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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00 극지의 어둠



바라보기




알파 : 역시...

알파 : 저 외뿔고래는... 인간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려고 하는 거야...

알파 : 아니... 그 이상의 목적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겠어...

알파 : 기계 외뿔고래는... 아직 인간을 구하고 싶은 거야...

알파 : .....

알파 : 이 정도 규모의 침식체 무리라면...



격전




알파 : 어때!


적색 전류가 외뿔고래의 긴 뿔 위에서 반짝였고 보기 드물게 흥분한 알파의 얼굴을 비추었다.


드레이크 : --■■--■■■--!!


알파 : 응?


알파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이때 항구 부두 쪽에서 기이한 빛이 소리 없이 반짝였다.


알파 : !


그리고 빠르게 비행하는 물체가 해수면을 단번에 갈랐다.

--!

알파가 다시 손을 든 그 순간--

--!


알파 : .....


멀리서부터 날아온 거대한 공격을 맨손으로 받아냈다.

그녀는 연기를 내뿜는 오른손을 내려다보았다.


알파 : 재밌네.


드레이크 : ----■■!


갑작스런 공격에 알파의 집중력이 떨어지자 제어에서 잠시 벗어난 외뿔고래는 해수면으로 잠수하며 도망칠 기회를 엿보았다.


알파 : !


외뿔고래의 등이 바다에 완전히 잠기기 전, 그녀는 뛰어오르더니 항구의 부양식 독 위에 착지했다.


삐빅.


다시 땅을 밟은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방금 전 공격한 사람을 찾기 위함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인파 속에서 매우 개성 있는 모습의 여자가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알파 : 돌연변이?


로제타 : .....


치직--


로제타의 주위에는 방금 전 일격으로 인한 열이 여전히 남아있었다. 그 열기로 인해 발아래에 쌓인 눈이 전부 녹아 수증기가 되어 사라졌다.


알파 : 방금 전 공격은 아주 좋았어.

알파 : 내 손에 화상을 입히다니.


알파는 기묘한 미소를 지으며 로제타를 향해 손을 뻗었다.


로제타 : .....


로제타는 방패에서 접이형 장창을 다시 뽑아 전투태세를 갖추었다.

하지만 이때--


루시아 : 저 여자는...


알파 : 응?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했다.

015번 도시에서의 만남 이후로 두 사람은 또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알파 : .....


루시아 : 젠장...


루시아가 검을 뽑아 공격하려던 그 순간--

로제타가 훌쩍 뛰어올랐다. 거대한 그림자가 알파의 여리여리한 몸 위에 드리웠다.


쾅--


칼날이 부딪히고 반짝이는 불꽃을 만들어냈다--


로제타 : 여기서 도망쳐...


두 사람은 몸을 가까이 밀착했다. 로제타는 고개를 숙이더니 사람들에게 명령했다.


알파 : 흥...

알파 : 아까 그 외뿔고래 말이야, 계속 신호를 보내더라고. 누군가와 연락을 취하려는 것처럼... 그게 너였구나...


로제타 : .....


알파 : 네가 저 외뿔고래의 주인인가?


로제타 : !


로제타가 갑자기 힘을 더 주자 두 사람의 거리가 순식간에 멀어졌다.


로제타 : 드레이크는 내 친구야.


알파 : 친구라...


알파는 로제타를 훑어본 뒤 그녀 뒤에 서 있는 항구 주민들을 흘끗 바라보았다.


알파 : 그렇구나.


-전투 후-


창--!


알파 : 네 실력, 굉장히 인상적이야. 인정해.


로제타 : 후...


알파 : 어서 진짜 실력을 보여줘. 날 더 재밌게 만들어달라고.


로제타 : 그렇게 원한다면 소원대로 해줄게...


쾅--


해수면이 다시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기계 외뿔고래의 긴 뿔이 수면을 가르더니 다시 사람들 앞에 나타났다.

외뿔고래의 주위에는 이미 수많은 침식체들이 몰린 상태였다. 외뿔고래는 고통스러운 신음을 내뱉었다.


드레이크 : --■--■■--■


로제타 : 드레이크...! 도망쳐... 어서 도망치라고...


드레이크 : .....■■■......■......■......


로제타 : 왜...


드레이크 : ----■■!


로제타 : 넌... 내가 저 여자를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로제타 : 넌 아직 내 모든 공격을 다 보지도 못했잖아--


드레이크 : --■--■--■■


로제타 : 구하려고... 넌... 저 사람들을... 구하고 싶은 거구나?

로제타 : 그리고 내가... 저들을 구하길 바라는 거지?

로제타 : .....


계속 그녀를 관찰하던 알파가 무기를 거두었다.


로제타 : 나와... 계속 싸우지 않을 거야?


알파 : 제안을 하나 하지.



고집과 용기

시민들은 강한 적을 상대로 놀라운 끈기를 보여줬다.



알파와 로제타의 전투로 인해 이미 파괴되었던 항구가 더 엉망이 되고 말았다.


