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멸잔주까지 스토리 감상, 분석내용이 포함됨.

인멸잔주 뉴비는 아니고 니어 콜라보 때 시작했는데 인게임 설명이 워낙 불친절해서 60렙에 폐사했다가 백야보고 돌아옴


한줄평은 ’8지까지의 스토리가 유입막는 벽‘ 이거같음

일단 캐릭터에 정이 붙어야 인게임 컨텐츠 즐기며 씹고 맛보는건데

시작부터 뭔지도 모르겠는 고유명사들 + 존대사용이 자유분방한 번역 + 어찌저찌 메인은 밀었다만 조작감 좆구린 히든스토리가 매 챕터 이입을 끊어먹음

게임 시스템 이해에 관한 부분은 챈럼들이 차고 넘치게 도와주는데 정이 안 붙는 건 어쩔 수가 없음

그나마 9지부터는 괜찮다길래 버텨보려고 했는데 손이 안 가더라… 8지까지 밀고 어쩌다보니 폐사함



그러다 백야 업데이트 소식을 듣고 다시 깔아봤는데

울먹거리는 리브쟝을 보니 죄책감이 드는거임…

이번에야말로 적응해봐야겠다고 마음먹음


이벤맵 혈청빼기는 미뤄두고 일단 스토리부터 밀기 시작했음


흑성추락~구룡야항

번역은 크게 괜찮아졌지만 큰 재미는 못 느낌

그냥 아 읽을만하다ㅇㅇ 진리 리세계로 시작했었는데 그나마 영구열차가 괜찮았음

이때부터 느꼈는데 퍼니싱 고유명사가 어려우면 대충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면 될 거 같음

괜히 다 이해해보려다 재미만 떨어짐 어차피 밀다보면 이해 되더라


구룡순환도시

여기서부터 진짜임

모든 세력 모이는 총력전이 재미가 없을 수가 없는데


오히려 초반부의 지루함을 견뎌서 의미가 있었다…

초반부가 정말 막 소대가 편성되고 임무를 수행하며 친해지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함

승격자와 총력전을 앞두고 주먹을 맞대는데 여기서부터 정이 붙기 시작하더라…

초반부의 싸가지없이 틱틱거리던 리도 생각보다 얌전히 리브 장단에 맞춰주는게 레이븐대에 애정이 보여서 좋았음


그리고 문제의 장면을 마주함

어떻게ㅜ이럴 수가 있냐…

이제서야 친해졌는데 작별이래

지휘관을 위해 지휘관과 함께인 나를 포기하고 다음번의 나에게 맡긴다니 어떻게 이런 순애가 있을 수가 있어

대가리깨져도 게임 못 접지 이어서 종언복음까지 루시아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었음


영탄회성부턴 인간찬가의 빌드업같았음

개인적인 느낀점인데 퍼니싱 스토리의 좋았던 점은 ‘메인캐릭터를 관통하는 질문을 해당 스토리에서 답을 제시함’ 이거같음. 응어리를 풀어준다고 해야하나..

영탄회성의 반즈의 경우에는 구조체 의식회수 건으로 인류의 목표 자체에 일종의 회의감을 갖고 있었음

‘그 모든 희생을 감내해서라도 지구를 되찾아야하는 이유가 뭐냐’라는거임

그 정도로 발달한 과학이라면 다른 거주지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고 솔작히 보는 우리 입장에서도 지구가 망하라고 고사지내는데 좆간이 눈치없이 살아있는 느낌이잖아

그에 대한 답을 제시해주는데 그게 누구냐면


바로 지휘관임…

‘중력이라는 이름의 사랑으로 인류를 속박하여 고향을 떠나지 못하게한다’

이딴게 어떻게 답이냐? 할 수 있지만 생각해보면 영탄회성의 메인 캐릭터가 누구임?
반즈와 세레나임

지휘관과 세레나는 훨씬 전부터 펜팔로 생각을 주고받았으니 서로 영향을 받았을거고

지휘관이 세레나의 입장에서 반즈의 의문에 답을 내려준 것과 같다고 느껴졌음

로망이라는 게 사라진 과학의 시대에 누구보다 낭만을 추구했던 세레나다운 답변같음

퍼니싱에서 이런 문학적인 문장이 나온 게 의외였고 아직도 기억에 남네


절해성화의 경우에 베라는 스토리 내내 기분이 안 좋은 티를 냈음

재난이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갔음에도 그 비극을 재현하려고 한 연구원들의 선택이 어리석고

