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시간 속에 잊혀졌던 베헤모스가 깨어나는 것처럼, 거대한 풍차탑 꼭대기로 올라가는 승강장은 무거운 진동 속에 서서히 올라갔다.

플랫폼이 상승함에 따라 채광성이 뛰어난 생태 유리 커튼 월은 도시의 야경을 완벽하게 보여주는데, 아마도 과거에는 콘스타레예 도시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원래 목적이었을 것이다.

아이라는 커튼월 가까이로 살며시 걸어갔고, 낯선 도시…그리고 낯선 하늘을 응시했다.



아이라

비가 오려나...


바닥의 불빛에 눌려 있는 납빛 구름층이 보였고, 가장 단순한 색채로 도시 전체가 우는 것과 같은 가장 장관인 경치를 묘사하였다.

아이라는 이런 경치를 본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그때는 그녀가 그림을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았을 때였다.



아이라

비가 오려나...


어린 아이라는 그림도구를 끌어안고 교육센터 밖 어두운 하늘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그녀의 부풀어오른 뺨을 살며시 찌르는 손길도 눈치채지 못했다.



메카

왜 그러니, 아이라? 넋을 놓고 있는 것 같구나.


아이라

메카 선생님이었구나...날이 언제쯤 갤까요?


메카

정보단말기의 안내문을 보자…행정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오늘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날씨를 시뮬레이션 할 것 같아.


공중정원에는 실제 물과 열의 순환은 없지만 지구의 환경을 어느 정도 시뮬레이션하기 위해 인공하늘 내부에는 날씨 제어 시스템이 있어 다양한 날씨를 복원한다.


아이라

그런가요?....우우...오늘도 이 스케지 숙제를 못했는데.


메카

응? 전에 내가 내준 숙제 말이니?


메카 선생님은 아이라의 그림책을 뒤적거려 보았는데, 그림은 꽤 괜찮았다. 어린아이치고는 상당히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아이라

음...이전에 "맑은 하늘의 에덴"을 그려서 태양 아래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중정원을 그리기로 했지만 요즘 계속 비만 내려요.


정말이지, 이것이 어린아이가 생각할 수 있는 장르인가…. 대부분은 아이라의 아이디어였을 것이다. 메카는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메카

그런데 기억하기로는 4인 1조로 하기로 하지 않았었니? 다른 친구들은...


아이라

음...


머뭇거리는 아이라의 모습에 메카는 눈살을 찌푸렸다.


아이라

아! 그게 아니라, 그게 아니라 다들 절 괴롭히진 않았는데...그냥...


아이라는 황급히 웃으며 설명했지만, 시선은 장난치는 몇몇 아이들에게 쏠렸다. 그들이 바로 아이라의 파트너인 것 같았다.


아이라

걔네들이 아이라...제가...그렇게 잘 그리니까 사실 도와줄 필요도 없고, 차라리 이게 도움이 더 되니까, 그래서...


메카

그럼 아이라는 어떻게 생각하니?


아이라

어쩌면...걔네들의 말는 것 같아요. 그리고 아이라는 그림 그리는 것을 싫어하지 않아요.


아이라는 여전히 웃고 있었지만 오른손은 저절로 물감이 묻지 않은 붓으로 스케치북에 살며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메카

아이라는 정말 이해심이 많은 착한 아이인데...참 이상하구나!


아이라의 머리를 만지던 메카의 손이 순간 꿀밤으로 변했고, 아이라는 갑자기 한 방 먹었다.


아이라

아야!


아이라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메카 선생님을 바라봤고, 그녀는 말없이 몸을 숙여 아이라의 곁에 앉았다.


메카

선생님이 물어볼게, 정말로 혼자서 이 숙제를 끝내면 아이라는 즐거울 것 같니?


아이라는 머뭇거리다가 결국 고개를 저었습니다.


아이라

하지만 모두를 즐겁게 해주고 싶어요, 저 혼자 숙제를 끝내 모두가 수고를 덜 수 있다면...