선원 : 우리의 항구가..!


어부 : 이... 이 괴물들!


선원 : 저기서 여유롭게 대화나 나누고 있다니...


어부 : 무슨 수를 써서라도 대가를 치르게 만들겠어!


루시아 : 지휘관님, 저 적이랑... 제가...

루시아 : 제가 다시 싸워보고 싶어요...

루시아 : 그 전투 전용 기체라면...


시스템 : 긴급 지령 접수 완료--

시스템 : 의식체 루시아 전용 기체 "여명"이 발사 단계에 진입합니다--

시스템 : 도착 시간 계산 중입니다--



알파 : 너와 이 외뿔고래 사이에는 강렬한 의식 연결이 형성되어 있어... 아주 멀리 떨어져 있어도 유지할 수 있지.

알파 : 그러니까 침식체 대군이 곧 몰려올 거란 소식을 너도 미리 알고 있었다는 거지.

알파 : 하지만 이곳의 인간들은 아직 철수도 하지 않았고 다른 동료들도 나타나지 않았어. 그렇다는 건--

알파 : 넌 이곳의 인간들을 이미 포기했을 뿐만 아니라 저들이 심연 속으로 가라앉는 걸 지켜볼 생각이야...맞지?

알파 : 처음부터 네 목적은 이 외뿔고래 하나뿐이었어.


로제타 : .....


알파 : 오해하지 마.

알파 : 우리가 똑같은 걸 볼 수 있다는 건... 비슷한 일을 겪었다는 걸 의미하겠지...

알파 : 다 알면서도 인간들을 위해 자신을 불태우는 멍청함이라니.


알파의 시선이 주위에 북적이는 인파로 향했다.


알파 : 저것 좀 봐. 자기 운명인데도 쟁취하려는 마음이 전혀 없잖아--


펑--!


알파는 한 항구 주민이 그녀를 향해 발사한 작살포를 손으로 잡았다.


어부 : 망할 괴물 같으니, 죽어!


알파 : .....


항구 주민이 두 번째 공격을 하려던 찰나, 알파는 손에 쥐고 있던 작살을 던졌다.

손가락에서 적색 전류가 감돌더니 천둥이 내리치는 순간, 그는 몇 미터 밖으로 밀려났다.


어부 : 아악...!


퍼니싱 바이러스 감염 증상이 순식간에 어부의 온몸에 퍼졌다.


리브 : 지휘관님! 저 사람 지금 바로 치료해야 해요!


어부 : 건드리지 마! 이 망할 구조체야!


리 : 정말 구제불능이군.


리브 : 리 씨!

리브 : 전장에는 거부반응을 보이는 부상자들도 많죠.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구조가 가장 중요해요.

리브 : 이럴 때 가장 중요한 건 일단 부상자를 진정시키는 거예요...


리브가 면역 혈청을 하나 꺼냈다.


리브 : 지금 바로 면역 혈청을 주사하면 감염 증상이 사라질 거예요, 여기요.


어부 : 뭔지도 알 수 없는 주사를 맞을 순 없어...! 우리 쪽 의료진을 데리고 와!


어부는 리브의 손을 뿌리쳤다.


어부 : 아!!!


리브 : 저희 지휘관님도 쓰시는 혈청이에요. 괜찮아요.


혈청이 항구 주민의 몸에 주입되고 방금 전 고통에 몸부림치던 그는 안정을 되찾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항구 주민의 감염 증상도 서서히 완화되기 시작했다.


어부 : 윽...


리브 : 됐어요. 일단 데리고 가서 푹 쉬게 하세요.


상황을 살펴보던 항구 주민들도 알파를 향해 작살포를 들었다.

이 모든 걸 바라보던 로제타는 들고 있던 장창을 더 꽉 쥐었다.

그녀는 사람들을 향해 돌아섰다.


로제타 : 이런 멍청한!

로제타 : 단결, 규칙... 북극에 살고 있던 인간들 중 일부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 천연 차단막의 보호를 받고 있었기 때문이야.

로제타 : 외부인들은 당신들보다 이 세상의 잔혹함에 대해 훨씬 더 잘 알고 있어...

로제타 : 당신들은 자신이 어떤 적을 상대해야 하는지 전혀 모르고 있어...

로제타 : 내 말 잘 들어!

로제타 : 신무르만스크 항구는 이제 곧 침식체 대군에 의해 잠식될 거야.

로제타 : 아직 시간이 좀 남았으니까... 여기를 떠나 새로운 곳에 정착해. 그게 내가 해줄 수 있는 마지막 충고야...


로제타의 발언에 항구 주민들은 분노의 사격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무엇을 위해 싸우는가



이반 : 왜...

이반 : 왜 로제타 누나를 공격하는 거예요!

이반 : 왜, 왜 모두를 지키려는 사람을 공격하냐고요!


선원 : 이런 망할 놈의 꼬맹이!


선원은 남자아이의 옷깃을 잡아들었다.


이반 : 으아아앙--!


선원 : 아직도 모르겠어?

