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역, 의역 O

베라: 사라졌다고? 그 환자들이?

소식을 들은 베라는 사람을 데리고 재빨리 보육 구역으로 달려간다. 캠프를 신속히 청소한 후, 베라는 사렌스에게 먼저 캠프의 인원수를 미리 확인해보라고 말한다. 

21호: 응. 건물에 4명이 있었는데, 한 명 빼고 다 숨을 안 쉬어.

베라: 이상하네. 어제 와서 봤을 때 이 안쪽을 가는 것도 힘들었던 걸로 기억했는데.

멀지 않은 곳에서는 사렌스가 모여든 군중을 지휘하고 있다. 피난민들은 6열씩 늘어서 있고, 각 줄 옆에는 한 명씩 인원수를 계산하는 사람들이 있다. 다섯 살쯤 된 소년이 바닥에 내려놓은 군용 들것에서 아버지의 이름을 부르고 있다. 날카로운 울음소리가 첨예하게 모두의 신경을 자극한다. 사렌스는 쪼그리고 앉아 소년을 살며시 품에 안은 뒤, 그를 첫 번째 줄의 끝으로 데려다준다. 

사렌스: 웬지에, 다크의 아이를 먼저 부탁해도 될까요?

노인의 손은 마침 눈물의 흔적을 떨어내고 있었다. 그녀는 아이에게 또 다른 슬픔을 가져다주지 않으려는 듯 너덜너덜한 코트로 손을 문지른다. 

웬지에: 그래, 걱정하지 말렴.

사렌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쪼그려 앉아 소년을 내려놓는다. 노인에게 맡기기 전에, 그는 어리지만, 결코 부드럽지는 않은 손을 잡는다. 

사렌스: 채프, 아버지는 곧 좋아질 거예요. 방금 보셨잖아요. 의사 선생님이 검사도 해주고 약도 발라주셨죠. 그렇죠?

채프는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는 눈을 부릅뜨고 울음을 그치려 했지만, 여전히 눈을 깜빡일 때마다 더 이상 담을 수 없는 눈물이 눈시울에서 굴러떨어진다. 

채프: 아저씨, 아빠 눈이 이상해졌어요……. 이후에 아빠가 울고 싶으면 어디로 눈물을 흘려야 하나요? 엄마가 돌아가신 날에 아빠는 항상 눈물이 많아져요……. 눈물은 어디로 가야 하나요…….

사렌스는 입술을 움직이지만, 이 순수한 질문에 대답할 만한 말은 내뱉지 못한다. 웬지에는 채프를 살며시 잡아 두 팔로 안아준다. 

웬지에: 착한 아이야……. 우리는 항상 방법을 찾을 거란다…….

채프가 웬지에를 따라 1열에 합류하자, 사렌스는 1열의 인원수를 계산하고 있는 동료를 향해 가리킨다. 상대방은 즉시 “알겠다”라고 하며 손짓한다. 약 3분 후 인원 집계가 끝났다. 사렌스는 베라 쪽으로 걸어간다. 

사렌스: 베라 대장, 우리는 6명이 조난당했고, 12명의 부상자가 있으며, 9명이 실종됐습니다. 실종자 수까지 합치면 26명입니다. 사고가 났을 당시에 당신의 소대원들이 마침 여기에 계셔서 더 큰 피해를 모면할 수 있었어요. 감사합니다. 하지만 실종된 26명은……. 그들 개개인은 모두에게 매우 중요해요. 부대의 인력이 부족한 건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언제든지 말씀해주세요. 

베라: 좋아. 있으면 말해줄게. 이제 이 사람들의 안전 문제를 먼저 해결하자고. 

베라는 사렌스 뒤에 있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베라: 우리 소대원들은 이합 생물이 나타난 장소가 임시로 지은 판잣집이라고 말했어. 내 기억이 맞다면 저기가 부상자를 돌보는 방이야. 맞지?

사렌스: 네. 예전에, 당신이 이곳에 오기 전에 그 판잣집은 거래 상인이나 연락인을 위한 휴식처였습니다. 최근에 감염자가 많아지면서 임시로 차지하여 사용하게 되었죠.

베라: 사건 발생 전, 판잣집에 가서 상황을 확인한 가장 최근의 사람이 실종자 또는 사망자 명단에 있어?