메카

그런데 지금 너는 완성할 수 없잖니.


아이라는 텅 빈 도화지를 보며 침묵에 잠겼다. 자신의 상상력으로도 괜찮은 그림을 그릴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녀는 단지 "좋은" 것이 아니라 그녀가 될 수 있는 "최고"를 원한다.

그리고…이렇게 하더라도 전혀 즐겁지 않다. 그녀가 원하는 것은 모두와 함께 즐겁게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메카

함께 놀고 싶다면 용기 있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좋아. 다른 사람의 생각을 너무 의식하지 마렴. 사람은 서로를 이해할 수 없어, 네가 먼저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지 않는 한.

저 위대한 예술가들을 보렴, 모두 매우 자기중심적인 사람들이었지.


아이라

이건 선생님의 편견인 것 같아요...


메카

그리고 그 사람들 중 어떤 이들은 과묵해 보일지 모르지만, 그들은 똑같이 이 세상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그들이 살고 있는 이 세상과 교감하려고 했어.

그들의 손에 든 붓은 그들의 입이고, 그들이 칠하는 색은 그들의 말이며, 그들의 생각을 그들만의 방식으로 세상에 전했단다.

그리고 나는 아이라가 사람들 사이로 뛰어가서 친구들의 목소리를 듣고, 모두가 네 친구가 되고, 네 그림 속의 힘이 되는 게 더 어울린다고 생각해.


아이라는 알 듯 말 듯 고개를 끄덕였다.


메카

알아 들었으면 빨리 가야지? 숙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


아이라는 황급히 그림도구와 화판을 집어들고 원래 있던 조로 뛰어가 다른 조원들과 재잘재잘 이야기를 나눴다.

메카는 아이라가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지 걱정했지만, 이내 자신의 걱정이 지나쳤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맑은 날엔 하늘 위의 구름 모양이 달랐던 걸로 기억해!""응, 생체공학 새가 날아가는 걸 봤어.""바닥에 있는 웅덩이는 햇빛을 반사해서 눈부시지만 예뻐!"……



아이들은 이내 자신의 기억을 더듬었고, 아이라는 이야기꾼에서 듣는 사람으로 바뀌어 동료들의 아이디어를 흥겹게 기록하면서 약동하는 선과 색으로 변신시켰다.

여전히 날씨는 흐리지만 상관없다. 메카는 볼 필요도 없이 아이라가 파트너들과 함께 만든 작품은 가장 놀라운 맑은 하늘이 될 것임을 알고 있다.



아이라는 상승하는 플랫폼의 속도가 점점 느려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플랫폼이 곧 정상에 도달했으며, 그녀가 찾는 사람이 바로 거기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아이라는 마치 붓을 쥐듯이, 손에 든 총창을 움켜쥐었다.

그녀는 다른 모든 생각을 버리고 다음에 해야 할 일에 집중했다.



전투 개시





"맹세로 묻고, 정의로 따져, 

결단의 예봉이 썩은 어둠을 베어낸다!"



전투 종료




에코?

왜지...!?

왜 아무런 특수기능도 탑재하지 않은 구조체가 나(우리)를 이 지경으로 몰아넣는 거지….!


치열한 전투 끝에 "에코"의 뒤에 떠 있던 기사상의 빛이 어두워지면서 움직임을 멈췄다.

그 가식적인 가면은 아이라의 광선날에 의해 잘려나갔고, 아이라에게 익숙한 레나의 얼굴이 드러났다.



아이라

하...하...


빗물이 얼굴을 적시고 몸에 묻은 순환액도 씻어낸다.

만화의 장갑은 이미 여러 군데 파손되었고, 총창에 비축된 에너지도 거의 고갈되었다. 아이라는 무기를 들고 간신히 몸을 지탱하며 의식의 바다의 이탈로 인해 쓰러지는 것을 막았다.

