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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야회귀 개쩌는데?:https://arca.live/b/punigray/96239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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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탄회성, 반즈 외전 리뷰:https://arca.live/b/punigray/97357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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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경각흔+리묵이 외전 리뷰:https://arca.live/b/punigray/97477519?


존나 그냥 굉장하고 엄청났던 절해성화 리뷰:https://arca.live/b/punigray/97521958?


존나게 절망스러웠던 영야태동 리뷰:https://arca.live/b/punigray/97662678?


존나게 감동적인 인멸잔주 리뷰:https://arca.live/b/punigray/97834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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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도 험난했던 퍼니싱 2부가 성대한 막을 내리고, 푸니싱의 페도 판독기 포뢰의 스토리가 찾아왔다.

인멸잔주의 여운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기도 잠시, 다행히도 이번 스토리는 드디어! 이 험난한 세계관에서 잠시 쉬어가는 이야기.


어두운 세계관이나 절망적인 사람들의 이야기 대신 꿈과 희망이 가득한 포뢰의 하룻밤 꿈 이야기로 귀결된다.


전체적으로 그냥 개그물임.

그러면서도 적절한 대사센스와 짧게 치고빠지는 분량 탓에 전혀 지루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어쩌면 몇몇에게는 퍼니싱 답지 않게 유아용 스토리 같다며 싫어할 수도 있겠지만, 전에 본 스토리가 숨이 막히는 절해성화-영야태동-인멸잔주 3연격이었기 떄문에 이렇게 아무 생각 없이 볼 수 있는 스토리는 필자에게 가뭄의 단비와 같았다.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도 귀여운 포뢰의 모습을 보며 참길 바란다.



허접한 '힙합파', 제 3의 벽을 넘나드는 메타발언을 뱉어대는 판다'선인', 한 집의 가장을 맡고있는 길치 '가이드'

실연당한 얀데레 '전구', 메마른 어른이 되어버린 '대어'까지.

그 짧은 분량에 이들의 스토리를 모두 담아내고 웃음으로 밝게 승화시킨 스토리다.


복잡하게 시선을 넘나드는 여타 스토리와 다르게 이번 스토리의 구성은 간결하다.


선생님의 파니니를 고치기 위해 포뢰가 여정을 떠남->그 과정에서 여러 인물들을 만나고 각각의 캐릭터들이 포뢰에게 깨달음을 얻으며 감사를 표함->결국 여정 끝에 치료제를 쟁취한 포뢰가 도장으로 돌아오고 최종보스전 돌입->전투로 해결, 최종보스를 포용하고 그들이 감명받고 선생님의 병이 나으며 해피엔딩->아 시발 꿈


보다시피 스토리 구성이 매우 직관적이면서, 어느 부분으론 동화같은 면모가 있을 정도로 가볍다.

그러면서도 이 짧은 스토리에서도 나름의 주제를 담아냈는데 원래와 같은 스토리에서 인류나 희생, 죽음과 같은 무겁고 큼직한 주제를 다뤘다면 이번 스토리의 주제는 조금 더 소박하고 우리에게 와닿는 주제다.



이 주제는 대어와의 대면에서 드러나는데, 짧게 더 이상 눈물 흘리지 않는 어른으로 표현할 수 있다.

대어의 눈물은 만병통치약인데, 어릴 적에 치기와 열정으로 가득한 대어는 눈물도 많이 흘리고 감정도 다채로운 청년이었음.

그러나 어른이 되며, 주변 인연과는 사무적이게 되고 멀어지기도 하며 어린 날의 그 순수한 열정을 잃어버림.


어른으로서 갖춰야할 것들을 배워가며 대어는 어느 순간 눈물을 잃어버리고, 감정을 감추는 법을 배움.


포뢰가 보기에는 슬퍼도 울지 못한다는 사실이 훨씬 더 슬프지 않냐고 하더라.



아마 감정을 마음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어른들에게, 가끔은 울어도 된다고 말해주는 약간은 소시민적이고 개인적인 주제가 담겨있는 스토리임.


정석적인 여정 후에는 스테이지 1에서 비췄던 '힙합파'가 최종보스로 등장하는데, 쓸데없이 보스전 퀄리티가 좋다.


부하 셋이 각자 자기소개하며 튀어나오고 날아가길 반복하질 않나, 심지어 여일천의 보스전은 아예 나중에 리듬게임이 되어버린다.

통통 튀는 보스전과, 노래방에서 쓰는 그 디스코 공을 조명으로 띄워서 리듬에 맞춘 회피를 요구하질 않나, 마지막 페이지는 아예 여일천이 부하들과 일본랩을 조져버린다.



여러모로 다채롭고 참신한 보스전을 거치고 선생님의 병이 낫자, 포뢰는 꿈에서 깨어난다.

전과 달리 활기차고 밝아진 야항선 속에서, 포뢰의 꿈속의 인물들이 행복하게 사는 모습으로 하나하나 지나간다.


전과는 달리 모두가 웃고 있는 야항선 속에서 포뢰가 미소를 지으며 이번 스토리 유운경몽이 막을 내린다.





밝고 개그성이 짙은 스토리로서 이번에는 2부 후의 잠시 쉬어가는 장이었다.

그러면서도 소박한 주제나, 짧은 문장들만으로 캐릭터들의 과거를 생생하게 표현하는 필력, 참신한 보스전 등이 이번 스토리의 장점으로 꼽을 수 있지 않나 싶다.


특히 여일천 보스전은 하는 내내 리듬을 타면서 즐겼는데, 마지막 랩에서 그만 폭소해버렸다. 물론 랩도 듣기 좋고, 브금도 아주 신나서 가끔 노동요로 들을까 싶다.


또한 퍼니싱의 애니메이션도 많이 발전한 것을 볼 수 있는데, 중반에 칼춤추는 포뢰 애니메이션을 보면 어색함이 단 하나도 느껴지지 않고 멋있게 보인다.

초반의 약간 어색한 애니메이션에서 많은 발전을 이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소박한 개그성 스토리, 앞으로도 가끔 넣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다음은 환주 외전을 보고 바로 나나미 스토리로 넘어갈 예정이다.

선서망향은 뉴비시절 그 지독한 노가다 탓에, 도저히 ptsd와서 읽기 어려울 것 같다.

정 안되면 요약으로라도 읽어보든가 해야할 듯.



나나미 스토리는 개인적으로 기대되는 편인데, 나나미가 떡밥을 뿌리기만 하지 정작 풀진 않아서 이번 나나미 주연에서 좀 풀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함께 데리고 다니는 동료들의 근황도 궁금하기도 하고, 그 먼가 종잡을 수 없는 행적도 이번 스토리로 해석될 수 있으면 좋겠다.


외전이나 히든 단골손님 나나미, 인멸잔주에서 살짝 얼굴 비췄던 나나미의 스토리를 맛있게 즐겨보고자 한다.

마지막 낭만 넘치는 롸벗들의 대결까지 한 번 달려보도록 하겠다.