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옥찰을 읽었고 성의는 기쁘게 받았습니다. 일찍이 저와 함께 생일을 축하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언제부턴가 가장 기다리던 날들을 잃어버렸습니다...다행히 올해도 어김없이 당신의 알림이 왔군요.

당신의 소식을 듣고, 원체 어수선한 마음도 확실히 진정되었습니다. 선물 관련해서, 저번에 말씀하신 찻잎은 잘 받았습니다.

비록 당신이 구룡에서 "찻잎 볶기 민속 프로그램"을 체험해서 나온 작품이지만, 어제 제가 한 주전자를 타서 맛보았는데, 맛이 진하고 국물 색깔이 밝아서 나름 아주 좋았습니다. 나중에 당신이 한가할 때, 저를 찾아와서 이야기하시면 제가 직접 차를 끓여드릴 수 있습니다.

당신이 저에게 물어본 최근 행적에 대해서요, 요즘 저는 구룡의 고서적 유물을 찾고 복원하고 있습니다. 그때 한바탕 비바람이 불어 많은 문화재가 혼란 속에서 훼손되었습니다. 그것들을 보존하고 기억하는 것은 모든 세대의 구룡의 주인으로서 책무입니다. 오늘 그들은 심하게 훼손되지 않은 고물들을 찾았으니, 먼저 검사해 보고 다시 자세히 당신에게 이야기하겠습니다.



방금 저는 유사화(流沙画) 한 점을 찾았는데, 아버지께서 그 해에 저에게 주신 생일 선물입니다. 이것은 구룡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예품이고, 문화재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저에게는 오히려 매우 의의가 있습니다. 흘러내린 모래가 점점 산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봅니다. 세상 건물의 구축은 이 산수가 흐르듯이 모래 한 톨이 천천히 쌓여 만들어진 것입니다. 언제나 이와 같이...손에 닿는 대로 뒤집힐 수 있지요. 그러나 모래와 자갈이 여전히 떨어지는 것을 보고 새로운 산천을 이룰 것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모래" 하나하나가 새로운 땅에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울 것입니다. 저는 구룡에서 무수한 인류가 구축한 위업을 보았고, 당신에게도 또 다른 새로운 희망을 보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지금 이 '산줄기'는 당신에게 선물하기에 더 적합합니다. 당신 같은 사람이 존재하는 한, 저는 사람들의 입에서 '영원함'을 믿고 싶기 때문입니다. 이 선물 말고도·····요즘 날씨가 추워졌으니, 옷을 덧입는 것을 잊지 마세요. 자신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