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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슐 소포[발신자 불명]


이 가방 안에 있는 게 너에게 배달될 수 있는지는 모르겠네, 결국 발신자도 표시하지 않았거든. 만약 배달할 수 없다면, 그것은 단지 이 절에서 모시는 신의 역할이 그뿐인 거겠지. 평안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부적이라고 불리는 이 부적은 겉모습만 그럴듯한 거 아닐까? 하지만 만약 그게 정말로 이 날 네 손에 선물로 전달될 수 있다면, 나는 네가 그걸 항상 당신 곁에 가지고 있기를 바라도록 하지.

이 부적은 내가 이 절에서 찾아낸 건데. 난 이런 게 필요하지 않아. 하지만 왜 네가 제일 먼저 생각났는지 모르겠네. 흠, 어쩌면 네가 늘 혼자 다니는 나보다 평소에 더 많은 위험을 당했기 때문이겠지.

 나는 줄곧 신이라는 것을 믿지 않았고, 아마 소위 신이라 불리는 것은 단지 사람들의 염원의 발현에 지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 ..아니면 이 부적은 다만 나의 소원인 걸로 해두자. 만약 네가 이 소포를 일찍 받았다면 와서 한번 만나지 않을래? 난 아직 소포가 발송된 곳에 있거든. 사실무근이지만 그래도 왜인지 너는 올 것 같네.

너랑 나의 사이에 '연' 이 존재하는지 시험해보자고.


선물

오래된 부적

알파가 여행 도중 고사찰에서 주운 부적. 다른 물건들은 전부 썩어있었는데. 이 부적만이 온전히 가랑잎 사이에 누워 있었다. 방랑하는 나그네들은 이런 물건을 필요로 하지 않지만, 그녀는 이 부적을 처음 보았을 때 가장 먼저 한 강인하고 굴하지 않는 인간을 떠올렸다.

결국 다른 길이든, 아니면 전쟁이든 간에, 그녀는 당신이 무사히 종점에 도착해서 그녀 앞에 서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