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역 있을 수 있음/의역 다수

*지휘관 대답은 간혹 선택지가 여럿 나오는데 일직선으로 선택한 것만 번역했으니 양해 바람

*고후위등 스포일러를 포함함.






<무엇이 구원인가>
한양소대가 짐작하던대로, "여분의 노안"이 "의식의 바다 복제 기술"을 통해 탄생한 것은 사실이었다.

 





 

늦겨울 오전에 있었던 일이다.
그레이레이븐의 지휘관의 "4월 1일 실종사건"과, 그 후폭풍에서 벗어난지 꽤 되었을 시점이다. 같은 일이 한양소대에도 벌어지고 말았다.

시몬이 납치된 것을 알았을 때에, 노안은 휴게실에 앉아있었다. 그는 생활용 물자와 함께 막 들어온 정체불명의 꾸러미를 쥐고 있었는데, 안에는 시몬의 머리카락 한 올과 핏자국이 배어있는 손톱이 들어있었다.

......"이미 죽은 사람"의 사진도.








노안: ...베테.

이 이름을 가진 자는 황금시대 시기, 지하 무기상인무리의 작은 두목이었으며, 대장이 대철수 시기에 사망한 이후 그는 그 업무 중 일부를 넘겨받았다.

그는 아딜레 상업연맹, 쿠로노, 공중정원과 거래하며, 그들이 버린 낡은 무기를 회수하여 종말시대에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인류에게 그 무기들을 판매했다.

본디는 그랬을 것이다......

만약 그 구출작전이 그의 본거지에 들어가는 일이 아니었다면, 노안은 그의 또다른 정체가 "고아원의 지원자"임을 알 수 없었을 것이다.

그는 승격자 혹사에게 "아빠"라고 불리던 사람들 중 한 명이었다.

노안: 역시 "협력"한 건가.

"4월 1일 실종 사건" 이후, 정화부대는 강가에서 혹사와 베테가 지휘관을 데리고 가는 모습을 포착했다.
...그러나 이 교활한 자를 끝내 잡을 수 없었다.

그리고 지금, 베테가 이 사진과 시몬의 머리카락, 손톱을 보내온 목적은 일목요연했다.

첫째, "오랜만에 만나는" 자신의 신분에 대해 설명하고, 노안에게 자신과 만나자고 초대를 한 것.
둘째, 시몬의 현재 상태를 설명하고, 노안에게 단독 행동을 강요한 것.

이렇게 하는 목적 또한 일목요연했다.

노안: 혹사.

그 승격자에게, 노안은 합격한 "실험 재료"이며, 승격자의 다음 계획에 이용할 수 있었다.

"의식의 바다가 매우 안정적이다", "특화기체의 적응성을 가지고 있다", 이 검사 보고서들은 마치 악질적인 조크처럼, 그의 목숨을 노리는 도둑놈들을 불러들였다.

과거에 불법 인신매매를 저지르던 범죄자들처럼, 그들은 그의 몸의 가치를 중요시했다──그리고 그것이 노안이든 아니든 상관이 없었다.

──이것이 처음이 아니다.
심지어 그런 사람들에게조차, 이 목숨 하나는 "재료"로 사용하기엔 부족했고, 그들은 원본의 "복제품"이 필요했다.







노안: 뭐? 지휘관이 실종된 강가에서.......내가 목격됐다고?
시몬: 맞아.
노안: 나는 그 날 청정구역에서 떠나지 않았는데, 어떻게 그 강가에 내가 나타날 수 있어?
팔루마: 분신술이라도 썼어?
노안: 내 직업계획에 아직 닌자는 없는데.
릴리안: ......저기......
릴리안: "의식의 바다 복제 기술"에 대해 들어본 적 있어?






다른 사람들: ......







한양소대의 짐작대로 "의식의 바다 복제 기술"에 의해 탄생한 "복제품"들이 있었다.
노안의 생명을 훔친 도둑은 고의로 사고를 내어, 검사를 핑계삼아 그를 실험실에 데려간 뒤 그의 의식의 바다를 8개 복사했다.







.....그리고는 이 8명을 승격자에게 상품으로서 팔아치웠다.

