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역/의역 O


 

여름은 반드시 얼마나 치열하고 눈부신지 따질 필요가 없다. 때로는 천천히 흐르기만 하면 된다.

 


 


아이라: 여기야! 지휘관!


 

콘스타레예의 해안 산책로 반대편에서 아이라와 그녀 뒤에 있는 소피아는 테디베어와 함께 나를 향해 손짓한다.

 


지휘관: 왜 그렇게 비밀스러운 거야?


 

내가 아직 계단을 오르고 있을 때, 아이라와 그녀들은 이미 산책로 끝의 전망대로 달려간다. 루시아랑 리브와 백사장에서 헤어진 후, 나는 콘스타레예의 도시에서 아이라와 소피아, 그리고 방금 아이라가 불러들인 엔지니어 부대의 테디베어를 차례로 만난다. 아마 지금 예술협회에서 콘스타레예를 관리하고 있어서 그런지 아이라가 원래 가진 활력이 이 도시에서 더욱 넘쳐나는 것 같다. 하지만 이것은 긴 여름의 짧은 순간일 뿐이다.

 


아이라: 당연하지! 그래도 이건 일 년에 한 번 있는 여름이니까――

 


말을 마친 아이라는 상당히 과장된 손짓을 하며, 나를 이 산책로 끝에 있는 전망대로 이끈다. 이 산책로의 전망대 밖에는 리브랑 루시아와 헤어진 그 해변이 있다.

 

 

오늘날, 이 해변에는 이미 알록달록한 장식이 많이 걸려있고, 사람의 그림자 사이에는 번화한 도시가 조금씩 생긴다. 


 


해변의 중심, 바닷속 무대로 향하는 그 수상 복도 바로 앞에서 리브와 루시아는 나를 향해 손짓하고 있고, 그들 곁에는 아직도 수많은 구조체가 서 있다.

 


지휘관: 이건 도대체……


 

아이라는 약간 능글맞은 웃음을 짓는다.

 


아이라: 지휘관도 놓치고 싶지 않지?


지휘관: 그렇긴 하지.


테디베어: 참으로……상상 이상의 열정이 있구나.


소피아: 아이라 양을 말하는 거야?


테디베어: 그래……전혀 피곤하지 않다니. 그럼 너는 엔지니어 부대에 와서 고생하기에 딱 좋은 사람이네.


아이라: 나 다 듣고 있다고?


소피아: 아이라 양의 활동 계획 능력은 확실히 상당히 뛰어나. 그리고 비즈니스 수요도 보장할 수 있어.


테디베어: 알겠어. 가자고……


아이라: 맞다, 리브 쪽은 마침 배치를 끝냈을 거야.


지휘관: 그래서 이 일들은 모두 아이라가 꾸민 거야?


아이라: 그럴……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 나도 담당자일 뿐인걸! 이 마음은 모두의 것이니까.


소피아: 물론 그 마음에는 코팅을 디자인하고 싶다는 뜻도 있겠지만……


아이라: 좋아좋아! 우리 가자, 지휘관! 아, 맞다!


 

갑자기 아이라가 조금 진지한 얼굴로 나에게 말한다.


 

아이라: 그 코팅 디자인 원고 잊지 마?


지휘관: 네 말은……


테디베어: 좋아! 가자……

 

 

그렇게 아이라에게 등을 떠밀리고, 소피아와 테디베어에게 이끌려 나는 처음의 해변으로 되돌아왔다. 지금 이 해변에는 이미 형형색색의 화려한 꽃장식이 걸려있다. 그리고 많은 먹거리와 기념품 등을 진열해 놓은 ‘상가’도 있다. 아니나 다를까, 리브와 루시아 외에도 돌격매와 한양, 그리고 다른 소대의 대원들이 함께 콘스타레예에 온 것이다.

 

 

크롬: 좋은 오후입니다, [kuroName].

 

 

카무이: 좋은 오후!

 

그러면서 카무이는 인형 뽑기 기계에서 얻은 게 분명한 승리의 열매를 갑자기 한 무더기 껴안으며, 서프라이즈 그 자체처럼 모래사장 무대 가장자리에서 솟아오른다.

 


지휘관: 정말 괜찮은 ‘전과’네……


카무이: 한참 기다렸다고. 어쩔 수 없이 요거나 따러 갔지. 방금 또 기계체가 나한테 이 성적이 이미 사상 최고 기록을 깼다고 하더라. 이건 지휘관에게 나눠주라고 했어.


크롬: 하……저희도 방금 도착했습니다. 마지막 두 대 남은 수송기를 탔는데, 제 기억으로는 청정 백로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휘관: 상당히 드문 휴가이긴 하지만――


 

포뢰: 지휘관!


지휘관: 포뢰도 있네?


포뢰: 당연하죠! 저는 소피아랑 창위랑 함께 상가에서 일하기로 약속했거든요!


지휘관: 여기서?


소피아: 아냐 아냐! 이건 그냥 시험 운행일 뿐이야! 기껏해야 상가의 분점밖에 안 돼! 이렇게 작은 규모로 어떻게 돈을 벌 수 있겠어……

 


쾅――


둔탁한 폭발음이 갑자기 머리 위에서 울려 퍼진다――


 

???: 야, 삼칠이 너 늦었잖아!


???: 녹티스의 화약 배합 비율이 문제인 거야……


???: 그럴 리 없어! 절대 아니라고!


???: 녹티스, 너 대가리 없어? 불꽃놀이는 밤에 해야 하는 거 아냐?


 

조금 시끄럽긴 하지만, 그래도 좋다. 적어도 이런 때만큼은 각자의 얼굴에서 웃음과 만족이 보인다.

 

 

리브: 지휘관, 오셨어요.


루시아: [kuroName]……


지휘관: 고생 많았어, 리브, 루시아.


리브: 우리는……그냥 이번 여름을 좀 여유롭고 즐겁게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 것뿐인걸요.


루시아: 환한 바닷가, 따뜻한 저녁 바람……여름엔 이래야죠. 지휘관의 기억 속에 이런 가벼운 추억이 남았으면 좋겠어요.


지휘관: 나는 이미 충분히 느꼈어, 루시아. 그다음은?


리브: 당연히 지휘관 스스로 결정하셔야죠.


지휘관: 엥?


리브: 임무도 없고, 다른 업무도 없는 날에는 지휘관이 완전히 긴장을 풀고 이 홀가분함을 즐기시길 바래요. 이게 우리의 소망이랍니다. 지휘관이 어디에 계시든, 우리는 여기에서 당신을 기다릴게요.


 

햇빛은 여전히 따사롭다. 이것은 재앙과 시간에 잊힌 듯한 이 보물 같은 도시를, 해변을, 리브와 루시아와 나를, 그리고 친근한 동료들을 비춘다. 진정한 나만의 시간이 왔을 때, 뜻밖에도 나는 잠시 이것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몰랐다. 그러면 이제 어디로 가야 할까…….

 


지휘관: 어쩌면 잠수하기 좋은 그 모래사장에 가면 리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

지휘관: 그냥 가만히 있으며 천천히 생각해도 좋을 것 같아.

지휘관: 아이라가 방금 안내해준 그 예술 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