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역, 오역 O

전투 시작

베라: 빨리 따라와!

리린: 자, 잠깐만요……숨이 안 쉬어져요……

21호: 앞에, 적이 있어!

몬스터를 쓰러뜨리고 전진하세요

21호: 이 근처, 정리 완료.

베라: 일단 여기서 좀 쉬지. 꼬맹이, 낯짝이 그게 뭐야? 별일 없지?

리린: 아마……방금 피하다가 그 이상한 잎사귀에 긁힌 것 같아요.

리린의 회상

리린: 아아아, 날 쫓아오지 마! 으악!

회상 종료

베라: 봐봐. 받아. 이거로 상처 부위부터 닦아. 만약을 위해 먼저 널 데려다줄게. 

리린: 아, 아니에요! 이미 단서를 찾았으니, 조금만 더……

베라: 다치는 건 너에게 너무 위험해.

리린: 하지만 이 정도는!

베라: ……게다가, 넌 내 말을 들어야 해. 

리린: 흑. 

베라: 이쪽 숲, 너 잘 알지?

리린: 방금 거기서부터 제 기억이랑 완전히 달라졌어요.

21호: ……적의 발소리. 그들이 쫓아왔어. 

베라: 쯧, 잠시라도 조용히 있지를 못하네.

리린을 보호하세요

21호: 이것들, 아까보다 찢기 더 힘들어.

베라: 확실히, 나도 그런 느낌이 드네. 몇 사람을 불러서 지원받는 게 더 좋겠어.

통신이 이미 연결 중입니다.

치직――치지직――

베라: 이쪽은 베라. 캠프를 호출한다. 들리나? 지원을 요청한다. 

치직――치지직――

베라: 하, 이건 또 뭔 문제야?

21호: ……아, 너.

리린: ……으으…저, 제가 모두를 본 것 같아요!

베라: 이봐!!!

21호: 그의 느낌, 이상해졌어. 

베라: ……일단 따라가자!

21호: 알겠어!

리린을 추격하여 그를 보호하세요

전투 종료

치직――치지직――

구조체: 채널에 간섭이 심해요. 이상하네, 어제는 멀쩡했는데. 

녹티스: 이 장난감이 고장 난 건 아니고?

구조체: 이건 계속 전용 장비 상자에 보관되어 있었어요. 그럴 경우는 없어요.

치직――치직――

구조체는 말하는 동안 장치 파라미터를 계속 조정하지만, 아무리 시도해도 간헐적인 잡음만 응답할 뿐이다.

구조체: 여기는 아예 저한테 맡겨주세요. 당분간은 어쩔 수 없이 운을 시험해봐야 할 것 같아요. 진전이 있으면 바로 보고드리겠습니다. 

구조체는 나와 녹티스에게 고개를 끄덕이고, 돌아서서 조작을 시작한다. 

녹티스는 아무렇지도 않게 손을 놓고 수송기를 빠져나간다.

리브: 어?! 지휘관, 죄송해요. 다치신 곳은 없으신가요?

수송기에서 내리자, 약상자를 들고 달려오던 리브와 거의 부딪힐 뻔했다.

리브: 팀 주치의의 말에 따르면, 그들은 사고 후 부상자를 1차 처리했다고 해요. 그런데 방금 보니까 다들 상처가 어느 정도 악화됐어요. 충분한 양의 혈청을 투여해도 변형 방출 효과(缓释效果)가 기대만큼 효과적이지 않아요……. 그리고 팀 주치의분이 부상자를 살피시다가 실수로 감염 물질이 든 체액과 접촉하셨어요. 그래서 조치를 취하려던 참이었어요.

소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망설임 없이 약상자를 들고 달려간다. 

사렌스: 이분은……장관?

사렌스: 그레이 레이븐 지휘관님.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을까요?

사렌스의 표정은 매우 진지하다. 보육 구역에 도착하기 전, 그레이 레이븐 소대와 녹티스는 보육 구역의 남쪽에서 수색 중인 사람들을 만났다. 녹티스와 수색에 참여한 구조체가 정보를 교환한 후, 수색대 중 한 명이 녹티스와 그레이 레이븐 소대를 보육 구역으로 데려왔다. 사렌스는 캠프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다. 베라에게 연락하여 다음 작전을 논의하려 했으나, 언제부터인지 캠프 주변의 길이 극도로 방해받고 있었다고 한다. 알 수 없는 고립의 장막이 드리워진 듯, 갑자기 의사소통이 마비되어 모두를 불안하게 만든다. 

