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화 다음화

요약 : α와의 전투에서 크게 부상을 입은 루시아를 응급처치하고 합류 포인트로 향한다. 합류포인트는 이미 침식체에게 습격당해 처참한 상태였으나 생존자를 발견해 그에게서 특이한 "그라피티"에 대한 정보와 부족한 보급을 보충했다...


01 그라피티 예술


1-4완벽 전력

리브를 사용해 싸워보세요!



리브 : 방금 저도 모두에게 도움이 된 거죠...


루시아 : 리브의 포화 지원이 있으니까 전투가 훨씬 더 쉬워진 것 같아.


리 : 이게 바로 그레이 레이븐의 완전한 전투력이니까.

리: 어쨌든... 이제 드디어 임무 수행에 집중할 수 있겠어.


리브 : 지휘관님, 이 구조체들의 의식의 바다 시스템에 접속해 볼게요...

리브 : 기억이 아직 파괴되지 않았다면 적군에 대한 단서를 더 많이 얻을 수 있을 거예요.


그렇게 하면 어떤 위험이 생길 수 있지?

우리가 뭘 도우면 되는 거야?


그렇게 하면 어떤 위험이 생길 수 있지?


리 : 일반 구조체라면 이미 감염된 구조체의 의식의 바다에 접속하는 건 굉장히 위험한 일이죠.

리 : 하지만 리브는 최신 보조형 구조체입니다. 의식의 바다 해석 효율과 퍼니싱 바이러스에 대한 방호 등급 모두 최고 레벨이고요. 이론적으로는 감염될 확률이 아주 낮아요.


리브 : 거기에 지휘관님의 마인드 표식이 마지막 방어선으로 남아있잖아요. 별문제는 없을 거예요.

리브 : 그럼 지휘관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름 : 마음대로 해, 리브.


리브 : 네!



1-5현장 복구

그레이 레이븐은 시뮬레이션 영상에서 전우의 잔해를 뜯어먹는 침식체를 보았다...



리브 : 기억 단편 로딩 시작합니다...

리브 : 시뮬레이션 영상 생성 시작합니다...


.........


구조체 병사 : 보고드립니다. 전방 침식체들은 전부 제거되었습니다.

구조체 병사 : 이번 작전은 생각보다 쉽네요... 전에 당했던 소대가 했던 보고와는 완전히 달라요.

구조체 병사 : 이것 좀 보십시오. 길가에 있는 침식체들은 그라피티 앞에 모여 꼼짝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경각성과 공격 욕망도 아주 낮고요...

구조체 병사 : 좀 이상해 보이긴 하지만 다른 특별한 점은 없는 것 같습니다.


구조체 대장 : 이 그라피티들이 침식체들의 의지를 모으고 있어.


구조체 병사 :  의지를 모은다고요? 침식체들에게는 의지가 없을 텐데요. 다들 체내에 들어있는 퍼니싱의 통제를 받는 꼭두각시에 불과하죠.


구조체 대장 : 이 그라피티는 평범한 그라피티와 달리 침식체들의 집단 행동을 유발한다. 분명 공통적인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일 거야.

구조체 대장 : 이런 "의미"와 침식체들 사이의 공명은 퍼니싱 자체의 영향을 이미 넘어섰어. 지금까지 연구를 통해 이미 알아냈잖아. 퍼니싱의 통제를 받는 침식체는 인간 제거 외 다른 일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는 걸 말이야.

구조체 대장 : 이건 자유 의지의 표현이야... 얼른 지휘부에 보고해야 해--

구조체 대장 : 잠깐... 지금 뭐 하는 거야!


구조체 병사 : 그라피티 온도가 너무 낮아요. 저희의 움직임에 영향을 줄 겁니다. 전방 그라피티를 정리하는 중입니다...


구조체 대장 : 그건 너무 위험해! 얼른 멈...


침식체 : 삐-- 의지를-- 해방한다--

침식체 : 삐-- 로봇은-- 자유를 되찾는다--


그라피티에 집중하고 있던 침식체들이 동시에 고개를 돌리더니 도로 한편에 있는 구조체 소대를 바라보았다.


??? : 히...

??? : 히히...


구조체 병사 : 저... 게 뭐죠? 잠깐, 안개를... 방출하고 있어요! 정찰 시스템이 모두 무효화되었어요.