양측의 상태는 모든 것을 소진했다고 묘사할 수 있지만, 기사상의 부상은 분명 에코에 더 큰 영향을 미쳤고, 화살 주머니 속의 화살이 바닥났기 때문에 아이라가 마지막 한 방만 보태면 행동력을 완전히 잃게 할 수 있었다.


아이라

아무래도...제가 이긴 것 같네요...

약속대로...! 저와 함꼐 돌아가는 거예요...레나!


에코?

누가 너와 그런 약속을 했어...?


아이라

...우리 지휘관인 시카와 약속하지 않았나요?

당신은 그녀의 팀원으로서 그녀가 자격을 갖춘 지휘관이 되는 것을 지켜본다고요!

한 번 약속을 했으면 잘 지켜야지! 저는 도중에 약속을 어기는 사람을 제일 싫어요!


에코?

...

나(우리)...너희들과 나는 동료도, 친구도 아니야....우린 단지...며칠 전에 알게 된 낯선 사람이라고.

날 데려가는 게 무슨 의미가 있어? 사태가 이렇게 되어도 홍앵이라는 소대가 계속 존재할 수 있을 것 같아!?

너, 시카, 나, 트로이도… 우리 모두 도구, 장기말이자, 거물들이 자신의 더러운 자아를 실현하기 위해 사용하는 수단에 불과해!

가치가 있으면 이용하고, 가치가 없으면 버리고, 자신의 목적을 방해하면 어떻게든 파괴하려 해…. 집행부대는…. 그런 존재에 불과해.

너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어. 현재도, 미래도!

그으으...


"에코"는 이마를 감쌌다. 그녀의 정신 상태는 기사상과의 연결과 전투로 인해 극심한 혼란에 빠진 것 같다.


아이라

…저는 어떤 '의미'를 추구하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 아니었어요.

단지 홍앵의 대원을 데려오기 위해서라면, 이 일의 배후에 의미가 있든 없든 저는 상관없어요.

단지 이렇게 하고 싶었으니까! 모든 것이 끝난 후 왜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지 불평하지 않기 위해, 잡을 수 있어야 할 것을 다시 잡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결국 저는 상당히 자기중심적인 사람이라서요!

우리의 인생은 원래 아쉬움으로 가득 차 있지만, 적어도 이번만큼은 제가 얻은 이 '힘'으로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할 거예요!


아이라의 핑크빛 눈동자에 물러설 수 없는 불꽃이 번지고, 그녀의 부름에 광선날이 응답해 마지막 섬광을 뿜어낸다.


아이라

레나와 기사상의 링크만 끊어버린다면...!


그녀는 자신의 마지막 기력을 다 소진하여 손에 들고 있던 총창을 던졌고, 창날은 추진체의 추진력을 가지고 기사상을 향해 날아갔다.



에코?

안...돼...


???

▆▄▇▆▃▅▂▆▇——!!!


소녀의 간청에 응하듯 이미 잠자코 있던 기사는 갇힌 짐승처럼 포효하며 "에코"의 몸을 품에 안았고, 광선날이 자신의 단단한 갑옷에 깊은 상처를 남기게 했다.

이어 의식을 잃은 소녀를 받쳐들고 높은 탑에서 뛰어내렸다.



아이라

...!?


기사상의 행동은 아이라의 예상을 넘어섰고,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고 싶었지만, 의식의 바다에서 그녀를 지탱하고 있던 심지가 끝내 전부 타버렸다.


아이라

아직...질 수 없어...


그녀는 아직 여기서 쓰러질 수 없다.

이 격려의 말은 마지막 마법의 힘을 잃었고, 시침은 자정을 가리켰다.

현실의 냉정함이 그녀의 시야를 물들이며 의식을 얼어붙게 했다.



그녀는 다시 그 미로 앞에 다다랐다.


아이라

...


여기에는 다른 누구도 존재하지 않고 오직 그녀 자신만이 존재한다.



???

너 또 풀이 죽어 있구나, 이번에 무슨 곤경에 처했어?


팔레트를 들고 화대 앞에 선 소녀는 익숙한 발자국 소리를 듣고는 고개를 돌리지 않고 매번 묻는 질문만 했다.


