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역/의역 O


 

하지만 진실을 안다는 건 심연 속을 들여다보는 걸 의미하지. 당신은 정말 준비가 되어 있어?

 


그레이 레이븐 소대는 루시아를 지원하여 구조하라는 임무를 받은 지 세 시간이 지났다. 


 

니콜라: 이 일에 너무 많이 관여할 필요 없다. 너에게 좋을 게 없어. 


지휘관: 사실 제가 혼수상태였던 동안……. 타인의 시점으로 본 연구소가 있었습니다. 


니콜라: ……계속 말해.


지휘관: 위성 사진에 따라 침엽수림과 해당 지형을 비교한 결과……. 우리는 대략적으로 그곳의 위치를 추정했습니다. 


니콜라: 너는 그 시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지?


지휘관: 저는 이것이 승격자 알파의 시점이라고 추측합니다. 


니콜라: 근거가 뭐지?


지휘관: 과거에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니콜라: 너에 대한 웰스의 평가가 맞았군. 넌 문제를 끌어당기는 자석이다. 


지휘관: 그럼 루시아는 지금…….


니콜라: 과학이사회는 바로 알파의 의식의 바다 활동 신호가 루시아에게 영향을 미쳤다고 추정했다. 현재 그들은 이러한 연관성에 따라 이 신호원을 수색하고 있다. 


지휘관: 그러면 그레이 레이븐 소대도 작전에 참여하게 해주십시오.


니콜라: 너에게 이 사실을 말하지 않는 이유는, 겨우 사건의 중심에서 벗어난 네가 더 이상 연루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네가 이 위험을 감수하려는 이유를 말해봐. 


지휘관: 일단, 발신원이 정말로 알파라고 한다면 여러 차례 교전을 벌이며 최신 특화 기체를 갖춘 그레이 레이븐 소대가 적합합니다. 


니콜라: 그것이 하나의 이유일 수는 있으나, 루시아는 지금 전투 불능이고 전력에 결함이 있다. 우리는 추가적인 보호 기능을 제공하기 위해 파워 아머를 더 많이 분배한 거다. 이것은 지휘관을 전장에서 고기 방패로 만들지 않는 선이다. 특히 서두르는 것을 좋아하는 일부 젊은이들에게는 더욱 그렇지. 구조체, 특히 특수 기체의 전력 격차를 완전히 메울 수 있다고 기대하지 마라. 


지휘관: 두 번째는 쿠로노가 저를 구금하는 걸 포기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차라리 그들의 ‘관심’을 조금 더 끌어당기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니콜라: 하, 그 점을 잘 알고 있군. ……좋다. 본인을 미끼로 삼는 계획이 있는 이상, 신청은 내가 승인하지. 

 


...

 


수송기를 타고 지정된 장소에 도착하여, 수색 효율을 위해 리브와 리와 상의한 끝에 따로 수색하기로 했다. 눈보라에 시야가 다소 좁아졌고, 발밑 지형에 신경을 써야 하는 탓에 오히려 수색이 늦어진다. 눈보라를 거슬러 올라가며 상대적으로 시야가 좋은 곳을 찾아 수송기 잔해 같은 물건을 발견할 수 있는지 알아보아야 한다. 


 

지능형 AI: 근처에 생체 신호가 감지되었습니다. 

 


AI가 제시하는 방향을 바라본다. 눈보라 속에서 희미한 모습이 나타나자 낯익은 느믺ㅁ이 밀려와, 입에서 말이 절로 터져 나온다. 

 


지휘관: 루시아!


 

그 모습은 잠시 멈칫하더니 이쪽으로 다가온다. 

 



 


알파: 그렇게 늦지 않았군. 안 그랬으면 그녀를 다른 곳으로 보낼 참이었어. 


지휘관: 알파?


 

검은 머리의 소녀는 알파의 품에 가만히 누워 있다. 기체에는 상처가 별로 없는데도 드물게 피곤한 얼굴을 하고 있다. 알파의 움직임을 경계하며 지원 호출 버튼을 눌렀고, 다시 의식 연결을 통해 루시아의 상황을 확인한다. 알파는 말리지도 않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휘관: 역원 장치의 차단기가 파괴된 건가?