??? : 인간은... 내 작품을... 이해할 수 없어... 멍청하긴

??? : 하지만... 파괴하는 건... 절대 용서할 수... 없어...


침식체 : 삐--!


구조체 병사 : 이쪽으로 몰려들고 있습니다!


구조체 대장 : 대형을 유지한다!


구조체 병사 : 잠깐만요. 뭔가를 투척했어요. 응? 염료캔?


구조체 대장 : ...이런!


(폭발음)

.........


리브 : 시뮬레이션 영상 종료되었습니다...


루시아 : .....


리 : .....


리브 : 방금 전 화면 속 그 침식체는...


루시아 : 이 그라피티를 그린 작가가 맞는 것 같네.


??? : 히히... 네 생각이... 맞아...

??? : 인간.. 인간의 의식은... 역시 짜증 나는군...


리 : 나타났어!


루시아 : 계속 근처에 숨어있었던 거야? 왜 눈치채지 못했던 거지?


리 : 방금 전 영상에는 정찰 시스템이 효력을 잃었다는 얘기가 있었어... 잠깐... 구조체의 순환액과 부품... 이런 것들을 사용해서 자신의 정체를 숨긴 건가?


??? : 인간이 없는 세상에서... 자유롭게... 창작하는 게... 좋아...

??? : 인간은... 지구로 돌아오면... 안 돼!

??? : 인간이 싫어! 인간이 싫다고!

??? : 푸흡--


리 : 지휘관님, 위험해요!


콰직--


리 : 윽, 별거 아니에요. 그냥 펑범한 염료네요.


알록달록한 염료가 리의 외투에 튀었다.


??? : 히히... 내 작품이... 별로라고 했지...


리 : 너--!


리가 추격하려던 순간, 이상한 침식체의 주위에 대량의 안개가 생성되더니 모든 사람들의 시야를 막아버렸다.



1-6오리무중

예술품 창작이라고?



리 : 이런 장난을 하는 침식체는 들어보지 못했는데, 리브, 뭐 찾은 거 있어?


리브 : 외형을 보면 인간 황금시대 중기, 세계 중공업에서 만든 "분사"시리즈 도색 기계인 것 같아요.

리브 : 그 당시에는 주로 대형 도색 분야에 응용되었죠. 이런 모델은 로봇 공연, 교육, 예술품 창작 등 작업에 응용되기도 했어요.


리 : 예술품 창작?

리 : 그래서 이리저리 "창작"을 하고 자신의 작품을 "예술"이라고 표현하는 거군...


리브 : 로봇이 정말 예술 창작도 할 수 있는 건가요?


리 : 그건 나도 잘 모르겠어. 공중 정원에서도 로봇 의식의 예술 창작은 인간의 엄격한 지도를 받아 진행되니까.

리 : 방임하다 보면 인간이 이해하고 감상할 수 없는 도면을 만들게 되기 때문이지, 지금처럼.


리브 : 분명 다른 일에서 로봇과 인간은 굉장히 사이가 좋았는데요...

리브 : 지휘관님은 이 그림들을 이해할 수 있으신가요?


조금 이해가 되는 것 같기도 하고.

나도 너희들처럼 이해가 안 돼.


조금 이해가 되는 것 같기도 하고.


리 : 그래요... 지휘관님이 좀 더 확신이 담긴 말투로 말씀하셨다면 더 믿음직했을 텐데요.


리브 : 네...


리 : 리브, 지금은 그 문제를 의논할 때가 아니야. 도색 기계가 의식을 가지고 창작을 하는지는 상관 없어.

리 : 그 자식은 수많은 구조체를 파괴했어. 반드시 찾아내서 처치해야 해.

리 : 그 자식에 대한 미스터리는 잡은 뒤에야 해답을 얻을 수 있겠지.


루시아 : 하지만 지금 위치를 놓쳤어. 전자기 교란이 가득한 안개 속에서 방향을 파악하는 것도 어렵고.


리 : 괜찮아. 비록 안개 속에 있지만 놓치지는 않았어... 땅에 떨어진 흔적들을 봐.

리 : 이게 바로 단서야.



1-7여린 마음

루시아는 개구리 인형을 건네받고는 한참 동안 눈을 떼지 않았다.



시스템 : 통신 접속 중--


세리카 : 여보세요? 그레이 레이븐 소대, 여긴 공중 정원입니다. 제 말 들리나요?


루시아 : 세리카 씨? 공중 정원의 상태는 어떻죠?