???

고고학 임무에서 헛되이 돌아왔다든가, 새로운 작품이 환영받지 못한다든가, 아니면 널 이해하지 못하고 이해하려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경멸의 시선을 받았든가 하는 거?

이루고자 하는 이상이 아직 보이지도 않고, 그동안의 노력이 헛수고가 되어버린 거야?


아이라

아직 입을 열지도 않았는데...혼자서 말이 정말 많구나.


???

아하하, 왜냐하면 나는 매번 너의 불평을 오랫동안 들어야만 하잖아. 허구언날 하는 짓거리인데, 귀찮지 않겠어.


아이라

미안해.


???

하지만 이곳은 바로 그걸 위해 존재하는 장소잖아.

그렇지 않으면 왜 출구가 없는 미로에 스스로를 가두겠어?

출구가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어디를 가도 막다른 길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실패에 대해 자신에게 책임을 묻는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

누군가로 바꿔도 결과는 바꾸지 않기 때문에 '노력했다'는 핑계로 자신을 둘러댈 수 있지.

불가능한 목표를 위해 분투하는 것은 비장하고 숙명감 있는 것처럼 보여.

어떻게 보면 '가장 쉬운' 길이기도 해.


아이라

...

네가 그렇게 말하는 건, 내 마음 깊은 곳에 있는 어떤 부분이 정말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일 거야.

이 미궁은 확실히 출구가 없는데, 사람들은 왜 출구가 없는 미궁에서 탈출하지 못하는 걸까?

다이달로스와 이카루스가 날개를 만들기 전까지, 아무도 인간이 하늘에 닿을 수 있으리라고 믿지 않았지.

그러니 미래의 일이 어떻다고 누가 확실히 말할 수 있겠어?


???

...그럼 이번에도 포기할 생각은 없는 거야?


아이라

응, 물론이야.


그녀는 그 소녀와 작별을 고하고, 혈혈단신으로 라비린스의 안으로 들어갔다.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순간, 자신을 갉아먹던 차가움이 따뜻한 손에 의해 지워졌다.

의식의 바다는 어떤 마인드 비콘과 링크를 만들었지만, 그 느낌은 시카가 아니라 뭔가 더 독특하고 익숙하면서도 낯선...


지휘관

아이라, 괜찮아?



아이라

지휘관...【지휘관 이름】?


지휘관

미안해, 임시 마인드 연결을 통해 너의 의식의 바다와 신체 상태를 확인해야 했어.


아이라

괜찮아...나도 별 일 없었어...


그녀는 그 사람의 부축으로부터 일어서려고 발버둥쳤지만, 이내 기체의 각종 제원 때문에 그 사람의 품으로 넘어졌다.


아이라

아까 한 말 취소할게...좀 더 쉬게 해줘.


지휘관

임무는 이미 끝났어. 얼마나 쉬고 싶든 이제 문제 없어.

예술관의 기계체는 공격을 멈췄어.

정화부대는 이곳에서 철수해 도주한 레나와 실험체를 추적하러 갔지.

하지만 별 소득은 없는 것 같아.


아이라

그래?...내가 의식을 잃은 지 얼마나 됐어? 30분...혹은 1시간...?


그녀는 줄곧 귓가에 울리던 빗소리가 이미 멎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녀의 모든 정신력을 소모한 그 싸움은 이미 오래 지난 것 같았다.


아이라

참...그, 그녀는 아직...?


지휘관

누구 말이야?


아이라

...

아...아무것도 아니야.


마녀의 마법은 이미 효력을 잃었고, 장막처럼 사라진 좌절한 신데렐라는 화려한 옷차림을 벗고 재투성이 아가씨로 돌아왔다.

환상의 모험은 끝이 났고, 그녀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현실로 돌아왔다.



아이라

...미안해, 나 또 실패했어.


지휘관

(1)넌 이미 매우 훌륭했어.

(2)네가 사과할 건 아무것도 없어.