이 상품을 받은 승격자는 이 "노안" 8개 중 1개를 남기고 나머지 7명을 "재료"로 삼아 심해로 내려보냈다.

그는 남겨진 복제품이 자신에게 고분고분한 도구가 되기를 원했고, 그가 정상적인 구조체처럼 움직일 수 있도록 기체를 다시 만들어줬다.

그 후, 그에게서 모든 긍정적인 기억을 지워버렸다.

그는 항상 "이 노안"에게 말하곤 했다......

 








혹사: ...공중정원 사람이 너를 데려간 뒤 네 몸으로 인체실험을 반복했어......
혹사: 내 생각에, 네 기억이 모호한 건 바로 이것때문인 것 같아.
혹사: 미안해, 너의 클론을 구출하지 못했어.
혹사: 그는 공중정원에 사육당한 뒤 모든 기억을 잃고 말았어...마치 우리에서 길러진 개와 같이.

일명 "사기꾼"이라고 불리는 이 승격자는 공중정원의 CCTV영상을 청년에게 보여주었다.
그는 또다른 노안이 1분 1초 남김없이 감시와 통제를 당하며 살아가는 것을 보았다.

노안?: 그들은...왜 이런 일을 하는 거야?
혹사: 왜냐하면 너한테 특화기체 적응성이 있기 때문이야, 하지만 아무도 너에게 그 귀중한 자원을 그대로 넘겨주지 않을 거야.
혹사: 그들에게 있어 너는 단지 사용하기 좋은 충전배터리, 손에 맞는 도구일 뿐이거든.
노안?: ......정말이야?

어떠한 "감각"이 크게 소리치며 이 말을 부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반박할 수 없는 증거와 돌이키기 어려운 과거 탓에, 청년은 어떻게 반박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혹사: 물론이지...내가 너를 구해왔잖아, 왜 내가 널 속이겠어?
혹사: 너의 의식의 바다에 남아있는 "흐릿한 기억들"은 그들이 너에게 죄를 지었다는 증거이기도 해.
노안?: ......

 

 

비록 완전히 기억을 되찾지는 못했지만, 그는 과거에 그랬듯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했다.
──하지만, 세상은 언제나 평범한 사람보다 훨씬 빠르게 돌아간다.



노안?: ...혼란을 불러일으키는 탑?
혹사: 맞아, 아주 빠르게...
혹사: 이 탑은 이미 선생님의 모든 예측을 증명해냈어.
혹사: 이런 재앙에 직면했을 때, 인간이든 구조체든 아무것도 바꿀 수 없어.
혹사: 네가 너의 기억 속에서 경험했던 것처럼...결정할 수 있는 건 힘을 손에 가진 자 뿐이야.
혹사: 네가 열차에서 내던져진 이후로 이미 많은 시간이 지났어. 그 이후로 줄곧 내가 너를 돌보고 있었잖아. 그렇지?
혹사: 이제 결정을 내려야 할 때야.....괴물 씨.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붉은 빛을 바라보며 미쳐가는 사람들...

실낱같은 가능성을 손에 쥐기 위해, "복제품"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 뒤 노안과는 정반대의 길을 밟았다.

수격자가 되어 혹사를 도와 처음으로 거점을 공격하던 날 밤, 피로 새빨갛게 물든 청년은 새하얀 눈 속에서 선로를 따라 한참을 걸었다.

혹사는 그에게 이번 공격작전이 실험체로 끌려간 사람들을 구출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그는 약간의 진상을 알아차리고 말았다.

이미 늦어버렸다──땅에 널려있는 시체들이 소리도 없이 그의 행동을 질책하고 있었다.

 







노안?: 난 잘못된 쪽으로 와버렸어...

 






──아니, 잘못되지 않았어.

 






과거를 돌이켜보면, 나와 가장 가까웠던 사람들이 이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반항할 힘을 얻으려면 권력을 가진 상위의 인물에게 종속되어야만 했다.







그러나 이것이 정말로 정답이라면, 이 영혼을 갈기갈기 찢는 듯한 고통은 대체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아무리 마음속을 들여다보아도, 그는 이미 잊혀져버린 그 답을 찾을 수 없었다.

 







──여기서 모든 것을 버려. 목숨을 잃은 죄 없는 사람들에게 죽음으로 사죄해.