사렌스: 간호사 한 명이요. 반이라고 해요. 약 20대 초반으로, 그녀도 실종자 중 한 명이에요. 그리고 다크는 전문적인 간호사는 아니지만, 아내가 죽은 후부터 환자를 돌보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어쨌든 그도 최근에 판잣집에서 계속 일을 돕고 있었죠. 

베라: 그는 안면 감염이 비교적 심각해서 다른 합병증 증세를 보였고, 팀 주치의는 당분간 깨어날 수 없다고 했어. 그 부상자들은 지난번에 본 기억이 나. 몇 명은 걸을 수조차 없었지. 오늘 그들의 몸 상태는 어때, 걸을 수 있어?

사렌스: 우리의 혈청 재고는 오랫동안 소비량을 따라가지 못했어요. 희석하거나 소량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약물은 최소 용량으로 제공해왔기에 빠른 치료는 어려워요. 잠깐……오후 늦게 우리는 최신 약을 받았고, 저는 반에게 전달했어요. 그녀가 약의 용량을 다시 조절했을지는 모르겠네요. 

베라: 용량을 늘려도 썩은 정강이뼈가 몇 시간 내로 낫지 않아. 여기서 환자들이 도움을 요청하거나 도망치는 모습을 목격한 사람이 있어?

사렌스: 사건 당시에는 모두가 모처럼의 기념일을 즐기고 있었어요. 그 하얀 머리 대원이 괴물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아무도 듣거나 본 사람이 없었어요. 

베라: 판잣집 출입구는? 훼손된 흔적은 없고?

사렌스: 있어요. 하지만 파손의 원인은 확실하지 않아요. 당시에 모두가 당황스러웠죠. 거기다가……전투도 피해를 가져올 수밖에 없으니까요. 

베라의 눈빛은 사렌스를 넘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웃음꽃이 만발했던 캠프를 향한다. 

베라: 말도 안 돼. 그 부상자들은 도대체 어떻게 움직인 건데? 만약 그 이합 생물에 의해 끌려갔다면, 반드시 목격자나 흔적이 있었겠지. 

사렌스는 침묵에 빠졌다. 

베라: 지금 당장 너희는 도움을 청하는 게 좋겠네. 필요한 사람을 제외하고 모두 빈 곳에나 머물러 있어. 난 몇몇 사람을 여기에 남겨서 너희를 보호해줄게. 30분만 줘. 여기를 자세히 수색할 테니까. 

사렌스: 문제없습니다. 모두에게 설명하는 건 제가 할게요. 

베라: 21호, 일하러 가자. 

21호: 오!

전투 시작

베라: 21호, 넌 이쪽을 책임져. 다른 쪽은 내가 맡지. 조심해.

21호: 알았어. 

보육 구역을 정밀 조사하세요

21호: 누가 또 있나? 빨리 가자!

어린아이: 으아아아앙――

(전부 처치한다)

21호: 새로운 적인가? 방금 놓친 건가? ……다시 돌아가서 확인해야겠어. 대장은, 꼼꼼해야 한다고 말했어. 

어린아이: 깜빡하고 말 안 했어……. 고마워!

...

21호: 떠나. 여기, 안전하지 않아. 

난민 A: 바로 갈게.

난민 B: 우리의 친구가 지병이 있는데, 방금 급하게 철수하는 바람에 휴대 약품을 가져오는 걸 까먹었어. 

21호: ……

난민 A: 걱정하지 마. 찾으면 바로 집합할게! 

난민 B: ……여기 있다. 찾았어!

난민 A: 두 병 있네? 다 가져가자.

...

21호: 이쪽, 뭐가 이상해?

구조체 A: 방금 어떤 사람이 이 텐트 근처에서 괴물이 나타난 걸 봤다고 합니다. 

구조체 B: 그러나 확실한 이상 징후는 찾지 못했습니다. 

21호: 오.

구조체 B: 오보일 수도 있습니다.

구조체 A: 그래도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

21호: 킁킁. 바로 여기야. 이전과 같은 흔적이야. 하지만, 새로운 것 같아. ……어느 쪽으로 갔지.

구조체 C: 지, 지원을 요청한다!

21호: !!

구조체 C: 이 구역에는 방금 전투로도 아직 처리하지 못한 적들이 남아있어. 텐트 뒤에 오염이 축적되어 있어서 무서워 죽는 줄 알았네. 다행이다……음, 고마워……. 난 먼저 계속 조사할게. 

21호: 오.

...

21호: 대장, 21호 끝났어. 

베라: 뭐라도 찾았어?

21호: 21호 찾았어――

난민 C: 누가 왔나. 괴, 괴물!