알파: 그녀는 이미 그런 물건이 필요하지 않아.


지휘관: 왜?

알파: 그녀가 깨어나면 네가 구체적으로 물어봐. 어떤 말은 그녀가 하는 게 너에게 더 설득력이 있겠지.

지휘관: 내가 왜 너를 믿어야 해?

알파: 그건 네 자신이 판단해야 할 일이야.


알파: [kuroName]…….

 


알파는 시선을 던진다. 나는 그제서야 상대가 더 이상 자신의 왼쪽 눈을 애써 감추려 하지 않는다는 걸 알아챈다. 

 


알파: 그녀에게 일어난 일을 알고 있지?


지휘관: 응, 난 확신해.


알파: 이번에 그들은 당신을 속이지 않았어……. 아니, 누군가 소식을 전한 것 같네? 너는 정말 ‘신뢰받는’ 사람이구나. 만약 그녀가 정말 압류된다면, 넌 어떻게 할 거지?


지휘관: 난 그녀의 몫까지 다해 계속 싸울 거야. 그녀가 회복되는 날 더 나은 상황을 볼 수 있게 할 거야.


알파: 너는 그날까지 버틸 수 있다고 정말 확신해?


지휘관: 만약 내가 그럴 수 없다면……. 그녀가 나를 대신해 증언할 거야.


알파: 그래?

 


매서운 눈빛이 눈보라를 뚫고 아머까지 관통하여 나의 속마음을 꿰뚫어 보려는 듯하다. 

 


알파: 어떤 사람의 눈에는 감염자를 감싸는 게 본래 배반하는 경향으로 보인다는 걸 알고 있나?


지휘관: 선택은 현재보다 더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내가 원하는 건 결과뿐만이 아니야.


알파: 네가 바라는 미래에서 세상은 어떻게 될까? 황금시대로 돌아온 ‘영광’?


지휘관: ……난 좀 더 좋은 거였으면 좋겠어. 


알파: 좀 더 낫다라…….


 

알파는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루시아를 나의 손에 넘겨준다.

 


알파: 받아.

 


...

 


루시아를 안전히 안아주니 그제야 그녀의 손에 메모리 조각이 쥐어져 있는 걸 발견한다. 

 


지휘관: 이건?


알파: ‘겨울 계획’의 전말. 당신들이 계속 조사한 거 아니야?


지휘관: 왜?


알파: 난 이미 원하는 걸 얻었어. 나머지는 신경 쓰지 않아. 그리고 당신들 스스로 행동으로 또 다른 가능성을 실천하고 있는 이상, 과거의 잘못을 이렇게 되풀이하는 건 너무 안타까워. 당신이 신념을 관철하고 싶다면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있어서는 안 돼. 하지만 진실을 안다는 건 심연 속을 들여다보는 걸 의미하지. 당신은 정말 준비가 되어 있어?


지휘관: 나는 그 길로 가지 않을 거야.


알파: 그래? 그러면 온 힘을 다해 버텨봐. 결국 종착점에 도달할 수 있는 게 하나뿐일지라도.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나도 보고 싶어. 


지휘관: ……다음으로 뭘 할 거야?


알파: ……네 소대원이 이미 왔어. 돌아가.


 

알파의 눈빛은 눈보라를 뚫고 뒤쪽 공간을 향한다. 


 

알파: 우리는 모두 각자의 길을 가고 있지. 지금은 교차할 때가 아니야. 그 전에, 당신들은 또 다른 대행자와 그 탑의 영향이 닿지 않는 곳에 관심을 둬야 할 거야. 


지휘관: 무슨 뜻이야?


 

그러나 알파는 더 이상 설명할 흥미를 잃은 듯 몸을 돌려 눈보라 속으로 홀로 사라졌다. 나의 뒤에서는 다급한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리&리브: 지휘관, 루시아!

