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오후네요, 지휘관.

안녕하세요, 지휘관. 오늘은 제 기동일이에요.

루시아는 아침부터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 있는데, 지휘관은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마침 오늘도 임무가 없어서 저와 리 씨 모두가 돕고 있거든요. 그나저나 지휘관의 회의가 저녁에 끝나야 할텐데……. 리 씨께서 세리카 양에게 당신을 도와 함께 서류를 처리해 달라고 부탁하셨으니, 이쪽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안심하세요. 저번처럼 준비실에서 기다릴게요. 

리브의 메일


난 히포크라테스……

그레이 레이븐의 지휘관 맞지? 잘 받아. 이건 지난달 건강검진 보고서야.

원래 다 끝나면 리브가 바로 가져가야 했었는데,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러지 않더라. 아침에 그녀는 의사 업무를 마치고 의료 센터에서 퇴근했지. 방금 내가 전화를 걸었는데 아무도 받지 않더라……. 그래서 리브가 네 옆에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리브는 항상 네 신체 검사 보고서를 반복해서 검사해. 혹시라도 누락된 부분이 있지 않을까 걱정하며 전문적으로 분류하면서 상세한 처리 방안을 쓰기도 하지. 그녀가 어떤 아이인지는 네가 가장 잘 알 거야. 여태껏 내 앞에서 어떠한 조바심도 나타내지 않았으니까. 이런 일은 리브 스스로 조용히 떠안을 뿐이야……. 오늘 같은 날이라도 그 아이가 가장 먼저 생각하는 건 자신이 아닐 거야. 분명 너와 그레이 레이븐의 다른 두 팀원들을 위해 무언가를 준비하겠지. 하아……늘 그래. 

그러니까 자신을 잘 챙겨. 이건 내 의사로서의 당부가 아니라, 리브의 마음속 소망이야. 그 외에 리브의 소원도 잘 들어줘. 

<생명의 별 전용 사서함>


기동일 기념 소장품



지휘관의 신체검사 보고서

생명의 별이 제공한 지휘관 신체검사 보고서이다. 뒷면의 여백에는 리브의 자필로 의사 소견, 주의사항, 평상시 습관 조절 방법, 음식 섭취 방법 등이 적혀있다…….
실제로 이런 건강검진 보고서는 매달 지휘관에게 전달된다. 각 보고서에는 리브의 추가 당부가 적혀있는데, 이번 달 보고서는 마침 오늘 받게 되었다. 이런 보고는 결코 드문 일이 아니지만, 리브에게 있어서 매 건은 모두 특별하다――하루같은 세월이라도, 얼마나 아프건, 얼마나 멀리 떨어져있건 상관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