난민 D: 캠프에 괴물이 있어!!

베라: 뭐?! 21호, 나중에 얘기해. 일단 이것들부터 막아!

21호: 응!

...

베라: 생각보다 상황이 심각하네. 너희 둘, 돌아가서 수송기를 옮겨. 안에 있는 의료 물자도 같이 가져와. 

구조체: 네!

전투 종료

21호: 흔적. 그들은 저쪽으로 갔어. 

21호는 새로 발견한 이합 생물의 활동 징후를 가리킨다. 그것은 몇 개의 끌린 자국으로, 온전하다. 

베라: 사렌스, 캠프 북서쪽에 최근 이상한 일이나 동향이 보고됐어? 

사렌스: 무사, 리린, 카론. 이쪽으로 오세요. 순찰할 때 발견한 게 있나요?

무사: 북서쪽이요? ……기억상으로는 딱히 신경 쓸 건 없었어요. 이번 주에 저는 대부분 남쪽을 순찰하고 있었어요. 북쪽은 그 젊은 사람과……아, 그 사람이랑 얘랑 같이 돌아가면서 맡고 있어요. 

무사는 카론을 가리킨다. 카론은 베라가 처음에 물었던 질문에 대답하려고 했으나, 리린이 기회를 가로챈다. 

리린: 북서쪽에는 요 며칠 동안 괴물의 흔적이 없었어요. 그렇지 않았다면 전 이미 장로님께 보고했겠죠. 요즘은 그 큰길로 오는 사람을 못 본 것 같아요. 평소대로라면 하루에 두세 번 정도는 교환 상인 같은 사람들이 지나가는 걸 볼 수 있었을 거예요.

베라: 너는……?

베라의 시선은――아직 말을 하지 않은 유일한 정찰자에게로 향한다. 상대가 인간의 몸을 가지지 않은 것 같다고 이상한 생각을 한 베라의 말투에는 조금 희한한 망설임이 배어 나온다.

카론: ……리린의 말은 제가 본 상황과 같아요. 하지만 북서쪽 정찰 지점 부근의 숲이 평소보다 조용해진 느낌이에요. 

베라: 조용하다고?

카론: 새소리가, 완전히 사라졌어요. 그리고 불어오는 바람의 느낌이 뭔가……이틀은 더 습했고, 하루는 너무 건조했어요. 

무사: 새소리?

리린: 난 지금까지 그 주변에서 새 울음소리도 못 들었는데, 뭐 어디에 새가 있다는 거야?

카론: 숲속 깊은 곳에는, 그 아이들도 고생하며 지내고 있어요. 

리린은 의심스러운 듯 카론을 쳐다본다. 전문성이든, 개인의 관점에서 보든 카론의 말은 그를 완전히 설득할 수 없다. 

베라: 가서 살펴볼 필요가 있겠네. 만약 이 단서들이 정말로 무언가를 의미한다면, 아마 따라잡을 수 있겠지. 야, 남쪽 담당. 혹시 모르니 물어보지. 남쪽은 문제없겠지?

무사: 제 생각에는……없는 것 같아요. 남쪽은 높은 초원이라서 길이 없고, 웬만하면 사람이 지나가지 않아요. 숲도 없이 탁 트여 있어서 새소리가 사라질 일도 없어요.

21호: 그리고 이것도.

21호는 단말기를 열고 한 장의 사진을 베라에게 보여준다. 옅은 자홍색 액체에는 붉은색과 회색이 섞인 낡은 뜨개질 끈이 조용히 담겨있다. 베라는 몸을 비키며 사렌스에게 다가가 확인하라는 신호를 보낸다. 사렌스는 이를 본 뒤 그녀에게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사렌스: 반의 물건이에요. 이건 평소 그녀가 몸에 지니고 다니던 그녀 언니의 유품이에요. 

베라: 알겠어. 사렌스, 난 다음으로 서북쪽에서 수색할 환경에 익숙한 사람이 필요해. 하지만 잘 들어. 이번에는 이합 생물을 만날 수 있어. 당연히, 나와 내 대원들은 최선을 다해 네 사람들을 보호할 거야. 동시에 실종자가 남긴 개인 소지품이나 단서 등이 있는지 확인하도록 하지. 그녀를 나에게 빌려줘. 어때?

베라는 카론을 가리킨다. 

리린: 쟤는 모두의 소지품이나 생활 습관은 모르잖아요! 저를 보내주세요, 사렌스 장로님! 전 반드시 모두를 찾을 수 있어요! 전 사라 누나를 찾고 싶어요. 