 


몸을 돌리자, 내 대원들이 빠른 걸음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또 다른 한 명과 함께 큰 부상을 입은 듯 보이는 정화 부대원들도 있다. 

 


지휘관: 괜찮아, 우리 돌아가자.


 

...

 


어느새 넓디넓은 홀에 이르렀는지 주위에는 인영과 소리가 없다. 차가운 불빛만이 회백색의 금속 벽면을 때리며 내 그림자를 비춘다. 거대한 공허함이 가져온 건 전에 없던 불안으로, 저절로 벽 한구석으로 물러나게 된다. 하얀 불빛이 마치 무게를 가진 듯하여 숨이 막힐 정도이다. 그 불빛들은 마치 의식적인 것처럼, 내가 그늘로 도망치려고 할수록 그 뒤를 따라 나를 만신창이로 비추려 한다. “관찰 자료”, “퍼니싱 타도의 열쇠”, “주목 관찰 대상”……. 그렇다, 진실을 알고 나서부터 스스로 진작에 그런 것들을 깨달았다. 하지만 적어도……. 손에서 손바닥으로 익숙한 온기가 느껴지는 듯하다……. 나는 그때 그 손을 잡았고, 이 손은 그 빈 구멍에서 나를 끌어냈다. 그 사람은 자신의 의미를 긍정했고, 이 세계와 인연을 맺었다. 모든 것은 그 사람과의 만남에서 시작됐다.


 

니콜라의 음성: ■■■에게 배정된 지휘관은 어떻게 됐지? 이 일은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전에 확정하는 게 가장 좋다. 

 


갑자기 기억 속에서 불협화음이 들려오고, 손바닥의 온도가 조금 싸늘해진다. 

 


???: 이미 일정이 잡혔습니다.

 


잠깐…….

 


니콜라의 음성: 그래, 그녀는 중점적으로 감시해야 하는 대상이다. 기지를 발휘하여 준비해야 할 것을 잊지 마라.

 


???: 안심하세요, 그 사람은 저희가 여러모로 고려해 본 우수한 졸업생입니다. 

 


소중한 기억은 금이 간 거울처럼 느껴진다. 손바닥을 꽉 쥐었더니 금속 관절이 삐걱거리는 소리가 난다. 알고 보니 내가 줄곧 이런 일을 두려워하고 있었던 걸까? 그 만남 역시 교묘하게 가려놓은 배치였다면,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나에게는 무엇이 남아있을까? ……아니, 그 사람이 나에게 한 말은 결코 거짓말이 아니다. 그 사람의 사고방식을 스스로 터득하고, 그 사람이 행동하는 방법에 주의를 기울였기 때문이다. 그 사람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는 나의 생각도 결코 거짓이 아니다. 이러한 방해와 단절은 결코 거짓이 아니다. 그러니 설령…….


 

니콜라의 음성: 누가 선점했다고?


???: 음……. 제 실수입니다. 아무도 편성되지 않은 팀을 선택하지 않을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저는 이미 기체 정비라는 명목으로 ■■■을 이곳에서 휴면 상태로 들어가게 했습니다. 그 후 그녀를 우리 사람 밑에 배치하면 됩니다. 


니콜라의 음성: 선수를 친 사람은 누구지?


???: 이게 그놈의 자료입니다. 


니콜라의 음성: 쯧, 또 이 사람이군.


???: 사령관?


니콜라의 음성: 별거 아니다. 사령부 전근을 거부한 졸업생 한 명을 봤을 뿐이다. 그러면 그렇게 해.


???: 네?


니콜라의 음성: 내 말은 이 녀석을 그레이 레이븐 소대의 새로운 지휘관으로 만들자는 거다. 하, 나는 오히려 이 파오스의 새 수석이 무슨 명분을 내세울 수 있는지 봐야겠군. 


 

알고 보니……. 교묘하게 가려놓은 배치가 아니었는데…….


 

불빛은 더 이상 차가워지지 않고 따뜻해진다. 오히려 그 사람은 나를 또 다른 공허함에서 구해냈을 수도 있다. 