그럼에도 뭔가 얻어보고자 욕심내는 공중정원이 한심한거지

그에 대한 라스트리스의 답은


애시당초 인류의 역사는 약탈의 역사였다는거지

베라 스스로 어리석다고 혐오감을 느꼈던 이들에게서 약탈이라는 가장 베라다운 방식으로 그 의지를 이어받는다니

인류의 잔혹함 또한 인간찬가로 이어간다니 어떻게 이럴 수가 있냐고

그 인간성을 포기한 욕망이 인류를 멸망으로 이끌었지만 아틀란티스의 연구원들이 인간성을 포기한 방식으로 희생하지 않았다면 오메가 파일도 발견할 수 없었을 거라는 점이 좋았다

히든 스토리도 완벽했음

그 비인간성이 라미아를 괴롭게 만들었지만 의료 부장은 라미아를 관리하며 죽고싶지 않다는 걸 알게 됐고 이를 고백함

라스트리스가 라미아에게 남긴 마지막 인사도… 연구원들도 실은 인간성을 완전히 포기한 게 아니라 대의를 위해 묻어뒀던거지


인멸잔주도 좋았던 게

리브의 질문은 ‘죽음이 도피처가 될 수 있는가?’ 이게 아닌가싶음

인멸잔주의 특징이 죽음을 필요 이상으로 고통스럽게 묘사하는데 그 이유가 저 질문에 답을 내기 위함이 아닌가싶음

구조체 겨우 십 몇기가 수백의 사람을 지키면서 사람들은 생존의 욕구에 인간성을 잃어버림

차라리 죽는 게 낫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잔인하게 살아가고 리브의 연명치료로 나아지지도 나빠지지도 못 하고 고통스러워하다 죽고…

리브도 이 연명치료가 의미가 있나 고민했겠지 하지만 정답은 죽음은 해방이 아니라는거임

꼬마랑 개 에피소드에서 그 답이 나왔다고 생각함 자살을 선택했지만 곧바로 죽지도 못 하고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잔인하게 묘사하고 그 죽음을 리브에게 보여주면서 죽음은 도피처가 될 수 없다는 답을 줌


그리고 그 대상이 리브가 되었을 때 결정권은 지휘관이 쥐고 있었음

살아도 고통스럽게 평생을 살 거라는 히포크라테스의 말에 지휘관은 그럼에도 구하기로 결정했잖아

오랜시간 혼수상태로 누워있다 일어났는데도 리브랑 똑같은 선택을 한 게 서로를 그만큼 잘 알고 있다는 뜻 같아서 좋았다…

별개로 지휘관이 없는 상황에서 모두를 구하고 싶은 리브의 뜻을 루시아 / 리가 최대한 존중해주는 모습도 좋았음 결국부담을 지는건 진공형인 둘인데… 그레이레이븐은 가족이야 


끝인데 퍼니싱 생각보다 너무 재밌다

요즘 종일 퍼니싱만 하는듯 한계개방 분광쌍성 초월난투도 전부 깼고 바벨탑도 보상컷까지 달렸음

이정도면 뉴비는 탈출이지?


생각보다 너무 잘 적응해버림ㅋㅋ

스토리 읽으면서 느꼈던 감동 잊어버리는게 아쉬워서 적어두고 싶었던건데 너무 길어졌네

복귀하고 처음 과금도 해보고 앙팡이 해골신부 스킨도 먹고 퍼니싱 시작하길 잘 한 것 같음 뭣보다 적응기에 챈 눈팅해가며 도움을 많이 받아서 챈럼들한테 고맙다고 말하고 싶었음

혹시 문제되는 거 있으면 말해줘 수정할게 퍼니싱 앞으로도 잘 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