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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구룡 순환 도시




https://youtu.be/teb2biaOnjs


12-1안개

기나긴 기다림 끝에 야항선이 드디어 정박하려 한다.




바다제비의 소리가 들리지만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악기가 연주하는 것 같은 소리는 마음을 안정시켰다.


카무이 : 어? 저기 지나간 거 상어 아니야? 대장! 낫 좀 빌려줘!


크롬 : 몇 번이나 말했지만... 대기 중에는 얌전히 있어.



카무이 : 대장, 저것 봐! 그레이 레이븐 쪽도 바다를 즐기고 있잖아.


카무이가 리브와 루시아가 서 있는 곳을 가리켰다. 루시아는 평소처럼 주변을 세심히 관찰 중이었지만, 리브는 바다를 봐서인지 조금 흥분한 상태였다.

추가로, 전에 무대에서 입었던 그 극단 복장은 포뢰가 보수로 루시아에게 줬다고 한다.

리브는 난간에 기대어 한 손으로 난간을 잡고 마치 무언가를 건져내고 싶은 듯 다른 한 손을 바다를 향해 뻗었다.

그리고 그런 리브는 루시아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집중된 것을 알아차리고 원래의 자세로 돌아와 얼굴을 붉혔다.


리브 : 그, 어... 이건...


카무이 : 그레이 레이븐도 휴식 시간을 만끽하고 있잖아! 대장, 보초 설 때가 아니라고!


크롬 : 상륙하기 전까지 신중히 움직여야 해. 그레이 레이븐 지휘관님, 대원들에게도 긴장을 풀지 말라고 전해주시겠습니까?


그쪽도 쉬는 거 어때?

그러네. 이제 슬슬 준비할 때도 됐지.


이름 : 그쪽도 쉬는 거 어때?


카무이 : 앗싸!


크롬 : 지휘관님의 결정이 그렇다면...



카이사이 : 죄송해요. "시스템 고장"으로 해상에서 잠시 멈출 수밖에 없게 됐네요. 배에서의 생활은 어떤가요? 불편한 점이 있나요?


반대편에서 카이사이라는 구룡파가 다가왔다. 전에는 적대 관계였지만, "비리야"가 죽자 바로 죄를 인정하고 어떤 벌이든 달게 받겠다고 했다.


리 : 적어도 전처럼 주변에 적이 없었으면 하는데... 보아하니 배의 정리도 어느 정도 해결됐지?


카이사이 : 포뢰 일행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중이죠. 저는 여러분께 필요한 게 있는지 보러 온 겁니다.


리 : 그럼 모두가 가장 관심 있는 것에 대해 물어보지. 지금 우리는 "구룡"으로 가고 있는 게 맞나?


카이사이 : 네. 배의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돌아오면 자동으로 귀환하니까 머지않아 진짜 구룡과 만나게 될 거예요.


거기에 아직도 사람이 있어?

그곳은 어떤 곳이야?


이름 : 거기에 아직도 사람이 있어?


카이사이 : 우리가 떠난 지 꽤 됐지만, 그 계획에 따르면 그 도시는 절대 약한 곳이 아닙니다.

카이사이 : 수 많은 문화와 핵심 기술이 보존된 요새 도시니까요.



루시아 : 그러고 보니 시스템 복구 후 저쪽과 연락은 해봤어? 예를 들면 귀항한다고 보고한다던가...


카이사이 : 그것에 관해서는...


카무이 : 왜 갑자기 침묵하는 거야. 설마 그쪽도 배처럼 누군가에게 조종당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카이사이 : 그런 일은 없을 거예요. 다만 메시지를 보냈지만 답변을 받지 못해서...


크롬 : 통신 주파수를 잘못 입력했다던가... 하는 실수는 안했겠지?


카이사이 : 그럴 리가요. 모든 사람의 데이터베이스를 맞췄으니 통신 주파수는 틀림없어요.


크롬 : 그럼 우리의 목적지에 무언가 문제가 생겼다는 뜻일 수도 있겠군.


선원 : 카이사이님, 진입할 수 있는 항구를 찾았습니다!


생각할 틈도 없이 배의 방송으로 모두의 관심이 항구에 집중됐다.


크롬 : 직접 확인할 수밖에 없겠군. 그레이 레이븐 지휘관님, 함께 가시겠습니까?


그래. 같이 움직이자.

루시아, 너희들은 어떻게 생각해?


이름 : 그래. 같이 움직이자.


크롬 : 네. 그럼 어떤 상황이 닥치든 그에 맞설 전력이 충분할 겁니다.


그리고 배에서 어떤 동물의 울음소리가 울리면서 모두의 대화 소리와 불안을 뒤덮었다.


선원 : 정박합니다!



12-2거절의 의지

귀항하는 자를 맞이하는 건 환영이 아닌 추방이었다.




배가 항구에 들어서자 모두가 바로 상륙하고자 했다. 하지만 구룡파에게 저지당했으며, 그들 또한 항구가 매우 이상하다는 걸 알아차렸다.

뱃사공뿐만 아니라 항구를 관리하는 기계까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이 구역에 무언가 문제가 일어난 것 같다.