 


???: 파오스의 새 수석……. 아, 생각났어요. 이놈은…….


 

그 사람의 이름은…….

 


루시아: [kuroName]…….


지휘관: 응. 루시아, 나 여기 있어.


 

루시아는 시각 모듈을 보정하는 데 조금 시간이 걸렸다. 문득 눈앞의 천장이 눈에 익은 것을 알아차린다. 

 


루시아: 지휘관, 여기는…….


지휘관: 생명의 별의 구조체과야.


루시아: 생명의 별……. 맞다. 그나저나 지휘관, 부상은!


지휘관: 상처는 깊지 않아. 이미 괜찮아졌어. 


루시아: 다행이다……. 그리고, 죄송해요.


지휘관: 네 탓이 아니야. 게다가 너는 그때 나를 밀어냈잖아. 


 

루시아는 자세를 고쳐 앉고 싶었지만, 허약해진 기체와 의식의 따끔거림이 순간적으로 그녀의 행동을 제지한다. 

 


지휘관: 급하게 일어나지 마. 기체 손상이 엄청 심해. 의식의 바다 복구 과정이 여러 번 필요하대. 


 

기체의 허약함을 느끼며 이전의 부상과는 다른 느낌을 받는다. 

 


루시아: 이런 허약함은, 아마 기체 손상 때문만은 아닐 거예요…….


지휘관: ……내가 너의 결백을 증명할게.


 

앞에 놓인 인간의 정중한 표정을 보며 웃던 루시아가 입을 열려고 하자, 갑자기 병실 문이 열린다. 

 


사주: [kuroName], 면회 시간이 다 되었으니 떠나주세요. 


지휘관: 시간을 좀 더 줄 수 있어?


사주: 관찰 기간 내에는 융통의 여지가 없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루시아: ……지휘관, 리브와 리에게 ‘돌아왔어’라고 전해주시겠어요?


지휘관: ……알겠어. 


 

루시아는 손을 흔들며 앞에 놓인 인간과 작별을 고하고, 병실 문이 다시 눈앞에서 닫히는 걸 지켜보았다. 

 


사주: 참, 이 물건은 저희가 이미 검사했으니 지금 당신에게 돌려드리겠습니다. 


지휘관: 루시아의 단말기?


사주: 그 안에는 최신 메모를 제외하고는 특별한 게 없습니다. 판단을 거쳐 소속 지휘관에게 반납할 수 있습니다. 병상으로 인한 틈에 제가 다시 한번 소대원을 이끌고 그레이 레이븐의 지원에 감사를 전합니다. 


지휘관: 너희들을 찾은 건 리와 리브야. 네가 감사해야 할 대상은 그들이야. 


사주: 명심하겠습니다. 

 


...

 


병원을 오가는 사람들 속에서, 안내 데스크 앞에 구조체 소녀 한 명이 찾아왔다. 


 

안내 데스크: 안녕하세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구조체과가 어디 있는지 헤매시는 건가요?


구조체 소녀: 아니요.

 


소녀는 고개를 저었다. 그녀의 숨결은 매우 약해 금방이라도 군중 속으로 섞여 사라질 것 같다. 

 


구조체 소녀: 묻고 싶은 게 있는데요……. 쿠로노 타츠카와 씨는 어디에 있나요?

 


그리고 그녀에게서 멀지 않은 곳에서, 그녀가 눈치채지 못한 시선이 그녀를 향해 온다. 

 


이스마엘: …….

 


...

 


릴리스: 경위가 이렇게 된 걸 보니, 상대방은 우리와 합류하는 데 관심이 없었으며, 심지어 큰 거부감을 나타냈어요. 본ㆍ네거트 씨, 이것도 당신의 예상인가요?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릴리스: 애초에 통과가 불가능한 심사였다니, 정말 엄격하시네요.