세리카 : 공중 정원은 방금 전 침식체 우주 정거장과 마주했고 지금은 전투가 끝난 상태입니다.

세리카 : 공터 통신은 이미 거의 회복되었습니다. 하지만 침식체 우주 정거장의 교란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세리카 : 전에 전송한 전투 기록은 확인했습니다. 상황이... 심각해 보이더군요. 지금 어떤 상황인지 걱정되요.


루시아 : 그레이 레이븐 소대는 방금 전 보급을 거쳐 전투력을 완벽하게 회복했습니다. 임무를 계속 수행할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세리카 : 무사하다니 다행이군요.


루시아 : 지금 저희는 도색 능력을 가진 특별한 침식체를 추격하고 있습니다. 공중 정원의 위치 추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침식체의 모델은 이미 업로드했습니다.


세리카 : 네-- 찾았어요. 그리고 맵에 목표의 위치와 경로 계획까지 표기해 뒀어요.

세리카 : 상점가를 지나면 침식체들이 밀집된 방어선이 있어요. 그곳을 돌파하려면 꽤 어렵겠지만 당신들을 믿어요.


루시아 :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리 : 지금 저희는 전투력도 완벽하고 "응급 방안"도 마련해 둔 상태입니다.


세리카 : 이번 통신은 여기까지하죠. 순조로운 임무 완수를 기원합니다.

세리카 : 안전하게 돌아오세요. 그럼이만--


시스템 : 통신 종료--


.....


리 : 거리 한편은 꽤 조용해 보이네, 하지만 상점을 지나면 다른 한쪽은 침식체들의 밀집 구역일 거야.

리 : 루시아, 여기서 정비 좀 할까?

리 : 루시아?


루시아 : 응? 아, 미안. 딴 생각 좀 하느라고. 괜찮겠어. 일단 여기서 준비하자.


리 : .....


리브 : 루시아, 뭘 고민하는 거에요?


루시아 : 별거 아니야. 그저... 이런 상점은 처음 온 것 같아서...


리브 : 그렇구나...

리브 : 루시아, 제가 안내할게요!


루시아 : 응? 저기... 지휘관님...?


이름 : 가봐. 나랑 리가 보초를 설 테니까.


리 : 그래.


리브 : 후후.


리브는 루시아의 손을 잡고 진열대 사이를 천천히 둘러보기 시작했다.


리브 : 여긴 백 년 정도 방치된 상태지만 상품들이 꽤 많이 있네요... 아니, 지금은 상품이라고는 부를 수 없겠어요.


루시아 : 저쪽은...


리브 : 아, 루시아 아까 이 인형이 마음에 든 것 같던데. 앗.... 2개 밖에 안 남았네요?


리브는 몸을 숙여 한 손에 인형을 하나씩 들었다.

하나는 양 모양의 인형이었고 다른 하나는 립스틱을 바른 이상한 개구리 모양 인형이었다.

이미 오래 전에 버려진 인형이고 온통 먼지 투성이에 색도 바랜 상태였다.



리브 : 하나씩 나누어 가져요. 루시아는 어느 게 마음에 들어요?


루시아 : 난...


루시아가 천천히 손을 뻗어 개구리 인형을 건드렸다.


리브 : 이거요? 여기요.


루시아 : 고마워...


루시아는 개구리 인형을 건네받고는 한참 동안 말없이 눈을 떼지 않았다.


리브 : 루시아, 정말 마음에 드나봐요.


루시아 : 응... 이 인형을 보고 있으면 묘한 기분이 들어.


리브 : .........

리브 : 루시아도 이럴 때가 있네요...


루시아 : 그... 래...


시간이 좀 더 지난 뒤...


리 : 준비도 대충 끝난 것 같고 출발하자.


루시아 :


루시아와 리브는 인형을 허리에 묶고 상점의 뒷문을 열었다. 그리고 지옥 같은 전장으로 다시 들어갔다.



구조체 소개


이름 : 루시아

기체명 : 홍련

그레이 레이븐 소대의 대장. 전사의 용기와 희생정신을 가졌다. 확고한 의지로 명령을 따라 여러 전투구역에서 침식체와 싸우고 있다.










하 도색기계새끼 ... 존나 많이 쓰네

결국 리가 어른의 사정으로 설명충이 된 듯 뭐 세계관 설명해줄 애가 한 명은 있어야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