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역, 의역 O


 



리린: 모두, 기다려요! 제가 여러분을 찾았어요!


베라: 멈춰, 꼬맹이!


리린: 아……여러분, 모두 여기에 계시네요――저도 죽으라고요? 하하……좋아요……


베라: 21호, 쟤를 잡아!


21호: 응! 돌아와!


리린: 하아, 당신도……제 손 잡아보실래요?


21호: 잡아! 아!


베라: 이상한데……21호! 빨리 돌아와. 물에 들어가지 마!


21호: 우으……

 

홀로그램 시점

평상시 시점

21호: 대장……? 21호, 어디 있지? 앞에,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아. 

21호: 하…………적이야. 대장을 도와야 해. 대장!

[그만둔다]

멀리 떨어져 본다

21호: ……느낌은, 이쪽이 아니야.

21호: 그건……저쪽에 몇 마리 더 있어. 알겠어. 하얀 꼬마야, 너는 너의 도착지로 돌아가고 싶은 거야. 그렇지?

하얀 꼬마?:  ……

 

...

 

21호: 하…………적이야. 대장을 도와야 해. 대장!


 


전투 시작



 

베라: 기체는 회복됐니? 역원 장치는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지?


21호; 21호, 문제없어. 


베라: 좋아. 일단 저것들부터 치우자!


 



...


 


21호: 정리완……료…………

 



...

 



21호: ……하얀 꼬마? 넌 이미 군족으로 돌아간 거야? ……당신의 동류들은 당신을 멀리해. 왜? 또 너만 남았어. 


하얀 꼬마?: ……


21호: 뭐라고 했어? 잘 안 들려.


???: ////이리로 와///////


???: ////같은//색이/////되자//


???: //조금만///더 가면/////돼//


21호: 누구?! 누가 여기에 있나? 음……여긴 어디지? 나……나는……?


 


...

 



베라: 21호!! 젠장, 기절한 건가? 감염도가 너무 높은 건가? 분명 팔에만 묻었는데……. 아니면 기체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아서 생긴 문제인가? 이합 생물도 점점 더 까다로워지고 있어. ……아니, 그것들이 새로운 이합 생물로 변한 건가? 쯧, 일단 21호에게 시간을 좀 주는 수밖에 없겠어. 


 


전투 종료

 



리브: 지휘관, 부상자와 우선 대피해야 할 사람은 모두 승선 완료했어요. 지금 출발하라고 할까요?


잠깐만, 내가 나가서 한번 볼게. 


 


베라 소대의 수송기였던 것에는 이미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들것에 누워있는 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어린이와 노인들이다. 

 



사렌스: 그놈이 멈췄어요.

 



사렌스는 거의 눈앞까지 부풀어 오른 공 모양의 숲을 가리킨다. 

 



다들 괜찮으십니까?


사렌스: 찰과상을 입은 사람이 몇 명 있는데, 모두 경상이어서 문제없어요. 다행히 청정 구역의 탑이 나타났을 때만큼 강하지는 않았어요. 그 지진에서는 최소 찰과상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요즘의 진동은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죠.

 



공중정원의 관점에서 보자면, 그것은 단지 충분히 눈에 띄는 악성 종양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이 땅을 밟고 올려다보아야만 그것이 사람들을 굴복시키고 두렵게 만드는 거인임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다. 반 이중합 탑이 처음 등장했을 때와 달리, 그것은 닿을 수 없는 정교한 조물이 아니라 토양에서 파생된 배신이다. 천인이 만든 신의 계단과 달리 발밑에 내린 뿌리는 말 없이 땅을 찢고 눈앞에 우뚝 서는 위험이 되어 주변의 고요한 숲을 두렵게 할 수밖에 없다. 유일하게 다행인 점은, 그것의 급속한 증식이 1차 진동 이후 점차 느려졌다는 것이다. 만약 그것이 처음의 속도로 확장한다면, 아마도 지금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이미 그것에 의해 삼켜졌을 것이다. 하지만――그 방해물의 생명력은 아직 멈추지 않았다. 발밑에서 우연히 느껴지는 미세한 진동으로도 누구나 알 수 있다. 

 



조금 숨 돌릴 틈을 주세요. 몇 번으로 쪼개서 이동해야 모두가 보육 구역으로 대피할 수 있을까요? 


사렌스: 부상자가 모두 여기에 있고, 들것이 공간을 많이 차지해요. 다 계산하면 많아야 세 번……한 번 또는 두 번이면 충분할 것 같아요. 


당신은 몇 번째로 가실 계획이죠?


사렌스: 제가 마지막으로 가겠습니다. 괜찮아요, 먼저 떠난 사람 중에 여러분들이 믿으실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요. 저는 사실 그렇게 필요한 역할은 아닙니다. 


알겠습니다. 동행할 구조체도 배치하겠습니다. 


사렌스: 네. 여러분을 믿겠습니다. 

 



사렌스는 이 말을 하고는 바쁜 몇 명의 남자들에게 꿋꿋하게 다가간다. 그들은 2차 비상시에 더 큰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지진으로 무너진 낡은 건물들을 무너뜨리려고 시도하고 있다. 사렌스는 소매를 걷어붙이고 도와주고 있다. 비록 방금까지 자신이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다고 주장했지만, 이 모습을 보고 있으니 이 지도자에 대한 감탄이 절로 나온다. 

 

석양빛 속에서 리는 텐트의 입구를 열고 이 방향으로 손을 흔들고 있다. 하늘로 올라가는 수송기를 마지막으로 본 뒤, 빠른 걸음으로 군용 텐트로 돌아온다. 

 



리: 그가 이걸 찾았습니다. 

 



테이블 위에 있는 건 케르베로스 소대 전용 원격 링크 보조 기기이다. 

 



구조체: 더 쓸만한 것이 있어야 한다는 말을 기억했지 말입니다. 케르베로스 소대 구조체의 원격 링크 채널은 분리되어 있고, 사양도 일반 통신보다 높으니 시도해 보십시오! 하지만 그들의 지휘관 말고는 케르베로스와 원격 링크를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들었는데, 가능할지 모르겠네요……


상관없어.


 


구조체는 역시 전설의 그레이 레이븐 지휘관답다며 무섭게 중얼거린다. 아마 끝없는 소문 중 하나인, 미쳐버린 구조체와 의식 링크를 하며 생기는 고통에 몰입한 것 같다. 그러나 그는 바로 기기를 설치한다. 리는 가볍게 한숨을 내쉰다. 

 



리: 리브에게 응급 약품을 준비하라고 하겠습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서요. 


구조체: 제가 알기로는 아직 그 새로운 기체와 원격 링크한 사람은 없다고 했습니다……하실 겁니까?


곧 그 사람이 생기게 될 거야.


구조체: 제 뜻은, 그 기체는 아마 이전에 원격 링크를 할 수 있도록 조정되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여러 번 시도해야 할 필요가 있고, 무조건 연결이 불안정하기에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아직 낯을 가리는 21호, 놀란 21호, 생각에 잠긴 21호 등 그녀의 감정을 경험해 보았다. 기체를 바꿨을 뿐이며,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달라지는 건 아니다. 더 중요한 건 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그들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이다. 




지휘관: 시작하자. 


 


그렇기에 스스로 눈을 감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