본ㆍ네거트: 아닙니다. 그들의 목적과 능력은 이미 윤곽이 잡혔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그녀가 우리의 다음 단계를 방해하지 않을지 확인해야 하는 것이죠. 그리고 이렇게 해야 당신이 최선을 다해 또 다른 것을 완성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릴리스가 손바닥을 벌리니 메모리 셀이 그녀의 손바닥에 나타난다. 


 

릴리스: 사랑하는 고모님이 사심 없이 저에게 귀중한 열쇠를 주지 않았다면, 저는 그 광활한 데이터에서 꼬리를 잡을 수 없었을 거예요. 

 


본ㆍ네거트는 릴리스로부터 메모리 셀을 받아 눈앞에 두며 보물을 들여다보는 듯하다. 

 


릴리스: 죄송합니다만, 작은 질문을 해도 될까요. 이 샘플로 무엇을 하실 예정이죠?


본ㆍ네거트: 단지 조기 약속을 이행할 뿐입니다. 당신의 심사는 훌륭하게 끝났어요. 크틸라를 깨울 수 있는 조건은 거의 준비되었습니다. 

릴리스: 그러면 망각자 쪽은 어떻게 할까요, 계속 판돈을 올려야 할까요? 그들의 수령은 예민한 사람이에요. 이미 잘못된 곳을 조사하기 시작했답니다. 


본ㆍ네거트: 괜찮습니다, 그들은 앞으로 우리를 지켜볼 시간이 없을 겁니다. 


릴리스:공중정원에서 도망친 사람들을 말하는 건가요?


본ㆍ네거트: 그뿐만이 아닙니다……. 물론 어떤 의미에서 모든 사건과 갈등은 한 가지에 기인할 수 있죠.


 

...

 


와타나베는 눈앞에 새로이 쌓인 언덕을 바라보며, 손에 들고 있던 종이꽃 한 송이를 올려놓는다. 

 


와타나베: 월터, 워커. 너희가 보내준 정보 덕분에 우리는 이 유괴 사건을 끝낼 수 있었다. 너희의 희생은 헛되지 않을 거다. 언젠가는 이 땅이 원래의 질서를 회복할 거야. 


 

와타나베는 고개를 들었다. 이 공동묘지에는 옛것 새것 할 것 없이 작은 분묘가 가지런히 늘어서 있고, 그 위에는 추모용 종이꽃이 놓여있다. 사구 아래에서는 희생자들의 유골이 사막과 하나가 되어 다시 이 땅에 돌아올 수 있게 하였다. 그는 이곳의 모든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고, 결코 잊지 않는다. 

 


와타나베: 나중에 다시 찾아오겠다. 다음에는 좋은 소식을 가지고 오지. 

 


와타나베는 일어나 이 작은 묘지를 떠난다. 

 


망각자 병사: 수령님, 또 새로운 자가 우리와 합류하려고 합니다. 


와타나베: 먼저 그들을 대응해. 신원 확인 잘하고.


망각자 병사: 알겠습니다. ……하지만 훈련 인력이 부족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실 다들 신병과 별 차이가 없어, 이렇게 많은 사람을 이끄는 게 정말 어렵습니다. 


와타나베: 나도 캠프에 가서 인솔하겠다. 또 다른 대선배에게 부탁하여 훈련을 받게 하겠다.


망각자 병사: 대선배요? 수령님께 대선배라고 할 수 있는 자가 또 있습니까?


와타나베: 당연하지. 존경할만한 선배이다. 


 

와타나베는 착잡한 표정으로 말을 꺼냈으나, 그 사람의 이름은 계속 밝히지 않았다. 


 

와타나베: 또 다른 용건이 있나?


망각자 병사: 어……그리고 이건 청정구역 이야기인데, 공중정원의 사람이 또 왔다고 합니다. 


와타나베: 조만간 이런 일이 있을 줄은 알았지만, 그들이 이렇게나 빨리 평정을 잃을 줄은 몰랐군. 그들은 어디에 있지? 일단 안내해줘.

 


...

 


과학이사회. 닫혀있던 문이 양쪽으로 열린다. 

 


로사: 앗. 안녕하세요, [kuroName].


지휘관: 안녕, 로사.


