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직접 써봤읍니다 ㅋㅋㅋ 창작이라는 거 자체가 처음이라 너그럽게 봐주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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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정원에서 보낸 임무 내역에 오류가 생겨 지구에 내려온 그레이레이븐 소대는 뜻밖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루시아와 리의 잇따른 부상과 몰려드는 침식체들로 인해 작전계획은 정면 돌파에서 우회 탈출로 바뀌었다.

당신과 리브 또한 전투 능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인간의 몸은 아무리 외골격의 힘을 빌려도 역부족일 뿐이었다. 리브는 보조형인 동시에 대원들과 당신의 부상을 돌보는데 이미 모든 신경을 기울이고 있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작전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적의 추격을 피하던 중 통신장비가 손상되어 구조 신호를 보내기도 전에 본부와의 연락이 끊겼다.

공중정원은 그레이레이븐 소대를 쉽게 포기하지 않겠지만, 후속 지원이 언제 도착할지는 알 수 없다.

고립무원의 상황에서, 자신과 리브의 체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앉아서 죽기만을 기다리는 것은 당신의 성격이 아니다. 소대가 전멸당하지 않으려면 누군가가 감염체의 눈길을 끌어야 했다.

당신이 미끼가 되기로 결심했을 때, 갑자기 지평선 끝에서 격렬한 흔들림과 함께 하늘을 찌를듯한 굉음이 들려왔다.




***


우레와 같은 격한 낙뢰.



전쟁터를 누비는 진홍빛 번개를 볼 때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단어들이다. 자줏빛 번개와 검붉은 번개가 교차하고, 가시가 돋거나 휘두를 때면 빗자루를 쓸듯이 감염체가 싹쓸이된다.

격렬한 진동이 땅으로부터 계속 전해져 왔고, 그 여파에 조금 전부터 기대어있던 시멘트 벽은 이미 반쯤 무너진 뒤였다.


천둥과 뇌우를 동반한 울림은 얼마 지나지 않아 모습을 감추었다. 다친 대원들을 모두 뒤로 물린 뒤, 발목의 통증을 무시하며 조심스럽게 앞으로 걸어나왔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캄캄한 그림자가 갑작스레 하늘에서 내려와 바로 옆에 꽂혔다.



'-?!'



내리꽂힌 충격에 세찬 바람이 일고 칠흑같은 깃발이 흔들리며 시야를 가렸다. 깜짝 놀라 방어자세를 취한 손을 내리고, 약간 머뭇거리며 검은 천을 잡아 옆으로 치웠다.

무기명 불사조. 자신의 동료가 전장에서 그것을 휘두르는 것은 많이 보았지만,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마주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전투는 끝이 났지만 뇌기를 머금은 그것은 여전히 우르릉 거리는 소리를 내며 진동하고 있었다.



바람이 갑자기 세지고 깃발이 펼쳐지며, 동시에 그 뒤에 가려져 있던 검붉은 그림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베라..?"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린 이름에 그림자가 고개를 돌렸다.



"어머, 너는 누구니? 어째 낯이 익은데? 지금 네 모습을 찍어서 공중정원 네크워크에 업로드하면 꽤 유명인사가 되겠어.


넋빠진 모습도 꽤 새롭네. 그렇게 주저앉아 있지만 말고 좀 더 생산적인 일을 하는 게 어때?"


가볍게 창을 땅에서 뽑아낸 그녀가 허리에 손을 괴고 말했다.



"베라... 멋진 마무리였어. 구해줘서 고마워." 



"감사하다는 말로는 만족 못하겠는데? 자, 어서 일어나. 감염체에 둘러싸인 수석을 구해준 대가로 뭘 청구해야 할지 생각하는 중이니까."



"미안한데, 발목을 삐어서 일어날 수가 없어."



베라는 그 말을 듣고 잠시 당신을 바라보더니, 곧 다시 입을 열었다.



"...정말 쓸모없네."


그녀는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당신의 앞에 서서 손을 내밀었다. 먹구름과 어두운 하늘이 그녀의 붉은 머리카락을 더욱 아름답게 돋보이게 했다.



"내 손을 잡아, 지휘관. 아니면, 내가 너를 안고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