사렌스: ……카론이 평소에 다른 사람을 잘 신경 쓰지 않기는 하지요. 리린이 당신들과 함께해도 될까요? 그는 어리지만, 사실은 혼자서도 임무를 맡을 수 있답니다. 그는 이곳의 모든 사람을 잘 알고 있으니까요. 

베라: ……그렇게 할게. 하지만 그는 먼저 내 명령을 따라야 한다는 걸 분명히 말했어. 

리린: 그럴게요! 괴물을 만나면 발목을 잡지 않고 바로 숨을게요. 

베라: 그리고, 먼저 정확히 말해야지. 현재 우리는 정확히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몰라. 이번 여정은 더 나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위한 것이지, 반드시 너네 모두를 구하려는 게 아니야. 이 점은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사렌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저는 그래도, 당신이 그들을 만난다면, 한 명 더 구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베라: 그리고 남쪽, 난 두 사람이 더 필요해. 이쪽에서 전투할 수 있는 사람과 적어도 도망갈 수 있는 사람을 찾아서 비교적 안전한 남쪽에서 수색해. 누군가 갑자기 캠프 밖으로 뛰쳐나올 수도 있으니까. 

사렌스: 네. 

사렌스는 몇 명의 중년 남성에게 다가간다. 그의 말을 들은 그들은 자신의 무기와 행낭을 점검한다. 그리고 사렌스는 카론과 무사에게 손짓한다. 두 사람은 짐을 꾸리는 사람들에게 다가간다. 

베라: 너, 그리고 너. 너희 둘은 그들과 함께 가. 만약 무리를 이룬 적을 만나면 상대한답시고 꾸물거리지 말고 즉시 퇴각해.

두 구조체: 네!

베라: 그리고, 그 구조체를 주의해. 정화 부대에서 놓친 잡어일 수도 있으니까. 만약 그렇다면 나한테 물어볼 필요 없이 바로 윗선에 말해. 아니라면 그냥 내버려 둬. 

두 구조체는 고개를 끄덕이며 베라의 눈빛을 따라 카론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눈길의 온도를 느낀 듯, 카론은 몸을 돌려 자신을 보고 있는 곳을 찾는다. 두 구조체는 재빨리 눈을 떼고 임무에 대해 토론하는 시늉을 한다. 

베라: 너희 셋은 의사와 같이 보육 구역에 남아 이쪽을 감시해. 무슨 문제 있으면 바로 연락하고. 

세 구조체: 네!

베라: 21호! 21호? 뭘 그리 날뛰고 있어. 일해. 

21호: 꼬마……꼬마가, 여기 없어. 난 아직 느낄 수 있어. 꼬마는 여기 없어. 열어, 꼬마의 눈을 열어야 해! ……열리지 않아. 꼬마가 보는 걸 볼 수 없어.

21호는 자극을 받은 패배견처럼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내지만, 누구를 상대해야 할지 모른다. 그녀는 무심히 땅을 응시하며, 동공은 반복적으로 확대된다. 예전처럼 보조 기계 카메라에 수신된 화면을 본능적으로 동기화한다. 

베라: 언제 없어졌는데? 방금?

21호: 나는……나는 모르겠어. 이 몸, 꼬마와의 연결이, 예전 같지 않아. 아주 약한 느낌 밖에……

21호는 두 눈을 감고, 모든 연산력을 보조 기계와의 약한 연결 감지에 집중한다. 

21호: ……아!

독사처럼 따끔한 아픔이 머리 위의 어떤 원점에서부터 시작하여 21호의 전자 신경을 빠르게 기어 다닌다. 

베라: 모든 연산력을 의식의 바다에 쏟아붓지 마! 너 머리통 태우고 싶어?

21호: 하지만, 꼬마가!

베라: 21호. 대략적인 방향을 느낄 수 있는지 한번 해봐.

21호는 눈을 감고 무질서한 전기 신호 무리에서 익숙한 느낌을 찾으려 한다. 

21호: ……못하겠어. 

베라: 시간 없어. 우리는 먼저 북서쪽으로 가야 해. 보조 기계의 “느낌”이 바뀌면 작업 계획을 변경할 필요가 있는지 따져보도록 하지.

21호: ……

베라: 21호.

21호: 응.

백발의 소녀는 마지막으로 캠프를 둘러본 뒤, 조용히 명령에 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