입 밖으로 내지는 않았지만, 모두 그 점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상의 끝에 결국 크롬이 제안한 기존의 계획대로 소수 정예로 먼저 도시 근처를 탐색하기로 했다.


항구에서 출발해 앞을 향해 한참 이동했다. 그리고 높은 벽이 눈앞에 나타났다...


리브 : 이건 성벽인가요?


리 : 높이와 길이를 제쳐두더라도 무언가 아상한 것에 둘러싸인 건 확실하군.


빛나고 있어.

보호막인가?


이름 : 빛나고 있어.



루시아 : 방어 장치인 것 같아요. 이런 형태는 전에 공중 정원의 외곽에서 몇 번 본 적이 있는데, 게슈탈트가 실행할 수 있는 기술 중 하나에요.


리 : 음. 아마도 보호막 같습니다. 게슈탈트가 공중 정원에 실행한 방위 기술과 유사하지만 구조는 그리 간단하지 않아보이네요.

리 : 간략한 검측을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은, 이 도시를 뒤덮고 있는 건 강력한 신호 차단벽인데다가 바이러스 여과벽까지 있군요. 그리고 안쪽의 높은 탑을 감싸고 있는 건 어떤 레이저로 구성된 보호막인 것 같습니다.

리 : 신호 차단이라... 공중 정원이 지금까지 이 도시를 검측하지 못한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일 겁니다.

리 : 공중 정원의 과학기술 수준에 뒤떨어지지 않는 지상의 세력이라니...


카무이 : 그럼 이제 어떡할 거야? 들어갈 건가?


리 : 당연히 들어갈 거지만, 그 전에 조금 신경쓰이는 게 있어.


카무이 : 뭐가?


리브 : 항구에서 여기까지 오는 동안 아무도 없었고, 항구가 왜 방치되어 있었는지 이유를 찾지 못했어요.


리 : 겉으로 봐서는 이 도시는 상당히 완벽하게 보존되었어, 거대한 규모인 데다 정상적으로 작동 중인 것 같군.


리브 : ... 방금 전부터 벽의 검측 장치가 우리를 관찰하기 시작했어요.


리 : 정말 불쾌하군...


카무이 : 거기! 안에 누구 있어? 보고 있지?


카이사이 : 여기서 큰소리로 외칠 바에는 차라리 저와 함께 도시 내부를 살펴보는 건 어때요?


루시아 : 카이사이, 너도 왔네... 배의 다른 사람들은?


카이사이 : 네. 특수 상황이니 도시로 들어간다면 제가 길을 안내할까 해서요.


안내해준다고?

역시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


이름 : 안내해준다고?


카이사이 : 서로 돕는 거죠. 아무래도 도시 안에서 저도 예측할 수 없는 변화가 일어난 것 같아요.


루시아 : 아무든 이곳에 가만히 있어봤자 아무 정보도 얻을 수 없으니 일단 들어가죠, 지휘관님.



조용하지만 아무것도 없는 건 아니었다. 도시에 들어서자 잘 정돈된 상가 건물과 거리가 보였는데, 그 위에 놓인 상품은 마치 새것처럼 반짝거렸다.

하지만...


루시아 : 역시 아무도 없어. 리브, 생명체가 감지돼? 기계의 반응로 주파수도 상관없어.


리브 : 범위 내에는 아무것도 감지되지 않아요... 기계는 자율 기계는 없고... 단말기밖에 없어요.


카이사이 : 그럴 리가... 모두 다 어디로 간 건지...


카무이 : 설마 이곳의 사람과 기계가 모두 침식체에...


리 : 그건 불가능해. 침식체가 나타났다면 거리가 이렇게 멀쩡할 리가 없지. 게다가 외부에는 격리용 여과층이 정삭적으로 작동하고 있고.

리 : 그리고 검측해보니 이 구역의 퍼니싱 농도는 아주 낮아.


카무이 : 그럼 지금 이 상황은 어떻게 설명할 건데...


곡 : 설명할 것까지 있나? 도시 내의 주민을 모두 코어 쪽에 수용했기 때문이지.


어디서 들려오는 소리지?

누구지?


이름 : 어디서 들려오는 소리지?


리브 : 지휘관님, 위에요!



곡 : 생각했던 것만큼 어리석군, 공중정원...

곡 : 난 연합 공동체 구룡의 리더, 곡이다.


넌 전에 이미...

본인인가!?


이름 : 넌 전에 이미...


곡 : 죽었다고 말하고 싶은 건가?

곡 : 너희들에게 진실을 알려주지.

곡 : 구룡을 발전시키면서 난 진정한 구룡의 주인이 되어 이 도시를 통치하게 됐지.

곡 : 그리고 비리야는 내 외모를 모방해 허락 없이 화서의 복제품을 가져가 버렸다. 그리고 예정된 계획 중의 하나인 "야항선"을 가동했어.

곡 : 그 후의 일은 내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겠지. 비리야는 복제된 시스템에 쓸모없는 감정을 품게 됐어. 그리고 자신과 함께 그 시스템을 묻어버렸지.

곡 : 이 도시와 야항선 모두 화서의 연산인데, 한 쪽이 웃긴 결말을 맞이했으니... 구룡의 면이 안 서네.