사렌스: 만약 베라 대장이나 다른 분들을 찾으시는 거라면, 제 부하도 도울 수 있습니다. 

사렌스: 당신의 말이 맞아요. 저는 단지 그 아이가 조금 걱정스럽습니다. 정말 위험에 빠진다면……

사렌스: 그렇죠……

서로를 믿고 걱정하는 것 사이에는 문제가 없지만, 보육 구역의 지도자인 사렌스는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해 침착함을 유지해야 한다. 

사렌스: 또 다른 건으로는, 방금 제 사람들이 남쪽에서 약간의 기척이 있다고 보고했더군요. 구조체와 우리가 함께 그곳에 갈 수 있도록 해주실 수 있나요? 오는 길에 괴물을 만났다고 해서 이 근처까지 그것들이 돌아다닐까 걱정입니다. 

녹티스: 앙? 난 네가 베라랑 삼칠이를 언제 건지러 가는지 기다리고 있었다고. 걔네가 감동 먹어서 오열하는 모습을 꼭 봐야겠거든. 상관없어. 그 이합 생물들도 베라가 나한테 맡긴 일에 포함되어 있으니까. 

녹티스는 어깨를 푼 뒤 그의 무기 케이스를 들고 사렌스를 따라간다. 베라 측 사람들은 이미 보육 구역에서 다소 떨어진 주둔지로 군용 텐트를 옮겼다. 리가 가진 측정 기기의 도움으로, 리는 현재 얻은 정보에 대해 추가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리: 한번 시험해봤는데, 영상이 다시 전송되지 않습니다. 저급 채널이 가끔 켜졌다 꺼졌다 하더군요. 우리 소대의 자료는 당신의 지시에 따라 정리가 끝났습니다. 당신의 그 추측에 대해 이야기할 차례네요. 

앞의 전자 스크린에는 세 개의 점이 보인다. 점은 각각 임무 지점 근처의 여과탑을 나타낸다. 1과 3으로 표시된 점은 녹색이며, 여과탑이 작동 중임을 알린다. 2로 표시된 점은 회색으로, 이는 2호 임무 지점의 가장 가까운 여과탑이 비활성화되었음을 나타낸다. 세 개의 점을 중심으로 각 여과탑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가 표시되어 있다. 이 임무의 세 가지 목표 지점은 각각 원의 내부와 외부에 분포되어 있다. 

리: 현재 우리는 이 위치에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있는 보육 구역을 새로운 점으로 표시한다. 리가 건네준 조작 단말기를 받는다. 임무 지점과 보육 구역 세 개만 남겨둔 채 나머지 표시는 모두 감춘다.

리: 확실히 가능하겠군요. 이쪽은 아직 규모적으로 비슷한 상황을 보이지 않았기에 지휘 센터는 이곳을 우리 임무에 포함시키지 않았어요. 

리: 여기 여과탑 운영 상황은 보육 구역 사람들에게 물어봐야 하나요? 아니면……여과탑과 상관없나?

고개를 끄덕이고 단말기에 놓인 손가락을 살짝 움직인다. 손가락이 미끄러지며 화면의 지도가 축소되면서 더 넓은 범위를 보여준다. 

리: 잠깐……

리는 즉시 내 생각을 알아차리고 단말기를 가져간다. 2초 후, 더 큰 점인――반 이중합 탑에 불이 들어온다. 또한 반 이중합 탑을 중심으로 한 청정 구역――세 개의 임무 지점 및 보육 구역이 모두 청정 구역 밖의 고리형 경계에 있음을 보여준다. 

리: 이건……청정 구역 이외의 인접 지역에서 비정상적인 이합 생물 응집 문제가 발생한다는 걸 나타내는 걸까요?