 

 


이름을 잃어버린 괴물은 걸음을 멈추고, 지금 이 순간 질주하는 기차가 그 박살난 몸에 정면으로 부딪히며 그의 후회를 모두 가져가주기를 고대했다.

노안?: ......그냥 도망치자.







영혼이 산산조각날 때에, 청년은 그의 그리운 사람들도 이 폭설 속에서 손에서 풀려나 사라져 가는 것을 보았다.

노안?: ......아니, 안돼.
노안?: 나에게는 그들이 내게 남긴......추억이 있어.

──그들이 남긴 추억만이 있었다.
여기서 목숨을 버리면 먼저 간 자들의 신념도 함께 녹아내리고, 더 이상 누구도 그것을 기억해주지 않을 것이다.








노안?: ...그들도 이런 식으로 걸어왔고, 마지막에 승리하기 위해 많은 무고한 자들을 다치게 만들었어.
노안?: 그 때 내가 할 수 없었던 것을 할 수 있게 해줘...

청년은 촛불에 불을 붙인 채 지울 수 없는 증오와 의심을 품에 안고 멈추지 않는 눈 속으로 걸어들어갔다.

 


그가 9살이 되던 해에, 어머니도 잡동사니 더미에서 이러한 촛불을 꺼낸 적이 있었다.
그날 밤, 차 안의 조명 시스템과 보일러 장치가 한바탕의 싸움통 끝에 파괴되어 사방이 어둡고 추위에 둘러싸여 있었다.

어머니는 조그마했던 노안에게 얼른 담요 속으로 들어가라고 재촉했고, 그녀와 레이첼은 테이블에 앉아 촛불을 둘러싸고 잡담을 나누었다.

레이첼: 네가 아직도 이런 촛불같은 고물덩어리를 가지고 있을 줄은 몰랐어.
줄리: ......그 사람이 남긴 물건이야.

어머니가 아버지를 언급하는 것을 듣고 레이첼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한숨을 쉬었다.

레이첼: 이걸 볼 때마다 열차에 타지 못한 사람들이 생각나.
레이첼: 봐봐, 이 녹아버린 촛농들은 시체 더미와 같아. 불은 촛농 가장 위에서 시체를 태우는 불인 거야.

그 말에 줄리는 촛불을 바라보며 한참동안 침묵했고, 가면 뒤에서 지친 듯이 웃음소리를 짜냈다.








줄리: 예전에, 그 사람도 그렇게 나한테 이상한 생각, 이상한 이야기에 대해 많이 말해준 적이 있어.
레이첼: ......
줄리: 구룡의 고사같은 거나, 예전에 창업했던 경력, 어떻게 열차에 탔는지......어떤 것들은 꽤 재미있기도 했어.
줄리: 방금 네가 말하는 것을 듣고, 그가 촛불을 들고 나한테 말해준 게 생각났어. 구룡에는 일종의 고문이 하나 기록되어 있는데, 바로 촛불 고문이래.
줄리: 사람을 솜이불로 싸맨 뒤 기름에 담갔다가, 나무대 위에 거꾸로 매달아 놓고 그 위에 불을 붙이면... 마치 이 양초의 심지처럼 오랫동안 불타면서 죽게 된대.
레이첼: 그 사람이 하루종일 너한테 그런 말이나 했어?
줄리: 너도 지금 나한테 이런 식의 말을 했잖아.

그녀는 손에 잡은 포크의 손잡이로 심지를 살짝 세워 불빛을 더 밝게 만들었다.

레이첼: 그들은 모두 떠나고 말았으니, 너도 이제 그들에 대한 건 잊어버리고 앞으로 나아가야만 해.
줄리: ......
줄리: 혹시 이런 이야기 들어본 적 있어?
레이첼: 뭐를?
줄리: 죽은 자는 촛농이고, 산 자는 심지야.
줄리: 만약 어느 날 수송부대가 실패하고 나까지 죽는다면......여기엔 너만 남게 돼.
줄리: 그 때에도 "이런 건 빨리 잊어버려야겠다"라고 생각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떠날 수 있겠어?
레이첼: ......
줄리: 그래서, 죽은 사람은 촛농이고, 산 사람은 심지라는 거야......남겨진 산 자들은 촛불 속의 심지처럼 되어야만 해.
줄리: 죽은 사람에 대한 추억으로, 이 촛농에 타오르는 빛으로, 긴 밤을 지새우며 새벽이 오기를 기다리는 거야.
줄리: 추억을 그렇게 증오하지 마, 레이첼.
줄리: 생존자로서......우리는 항상 죽은 사람들의 추억에 이끌려지며 수호받고 있는 거야.