아이라

단 한 번이라도 좋으니까, 만화 속 주인공처럼 내 힘으로 결말을 뒤집고 싶었어.


지휘관

우리는 최선을 다했지만, 때로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해.


아이라

알아...처음부터 알고 있었어.

해피엔딩에 집착하는 창작자야말로 이 모든 일들이 가장 일어나기 어렵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야.

왕자님의 입맞춤으로 공주님을 부활시키고, 주인공의 부름으로 단짝 친구가 돌아오게 하고, 마지막에는 원수마저 서로간의 오해를 푸는 것은...

현실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행복할 수 없기 때문에, 창작에서 그 아쉬움을 달래고 싶었던 거야.

그래도 좀 더 욕심을 부리고 싶었어…. 이야기의 창작자로서뿐만 아니라 항상 불만족스러운 현실에 맞서고 싶었어.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그녀의 시선은 그녀의 눈앞에 있는 인물에게 떨어졌다.


아이라

이런 이야기들을 분명 많이 그려왔는데도 뭔가...뭔가가 만족스럽지 않았어.


지휘관

그럼 마음껏 불만족스러워 하면 돼.

나도 불만족스러울 때가 많아.

나는 소대 모두에게 여러 번 가르쳤었어. 이 마음을 가슴 속 깊이 억누르지 말라고.

내일이면 아이라는 분명 익숙한 모습으로 돌아올 거야.

그러니까, 특히 지금만큼은, 내가 널 위해 비밀로 해줄게.


아이라

...

고마워, 【지휘관 이름】


그녀는 출발하기 전과 같이 다시 한 번 그 사람을 꼭 껴안았다.

소녀는 일찍이 세상에 소원을 빌었었다. 한 점의 오점도 없이 자신이 마음껏 그릴 수 있는 캔버스가 있기를.

세상이 그녀의 기대에 부응하지 않았고, 그녀는 화구를 들고 가망 없는 보물찾기를 나섰다.

그녀는 형형색색의 사람들을 만나 여러 가지 경험을 했다.

그녀는 여전히 캔버스를 찾지 못했지만, 이 세상은 이미 그녀의 발자취를 남겼다.

그녀는 때로는 서운하고, 때로는 흥분하고, 때로는 서글프고, 때로는 기뻐했다.

이 여정은 그녀가 이를 깨닫고 다음 단계로 나아갈 준비가 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무심코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보았다.



아이라

...


아무 색깔도 없을 줄 알았던 깊은 하늘 위에 기적 같은 무지개가 나타났다.

마치 완벽하지 않은 이 이야기에 종지부를 찍어야 할 것만 같았다.

마치 그녀가 다음 이야기의 시작을 알리는 것만 같았다.

그러나 그녀의 마음은 텅 비어 있었다.

그녀는 단지 밤하늘의 무지개를 주시하고 있을 뿐이다.

단지 달의 무지개가 자신의 눈을 채우게 할 뿐이다.

그녀는 단지 거기에 서서 캔버스의 한 풍경이 되었을 뿐이다.


그녀는 아름답게 걷는다. 구름 한 점 없이

별이 총총한 하늘처럼;

어둠과 빛의 그중 나은 것들이

그녀의 얼굴 그녀의 눈에서 만나;

눈부신 한낮에 보이지 않는

부드러운 빛으로 무르익는다.*


*G.G 바이런의 시 《She Walks in Beauty》 中



???

...


기사는 의식을 잃은 소녀를 안고 거리의 그늘에 몸을 숨겼다.

부서진 몸 위로 차가운 빗물이 흐르고, 얼굴 갑옷 밑의 그윽한 빛은 한순간 꺼질 것만 같았다.

그 앞에 조용히 발걸음 소리가 들릴 때까지는.



???

또 만났군...'꼭두각시' 아가씨.

너희들의 상황이 좀 심각해 보이는데.

내 도움이...필요한가?

너희들이 진정한 '자유'를 얻도록, 이 악랄하고 왜곡된 '희망'을 철저히 파악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