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화



11 구룡 야항



11-10허황된 말

그녀의 몸을 쓴다면 가장 완벽한 화서를 만들어낼 수 있을 거야.



곡 : 어째서...

곡 : 화서, 그들을 데려온 게 너야?



루시아는 무언가에 제압당한 것처럼 소리 없이 공중으로 떠올랐다.


루시아!

어서 루시아를 보호해!


이름 : 루시아!


곡 : 성공이 코앞인데.


루시아 : 난... 난 괜찮아.


리브 : 네, 루시아. 이쪽으로 오세요!


곡 : 화서, 진정한 네가, 영혼과 육체를 가진 네가 곧 탄생할 거야.


포뢰 : ...지금까지 배를 제어하고 있던 게 다 리더였다니...

포뢰 : 리더는... 우리를 받아준 사람이잖아요?


곡 : 포뢰, 너희들을 받아들인 건 적합한 육체로 키우기 위해서였어. 하지만 결국 깨닫게 됐어... 너희는 적합하지 않다는 걸.

곡 : 구조체는 인간과 기계의 중개점이야. 인간과 기계의 완벽한 혼합체이자 온상이지.

곡 : 루시아를 처음 본 순간부터 그녀야말로 내가 줄곧 찾아온 것이라는 걸 알았어.

곡 : 의식의 순도에 따라 육체의 아름다움이 결정되고, 육체 자체는 영혼을 키우는 온상이지. 이 두 가지가 서로 영향을 주어 서로 완성되는 거야. 그리고 루시아는 아주 잘 숙성된 작품이지.

곡 : 그녀의 몸을 쓴다면 가장 완벽한 화서를 만들어낼 수 있을 거야.

곡 : 너에게 진정한 자유를 줄게! 화서!


곡이 허공을 향해 외쳤다. 그녀는 이 공간에서 광기 넘치는 모습을 드러냈다.

모두 그 기압에 말을 잇지 못했다. 무엇보다도 보이지 않는 화서를 계속 불렀지만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


곡 : 화서, 화서, 들리지?



화서 : 잘 들려... 그러니 그들을 놔줘.

화서 : 이 배를 놔줘.


곡 : 화서, 왜 나를 거역하는 거야! 바깥세상을 보고 싶다고 했잖아! 직접 이 세상을 둘러보고 싶다고 했잖아!

곡 : 평범한 기계는 받아들이지 못하고 남은 구조체들은 너무 추해. 그에 비해 넌 완벽하지. 그래서 교역회를 열어 밤마다 구조체를 고르는 거야.

곡 : 너는 나의 가장 좋은 피조물이야. 아름답고 자유로운 인간은 어리석고 먹고살기 바쁘며, 기계는 우둔하고 영혼이 부족해.

곡 : 퍼니싱이 모든 걸 선별해. 결국 너뿐이야, 너만이...


화서 : 이미... 충분해, 비리야.


"곡" : 날 거역하면 안 되지 않나? 화서.


곡이 자신의 무기를 꺼내 칼끝을 이쪽으로 겨누었다.


"곡" : 조금만 더 하면 돼. 화서, 함께 눈앞의 모든 것을 해치우고 너의 "의식"을 이 여자아이에게 넣자.

"곡" : ...명령이야.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거야.

루시아는 화서의 육체가 되지 않을 거야.


이름 :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거야.


"곡" : 너희가 할 수 있을 것 같아?


크롬 : 우리도 있다.


포뢰 : 나도... 모두를 불행하게 만드는 게 곡님이라면...


"곡" : 네게 자유를 줄게, 화서.



11-11자유

난 사랑이 어떤 건지 모르겠어. 너의 자유를 빼앗고 제어해온 건 나였구나...



"곡" : 너흰 날 막을 수 없어.


리 : 의식 전이 테스트가... 작동했어!


크롬 : 곡을 제압해야 해!


(총을 뽑는다.)

(루시아를 향해 달린다.)


(총을 뽑는다.)


루시아 : 전 괜찮습니다... 지휘관님.


다행이야.

무사하면 됐어.


이름 : 다행이야.


그리고 의식 전이 테스트가 실패한 순간, 곡은 싸울 힘과 의지를 다 잃은 듯 바닥에 주저앉았다.