 







동시에──죽은 사람에 대한 기억으로 불타오르는 지금을 견뎌낸다.

 

가져갈 무기와 도구를 한 번씩 세어본 후, "위험한" 물건은 몸에 숨긴 뒤 평범한 물건은 가방 안에 정리했다. 노안은 혼자 싸울 준비가 되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베테라는 인간에 대해 생각해보면, 그는 1초도 더 지체할 수 없었다.

 

 


노안: 지금 출발해야만 해.

그러나 그가 홀로 몰래 떠나려고 했던 계획과는 달리, 휴게실에서 나오자마자 노안은 예상치 못했던 사람과 마주치고 말았다.

- 노안?

그레이레이븐 소대의 지휘관이 겨울 햇살 아래에 서서 호기심 어린 얼굴로 그에게 인사했다.








노안: 좋은 아침이야. 왜 여기에 있어?

- 임무를 앞당겨서 완수해서 모처럼 쉬는 시간이 생겼거든.
- 너는?

노안: 한양소대의 순찰임무를 해야 해서...나 먼저 가봐도 될까?

- ...?

그의 말투에는 그 어떤 부자연스러운 느낌도 없었지만, 인간은 여전히 어딘가가 잘못되었다고 느꼈다.
평소에 노안이 임무를 그렇게 우선시하지 않기 때문이었을까?

- (......한양소대가 할당받는 임무는 대개는 대수롭지 않은 가벼운 임무들이야)

그 미묘한 공기를 알아차린 듯 노안은 평소의 그 온화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노안: 금방 돌아올게.

- 알았어.

그는 손을 흔들며 골목 모퉁이로 사라졌다.

- ......

청년이 떠난지 10분 쯤 지났을 때, 단말기에서 갑자기 알람소리가 들려왔다.

 

- 아시모프?








아시모프: 지금 어디에 있지?

- (자신의 위치를 그에게 보낸다)

아시모프: 한양소대의 휴게실 근처에 있어?

- 맞아, 왜 그래?

아시모프: 원래는 샘플 채취를 부탁하려고 했는데, 뜻대로 되지 않을 것 같아.
아시모프: 만약 시간이 된다면, 노안의 의식의 바다 모니터를 손댄 게 아닌지 한 번 알아봐줘. 내가 검사 대조용 도면을 보내줄게.

- 왜?

아시모프: 며칠동안 그가 보내준 의식의 바다 수치가 정상이 아니었는데, 그에게 왜 그런지 물어봐도 제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았어.

- 알았어, 그가 돌아오면 물어볼게.

아시모프: 그냥 휴게실에 가서 만나면 될 거야. 그의 팔찌 GPS는 한양소대 휴게실에 있다고 표시되어 있거든.

아시모프는 바로 통신을 끊었다.

- ...휴게실이라고?

청년이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며, 이곳에서 한 블럭 떨어진 한양소대의 휴게실을 바라보자 좋지 않은 예감이 밀려왔다.



지붕에 올라가 순찰 중인 구조체와 기계의 경로를 피하며, 감시카메라의 사각지대로 피해다니면서 정상적인 통행시간보다 2배나 많은 시간을 소모하여, 노안은 마침내 출구 부근까지 걸어갈 수 있었다.
그곳을 완전히 떠날 때까지 마지막 몇 발자국만을 남겨두고 있을 때, 그는 그늘 아래에서 움직이지 않는 무거운 시선을 알아차렸다.

 







노안: ......지휘관.

- 어디 가려고?

노안: 왜 여기에 있어?

- "누군가"가 순찰하는 경로를 피해서 여기 올 거라고 생각했거든.

인간이 손에 쥔 단말기를 흔들어 보였는데, 그 화면에는 아시모프가 보내준 의식의 바다 감시용 도면이 표시되고 있었다.