카이사이 : .....

카이사이 : 진정한 구룡의 주인... 곡님, 도시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


곡 : 비리야를 몰래 따라간 후에 또 꼬리 내리고 돌아오다니, 카이사이...


카이사이 : 저는 그저 그 곡님도 아름답다고 생각했을 뿐입니다. 그보다 중요한건 지금...


곡 : 지금의 구룡은 너희와는 상관없어. 배를 무사히 이곳까지 데리고 온 것은 확실히 칭찬할 일이지만, 아쉽게도 이 공동체에 다시 받아들일 수는 없어.


카이사이 : 어째서죠?


곡 : 처음에는 구룡의 일부였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일련의 사건들에 너희는 변해버렸어.

곡 : 만약 지금 공중 정원을 공격하라고 명을 내린다면 넌 받아들인 건가? 너희들은 받아들일 수 있나?


카이사이 : 그건...


우리는 싸울 생각은 없어.

이곳은 군주제를 따르고 있나?


이름 : 우리는 싸울 생각은 없어.


곡 : 너희의 주장은 나와 전혀 관계없어.


루시아 : 공중 정원에서 온 우리를 환영하지 않더라도 배의 사람들은 진심으로 이 고향을 그리워했어. 그래서 여기로 돌아온거야. 그런 자들을 버릴 생각이야?


곡 : 난 지금까지 수많은 것들을 버렸어. 이 자들 또한 그중의 하나일 뿐... 게다가 배에 남는 게 그들에게는 가장 안전한 선택일 거다.


리 : ...주민들을 격리한 것과 관련이 있나?


곡 : 공중 정원에 이렇게 정보가 없을 줄이야. 좋아. 그럼 한 가지 알려주지.

곡 : 승격자들은 침식체를 데리고 이곳을 공격할 생각이거든. 이곳은 곧 전장이 될 거다. 그리고 광벽 밖의 모든 것은 더러운 침식체에 삼켜지겠지...



하산 : 전에 침식체의 동향을 알아차리긴 했지만, 그것들의 목적지가 이곳일 줄이야...


이름 : 의장님!?


하산 : 미안하군. 긴급 상황이라서 너희를 통신의 발판으로 쓰게 됐다.


곡 : 호오... 공중 정원의 의장 하산이군. 이런 식으로 만나게 될 줄은 몰랐군.


하산 : 이에 관해서는 미안하다고 할 수밖에 없군. 너희 쪽에서 계속 장벽을 세워 대화할 기회가 없었으니 말이야. 그보다... 지금 중요한 건 다른 거지. 방금 언급한 승격자의 동향이 사실인가?


곡 : 그건 그쪽이 알아서 판단하면 되는 거 아닌가? 공중 정원의 리더가 그런 판단력조차도 없는 건 아니겠지?


하산 : ...그러니까 그들의 목적은 역시 네가 가지고 있는 게슈탈트 "화서"라는 건가?


화서도 게슈탈트라고요?

게슈탈트라면 그...


이름 : 화서도 게슈탈트라고요?


하산 : 자네도 알다시피 우리 공중 정원에도 게슈탈트가 있지. 그리고 구룡에도 게슈탈트와 근원이 같은 AI "화서"가 있다.


크롬 : 그렇게 중요한 것이 승격자의 손에 들어가게 된다면...


하산 : 공중 정원은 엄청난 위기에 처하게 되겠지. 그러니 공중 정원도 너희의 수비전에 협력하고 싶은데...


곡 : 거절한다.


카무이 : 어? 왜 거절하는 거야!?


곡 : 우리 구룡에게는 힘이 있고, 우리만의 규칙이 있어. 우리는 우리의 힘으로 지구의 미래를 결정한다.

곡 : 이 모든 것에 다른 사람이 끼어들 자리는 없어.

곡 : 상대가 공중 정원이든, 승격자든 간에.


리브 : 이 경보는... 지휘관님, 범위 내에 대량의 적대 개체가 감지됐어요!


크롬 : 매복인가...! 카무이!


카무이 : 진작에 준비했다고, 돌진하라는 거지?


크롬 : 철수할 거다!


곡 : 구룡의 백성들이여, 적을 쫓아내라.



녹존 : 적을 몰아내겠습니다. 모든 것은 구룡을 위해!


리브 : 적이 포위해오고 있어요... 게다가 모두... 모두 구조체에요!


리 : 구조체라고!? 말도 안 돼!


루시아 : 지휘관님, 지금은 철수하는 게 좋겠습니다!


그래, 도시 밖으로 철수하자!

차징 팔콘도 전투에 연연하지 마!


이름 : 그래, 도시 밖으로 철수하자!


루시아 : 네. 그럼 길을 뚫는 건 차징 팔콘에게 맡기고, 우리 그레이 레이븐은 뒤에서 천천히 후퇴하도록 하자!






곡은 공중 정원의 지원을 거절했다! 카이사이 이년도 존대하다 반말로 바뀌고 난리네

구룡 소속 기계병사들은 하나같이 좆같은 놈들뿐인데 세계정복을 못하다니 그것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