"곡" : 내 명령을 거스르면서까지 그들을 도울 생각이야...? 화서.

"곡" : 네게 시간이 얼마 없다는 걸... 알면서.

"곡" : 마지막 테스트의 결론은 너의 의식의 바다에서 의식을 전이하면 의식 전이 성공률이 높아져.

"곡" : 하지만 중단된 순간 너의 의식의 바다는 붕괴할 거야.

"곡" : 이제... 다른 육체는 얻을 수 없어...


"곡"은 무언가를 찾는 듯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곳을 향해 손을 뻗었다.


"곡" : 마지막으로... 명령할게, 화서.


리 : ... 그는  자신의 의식의 바다에 화서의 의식을 받아들일 생각인 것 같군.


"곡" : 내 세계의 반을 너에게 줄게, 화서.

"곡" : 넌 진정한 자유를 얻게 될 거야.


화서 : ...죄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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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서 : "사랑"이란 뭘까? 비리야.


비리야 : 사랑은 생물의 프로그램이잖아.


화서 : 그건 내가 가질 수 없는 것일까?


비리야 : 넌 가지게 될 거야. 네가 다른 인간보다 부족한 건 없어.


화서 : 그럼 "자유"는 뭘까?


비리야 : 자유는 제어 받지 않는 거야.


화서 : 비리야처럼 육체를 가지고 명령을 입력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일까?


비리야 : 아마 그럴 거야.

비리야 : 진짜 육체를 가지게 된다면 가장 먼저 뭘 하고 싶어?


화서 : ...껴안아 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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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은 자신을 껴안으려는 것처럼 팔을 천천히 거뒸다. 그리고 칼날을 들어 자신을 향해 찔렀다.



화서 : ...진정한 자유.



화서 : 명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닌... 오로지 자신만의 의지로...

화서 : 난 사랑이 어떤 건지 모르겠어.

화서 : 그건 네가 인간이기 때문이야. 네가 한때 인간이었기 때문에 난... 인간은 희망을 품고 계속 나아갈 수 있어.

화서 : 나 때문에 다른 사람을 해치지 마, 비리야.


"곡" : 넌 의지를 가지고 있어. 그런데 네 의지를 계속 죽이고 있잖아.

"곡" : 너의 자유를 빼앗고 제어해온 건 나였구나...

"곡" : 다행이야. 적어도 마지막에는 너에게... 진정한 자유를 줄 수 있어서.


사방이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건물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의식도 공간에 배척되기 시작했다.

붕괴하는 틈새 사이에서 "곡"옆에 또 다른 인영이 나타난 걸 보았다.


두 인영은 서로 겹쳐지면서 서로를 껴안은 채 사라졌다.



11-12구룡

배는 바다 위에서만 떠 있을 수 있다. 사람들은 아침 햇살에 빛나는 바다 위로 시선을 돌렸다.




배는 혼란에 빠졌다. 화서와 곡이 사라지면서 배는 자유를 얻은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눈물로 가득 찼다.


리 : 드디어... 일단락된 거겠죠?


아직도 풀지 못한 의문이 많은 것 같지만.

그러네.


이름 : 아직도 풀지 못한 의문이 많은 것 같지만.


리 : 배는 화서가 사라지면서 통제에서 벗어났습니다. 그래도 루시아가 의식 전이 테스트로 통제권을 일부 얻어서 다행입니다.



리 : 그리고 거의 사용되지 않은 단말기에서 발견한 두 정보는...


리 : 두 연산 계획입니다. 하나는 "구룡 야항선"이고, 또 하나는 "구룡 연합"입니다. 아래에는 각각 다른 서명이 있었는데...

리 : 비리야... 와... 곡이었습니다.


리브 : 비리야는 배의 "곡"의 진짜 이름인가요? 그럼 진짜 상회 리더인 곡은 어디에 있는 거죠...?


의문투성이네.

아직 해결할 문제가 많아 보이네.


이름 : 의문투성이네.


루시아 : 지휘관님과 함께라면 어떤 문제든 결국 다 해결할 수 있을 거예요.


리브 : 왠지 루시아는 조금 지휘관님 같아진 것 같아요.


