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역 있을 수 있음/의역 다수








 

???: 여러분, 이것 좀 보십시오. 여러분 눈 앞에 있는 건 바로 황금시대 때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고전 게임입니다.....

길가가 갑자기 사람들로 북적거리며, 어떤 가게 쪽으로 사람들이 몰려가고 있기에 호기심이 들어 그쪽을 쳐다보았다.

행인A: 이건 뭐지? 참가자가 제한 시간 내에 밀실을 탈출하면, 후한 보상이 있다고?
행인B: 진행자가 말해주던데, 황금시대 때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고전 게임이래, 이름이 뭐더라, 방...
롤랑: 맞습니다, 바로 방탈출 게임!

잠깐만, 이 주최자의 목소리는 굉장히 낯이 익은데.....

롤랑: 오래 전에 잃어버린 제 조수가 왔군요?

가게 입구에서 손님을 부르던 주최자는 뜻밖에도 롤랑이었다. 그가 성큼성큼 이쪽으로 다가와 아주 자연스럽게 자신의 손을 붙잡고 가게 안쪽으로 걸어갔다.

롤랑: 자 빨리, 손님들이 모여 있으니, 곧 게임이 시작될 거야. 조수의 역할을 다 하라고.

- ......?

롤랑은 안색하나 바꾸지 않고 대본을 하나 내밀었다. 첫 페이지 맨 윗줄에, 상대방이 탈출하는 것을 돕되, 그 상대방이 자신을 해치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 ......어?

더 물어볼 틈도 없이 롤랑이 자신을 직원 전용 복도에 밀어넣었다.

롤랑: 좀있다 게임이 시작되면 내가 "상대방 역할"을 연기할 거니까, 대본에 따라서 내가 탈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면 돼.
롤랑: 다른 시나리오 내용에 대해선...지휘관이 융통성 있게 애드리브할 수 있을 거라고 믿어.

한 사람만 숨을 수 있는 복도는 매우 좁아서, 몸을 숙인 채 귓가에 속삭이는 그의 말은 한 글자 한 글자가 또렷하게 들려왔다.

- 잠깐만, 난 아직 아무것도 이해 못했는데.

롤랑: 걱정하지 마. 어려운 시나리오는 아니니까. 나도 이 보드게임 매장에서 임시로 찾은 거거든.
롤랑: 콘스타레예가 황금시대의 오락거리를 이렇게 많이 가지고 있는 줄은 몰랐네. 너도 이참에 평소에 하던 고민거리를 전부 털어버리고 즐기라고.

-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는 웃으며 몇 걸음 앞으로 나간 뒤 뒤돌아보며 손을 이쪽에 내밀었다.

- ......

결국...대본의 지시대로 롤랑의 탈출을 돕는 동료의 역할을 할 수밖에 없었다. 거의 모르는 내용의 시나리오였지만, 다행히 모른다는 것을 들킬 뻔할 때마다 교묘하게 둘러대는 롤랑의 도움 덕에 겨우 게임을 끝낼 수 있었다.

- ......휴.

게임이 끝난 후 행인들이 모두 뿔뿔이 흩어지자 텅 빈 보드게임 매장엔 단 둘만이 남았다.

- 이제 제대로 설명해줘.

롤랑: 해석? 게임의 규칙에 대해 잘 모르는 부분이 있니?

- 아니 내 말은, 왜 나를 끌어들인 건데?

롤랑: 설명이 필요해? 나는 이미 네가 다 아는 줄 알았는데.
롤랑: 당연히, 그냥 널 만나기 위해서였지.

- ......

롤랑: 왜 그래? 그 의심하는 표정, 설마 내 말을 믿지 않는 거야?
롤랑: 아아...내가 어떻게 해야만 지휘관에게 딴 마음이 없다는 걸 증명할 수 있을까?
롤랑: 그렇지, 방금 그 대본 다 읽어봤어?

- 그러고 보니, 그 이야기 내용이 좀 익숙하긴 했어.
- 대체 어디서 그걸 봤더라...

방금 롤랑이 건네준 대본을 다시 펼쳐 한 페이지씩 넘겼을 때, 마지막 페이지에서 인쇄된 폰트와는 달리 손으로 쓰인 글씨 한 줄이 보였다.



"즐거운 명절 되세요, 그레이레이븐 지휘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