네가 내 계획을 망쳤으니 이 음식들은 너희에게 싸게 줄게. 나한테 너무 고마워할 필요는 없어.

카무의 메일 중 하나
 


――방금 그 도시락에 든 거 먹지 마!

야! 너 멍청한 거 아냐? 어떻게 뭐든 뱃속으로 집어넣고 볼 수 있어?! 제때 발견했으니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틀림없이 "지휘관 살인"이라는 죄명으로 군사 법정에 넘겨졌을 거야. 방금 도시락 말하는 거야. 하, 너희가 손수 요리로 내 기동일을 축하해줬으니 요리도 그렇게 복잡하지 않아 보였는데. 그런데처음 볶음밥은 확실히 좀 탔어. 버리고 그냥 시판을 쓰려고 했는데, 실수로 이걸 가져왔어…  네가 벌써 먹었을 줄 누가 알았겠냐고!
고로케는 내가 원래 오늘 저녁에 먹으려고 했는데, 맛을 봤으니 분명 문제 없을 거야. 내 착각인가? 이번 기동일은 엉망진창인 것 같군.  …그래도, 나름대로 괜찮아.  …음, 일을 번거롭게 만들었으니, "보상"을 해줘야 할 것 같은데? 마침 최근에 내가 가보고 싶은 새 식당이 생겼는데, 네가 실험 쥐가 되어줘야겠어.  이미 다음 주의 모든 저녁 시간을 예약했으니, 매일 저녁 식사 시간에 난 거기서 너를 기다릴 거야. 내일 보자고.

카무의 메일 중 둘


기동일 기념 소장품


[도시락통]

공중정원에서 일괄 지급되는 도시락은 카무의 2차 창작 과정을 거치며 독특하고 상징적으로 변했다. 단열 합금 재질이 뛰어난 보온작용을 하는데, 도시락의 첫 번째 층에는 치즈 호떡이 몇 개 있고, 두 번째 층에는 카무가 가장 좋아하는 황금 달걀 지옥 덮밥이 가득 차 있어, 확실히 그가 먹으려고 만든 저녁 식사로 보인다. 하지만 카무가 혼자 먹을 양만 준비했다면, 왜 매번 요구하던 두 배 매운 불닭맛으로 만들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