선원 : 숲을 지키는 자가 되었다는 건 과거 연합을 배신했다는 죄인이라는 걸 의미해.

선원 : 우리는 그녀들에게 기계의 육체와 일반인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수명을 부여해 국경을 지키는 임무를 주었지. 그녀들에게 속죄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거라고!

선원 : 하지만 방금 전 로제타의 나약한 발언은 북극 항로 연합에 대한 또 한 번의! 완벽한 배신이나 마찬가지야!

선원 : 이래도 로제타 편을 들 거야?


로제타 : 이반!

로제타 : 그만해.

로제타 : 적어도 넌 숲으로 돌아갈 수 있잖아.


이반 : 싫어요!


발버둥 치던 이반이 뛰어내렸다.


이반 : 제가 말한 건 전부 사실이에요! 다 제가 직접 본 거라고요!

이반 : 로제타 누나! 전 절대 여길 떠나지 않을 거예요. 전 모두와 함께 싸울 거예요!


로제타 : 이반...!


알파 : 아쉽네...

알파 : ...바다의 비릿함 속에 퍼니싱의 냄새가 느껴져, 침식체 대군이 곧 도착할 거야.

알파 : 이젠 인간들에게 선택권은 없어.

알파 : 하지만 넌 다르지.

알파 : 만약 이 외뿔고래가 저 사람들과 함께 희생된다면...


로제타 : !


리브 : 지휘관님! 로제타의 의식의 바다가 불안정해지기 시작했어요! 퍼니싱 바이러스 감염 정도가 점점 상승하고 있어요!


리 : 이런...


알파 : 간단하게 말할게.

알파 : 나를 도와 교란을 제거하고 이 외뿔고래를 완전히 "길들이게" 해준다면 이 외뿔고래를 해치지 않겠다고 약속하지.

알파 : 그리고 고래와 함께 영원히 이곳을 떠날 거야.

알파 : 네가 알아서 선택해.


말을 마친 알파는 몸을 돌리더니 다시 외뿔고래의 등 위로 올라갔다.


루시아 : 지휘관님, 이... 이대로 두고 볼 수는 없어요!

루시아 : 이렇게 떠나게 둔다면 다음에 언제 만날지도 모르는데...


리 : 루시아, 새 기체가 대기층을 돌파했어. 원격으로 착지 포인트를 설정했는데 바로 외뿔고래 근처야.


루시아 : 알겠어!


하지만 루시아가 공격을 하려던 그 순간.


로제타 : 여기까지만 하자...



기계의 광풍

깊은 바다로부터 온 기계 침식 광풍이 신무르만스크 항구를 향하고 있다!




선원 : 침식체다! 침식체들이 상륙하고 있어!


어부 : 젠장! 수가 너무 많아!


선원 : 발사해! 발사하라고!


침식체 : 삐--!


혼란을 틈타 루시아는 새 기체가 추락한 지점으로 향했다.


로제타 : 뭐야!

로제타 : --!

로제타 : ----!


리브 : 저건...!


리 : 형태가 변했어...


로제타는 켄타우로스 형태에서 완전히 벗어났고 등 뒤로 찬란한 날개가 펼쳐졌다.


리브 : 출력이 상상이상으로 강해요! 하지만... 감염 정도도... 극한으로 치닫고 있어요...


리 : 이게 바로 돌연변이 구조체의 진짜 실력인 건가...


로제타 : 다들... 비켜!


리 : 안 돼! 루시아한테 접근하게 두면 안 돼! 리브, 지원 사격해!


리브 : 네!


침식체 : 삐--!


선원 : 으악!


이반 : 아, 아저씨!


침식체 : 삐--!


선원 : 이 자식...


다이아나 : 이반, 엎드려!


이반 : 으악, 으악!


다이아나의 장창이 이반의 머리 위를 스쳐지나가 침식체들을 관통했다. 침식체들은 순식간에 바닥으로 추락했다.


이반 : 다이아나 누나!


선원 : 숲을 지키는 자..?


나스카 : 정말 용감했어, 이반.


다이아나 : 숲을 지키는 자들이 지원 왔다. 다시 방어선을 구축한다!










캐릭터 프로필

이름 : 이반

생일 : 6월 12일

혈액형 : A형

신무르만스크 항구의 주민이다. 과거에 로제타에게 구해지면서 숲을 지키는 자들과 안면을 텄다. 그리고 그 계기로 숲을 지키는 자들을 점차 알아가면서 그들과 좋은 동료 사이가 됐다.




로제타가 어떤 이유로 숲을 지키는 자가 되었는지는 로제타 리고르 외전에 나온다


공중 정원의 구조체 대우도 좆같지만 바닥에도 더 깊은 심연이 있다더니 북극 항로 연합이 그 심연임

로제타 뿐만아니라 "그녀"도... 환통의 우리 보스로 나오는 보스 중 하나는 북극 항로 연합 새끼들이 만들어낸것으로... 그들이 얼마나 글러먹은 새끼들인지 알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