- 아직 휴게실에 있다고 표시되어 있어.

노안: ......
노안: 내가 진실을 말해주면, 내가 나쁜 짓을 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는 걸 믿어줄래?

청년은 미소를 지으며 이쪽으로 다가왔는데, 만약 이런 상황이 아니었다면 그저 평범하게 인사하러 다가오는 것이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것만 같았다.

- 어째서 이런 식으로 떠나야만 하는 거야.

노안: 시몬 지휘관이 나를 부르고 있거든.

노안은 그렇게 말하며 한 손을 들었다.

- (노안의 행동에 주의를 기울인다)






그러자 그는 갑자기 무언가를 알아차린 듯 인간의 팔을 붙잡고 옆으로 몸을 피하게 만들었다.


노안: 조심해!

총알이 노안의 팔을 스치며 발 밑의 바닥을 관통했고, 그와 동시에 그는 손에 들었던 무언가를 거두어들였다.

- ......누구지!?








???: 움직이지 마!

6명의 구조체가 무기를 들고 포위망을 만들며 조금씩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 BPZ-01, 한양소대 노안! 청정구역 출구에 대한 접근이 금지되어 있다!
???: 무기를 내려놓고 그레이레이븐 소대의 지휘관한테서 떨어져! 지금 지시에 복종하면 관대하게 처리될 기회가 있다!

- 정화부대? 아니......
- 정화부대는 경고 없이 총을 쏘지 않아.

???: 우리의 신원과 행동에 의문이 있다면 상부에 신고해보면 되지만, 지금은 그를 검거하는 것이 최우선시되어야 한다.

노안: ...검거? 하지만 나는 지금 급해.

그는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주위의 포위망을 한 번 살펴보았다.

???: BPZ-01, 불법적으로 GPS 팔찌를 분해한 뒤 청정구역 출구에 접근했다! 우리는 여기에서 너를 사살할 수도 있다.
노안: ...지휘관...

그가 인간의 팔을 잡아당겼던 손을 푼 뒤 언제든 무기를 잡을 수 있는 자리에 돌려놓고 살짝 뒤로 물러섰다.

- ...내가 저들을 부른 게 아니야.

???: BPZ-01, 반복한다. 손 들어.

그들은 노안의 행동을 경계하며 한 걸음씩 다가왔다.

노안: 나는 반드시 청정구역을 떠나야만 해. 여기서 싸우면 반드시 누군가가 다칠 거고, 일이 더욱 심각해질 거야.

그는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 베테와 관련된 일이야?

노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 ...너한테 그 사람에 대해 말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노안: 시몬 지휘관이 실종됐어, 베테가 데려간 거야. 너무 많은 인원이 움직이면 그가 위험해질 가능성이 있어.

- 지금 이 상황은──

노안: 그럼, 조금 무리한 부탁을 할게.

부탁이라고는 했지만, 노안의 말투는 거의 협박에 가까울 정도로 다급했다.

- 좋아.

포위망이 더욱 좁혀온 순간, 그는 갑자기 오른손을 인간의 어깨에 걸치고 한껏 끌어당겼다.

- 뭣......

그리고 모두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일어났는데, 그의 칼날이 겨울 특유의 한기를 가득 머금은 채 그의 품에 안긴 인간의 목덜미를 찔렀다.

- ...노안!

그 오래된 단검은 인간의 목덜미에 닿아 있었고, 아주 간단한 동작 하나만으로도 동맥을 긋고 생명을 앗아갈 대량의 피를 솟구치게 할 수 있었다.

노안: 미안해.

그가 고개를 숙이고 아주 낮은 목소리로 사과했다.

- ......

노안: 괜찮을 거야.

곁눈질로 목에 닿은 칼날을 바라보니 단검은 목 가까이에 위치해 있기는 했지만, 그는 살짝 손가락으로 칼날을 받치며 인간의 목덜미에서 안전하게 거리를 두었다.

???: 무슨 짓이야?! 그레이레이븐의 지휘관을 놓아줘!
???: 탈주구조체가 될 작정이야? 지금 당장 무기를 내려놓으면 해명한 뒤 관대하게 처리받을 기회가 생긴다!
노안: 당연히 지휘관은 놓아줄 거야. 하지만 당신들은 내가 1시간동안 이곳을 떠날 수 있도록 허락해줘야만 해.
???: 위반사항이야!
노안: 그러면 난 이렇게 할 수밖에 없어.