리 : 이유를 설명했다고는 하나, 지휘관님, 이런 임무는 앞으로 가능한 한 안 받았으면 합니다.


배는 바다 위에서는 떠 있을 수 있다. 사람들은 아침 햇살에 빛나는 바다 위로 시선을 돌렸다.


크롬 : 그레이 레이븐지휘관님. 그리고 모두 다 무사한 것 같군요.


너희도 의식의 바다에서 싸웠어?

카무이는?


이름 : 너희도 의식의 바다에서 싸웠어?


크롬 : 네. 저희는 다른 쪽에서 싸웠지만 그래도 그쪽보다는 한발 늦은 것 같네요. 역시 그레이 레이븐은 다르군요.

크롬 : 왜 당신들이 여기에 오게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좀 신경 쓰이는 정보를 입수하게 됐습니다. 그쪽도 뭔가 찾았겠죠?


(진짜와 가짜 곡에 대해 이야기한다.)

(구룡 연합에 대해 이야기한다.)


(진짜와 가짜 곡에 대해 이야기한다.)


크롬 : 그러니까 배의 리더는 진짜 곡이 아니라는 겁니까? 게다가 여기도 진짜 구룡이 아니라니...

크롬 : 설마 이와 비슷한 배가 또 있는 걸까요? 아니면 따로 근거지가 존재하는 걸까요?


리브 : 포뢰와 뱃사람들의 기억에 따르면 그들이 떠난 곳은 두 번째 계획서에 적힌 초안이랑 많이 비슷해요...


리 : 모두가 얻은 정보와 설명에 따라 루시아가 항로를 야항선이 최초로 출항한 곳으로 지정했어.


리브 : 네... 모두를 집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줘야죠.


크롬 : 그리고 또 한 가지 말할 게 있어. 배의 신호 근원을 추적하다가 승격자 신호를 감지했어.


리 : 짐작 가는 거라도 있나?


크롬 : 많아... 하지만 이야기하자면 길어. 정리한 후에 다시 설명할게.


카무이 : 어이, 대장, 모두... 아!


그리고 카무이도 뛰어왔는데, 왠지 모르지만 그는 기쁜 듯 웃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질러진 물건에 걸려 두 걸음도 뛰지 못하고 넘어졌다.

전후에 긴장이 풀려서인지 자세를 고칠 여력도 없는 카무이는 이상한 자세로 외치면서 이쪽을 향해 달려왔다.

가장 먼저 피한 건 크롬이었다. 그리고 리브도 재빨리 피하고 루시아는 나를 몸 뒤로 숨겼다.


카무이 : 리, 빨리 나 좀 받아줘. 리 형!



리 : 누가 형이라는 거야!


카무이는 리의 돌려차기에 그대로 맞아 바다로 떨어지면서 풍덩 소리를... 내지는 않았다. 카무이는 위험한 순간 배의 난간을 잡아 다시 갑판 위로 뛰어올랐다.


카무이 : 후우... 까, 깜짝이야.


놀란 건 이쪽이지.

괜찮아?


이름 : 놀란 건 이쪽이지.


크롬 : 다음에는 주의하도록 해, 카무이.


카무이 : 알았어~



그렇게 모두 갑판에 서 있었다. 배가 앞으로 좀 더 나아가자 아침 안개가 흩어지기 시작하면서...

갑자기 무지개에 둘러싸이면서 구름을 뚫을 듯한 거대한 고탑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 옆의 건물에서는 은은한 빛이 흘러나왔다.


루시아 : 지휘관님, 아마 저곳이 바로...


진짜 구룡일 것이다.













일이 대충 끝나고 나서 루시아, 리브, 리에게 납치가 공중 정원과 함께 계획된 사항이었다는걸 설명한것같음


읽어보면 알겠지만 이 챕터에서 나온 곡은 진짜 곡이 아니라 비리야라는 캐릭터임 곡과 비리야가 무슨 관계인지 궁금하다면 곡 작령 외전을 읽어보는게 좋을듯 나도 비리야는 잘 모름... 고명유장도 구룡파트는 그냥 넘겨서 비리야가 나오는지 모름 작령외전에는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