리: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이것이 사실이라면, 인류가 반격의 나팔을 불자마자 적들이 더욱 사나운 반격을 묵묵히 시작했다는 뜻이다. 상황이 예상대로 진행된다면 인류가 기대했던 지구의 첫 번째 수복 지역은 안전한 새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리: ……청정 구역의 절대적인 안전성은 재검토가 필요하겠군요. 

구조체: 보고!!! 시, 신호를 받았습니다!

수송기 안에서 송신기를 담당하던 구조체가 갑자기 텐트에 뛰어들더니, 입구에 걸려 넘어질 뻔했다. 

직――호출――지들으지직――우린 여기지직――

송신기는 잡아낸 호출을 간헐적으로 재생하고 있다. 짙은 잡음으로 뒤덮여 겨우 몇 단어밖에 알아들을 수 없다. 

구조체: 하지만 메시지를 보낼 방법이 없습니다. 간섭이 너무 심해요. 

구조체: 이 송신기는 경량급입니다. 고급 통신기기로는 가능합니다. 이번에 주어진 건 경장이라서 상비 규격 외에 특별히 그런 고급 설비를 신청하지 않았어요. 진작 알았더라면……

리는 구조체의 불평에 신경 쓰지 않고 정상이 아닌 듯 천막의 대들보를 올려다보고 있다. 이를 알아차린 나도 그의 시선을 따라간다. 불평하던 구조체도 보더니 중얼거림을 멈추며 고개를 치켜든다. 세 시선이 닿는 곳은 텐트의 대들보 표면이다. 그곳에는 캡슐 모양의 수평기가 박혀있다. 지금 작은 수평기 속에서 붉은 액체가 살짝 떨리고 있다. 

생각했던 흔들림은 느껴지지 않는다. 수평기는 몇 초 후 정지 상태로 돌아간다. 

구조체: 방금 그건……바람이 너무 많이 불었나? 하지만 이 텐트는 군용 급의 내풍 수준을 갖추고 있는데……

리가 텐트 입구의 천을 젖혀도 텐트를 뒤흔들 만한 광풍이 들이닥치지 않는다. 생각에 잠긴 채 리를 본 다음 순간, 발바닥에서 충분히 느껴질 정도의 진동이 느껴진다. 땅이 찢어지는 듯한 흔들림과 달리 촘촘한 진동은 수없이 많은 개미가 다른 쪽에서 땅을 뒤흔드는 느낌이다. 마비감이 발바닥에서 올라와 온몸의 표피를 덮는다. 

보육 구역에서 잇달아 질문이 터져 나온다. 사람들은 원인을 찾기 위해 제자리에서 서로를 바라본다. 의심과 두려움이 가시기도 전에 더 심한 흔들림이 갑자기 발밑에서 밀려온다. 캠프 주변의 식물이 바스락거리고, 얕은 토양층 표면에 뿌리를 둔 일부 풀과 식물은 쉽게 찢어져 연갈색의 복잡한 뿌리를 드러낸다. 

보육 구역 난민: 아아아아아아!!!

보육 구역 난민: 지진! 지진이야!

사렌스: 빨리 탁 트인 곳으로 가세요! 건물에 가까이 가지 말고, 텐트 안에서 물건을 찾아오셔도 안 됩니다!

구조체: 저, 저, 저건……뭐야!

수신기를 품은 구조체는 한 발은 앞으로 굽히고 다른 한 발은 뒤로 곧게 뻗은 채 자세를 가다듬는다. 그는 한 손을 비우고 먼 곳을 가리킨다. 구조체의 손가락을 따라 올려다보니 가지런한 암록색 숲에서 이색적인 수관이 천천히 솟아오른다――. 그것들은 보통 나무의 꼭대기를 넘어선다. 곧 그것들의 뿌리가 푸른 숲을 넘어선다. 그것들은 전혀 땅에 뿌리를 내리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오히려 더 튼튼한 나뭇가지에, 흔들리지 않는 나무의 사지에 뿌리를 내린다. 이 수관들은 근본적으로 ‘같은 나무’의 다른 가지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아니, 결코 나무라고 할 수 없다. 그것은 생물 형태로 존재하는 일종의 혼돈이다. 나무의 독특한 소재 패턴을 통해 간신히 식물로 분류할 수는 있겠다. ――“구형의 숲”, 머릿속에 유일하게 남은 단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