그는 "인질"을 데리고 주변의 움직임에 경계하며 출구쪽으로 후퇴했다.

- (그의 발걸음에 최대한 맞춰 이동한다)

???: 다시 한 번 경고한다! 무기를 버리고 우리와 함께 돌아가야 한다!
노안: 나도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나는 지금 급한 일이 있어.

그가 복잡한 거리로 도망치려 하는 것을 보고, 뒤쪽에 서있던 구조체가 작게 손짓을 했다. 포위되어 있던 두 사람은 이 손짓을 눈치채지 못하고, 이 때 죽음의 위기가 닥쳐왔다.









노안: 지휘관!

그가 검을 내려놓을 겨를도 없이, 바로 앞에 있는 사람을 끌어안아 몸을 옆으로 돌려 자신의 몸으로 총알을 막으려 했다. 그러나 이 동작은 반 박자 느렸고, 총알은 그의 왼손을 관통한 후 그 손에 쥐어진 칼자루에 의해 간신히 저지되어 목숨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

그의 두 손이 떨리면서 목에 따끔거리는 통증이 전해졌고, 피부를 타고 흐르는 혈액이 노안의 손바닥에서 나오는 순환액과 섞이며 목덜미에 붉은 자국을 남기고 있었다.

- 나를 노리고 쏜 건가?

이것은 결코 정상적인 "탈주자" 검거 작전이 아니다. 만약 노안이 급하게 몸을 돌리지 않았다면, 그 총알은 인간의 가슴에 박혔으리라.

노안: 아무래도 저들은 진짜 정화부대가 아닌 것 같아. 그들은 너를 놓아달라고 말하면서도, 뭔가 그럴 듯한 시늉만 하고 있어.
노안: 여기는 청정구역이니, 제정신이 박힌 사람이라면 그레이레이븐 소대의 사람과 충돌해선 안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텐데.

노안은 품에 안았던 인간을 놓아주고, 무기를 움켜쥔 채 자신의 뒤로 돌려 보호했다. 그가 예상한대로 포위망을 형성했던 구조체들이 재빨리 달려들었다.

???: 그가 인질에 손을 댔어! 붙잡아라!







???: 강제로라도 너를 끌고 가겠다!

노안: 그렇군, 이게 바로 너희들의 진짜 목적이구나......또 다시 이런 수작을 부리면서 내 의식의 바다를 "검사"할 작정이지?

???: 헛소리 하지마!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겠지)
(이후 수사는 제대로 된 정화부대가 실시하게 될 거야)






(여기서 계속 싸우면...)
(진상을 모르는 다른 순찰 중인 구조체까지 끌어들이게 돼)
(빨리 이곳을 떠나야만 해)


노안: 여기에 지름길이 있군, 이 집을 통과하면 이 너머 길로 나갈 수 있어.

???: 저기 있다! 도망치지 못하게 해!
???: 이봐! 그레이레이븐의 지휘관을 데리고 어디로 갈 작정이야!?
???: 그를 막아! 만약 그 자를 빼앗기면 우리는 패를 잃게 돼!






노안: 누굴 말하는 거지... 베테 아니면 혹사, 어쩌면 둘 다야?

???: 쯧!






 

(빨리 이곳을 떠나자)

노안: 앞으로는 더 위험해질 거야. 꼭 가겠다면 적어도 그레이레이븐 소대원들을 불러야 한다고 생각해.

- 내가 고개를 숙이고 그레이레이븐에 연락하는 틈을 타 혼자서 도망칠 생각이야?

노안: 음...난 그렇게 못할 것 같은데, 믿어줄래?

- 나는 네가 그들에게 부상을 입히고나서 몰래 떠나면 완전히 배신자로 몰릴 거라고 생각해. 적어도 내가 옆에 있다면 증언을 도와줄 수는 있을 거야.
- 내가 필요없다고 말하지마, 설마 이 일이 끝난 뒤 와타나베한테 갈 생각은 아니지?

 






노안: ......
노안: 고마워, 그럼 함께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