아시모프: 네가 예약한 시간은 아마 지금이 아닐 텐데.


지휘관: 마침 지나가던 길이라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아시모프: 루시아의 일은 원래 과학이사회 책임이야. 난 그저 맡은 일을 했을 뿐이지. 


지휘관: 하지만 그것뿐만이 아닙니다.


아시모프: …….

 


그 말에 아시모프의 손동작이 멈추었다. 

 


아시모프: 로사.


로사: 옙?! 알……알겠습니다.


 

로사는 허둥지둥 뛰쳐나간다. ‘언제까지 그렇게 많은 기록을 정리해야 하지’라는 말도 어렴풋이 들린 것 같다.

 


아시모프: 언제부터 그렇게 추측했지?


지휘관: 방금 잠깐 시험해봤습니다. 


아시모프: ……맞아. 그 암호화된 통신 주소는 내가 몰래 추가했다. 그러면 지금 네가 여기에 온 목적은 뭐지? 


지휘관: 그냥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저장 장치를 아시모프의 손에 넘겨준다. 

 


아시모프: 이건…….

 


아시모프의 동공이 수축할 거라는 일종의 가능성을 알아맞힌 것 같다. 

 


지휘관: 안에는 윈터 홀드 내의 실험 기록들이 들어 있습니다. 


아시모프: 이걸 니콜라 사령관에게 전달했나?


지휘관: 이건 단지 백업본입니다. 


아시모프: 왜 이렇게까지 하지?


지휘관: 항상 중립적인 당신에게 모험을 감당하게 할 거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이 일에는 반드시 당신이 원하는 게 있을 겁니다. 


아시모프: ……이건 내가 먼저 받지.


지휘관: 질문 하나 해도 될까요?


아시모프: 말해봐.


지휘관: 이 자료로 무엇을 하고 싶으십니까?


아시모프: ……군이든 쿠로노든, 과학이사회에 공유되는 자료는 항상 남아있어. 그리고 그들의 목적은 자료에 있는 내용을 이용하여 그들의 계획을 추진하는 거지. 어떤 의미에서는 과학이사회는 하수인이기도 해. 의장들은 정치적 게임으로 겨울 계획을 중단시키려 할지도 모르지만, 그 계획에 욕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 하나라도 있다면 조만간 재개될 거야. 


지휘관: 겨울 계획을 완전히 끝내고 싶으신 겁니까?


아시모프: 맞아. 하지만 나는 과학적으로 접근할 거야. 이 계획의 오류를 증명하고 근원을 파괴해야만 그 사람들의 기대를 완전히 무너뜨릴 수 있어. 그러니, 이 완전한 자료는 나에게 매우 시기적절한 거지. 그러면 너는, 네 목적이 뭐야?


지휘관: 저는 그저 같은 일이 되풀이되는 걸 보고 싶지 않을 뿐입니다. 


루시아: 저는 그레이 레이븐 소대의 루시아입니다. 이하 내용은 어떤 의미에서의 협박이나 방해에 상관없이 전적으로 제 개인적인 의지에서 서술합니다. 제 기체에 전례 없는 이상 사태가 발생했고, 이로 제 지휘관까지 피해를 입었습니다. 호송 요원의 메모와 제 추측을 종합하자면, 문제가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제가 언제 통제 불능이 될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기 위해, 무고한 사람들이 연루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저……루시아는, 자신의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기 전에……. 그레이 레이븐 소대의 소대장 전출을 신청합니다. 이 단말기를 찾은 자가 저를 호위한 정화부대원일 가능성이 높으니, 리나 리브, 그리고 저의 지휘관에게 한마디 전해주세요. “저는 반드시 잘 돌아갈게요……. 아무리 시간이 많이 걸려도.” 이상.

 


주머니에서 이미 약간 뜨거워진 단말기를 꽉 쥔다.

 


지휘관: 우리는 지금 공범 맞습니까?


 

아시모프를 향해 손을 내민다. 잠시 머뭇거리던 아시모프는 차가운 손을 뒤로 흔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